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책숲마실


해맑은 하늘 (2022.4.19.)

― 대전 〈우분투북스〉



  서울 종로 길손채에서 하룻밤을 묵는 날을 맞이할 줄 몰랐습니다. 조금만 나가면 큰길인 안골에 깃든 길손채는 서울 한복판이어도 조용하나, 멧새·개구리·풀벌레가 들려주는 노래는 하나조차 없습니다. 새벽에 눈을 뜨면서 우리 집 새벽노래를 떠올리고, 이슬빛을 그립니다. 서울에서 바깥일을 마치고서 대전으로 움직입니다.


  이오덕 어른 큰아드님하고 함께 부릉길을 달리며 이야기합니다. 2003∼2007년 사이에도 물씬 느낀, ‘이오덕 제자’라고 내세우는 나이든 아재·아지매가 보이는 슬픈 민낯을 새삼스레 돌아봅니다. 그분들은 ‘이오덕이 아니니’까 바보짓을 할는지 모르는데, 떠난 어른 숨결을 헤아린다면 스스로 달라져야 아름다울 텐데요. 그나저나 대전으로 건너오니 제법 해맑은 하늘입니다. 한봄이 무르익는 이 하루에 빛나는 책을 곁에 두면 한결 아름답겠다고 생각합니다.


  바가지를 씌우는 듯한 짜장국수를 함께 먹고서 헤어집니다. 햇볕을 듬뿍 받으며 걷습니다. 〈우분투북스〉에 이릅니다. 느긋이 책을 살피고 읽는데, 책집을 맡아 주는 분은 이곳 단골인 문광연 님이라고 합니다. 〈우분투〉 지기님이 다른 일로 바쁠 적에 곧잘 ‘손님이면서 살짝지기’로서 미리 열어 주시는군요. 새벽부터 개구리 노랫소리를 그리며 움직였는데, 문광연 님은 마침 《개구리, 도롱뇽 그리고 뱀 일기》를 써내신 분이라고 합니다. 〈우분투〉에 이분 책이 한 자락 있어서 기꺼이 장만하면서 손글씨를 받습니다.


  나라지기를 새로 뽑은 지 한 달이 지납니다. 서른 살 무렵까지는 ‘누구’를 뽑아야 할까를 살폈고, 그 뒤로는 ‘왜’ 뽑아야 하는가를 살핍니다. “최선이 없으면 차악이라도 뽑으라”고 말하는 분이 있지만, “뽑을 사람이 없다면 아무도 안 뽑아야 맞다”고 느껴요. 저는 소주를 안 마시는데 참이슬·처음처럼·잎새주·진로 사이에서 고르라 하면 안 되지요. 숲·어린이·책·우리말을 등진 사람이라면 아무도 안 뽑기로 했습니다. “덜 나쁘거나 조금 좋은 책”은 읽고 싶지 않아요. 배우고 생각을 가꾸는 길에 이바지할 책을 장만할 뿐입니다.


  나라지기를 비롯해 벼슬꾼(공무원·정치인)이 할 큰일 가운데 하나는 책읽기입니다. 책읽기는 스스로 돌아보며 생각을 가다듬고 이웃 목소리에 귀기울이는 짬이에요. 책읽기를 안 하는 이라면 낮은소리·높은소리 모두 안 듣더군요. 잘난책 아닌 살림책·숲책·사랑책·어린이책·그림책·우리말꽃(국어사전)을 읽고서, 글바치(비평가) 아닌 수수한 어버이 눈길로 삭일 노릇이에요. 우리나라는 돈을 좀 쥐었으되 머리가 빈 사람이 늘었어요. 숲책·어린이책을 안 읽는 늙은이가 너무 많아요.


ㅅㄴㄹ


《개구리, 도롱뇽 그리고 뱀 일기》(문광연 글·사진, 지성사, 2017.8.11.)

《오늘 하루가 작은 일생》(우미하라 준코 글/서혜영 옮김, 니케북스, 2018.5.25.)

《곤충의 몸무게를 재 볼까?》(요시타니 아키노리 글·그림/고향옥 옮김, 한림출판사, 2019.3.13.)

《전나무의 특별한 생일》(옥사나 불라 글·그림/엄혜숙 옮김, 봄볕, 2020.12.21.)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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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빛책 (2021.12.9.)

