숲노래 책숲마실


책집이 태어나 마을이 피어난다 (2021.4.23.)

― 포항 〈달팽이책방〉



  아침에 포항에 깃들어 책집마실을 하다가 어찌해야 싶어 한참 헤맸습니다. 오래오래 곁에 두던 빛꽃눈(사진기 렌즈)이 숨을 거두었거든요. 이 빛꽃눈이 해롱거리는 줄 진작 알았으나 더 손질을 맡기지 않았어요. 스무 해란 나날을 함께하며 손질을 석 벌 맡겼으니 이제는 쉴 때일 테지요. 마침 포항에 빛꽃집(사진가게)이 있습니다. 웃돈을 치러 빛꽃눈을 새로 장만합니다. 살림돈을 허느라 후줄근하지만 써야 할 곳에 즐겁게 쓰고서 다시 차곡차곡 벌면 됩니다.


  닳고 낡아 맨들맨들한 빛꽃눈은 등짐에 깊숙이 넣습니다. 새 빛꽃눈을 쓰다듬으면서 〈달팽이책방〉으로 갑니다. 기찻길 기스락에 ‘만물수퍼마켓’이 그대로입니다. 〈달팽이〉로 걸어가는 길에 새로 들어선 가게를 곳곳에서 봅니다. 이제 〈달팽이〉 앞에 섭니다. 노랫가락이 가볍게 흐르고 책손이며 찻손이 꾸준히 드나듭니다. 아이가 태어나면 마을이 달라진다는 옛말이 있는데, 책집이 태어나면 마을이 피어난다는 새말을 하고 싶습니다. 아이가 뛰놀기에 마을이 빛난다면, 책집이 불을 밝히기에 마을이 사랑스럽지 싶습니다. 아이가 무럭무럭 자라는 동안 마을이 무르익는다면, 책집이 열 해 스무 해를 뿌리내리기에 마을이 아름답지 싶어요.


  요 몇 해 사이에 미처 찾아가지 못한 대구 〈대륙서점〉이 지난 2019년 6월 19일에 닫은 줄 뒤늦게 알았어요. 일흔 해를 이은 마을책집을 닫는 마음이란 어떠할까요. 마을에서 찾지 않기에 마을책집이 닫는다고도 하지만, 이보다는 마을일꾼이어야 할 사람(공무원·교사·시장·군수·의원)이 스스로 두 다리로 거닐며 마을책집을 찾지 않은 탓이 크지 싶습니다. 벼슬자리에 선 이들한테 으레 씽씽이(자가용)를 내주지만, 이제는 씽씽이 아닌 ‘마을책집에 가서 책을 사서 읽도록’ 해야지 싶어요. 마을찻집에서 차를 마시고, 마을가게에서 살림을 장만하며, 벼슬꾼 스스로 마을빛이 될 노릇이라고 생각합니다.


  책은 대수롭습니다. 지은이가 손수 지은 살림꽃을 아로새긴 꾸러미가 책이기에 대수롭지는 않습니다. 책은 대단합니다. 지은이가 손수 살아내는 오늘꽃을 갈무리한 꾸러미가 책이라서 대단하지는 않습니다. 글·그림·빛꽃으로 그러모아 꾸러미로 엮은 책이란, 언제나 사랑으로 어질며 상냥히 슬기를 담아낸 노랫가락이기에 대수로우면서 대단합니다. 혼자 움켜쥐려는 앎빛이 아닌, 이웃하고 나눌 앎빛을 그리면서 이야기로 모두 풀어내어 값싸게 익히고 즐기도록 짓는 책입니다.


  마을을 사랑하기에 마을 한켠에 책집을 열어요. 마을 이웃 스스로 마을빛이 되어 저마다 다르면서 새롭게 하루를 밝히도록 북돋우는 징검다리가 되도록 책집을 엽니다. 달팽이는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아요. 달팽이다운 날갯짓으로 눈부십니다.


