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5.10.2. 누가 돕는가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누가 돕느냐고 묻는다면 늘 스스로 하고 스스로 쉬고 스스로 빛나는구나 싶습니다. 틀림없이 곁님과 아이들이 돕습니다만, 일손을 돕는 세 사람은 언제나 세 사람대로 스스로 살리는 길입니다. 여러 달 살핀 끝에 마침내 외마디 한자말 ‘색·색깔’을 다듬는 글을 다시 가다듬습니다. 모두 95가지 보기글을 모았는데, 앞으로 더 다른 보기글을 모으면 더 가다듬을 길을 찾을 만합니다.


  ‘나의’나 ‘그녀’나 ‘-에 대해’나 ‘만들다’나 ‘존재’나 ‘것’ 같은 말씨도 꾸준하게 보기글을 모읍니다. ‘것’은 보기글만 3455꼭지를 모았습니다. 다른 얄궂은 말씨를 놓고도 끝없이 보기글을 모으는데, 모든 말글은 어느 자리에 똑같이 짜맞출 수 없거든요. 다시 새기고 또 살피고 거듭 들여다보노라면, 숱한 갈래로 가다듬는 길을 열 만합니다.


  첫가을에는 비가 뜸하더니, 늦여름에도 비는 그리 안 잦더니, 한가을로 들어설 무렵에는 비가 잦습니다. 쌀값이 껑충 뛴다느니, 쌀이 남거나 모자란다느니, 이제 비가 와야 한다느니, 비가 꽤 왔으니 그만 와도 된다느니, 우리 스스로 오락가락 춤추고 널뛰는 마음이라서, 가을비도 그만 덩실덩실 춤판이지 싶습니다. 둑을 세우거나 못을 넓힌들 비가 온 오면 부질없습니다. 언제나 이 빗물을 빗물로 누릴 때라야 이 나라가 살아납니다.


  시골 논둑에 잿더미(시멘트)를 누가 덮어씌웠는지 짚어야 합니다. 이쪽(이쪽 정당)도 저쪽(저쪽 정당)도 똑같습니다. 둘 다 돈에 눈멀면서 시골을 망가뜨리고, 서울(도시)도 나란히 무너뜨립니다. 왜 순이돌이가 피터지게 싸워야 할까요? 시골과 서울이 망가지면서 순이돌이가 싸워야 “두 큰무리”는 느긋하게 돈잔치를 벌여요. 우리 스스로 어깨동무를 되찾고서 우리 보금자리가 시골이건 서울이건 사랑으로 돌보는 길을 열 때에 모든 “돈잔치 큰무리”를 걷어낼 수 있습니다.


  누가 우리를 돕지 않습니다. 독일 옛말 그대로, 하늘은 우리 스스로 살리고 북돋우려고 할 적에 가만히 한 손을 거들어서 바람을 일으키고 비를 내리고 별을 베풀고 해를 비출 뿐입니다. 씨앗은 바로 우리 손으로 심을 노릇입니다.


ㅍㄹㄴ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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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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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5.9.18. 읽고 보고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몇 가지 일이 잇달았습니다. 먼저 간밤에 알쏭한 꿈자리였습니다. 이미 몸을 내려놓고서 저승길에 계신 분이 나타났어요. “무슨 일이지? 무슨 뜻이지? 무슨 말을 하려고?” 하고 물으려는 즈음 꿈에서 깹니다. 낮에 알낳기를 앞둔 암사마귀를 만났습니다. 마당에 세운 사다리를 타고서 기웃거리더군요. 암사마귀는 우리가 이쪽으로 가면 고개를 이쪽으로 돌리면서 눈알도 이쪽으로 돌립니다. 우리가 저쪽으로 가면 고개를 저쪽으로 돌리면서 눈알도 저쪽으로 돌려요.