― 서울 〈서울책보고〉



  이제까지 걸은 길을 돌아보면, 하나부터 열까지 스스로 생각하고 찾고 느껴서 깨달은 대로 일거리를 지으며 살았습니다. 맡기는 일도 곧잘 했으나, 누가 일을 맡기더라도 더 살피고 추스르면서 새롭게 가꾸려고 했습니다. 일감을 맡긴 쪽에서는 하나를 바라지만, 저는 열이나 스물이라는 새길을 더 들여다보았어요.


  들놀이(야구)하고 빗댄다면, 저쪽에서는 ‘1-0’이나 ‘3-1’로 이겨도 되리라 여기지만, 저로서는 ‘100-0’이나 ‘200-2’쯤으로 이기는 길을 찾거나 나아간달까요. 둘레에서 보면 터무니없을 테고, 스스로 보면 새롭습니다.


  가까운 헌책집뿐 아니라 멀디먼 헌책집을 찾아나섰고, 이웃고장 헌책집을 드나들다가 나라 곳곳 헌책집으로 발걸음을 넓혔어요. 교보문고는 어느 교보문고를 가나 책차림마저 똑같으나, 헌책집은 어느 고을로 가든 책차림이며 책빛이 늘 새로웠어요. 요즈음 부쩍 태어나는 마을책집도 마을마다 책차림을 새롭게 갈무리합니다. 날개책(베스트셀러)만 놓는다면 마을책집이 아니에요. 책집지기 스스로 눈여겨보며 사랑하는 책을 건사해서 이웃하고 나누는 마을책집입니다.


  발이 닿는 대로 찾아가서, 주머니가 닿는 대로 책을 품고, 등이 견디는 만큼 짊어지고, 틈을 더 내어 책을 읽고, 찰칵이를 쥐고서 책집 안팎을 차곡차곡 담습니다. 밤이나 새벽에는 책집하고 얽힌 이야기를 제 눈썰미대로 여미어 글을 남깁니다. 이런 나날을 그러모아 이따금 ‘빛꽃잔치(사진전시회)’를 꾸렸고, 〈서울책보고〉에서 석 달 즈음 ‘손빛책’을 이야기하는 “헌책방 사진 전시회(2021.12.7. ∼ 2022.2.27.)”를 엽니다. 책숲마실 30돌을 스스로 기리는 빛잔치·글잔치입니다.


  새삼스레 빛꽃잔치를 열기로 하면서 ‘손빛책’이란 이름을 북돋우자고 생각합니다. 돈으로 사고파는 길일 적에는 ‘헌책’입니다. 마음으로 읽고 새기는 길일 적에는 ‘손빛책’입니다. 모든 책은 우리가 처음 장만하는 때부터 ‘헌책’으로 바뀌고, 이 책을 읽는 사이에 우리 손길이 스미면서 온누리에 꼭 하나만 있는 ‘손빛책’으로 거듭납니다.


  새책집에서는 셈(숫자)으로 찍힌 대로 값을 치릅니다. 헌책집에서는 우리 손길하고 눈빛이 스미는 대로 새값이 붙습니다. 새값이란, 글님이 들려주는 줄거리에, 읽새(독자)인 우리가 저마다 다르게 느끼고 받아들인 살림자취를 얹은 보람입니다.


  밑줄을 그으며 손빛책이 태어나고, 귀퉁이에 몇 마디 남기며 손빛책이 태어납니다. 글월을 끼워놓거나 책갈피를 남겨서 손빛책이 태어나고, ‘책을 곁에 놓고 살아낸 하루’를 여러모로 곁들여 놓기에 반짝반짝 새로읽는 손빛책으로 자라요.


《富民文庫 6卷 앙고라 飼育과 採毛法》(중앙산업기술교도소 교도국 엮음, 국민계몽선전사, 1966.8.6.)

《셈본 5-1》(문교부 엮음, 문교부·한국인쇄주식회사, 1952.5.30.)

《피묻은 옷을 입은 聖女 마리아 고레띠》(끋프리 포오지/천주교서울교구 옮김, 경향잡지사, 1955.12.1.)

《옹알이》(유혜목, 시문학사, 1983.5.10.)

《農業 土木學新敎科書》(田中貞次, 西ケ原刊行會, 1929.2.18.첫/1934.2.1.6벌)

《日本新敎育敎科書 心理學》(乙竹岩造, 培風館, 1938.1.25.)

《Activity Speller grade 7》(Horace Mann Buckley·Margaret L.White 엮음, American book com, 1937.)