ㅅㄴㄹ


《누가 시를 읽는가》(프레드 사사키·돈 셰어 엮음/신해경 옮김, 봄날의책, 2019.3.25.)

《저는 은행 경비원입니다》(히읗, 히읗, 2021.1.19.)

《보이지 않는 잉크》(토니 모리슨/이다희 옮김, 바다출판사, 2021.1.29.)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쓰고 “말꽃 짓는 책숲(사전 짓는 서재도서관)”을 꾸린다. 1992년부터 이 길을 걸었고, 쓴 책으로 《쉬운 말이 평화》,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읽는 우리말 사전 1·2·3》, 《우리말 동시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시골에서 책 읽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우리말 바로쓰기》 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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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마실


자랑스런 예순다섯 해 (2021.3.4.)

― 춘천 〈명문서점〉



  언제 어디를 가더라도 “그 고장에 책집이 있나요?” 하고 묻습니다. 그 고장에서 가까이 마실할 책집을 헤아립니다. 헌책집이든 새책집이든 어떤 책집이 그 고장에 깃드는가를 살펴요. 그 고장 책집으로 마실할 적에는 으레 걷습니다. 제 삶자리에서 그 고장까지 버스에 기차를 갈아타면서 돌고돈 끝에 비로소 하늘숨을 쐬는 나루(터미널·역)부터 천천히 걸어요. 이때에 큰길로 잘 안 걷습니다. 일부러 골목이나 샛길로 돌아요. 5∼10분이면 갈 곳을 30분을 들여서 거닐고, 20분쯤 걸어갈 만한 길을 애써 1시간을 들여서 빙 돕니다.


  책집 한 곳을 둘러싼 마을을 헤아립니다. 마을에서 책집을 어떻게 마주하는가를 느낍니다. 마을에 풀꽃나무가 얼마나 어디에 어떻게 있는가를 살펴요. 하늘을 찌를 듯이 잿빛집을 높이는 마을인지, 나즈막한 골목집마다 마당이며 꽃밭을 가꾸면서 꽃그릇을 길가에 내놓고서 짙푸르게 숲빛을 품으려고 하는 마을인지 둘러봅니다.


  꽃그릇 하나 없거나 마당나무 한 그루 없는 마을이라면, 이곳 이웃은 두 손에 책을 쥘 말미를 내기 어렵구나 싶습니다. 들꽃이 한들거리고 철 따라 온갖 나무가 가벼이 춤추는 마을이라면, 이곳 이웃은 문득 책 한 자락 손에 쥐고서 삶을 곰곰이 새길 줄 아는 어질며 상냥한 숨빛이로구나 싶어요.


  2021년까지 예순다섯 해를 헌책집지기로 살림을 이은 〈명문서점〉에 들어섭니다. 춘천에 드문드문 마실한 지 열대여섯 해이지만 막상 〈명문서점〉까지 찾아들지 못했어요. 가까이 있던 〈경춘서점〉에 먼저 들렀다가 주머니가 다 털렸거든요. 〈경춘서점〉에서 주머니가 다 털린 그날 밤 생각하지요. ‘이다음에 춘천에 오면 〈명문〉부터 들러야 두 곳 모두 들르겠지’ 하고요.


  두 마을책집은 춘천에서 매우 오래도록 책내음을 퍼뜨렸습니다. 〈경춘〉은 이제 책집을 접었습니다만, 〈명문〉 할머니는 짜랑짜랑한 목소리로 책을 거느려요. 예순다섯 나이가 아닌 ‘예순다섯 해 책길’을 춘천시나 강원도나 이 나라는 얼마나 헤아릴까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랫동안 책살림 한길을 걸은 지기님 아닐까요? 춘천은 〈명문〉 하나만으로도 온나라에 으뜸 책고을로 이름을 펼 만하지 않을까요? 돈벌이에만 눈먼 ‘중국사람거리(차이나타운)’를 때려짓지 말고, 수수하면서 곱게 빛나는 꽃봉오리 같은 마을책집을 눈여겨보면 좋겠습니다.