  늦은낮에 두바퀴를 달려서 면소재지 가게에서 과일을 장만하는데, 가게지기님이 “사시는 마을에서 한 분 돌아가셨다는데 아셔요?” 하고 물으십니다. 아침에 마을 아재 한 분을 찾는다는 마을알림이 나왔는데, 간밤에 사라진 분이 윗마을 못에 빠져서 저승길로 가셨다더군요. 집으로 돌아와서 이 말을 들려주니, 저뿐 아니라 곁님과 두 아이도 간밤에 꿈에서 죽은 사람을 만났다고 얘기합니다. 어찌 보면 우리 네 사람은 마을 아재가 몸을 내려놓은 그무렵 나란히 느끼고 알아챘구나 싶습니다.


  그런데 마을에서 주검길(장례)은 치르지 않는 듯싶습니다. 여태 마을에서 몸을 내려놓으신 분이 있으면 마을에서도 주검길을 치르고서 보냈는데, 오늘만큼은 안 치르는군요.


  갑자기 떠난 마을 아재는 이 삶이 어떠했으려나 하고 돌아보았습니다. 아재는 마을살이를 무척 버거워했지만, 엄마아빠가 태어나서 자라고서 흙으로 돌아간 이 시골을 떠날 수 없다고 여겼습니다. 엄마아빠가 나고자라서 돌아간 흙으로 나란히 돌아간 삶을 어느 새뜸(언론)에서도 다루거나 쓸 일은 없겠지요. 이 시골에서는 나리(군수·국회의원)쯤 저승길을 가야 새뜸에 날 테니까요.


  여러모로 보면, 가난하고 쓸쓸하게 살다가 떠난 사람을 다룬 궂김글은 거의 본 적이 없습니다. 돈있거나 이름있거나 힘있는 사람이 삶을 내려놓으면 너도나도 궂김글을 씁니다. 이른바 자취(역사·history)에는 돈꾼과 이름꾼과 힘꾼만 나옵니다. 게다가 싸움박질만 가득한 자취(역사·history)예요.


  누가 어느 해에 태어나고 무슨 큰일을 하다가 어느 해에 죽었다고 하는 줄거리를 굳이 가르쳐야 할는지 모르겠습니다. 날마다 끝없이 쏟아지는 글(신문기사)을 죽 훑으면 으레 ‘서울에서 큰무리(거대정당)가 치고받는 쌈박질’이기 일쑤입니다. ‘서울에서 고즈넉이 골목길을 비질하고 나무 한 그루를 돌보는 할배’라든지 ‘시골에서 새벽 3시에 밭일을 하고서 쉬다가, 마을고양이가 지나가는 모습을 보고는, 간밤에 먹고 남은 된장찌개에 밥을 섞어서 그릇에 놓는 할매’ 같은 이야기가 머릿글(헤드라인)로 나온 일도 아예 본 바 없습니다.


  우리는 무엇을 보는 오늘일는지 궁금합니다. 우리는 무엇을 읽고 쓰는 하루일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갓 스무 살에 이르던 1994년 어느 봄날에 서울 기스락 헌책집에서 ‘아이작 바셰비스 싱어’라는 분이 쓴 책을 만난 적이 있습니다. ‘두레’에서 갓 옮긴 묵은책입니다. 나중에 《행복한 바보들이 사는 마을 켈름》 같은 이름으로 바뀌어 새로 나오기도 했습니다. 이녁이 쓴 책은 ‘이디시말’이라 했고, ‘텃말’로 글을 남기는 길을 새삼스레 돌아보았습니다. 남(사회·정부·세계화)을 따라가거나 뒤좇는 말길이나 글길이 아닌, 스스로 나고자란 숨빛을 헤아리면서 한 마디 두 마디에 사랑이라는 씨앗을 심는 새길이 있을 만하다고 느꼈습니다.


  우리집 네 사람은 다시 찾아온 밤에 촛불 한 자루를 켜고서 고요히 마음을 가다듬었습니다. 한창 촛불을 보는데 작은 촛불이 숱한 꽃송이로 벌어지더니 큰날개를 단 큰사람이 가만히 솟아서 하늘로 올랐습니다. 촛불에서 웬 날개사람이 나타나서 하늘로 오르나 싶어 살짝 놀랐지만, 촛불은 말없이 빛을 낼 뿐입니다. 살며시 눈을 감고서 너머길을 다독였습니다.