《늦가을 배추벌레의 노래》(강경화, 평민사, 1982.11.13.)

《The 42nd Parallel》(John Dos Passos/尾上政次 옮김, 三笠書房, 1955.1.25.)

《the Royal Air Force in picture 3rd edition》(Major Oliver Stewart 엮음, Country Life, 1942.6.)

《Train Annual 1951》(Cecil J.Allen 엮음, Ian Allan, 1951.)

《the Secret Keeper》(Anna Grossnickle Hines, Grenwillows Books, 1990)

《the Shaking Bag》(Gwendolyn Battle Lavert 글·Aminah Brenda Lynn Robinson 그림, Albert Whitman & Co, 2000.)

《regional geography the Americas》(J.B.Reynolds, Adam & Charles Black, 1912.)

《새농민 279호》(장기춘 엮음, 농업협동조합중앙회, 1984.12.1.)

《平信徒神學叢書 8 宣敎와 民族文化》(C.W.포만/김관석 옮김, 대한기독교서회, 1962.8.31.)

《兒童文學評論 第3號》(이재철 엮음, 아동문학평론사, 1976.11.30.)

《法施 201호》(송금엽 엮음, 법시사, 1982.1.1.)

《女性佛敎 22호》(박재근 엮음, 여성불교회, 1981.2.3.)

《具備解旨 原本大學》(신태삼 엮음, 세창서관, 1952.8.20.)

《兪吉濬全書 全5卷 해설》(유길준전서편찬위원회 엮음, 일조각, 1971.5.20.)

《소년소녀 라이브러리 39 흑진주 사건》(르블랑/한국아동문학가협회 옮김, 신진출판사, 1977.8.30.)

《동시집을 펼치면》(엄기원, 우성문화사, 1986.11.20.)

《文章作法, 受驗作文의 範例》(김이석, 수험사, 1959.6.25.첫/1963.2.15.3벌)

《만화법정 민사편》(최윤모 글·박용선 그림, 진성, 1986.6.15.)

《兒童說敎 五十二集》(홍병선, 형제출판사, 1939.6.26.첫/1954.7.고침)

《삶과 反抗》(안순, 미래문학사, 1962.1.5.)

《李朝의 女流文學》(김용숙, 한국일보사, 1975.12.10.)

《公共圖書館運營》(로버타 보울러/강일세 옮김, 한국도서관협회, 1969.10.30.)

《틈》(김지하, 솔, 1995.1.10.)

《放漁》(곽학송, 명서원, 1976.7.15.)

《바람 설레는 날에》(인태성, 창작과비평사, 1981.5.30.첫/1995.3.2.6벌)

《쥬릴리》(바바라 스머커/김계동 옮김, 동서문화사, 1982.9.1.)

《목화마을 소녀와 병사》(베티 그린/이우영 옮김, 1982.9.1.)

《마지막 인디언》(디오도러 크로버/김문해 옮김, 1982.9.1.)

《마침내 날이 샌다》(마야 보이체홉스카/최창학 옮김, 1982.9.1.)

《외로운 숲의 거인》(비탈리 비안키/채대치 옮김, 동서문화사, 1988.6.5.)

《대통령과 정글키비》(토머스 고드리/이정기 옮김, 학원출판공사, 1985.9.30.)

《the big book of Football Champions》(편집부 엮음, L.T.A.Robinson, 1960.)

《Santa's New Suit》(Laura Rader, HarperCollins, 2000.)

《기계 실습 교본 1 손작업》(문교부, 대한교과서주식회사, 1963.1.10.첫.1974.3.1.되박음)

《기계 실습 교본 4 판금》(문교부, 대한교과서주식회사, 1963.1.10.첫.1974.3.1.되박음)

《月刊映畵 1976.6.》(노영서 엮음, 영화진흥공사, 1976.6.1.)

《科學朝日 202號》(편집부 엮음, 朝日新聞社, 1958.4.1.)

《百濟春秋 1호》(김석제 엮음, 백제춘추사, 1978.10.25.)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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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글씨 (2021.10.18.)

― 제주 〈동림당〉



  손으로 쓰는 글씨를 놓고서 한자말로는 ‘서명·수결·수기·필기’에 ‘필사·수인’을 쓰고, 영어로 ‘사인’에 ‘캘리그래프’를 씁니다. 정작 “손으로 쓰는 글”을 가리킬 우리말 ‘손글·손글씨’란 낱말을 쓰는 분은 드뭅니다. 책에 이름을 적는다고 할 적에 ‘서명본·사인본’이라 할 뿐, ‘손글책·손글씨책’이라 말하는 분은 없다시피 합니다.