  봄날에도 흰눈이 푸짐푸짐 쌓인 춘천에 마실한 오늘, 봄빛을 담은 책을 만납니다. 책에 앉은 더께는 착착 닦아내면 됩니다. 묵은 만큼 이야기가 빛나고, 오랜 만큼 새롭게 캐낼 이야기가 가득합니다.


ㅅㄴㄹ


《하늘의 절반》(클로디 브로이엘/김주영 옮김, 동녘, 1985.5.30.)

《삐아제의 認知發達論》(B.J.완스워즈/정태위 옮김, 배영사, 1976.1.10.)

《테니스 룰 핸드북》(久保圭之助/장원 옮김, 창작사, 1974.10.15.)

《내가 마지막 본 파리》(피츠제럴드/김량식 옮김, 문공사, 1982.3.1.)

《世界의 名作 29 황금의 손길 外》(조운제 옮김, 중앙일보, 1977.4.10.)

《빛과 사랑을 찾아서》(三浦綾子/백승인 옮김, 설우사, 1976.10.30.)

《핵심 영어 단어장》(편집부, 시사문화사, 1984.1.25.)

《알기 쉬운 월별농사기술》(이효근, 마을문고본부, 1975.12.10.)

《농촌극 입문》(하유상, 마을문고본부, 1976.9.26.)

《미네르바 22 소년과 물고기》(막스 벨쥬이스/편집부 옮김, 한국프라임, 1998.)

《거장과 마르가리따 상·하》(미하일 불가꼬프/박형규 옮김, 한길사, 1991.9.25.)

《韓國近代人物의 解明》(이이화, 학민사, 1985.12.20.)

《북한 논리퀴즈》(위형복 엮음·이영식 그림, 다다미디어, 1994.7.5.)

《自我槪念과 敎育》(W.W.퍼어키/안범희 옮김, 문음사, 1985.6.30.)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쓰고 “말꽃 짓는 책숲(사전 짓는 서재도서관)”을 꾸린다. 1992년부터 이 길을 걸었고, 쓴 책으로 《쉬운 말이 평화》,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읽는 우리말 사전 1·2·3》, 《우리말 동시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시골에서 책 읽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우리말 바로쓰기》 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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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1.5.3. 소양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어제 낮에 풀다가 매듭을 못 짓고서 넘긴 ‘소양’이란 한자말이 있습니다. 으레 ‘기본’을 붙여 ‘기본소양’처럼 쓰기도 하지만, 이때에는 겹말입니다. ‘기본소양’이 겹말인 줄 깨닫는 분은 몇이나 될까요? 한자말이고 아니고를 떠나서, 한자말을 쓰면 좋으냐 나쁘냐를 떠나서, 말결을 제대로 읽지 못한 채 아무 말이나 덕지덕지 붙이면 그만 우리 스스로 무슨 이야기를 펴려고 했는가 하고 동떨어지기 마련입니다. 말밑을 하나하나 파다 보면 어느새 ‘덕지덕지 붙여서 어렵게 늘여뜨리는 말이나 글이 얼마나 덧없고 바보스러운가’를 깨닫지요.


  깨달은 사람은 어려운 말을 안 씁니다. 쓸 턱이 없어요. 깨달은 사람은 언제나 가장 쉽게 이야기를 들려줘요. 절집에서 펴는 한마디(화두)는 언제나 매우 쉬워서 어린이부터 다같이 알아들을 만한 낱말이자 이야기이기 마련입니다. 절집 한마디가 어려운 낱말이거나 쉬 알아듣기 어렵다면, 이런 한마디를 편 스님은 덜 깨달았거나 못 깨달은 셈이지요.