ㅍㄹㄴ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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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5.9.15. 안 죽었어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고흥으로 일찍 돌아오려고 부산 사상나루 코앞에 있는 길손집에서 묵었습니다. 어제 낮에 길손집을 알아보는데 ‘숙박대전 3만 원 에누리’가 있는 줄 처음 알았습니다. 요사이는 길손집에 깃들 적에 미리 누리집으로 자리를 잡습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거의 길손집으로 그냥 찾아가서 얘기했는데, ‘그냥묻기’로 자리를 잡으면 1∼3만 원쯤 돈을 더 내고, 어느 곳은 5만 원쯤 더 내더군요. 저를 멀리서 찾아온 손님이라 여긴 어느 이웃님이 “오늘 애써 주셨는데 좋은 곳에 묵으셔야지요.” 하고 잡아준 어느 곳은 ‘누리집에서 잡을 때보다 자그마치 5만 원이 비싸’기까지 하더군요.


  온나라가 무슨 바가지를 씌우거나 눈가림을 하는지 아리송합니다. 오늘 아침에 모처럼 ‘남새 샛값(채소 유통마진)’을 놓고서 글(신문기사)이 여럿 뜨는데, 이 얘기는 이미 쉰 해 남짓 묵었습니다. 우리나라 농협·축협·수협이 얼마나 샛값(유통마진)을 허벌나게 남겨먹는가 하는 고름더미는 웬만한 분이 익히 알고도 남지만, 지난 쉰 해에 걸쳐 터럭만큼도 안 바뀌었어요.


  모르는 분은 그저 모를 수밖에 없습니다만, 요즈음 배추값이며 무값이며 여러 남새값은 ‘윤씨가 우두머리를 꿰차던 때보다 비쌉’니다. 밭뙈기 없는 서울내기라면 상추 한 줌조차 쌈지가 후덜덜해서 못 먹으리라 느낍니다. 저는 달걀을 ‘좀더 나은 터전에서 사는 닭이 낳는 알’로 장만하느라 이미 열 해쯤 앞서부터 한 판에 1만 원 안팎 치렀는데, 이 값은 요즈음도 비슷비슷합니다. 그렇지만 ‘아주 나쁜 터전에서 그저 마구마구 낳아야 하는 달걀’은 예전에 한 판에 2500∼3000원을 하더니 올해에는 8000∼9000원까지 올랐습니다. 우리집은 ‘장흥군 무산김(염산 안 쓴 김)’을 열다섯 해째 먹는데, 2023년까지는 ‘무산김’이 ‘염산김’보다 꽤 비쌌지만, 2024년부터는 ‘염산김’이 ‘무산김’보다 훨씬 비싼값으로 치솟습니다.


  무엇보다도 2025년에 쌀값이 1.5갑절 올랐습니다. 우리집은 흰쌀을 안 먹는 터라 흰쌀값이 얼마나 올랐는지 모릅니다만, 누런쌀과 보리쌀과 여러 온쌀(잡곡)은 거의 곱빼기로 오르기까지 했습니다. 이른바 ‘민생회복 소비쿠폰’이 갓 나올 즈음에 여러 살림값(소비자물가)이 그야말로 껑충 뛰었는데, 이 대목을 짚은 글(신문기사)은 아직 한 꼭지조차 못 보았습니다. 아무래도 글바치(신문기자·직업작가) 가운데 집안일이나 집살림을 하는 분이 드문 탓일 테지요. 살림꾼(전업주부)으로서 글(신문기사·비평)을 쓸 만한 짬이 있는 분도 거의 없을 테고요.