  이제 남 이야기 아닌 우리 이야기를 손수 여미어 책을 내는 분이 부쩍 늘어요. 구경하거나 옮기는(인용) 책이 아닌, 수수하거나 투박한 우리 삶을 스스로 즐거이 엮는 손길이 늘어납니다. 구태여 ‘국립중앙도서관에 넣는 책’을 내야 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이야기를 지어 두루 나누면서 생각을 밝힐 뜻으로 글을 쓰고 책을 냅니다. 비록 요즈음은 삶뜻보다는 돈뜻·이름뜻이 높은 책이 제법 많더라도, 돈이나 이름이나 힘을 얻을 뜻으로 내려는 책이 아닙니다.


  제주 〈동림당〉에서 손글씨책을 한자리에 벌여놓습니다. 좀처럼 보기 어려울 만한 손글씨책이지만, 책집지기 손길을 받아 차곡차곡 모였기에 책손은 살며시 책집마실을 하면서 이 뭇숨결을 고루 누립니다.


  해남 시골내기 노래님인 김남주 님 손글이 투박하게 깃든 《이 좋은 세상에》를 보면서 망설입니다. ‘이 노래책을 품어도 되려나? 손글씨가 없는 책을 나중에 조금 눅은 값으로 찾는 길이 낫지 않을까? 김남주 님 책을 하나하나 모아 온 만큼, 이녁 손글씨책 하나를 품어도 될까?’ 살림돈이 넉넉했어도 헌책집을 찾아다녔으리라 생각합니다. 새책집에 안 들어가거나 못 들어가는 책이 헌책집에 가득하거든요.


  책은 새책집이나 책숲(도서관)에만 있지 않아요. 조용히 작게 펴내는 책이 무척 많습니다. ‘비매품’이란 책은 언제나 헌책집에서 만납니다. 배움글집(학급문집)이며 쇠붓(철필)으로 긁은 누런종이(갱지) 묶음도 헌책집에서 만나요. 헌종이로 버리는 새뜸(신문)도 헌책집에서 건사하지요. 우리 손자취가 깃든 모든 꾸러미는 헌책집에서 새빛을 품으며 다시 태어납니다.


  일본 오사카 야오(八尾)라는 작은고을 책집에서 쓰던 책싸개를 봅니다. 일본마실을 하던 분이 장만한 책을 싼 얇은 종이일 테지요. 1970년대에 일본마실을 하던 어느 분은 바쁜 틈에도 책집을 돌며 마음을 살찌웠구나 하고 돌아봅니다. 스치면 낡은 종이입니다. 지나치면 하나도 안 보입니다. 그렇지만 손을 뻗어 들여다보면 수수한 사람들이 조촐히 누리고 펴던 살림살이가 고스란히 쏟아지는 헌책이요 헌종이입니다. 허름해 보일수록 하늘빛에 맞닿는 이야기가 바로 이곳에 있습니다.


ㅅㄴㄹ


《이 좋은 세상에》(김남주 글, 한길사, 1992.3.25.)

《詩人의 눈》(조지훈 글, 고려대학교출판부, 1978.4.30.)

《파브르 평전》(마르틴 아우어 글/인성기 옮김, 청년사, 2003.7.14.)

《새학급 만들기》(하현철 글, 유일문화사, 1973.10.25.)

《韓國口碑文學大界 9-1 濟州道·北濟州郡 篇》(현용준·김영돈 엮음, 한국정신문화연구원, 1980.9.25.)

《英語の實力》(宮田峯一 글, 弘道閣, 1938.10.5.첫/1939.5.15.18벌)

《よまにゃノ-ト》(Noritake 그림, 集英社, 2019.6.30.)

《美術鑑賞入門》(이경성 글, 박영사, 1976.4.20.)

《紙の手藝》(エキグチクニオ, 保育社, 1970.5.1.)

《리카 자라이 자연식》(리카 자라이 글/편집부 옮김, 삶과꿈, 1992.11.15.)

《샘터 182호》(김재순 엮음, 샘터, 1985.4.1.)

《호적민원안내》(시민과 호적계 엮음, 제주시, 1997.5.)