  곰곰이 보자면, 덜 깨닫거나 못 깨달은 사람이 말을 어렵게 합니다. 사람들이 안 깨닫거나 못 깨닫기를 바라는 속셈으로 시커먼 사람들이 말을 어렵게 합니다. 참다운 사랑이나 어깨동무(평화·평등)를 바라지 않는 이도 말을 어렵게 합니다. 거짓스러운 껍데기, 이른바 허울을 뒤집어쓴 채 이름·돈·힘을 거머쥐려는 이들도 말을 어렵게 합니다. 말을 어렵게 하는 이들은 ‘진보도 보수도 좌파도 우파도 아닌 기득권’일 뿐입니다.


  누가 말을 쉽게 할까요? 어른이지요. 어버이예요. 어린이입니다. 아이예요. 스스로 어른이나 어버이나 어린이나 아이가 아니라면 언제나 말을 어렵게 하거나 비비꼬기 마련입니다. 이름·돈·힘을 움켜쥐면서 사람들이 못 깨닫거나 안 깨닫기를 바랄 뿐 아니라, 이 삶터(사회)를 뒤흔들려는 검은 꿍꿍이를 품거나 이 삶터를 둘(이분법)로 쪼개어 다툼을 부추기는 모든 이들이 바로 말을 어렵게 합니다.


ㅅㄴㄹ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http://blog.naver.com/hbooklove/220188525158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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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꽃을 손바닥에 (2021.3.13.)

― 구례 〈섬진강 책사랑방〉



  책집은 크다고 해서 책을 고루 갖추거나 많이 들이지 않습니다. 책집지기 눈썰미하고 손길에 따라서 갖추거나 들여요. 책집지기로서 이 책도 아름답고 저 책도 사랑스럽다면 어떻게 해서든 이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책을 차곡차곡 갈무리하려 합니다. 자주 팔려서 읽히는 책이라면 더 자주, 어쩌다 팔릴는지라도 책손이 알아보아 주기를 바라는 책을 돋보이는 자리에 가만히 놓습니다.


  저는 부릉이(자동차)를 건사하지 않습니다. 부릉이를 몰 수 있다는 종이(운전면허증)조차 안 땁니다. 저 같은 사람이 더러 있을 테지만, 오늘날에는 ‘부릉이를 모는 사람’이 훨씬 많아요. 오늘날에는 시골집에서 살며 마당에서 해바라기를 하는 사람은 드물고 ‘잿빛집(아파트)에서 사는 사람’이 더 많습니다. 천만이 봤다는 영화를 안 보기 일쑤요, 백만이 읽었다는 책을 안 읽기 일쑤입니다.


  천만 영화나 백만 책이 안 나쁠 테지만, 만 사람이 즈믄(1000) 가지 영화를 즐기고, 만 사람이 온(100) 가지 책을 즐기면 더없이 좋겠습니다. 나라 곳곳 마을책집이 즈믄이라면, 이 즈믄 곳에 즈믄 가지로 다른 책이 있으면 좋겠어요. 내로라하는 책이 아니라, 마을을 사랑하고 아이랑 신나게 노는 아름다운 마음을 들려주는 저마다 다른 책이 저마다 다른 손길을 타면서 수수하게 빛나기를 바랍니다.


  아이들 옷을 장만하려고 순천마실을 나오면 으레 순천책집을 들릅니다. 오늘은 순천에서 기차를 타고 구례로 갑니다. 달책 〈전라도닷컴〉에서 〈섬진강 책사랑방〉 이야기를 읽었어요. 부산 〈대우서점〉 지기님이 구례로 책살림을 옮기셨더군요. 이제서야 알았습니다.