  ‘민주당 이재명 대통령’이 나라를 맡은 요즈음 배추값은 ‘국민의힘 윤석열 대통령’이 나라를 맡던 지난날 배추값하고 비슷하게 올랐습니다. 좀 있으면 더 오를 듯하고, 더 있으면 훨씬 비싸겠구나 싶습니다. 우리가 끌어내린 윤씨는 참으로 모지리였는데, 새로 꼭두자리에 선 분은 무슨 일을 하는 하루일까요? 모지리 박근혜 씨를 끌어내리고서 꼭두자리에 앉힌 문씨는 ‘세월호 참사 민낯(진상조사)’을 얼레벌레 슬그머니 넘어가며 아무 일을 안 했습니다. 새로 꼭두자리에 앉은 분이라고 해서 ‘세월호 참사 민낯’을 제대로 캐낼 듯하지 않고, ‘무안참사 민낯’은 아예 안 건드릴 듯싶습니다. ‘서해안 해경 참사’가 엊그제 일어났지만, 나라에서는 꿈쩍조차 안 합니다. 이뿐인가요? ‘고속철도 일꾼 참사’도 어영부영 잊혀갑니다. ‘군인 자살·참사’도 살짝 글로 뜨다가 자취를 감춰요. 나라지기뿐 아니라 국방부장관은 뭘 하나요?


  누가 옳거나 누가 그른가 하고 따질 까닭은 없습니다. 그저 하나는 말할 수 있습니다. 어떤 놈이 꼭두자리에 앉든 살림값(소비자물가)은 껑충껑충 춤추기만 했습니다. 샛값을 남겨먹는 놈을 건드린 무리(정당)는 여태 없습니다. 2025년 농림부 살림돈(예산)도 ‘땅임자(지주)’한테만 이바지하는 데에 몽땅 씁니다. 논밭이나 멧자락이 없어서 빌려야(소작) 하는 사람한테 이바지하는 길은 아예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틀 동안 부산에서 노래쓰기(시창작 수업)를 했는데, 도막(메모리카드) 하나가 말을 안 듣더군요. 고흥으로 돌아와서 되살림길(복구 프로그램)로 돌리니 살아납니다. 2022년에 밑동(하드디스크)이 숨지느라 되살림길을 목돈을 주고서 장만했는데, 톡톡히 제값을 해주는군요. 아무튼 안 죽었습니다. 아니, 안 죽습니다. 모지리가 꼭두자리에 앉든, 모지리가 벼슬아치(시도지사·군수·군의원)에 앉든, 이 나라는 안 죽습니다. 우리가 눈감으면 나란히 죽을 테지만, 우리가 눈뜬 하루로 살림하는 손길이라면 어느 누구도 안 죽는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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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5.9.10. 확인을 확인하다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지난 2017년에 한자말 ‘확인’을 처음 손질했다고 여길 즈음에는 보기글 다섯을 놓고서 헤아렸습니다. 2025년에 ‘확인’을 다시 들여다보면서 보기글 마흔을 놓고서 짚습니다. 그동안 얼추 일흔 낱말 남짓으로 손볼 만한 줄 찾아내었구나 싶습니다. 앞으로 더 살펴보면 손질말을 더 되새길 만할 테지요.


  이럭저럭 ‘뒤적이다·뒤지다·뒤척이다·들여다보다·보다·돌아보다·살펴두다·살펴보다·헤아리다·알다·알리다·알아보다·알아내다·알아두다·알아듣다·알아맞히다·알아차리다·맡다·붙잡다·잡다·잡히다·짜다·짜놓다·찾아내다·찾아보다·톺다·톺아보다·톺아내다·뜯어보다·파다·파내다·파헤치다·헤집다·되돌아보다·되살피다·되새기다·되씹다·되짚다·손보다·손질·추스르다·짚다·밝히다·뜻매김·뜻붙이·뜻새김·뜻찾기·뜻풀이·뜻읽기·뜻을 매기다·뜻을 붙이다·뜻을 새기다·뜻을 찾다·뜻을 풀다·뜻을 읽다·콕·콕콕·쿡·쿡쿡·콕집다·콕찍다·맞다·틀림없다·걸리다·여기까지·그럼·아무려나·아무려면·아무렴·암·좋아·끝·끝꽃·끝나루·마치다·마침꽃·마침길·온꽃·읽다·읽어내다·읽음·나타나다·드러나다·묻다·물어보다·자리묻기·자리찾기·눈치채다·느끼다·늧·깨닫다’ 같은 낱말로 손볼 만한 ‘확인’인데, 이렇게 죽 적으면서 다시 뒤적이다가 ‘새기다’를 빠뜨린 줄 느껴서 보탭니다.