《博物誌(外)》(J.르나르/손석린 옮김, 을유문화사, 1972.9.30.첫/1974.2.1.2벌)

《精神薄弱兒 指導》(이춘섭, 자유출판사, 1975.10.25.첫/1979.2.5.2벌)

《子女들의 性敎育》(石垣純二/강준상 옮김, 세흥문화사, 1964.11.10.)

《사랑의 길 자유의 길》(김동길, 주부생활사, 1980.5.5.)

* 八尾市(오사카 야오시) 梅忖書店 책싸개

《般若心經講義》(高神覺昇, 角川書店ㅡ, 1952.9.30.첫/198.5.30.68벌)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쓰고 “말꽃 짓는 책숲”을 꾸리는 사람.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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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울길 (2022.4.7.)

― 전주 〈잘 익은 언어들〉



  1982년부터 1987년까지 어린배움터(국민학교)를 다닌 또래를 거의 못 만나고 살았습니다. 열린배움터(대학교)를 그만두고 혼자 새뜸나름이(신문배달부)로 일하다가 펴냄터(출판사)로 옮겨 네 해 즈음 일할 적에 딱 두 사람 만났고, 그 뒤로 인천을 떠나 전남 고흥에 깃들고서 네 사람 만났습니다. 서른 해 사이에 ‘1975 토끼띠’를 이만큼만 보다니 ‘이 땅에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싶으나, 이 가운데 한 사람이 전주 〈잘 익은 언어들〉 지기님입니다.


  작은아이랑 전주에서 하룻밤 묵던 엊저녁에 ‘전주 청소년문화의 거리’를 조금 걸었습니다. 이름은 ‘청소년문화의 거리’라지만 옷집·밥집·술집·찻집만 그득해요. ‘문화’에 글도 그림도 빛꽃(사진)도 없습니다. 그러면 그곳은 ‘푸른놀이길’이나 ‘푸른놀이거리’로 이름을 바꾸어야지 싶어요. ‘놀이’는 안 나쁩니다. 어린이도 푸름이도 놀이터를 누릴 노릇입니다. 책을 덜 읽거나 덮고서 틈틈이 바람을 쐬고 별을 보고 멍하니 꽃바라기를 할 수 있으면 삶이 즐거워요.


  이름을 이름답게 안 붙이면 자꾸 엇나갑니다. 한자말로 ‘문화’라 붙인들 삶이 낫지 않아요. 영어로 ‘그린’이라 붙인들 삶이 푸르지 않습니다. 높지도 낮지도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그저 삶인 만큼, 이 삶을 스스로 수수하게 바라보면서 품을 적에 비로소 슬기롭게 자라나며 철든 어른으로 나아간다고 느껴요.


  다음달에 《퀘스천》이란 달책에 실을 이야기를 꾸리려고 〈잘 익은 언어들〉 지기님하고 도란도란 낮빛을 누리다가 ‘책어울길’이란 이름을 한참 헤아렸습니다. 마을책집하고 마을책숲하고 마을어린이집이 깃든 ‘거북바우로’를 조촐히 ‘책어울길’로 삼을 만합니다. 마침 전주는 2022년 5월에 ‘전주국제그림책도서전’을 처음으로 편다더군요. ‘국제’라 덧댄 이름이 아쉽습니다만, 굳이 ‘국제’로 안 하면 훨씬 나을 테지만, 더 조그맣게 ‘전주 그림책마당’이나 ‘전주 그림책어울빛’이나 ‘전주 그림책밭’ 같은 이름을 생각해 볼 만한데, 벼슬터(공공기관)에서 이러한 자리를 꾀하는 대목으로도 반갑습니다.


  많이 읽은 사람이 더 읽는 길보다는, 안 읽은 사람이 읽도록 부추기는 길보다는, 먼저 어린이하고 어깨동무하는 길을 가기를 바라요. 어린이부터 읽는 그림책입니다. 어린이부터 읽을 수 있으며 누구나 누리는 그림책입니다. 우리나라 사람뿐 아니라 이웃나라 사람도 사랑할 그림책입니다. 어우러지는 길이고, 어깨동무하는 길이며, 어른스럽거나 어버이답게 빈차는 길이자, 어깨춤으로 함께 놀면서 이야기꽃을 피우는 길인 오늘입니다.


ㅅㄴㄹ


《해님우산, 비우산, 구름우산》(사토 마도카 글·히가시 치카라 그림/한귀숙 옮김, 키위북스, 2017.10.20.)