  큰아이는 집에서 봄꽃이랑 놉니다. 작은아이는 마실길에 봄꽃을 만납니다. 우리 집에서 보는 봄꽃을 섬진강 둘레에서 쓰다듬고, 우리 집에서는 못 보는 봄꽃을 책집으로 걸어가는 길에 냇바람을 마시면서 어루만집니다. 예전에 길손집(여관)이던 곳을 헌책집이자 책찻집으로 바꾼 〈섬진강 책사랑방〉은 책으로 마시는 바람을 두 갈래로 보여줍니다. 코앞에 있는 섬진강이랑 가볍게 등진 지리산입니다.


  모든 냇물은 멧골에서 비롯하고, 숲은 멧골을 품어요. 책이 되어 주는 나무는 아름드리숲을 이루면서 멧골에서 솟는 샘물을 맑게 보듬고요. 모든 책은 삶이자 숲입니다. 모든 책은 살림이자 사랑입니다. 마음에 드는 책을 골라서 냇가에 앉거나 멧길을 타 봐요. 냇바람하고 멧바람이 섞인 숨결을 품은 책을 손에 쥐고서 노래해요. 노래를 부르다가 책을 가볍게 내려놓고서 아이랑 뜀박질하고 놀아요. 노래하는 숲이 책이 되고, 놀이하는 사람이 책을 쓰고, 이 모두를 사랑하기에 책집이 됩니다.


ㅅㄴㄹ


《여류보도사진가 마가레트 버크-화이트》(장양환 엮음, 해뜸, 1988.7.17.)

《오늘의 藝術》(岡本太郞/김창협 옮김, 태화출판사, 1981.6.5.)

《The Music Hour, third book》(Osbourne McConathy·W.Otto Miessner·Edward Bailey Birge·Mabel E.Bray·Shirley Kite, Silvey Burdett com, 1929/1937)

《꼬마 율리시스》(윌리엄 사로얀/윤종모 옮김, 고려원, 1990.1.15.)

《自轉과 公轉》(성내운, 대한교육연합회, 1976.1.1.)

《實錄阿片戰爭》(진순신/신정철 옮김, 박영사, 1975.12.15.)

《하늘을 나는 장화》(마르셀 에메/오생근 옮김, 과학과인간사, 1978.9.5.)

《조스》(P.벤칠리/김진욱 옮김, 마당, 1983.7.15.)

《너를 부른다》(이원수, 창작과비평사, 1979.4.25.)

《글짓기 指導敎室》(김종상, 교육자료, 1977.4.1.)

《샘터 특별편집 : 自然食》(이문재, 샘터사, 1982.9.25.)

《글짓기 선생》(이주홍, 수문서관, 1978.)

《옷장 저쪽 나라》(C.S.루이스/이미림 옮김, 분도출판사, 1983.11.10.)

《尹伊桑, 삶과 음악의 세계》(루이제 린저/신교춘 옮김, 영학, 1984.3.15.)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쓰고 “말꽃 짓는 책숲(사전 짓는 서재도서관)”을 꾸린다. 1992년부터 이 길을 걸었고, 쓴 책으로 《쉬운 말이 평화》,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읽는 우리말 사전 1·2·3》, 《우리말 동시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시골에서 책 읽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우리말 바로쓰기》 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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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은 포근한 멧갓 (2021.4.24.)

― 구미 〈그림책산책〉



  그림책이 그림책이라는 이름을 얻기 앞서 ‘화집·아동화집’ 같은 이름이었습니다. 이제 어린이책을 어린이책이라 합니다만 오래도록 ‘아동서적’이란 이름에 밀렸어요. 요새는 만화책을 ‘그래픽 노블’이라 하는 분이 늡니다. 그림하고 글로 이야기를 엮기로는 그림책하고 매한가지이나, 줄거리나 이야기를 조곤조곤 이어서 꽃처럼 터뜨리는구나 싶은 만화책이라, 저는 ‘그림꽃책’이란 이름을 붙입니다. 그림책은 그림으로 빛나고, 그림꽃책은 그림을 꽃처럼 터뜨리면서 빛난다고 느껴요. 글로만 읽으면 ‘동시’요, 가락을 얹어 ‘동요’라 하지만, 어린이 곁에서는 ‘노래’이면 넉넉하지 싶어, ‘노래책’이란 이름을 붙입니다.