  찾거나 알기까지는 어려울 수 있습니다. 찾거나 알았다고 여기지만 끝이 아니게 마련입니다. 그저 하나를 찾을 뿐이고, 그냥 둘을 알 뿐입니다. 그래서 셋을 새롭게 만나려고 콕콕 짚으면서 걷습니다. 넷을 다시금 톺고 싶어서 뚜벅뚜벅 걷습니다. 글쓰기뿐 아니라 낱말책쓰기도 매한가지인데, 틀림없이 “이쯤이면 넉넉해” 하고 여기지 않는 삶이라고 할 만합니다. “오늘은 이쯤으로”이기는 하되, “이튿날에는 한 걸음 새록새록”이라는 마음이기도 합니다.


  뜻을 풀거나 매기기에 마치지 않습니다. 오늘은 이만큼 뜻을 풀 뿐입니다. 날마다 새롭게 배우니 날마다 뜻풀이를 보탭니다. 언제나 새삼스레 익히기에 예닐곱 해 앞서 온꽃을 이루었다고 여기는 일을 처음부터 하나씩 풀고 뜯어서 즐겁게 돌아봅니다. “다 했다!” 하고 두손들 일이란 아예 한 가지조차 없습니다.


ㅍㄹ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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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와 사전쓰기는

언제나 

"걷는 사람" 이야기이다.


글을 쓰거나 사전을 읽을 적에

'트렌드'나 '유행'이나 '세상'을 좇는다면

언제나 "남 흉내"와 "남 시늉"에 그치고 갇히면서

"나다운 나"를 잃고 잊고 일그러진다.


글을 쓰고 싶거나

말을 알고 싶은 이웃 누구나

남(트렌드)은 집어치우고서

나(걷는 하루)를 들여다보기를 빈다.


그저 걸으면 된다.

아파트와 자가용을 그냥 버리고서

맨몸으로 걷기에 스스로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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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5.9.4. 발상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엊저녁과 아침에 한자말 ‘발상’을 놓고서 한참 씨름합니다. 온몸에 땀이 삐질삐질 흐르고, 한참 땀을 뺀 끝에 드디어 낮에 매듭을 지었으나, 이윽고 책숲말(도서관 용어)을 추스르며 한참 보냈습니다. 이러고서 ‘전부’라는 한자말을 열흘째 붙들고서 드디어 새롭게 손질을 마칩니다.


  우리말 ‘닥치다’를 다시 돌아본 이레요, ‘빅’이라는 영어를 굳이 손질말꾸러미(순화어사전)에 올리느냐 마느냐를 놓고 한참 실랑이를 하다가 올리기로 합니다. 일본말씨라고 할 ‘2차 가해’를 더 짚으면서 ‘뒷짓·뒷화살’ 같은 낱말로 손질할 만하다고 느낍니다. 뒤에서 함부로 저지레를 일삼거나 화살을 쏘는 몸짓이기도 하거든요.


  마감하는 낱말이 있다면, 마감을 기다리는 낱말이 수두룩합니다. 언제나 즈믄 남짓한 낱말이 마감을 기다리는데, 이제는 ‘노력·인식·강제·연결·전국·관련·혁명·목록·존중’쯤은 마감을 할까 싶다가도 다른 일손에 마음을 씁니다. 무엇보다도 집안일을 하는 하루를 누립니다.


  집안일을 하고, 가을풀벌레가 베푸는 노래를 듣고, 아직 밤빛을 밝히는 소쩍새가 얼마나 그윽한지 귀를 기울입니다. 이러다가 다시 씻고 빨래하고 또 씻습니다. 두바퀴를 달려서 나래터(우체국)를 다녀오고, 아이들 뒷밥으로 과일을 장만해서 실어나릅니다. 둥그런 달이 꽤 밝으니 곧 한가위가 맞구나 싶습니다. 가을달이 밝더라도 별은 밝습니다. 이제 등허리를 펼 때입니다.


ㅍㄹ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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