《케스―매와 소년》(베리 하인즈 글/김태언 옮김, 녹색평론사, 1998.8.20.)

《마지막 인디언》(디오도러 크로버 글/김문해 옮김, 학원출판공사, 1984.)

《바람과 물 3 도망치는 숲》(김희진 엮음, 여해와함께, 2021.12.20.)

《멋진 하나》(강기화 글·홍종훈 그림, 동시요, 202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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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꽃 (2022.4.6.)

― 전주 〈물결서사〉



  인천 골목마을에서 태어나고 자랐습니다만, 굳이 이 모습을 찰칵 담아야겠다고 여기지 않았습니다. 그림으로 안 옮겨도 마음하고 몸에 오롯이 새겼거든요. 빛꽃(사진)이란 무엇인가 하고 배운 1998년에 비로소 마을책집을 담자고 생각했어요. 글이란 언제나 우리가 살아가는 오늘 이곳을 스스로 담을 적에 빛나기에, 저로서는 책하고 우리말하고 책집 이야기를 글로 담을 만했고, 빛꽃도 이와 같더군요.


  2007년 4월부터 인천 골목마을을 찰칵찰칵 담아요. 골목구경을 오는 잿빛사람(아파트 주민)은 골목빛을 그대로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구나 싶었어요. 새벽 아침 낮 저녁 밤에 따라 흐르는 빛살을, 봄 여름 가을 겨울로 흐르는 빛줄기를, 마을마다 새삼스레 어우러지는 빛결을 보려면 구경꾼 아닌 마을지기일 노릇입니다. 그런데 마을지기나 마을사람은 굳이 이녁 보금자리를 찰칵찰칵할 마음이 없어 보이더군요. 이미 마음하고 몸에 새긴 빛을 애써 다시 담을 까닭이 없다고 여기셔요.


  골목사람으로 태어나 서울내기로 한동안 살아 보았으나 다시 골목사람이 되었고, 2007∼2010년 즈음에 ‘골목빛’을 비롯해 ‘골목꽃·골목풀·골목나무’에 ‘골목고양이·골목개·골목새’에 ‘골목밭·골목숲·골목노래’에 ‘골목집·골목사람·골목벗·골목마실’ 같은 낱말을 끝없이 지었어요. 2010년에 《골목빛》이란 사진책을 내놓고서 이듬해에 인천을 훌쩍 떠나 전남 고흥 시골로 옮겼습니다. 이제는 시골사람이 되어 시골빛을 이따금 담고, 스스로 푸르게 숲으로 나아가는 오늘을 담으려고 합니다.


  아침에 일산에서 김포로 건너간 뒤 서울을 거쳐 전주까지 달립니다. 버스에서 내려 택시를 탔고, 골목을 가볍게 걸어 〈물결서사〉에 닿습니다. 달책 《전라도닷컴》에 나온 글을 읽은 지 여러 해인데 드디어 앞에 섭니다. 책집은 큰길에서 가까우나 골목안이라 호젓합니다. 가까운 곳에 잿빛집이 높지만 골목담에 나란히 선 꽃그릇에는 골목꽃이 올망졸망 올라옵니다.


  적잖은 책은 서울노래에 잿빛을 담습니다. 아니, 웬만한 책은 서울사람(도시인)한테 맞추어 태어납니다. 시골노래에 풀빛을 담은 책은 드물어요. 숲사람을 살피거나 들사람을 헤아리거나 바다사람을 그리는 책은 매우 적어요. ‘서울은 목소리’라면 ‘숲은 노래’입니다. ‘서울은 옷차림’이라면 ‘숲은 마음길’입니다.


  다 다른 집이 어깨동무를 하며 해를 나누는 골목처럼, 책도 다 다른 숨빛으로 어우러지는 다 다른 풀꽃나무이기를 바라요. 똑같은 잿빛덩이가 다닥다닥 붙으며 빼곡한 서울을 닮은 책이 아닌, 서로 새롭게 만나고 이야기하는 책으로 가려 합니다.


ㅅㄴㄹ


《할머니의 팡도르》(안나마리아 고치 글·비올레타 로페즈 그림/정원정·박서영 옮김, 오후의소묘, 2019.12.2.)

《점·선·면》(구마 겐고/송태욱 옮김, 안그라픽스, 2021.7.29.)

《감자 아이》(조영지 글·그림, 키위북스, 2022.1.5.)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쓰고 “말꽃 짓는 책숲”을 꾸리는 사람.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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