  아침 일찍 포항에서 구미로 건너옵니다. 시외버스는 꽤 돕니다. 갈수록 시외버스가 줄어요. 돌더라도 아직 버스길이 있으니 고맙습니다. 버스나루에서 택시를 타고 〈그림책산책〉으로 달리는데 “멀지도 않은데 택시를 타느냐”며 손님을 나무랍니다. 암말을 안 했습니다. 길잡님(운전기사)한테는 제 등짐이 안 보이나 봐요.


  구미를 사랑하기에 그림책으로 이 고장을 밝히려는 마을책집 앞에 섭니다. 어제는 구름이 잔뜩 끼고 바람이 셌다면, 오늘은 구름이 물러나고 바람이 잡니다. 〈그림책산책〉 알림판 너머로 멧자락 나무물결에 하늘자락 파란빛이 어우러집니다. 이곳을 찾아오는 책손이라면 햇빛에 하늘빛에 숲빛에 골목빛을 나란히 품겠어요.


  해가 비스듬히 스미면서 책집이 환합니다. 나들턱이며 골목 담벼락 기스락을 따라 들꽃이 잎을 내고 꽃을 내놓습니다. 누가 심지 않는다지만, 바람이며 개미가 심고, 새랑 풀벌레가 심으며, 아이들이 씨앗을 후후 불어서 심습니다.


  그림책 《미움》을 책집지기님하고 같이 읽다가 ‘미움’보다 ‘가시’란 낱말로 책이름을 붙이면 줄거리나 이야기를 아이들이 새롭게 바라볼 만하다고 느낍니다. ‘미움’이라 하면 책이름부터 맺음말이 다 보이지만 ‘가시’라 할 적에는 ‘가시’로 가지를 친 ‘갓(가시내·메·모자)’이란 낱말로 생각을 이어 삶을 더 들여다볼 만해요. 물고기를 먹으며 ‘가시’라 하지만, 물벗한테는 ‘뼈’요, 몸을 버티고 이루는 밑틀이자 알맹이인 가시이기도 합니다. 가시내가 가시내인 까닭은 멧봉우리처럼 높고 숲을 품는데다가, 모자처럼 아늑하게 덮고, 사나운 것을 씩씩하게 물리치면서, 사랑으로 가는(가+다) 뼈대(밑틀)이기 때문이지 싶습니다.


  함께 읽으며 어른도 마음을 달래는 그림책입니다. 어린이 눈높이를 살피면서 앞꿈을 그리는 사랑을 담기에 누구한테나 빛나는 그림책이에요. “Wolf in the Snow”나 “Julian is a Mermaid”처럼 짧은 한마디로 살림을 노래하는 그림책이고요.


ㅅㄴㄹ


《그림책이라는 산》(고정순, 만만한책방, 2021.3.12.)

《콜레트가 새를 잃어버렸대!》(이자벨 아르스노/엄혜숙 옮김, 상상스쿨, 2018.4.25.)

《언니와 동생》(샬롯 졸로토 글·사카이 고마코 그림/황유진 옮김, 북뱅크, 2020.2.15.)

《끼인 날》(김고은, 천개의바람, 2021.4.1.)

《미움》(조원희, 만만한책방, 2020.7.6.)

《Wolf in the Snow》(Matthew Cordell, Feiwel & Friends, 2017.)

《Julian is a Mermaid》(Jessica Love, Candlewick press, 2018.)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쓰고 “말꽃 짓는 책숲(사전 짓는 서재도서관)”을 꾸린다. 1992년부터 이 길을 걸었고, 쓴 책으로 《쉬운 말이 평화》,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읽는 우리말 사전 1·2·3》, 《우리말 동시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시골에서 책 읽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우리말 바로쓰기》 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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