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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말꽃

나는 말꽃이다 28 말하고 글 사이



  말은 소리요, 글은 그림입니다. 마음에 놓은 생각이 이야기가 되어 터져나올 적에 소리로 나타내고, 이 소리를 눈으로 볼 수 있도록 그려서 글이에요. 글은 맨 나중이라 할 텐데, 거꾸로 이 글이 다시 ‘씨앗’으로 가기도 합니다. 돌고 도는 온누리이니까요. 이 얼개를 헤아린다면, 생각 없이는 이야기가 없으니, 생각 없이 줄거리를 억지로 짜맞춘다면 ‘빈말’이 되어요. 빈말로 붓을 쥐고 글씨를 놀린다면 ‘빈글’이 되겠지요. 흉내를 내거나 베끼거나 훔치는 모든 말글은 빈말이요 빈글입니다. 스스로 사랑이란 삶으로 꿈을 품는 마음으로 생각해서 펴는 이야기가 아닐 적에도 빈말이면서 빈글입니다. ‘삶말·삶글’이 되자면, 남을 쳐다보거나 눈치를 보면 안 됩니다. 스스로 ‘나’를 마주하면서, 스스로 ‘나’를 가꾸면서, 스스로 ‘나’를 지으면서, 이러한 ‘나’하고 ‘너’가 다른 몸이지만 같은 빛이라는 숨결인 줄 알아차릴 적에 삶말·삶글이 돼요. 나처럼 네가 아름답고, 너처럼 내가 사랑스러운 줄 깨닫는 자리에서 삶말·삶글이 피어나 삶꽃으로 흐드러집니다. 밑솜씨(스펙)를 억지로 꾸민다면 빛이 안 나겠지요. 빈껍데기예요. 낱말책은 껍데기 아닌 알맹이를 우리가 스스로 짓도록 북돋우려는 살림꾸러미입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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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말꽃

나는 말꽃이다 27 이야기 다음이 말



  말부터 생각해서는 어긋나기 쉽지만, 말부터 생각해 본다면, 말은 이야기 다음입니다. 이야기가 있지 않고는 말이 없습니다. 이야기란 ‘생각을 나눌 줄거리’요, 이 줄거리를 말로 그립니다. 이야기는 생각 다음이니, 생각이 없으면 이야기가 없어요. 생각하지 않으면 할 이야기가 없고, 할 이야기가 없으니 할 말이 없답니다. 생각은 마음 다음입니다. 생각을 하자면 먼저 마음이 있어야 해요. 마음에 따라 생각이 자라고 느낌이 생겨요. 마음은 꿈 다음이니, 꿈을 품어야 비로소 마음이 퍼집니다. 꿈은 삶 다음이라, 삶을 스스로 가꾸거나 짓거나 누려야 꿈을 품어요. 삶은 사랑 다음이니, 사랑이 솟도록 스스로 다스릴 적에 삶이 태어납니다. 사랑은 숨 다음이라, 숨을 쉬는 길이 흘러야, 바람이 흐르는 숨길이 되어야 사랑이 싹터요. 숨은 넋·얼 다음이니, 어떻게 어디에서 무엇을 왜 누구랑 하겠다는 넋이며 얼이 선 자리에서 숨길이 트입니다. 넋·얼은 빛 다음인 터라, 스스로 빛나는 곳에서 넋·얼이 빛살이란 옷을 입고 눈뜹니다. 빛은 씨앗 다음이에요. 처음에는 씨앗 한 톨입니다. 아주 조그마한 씨앗이 기지개를 켜면서 열리기에 빛이 납니다.


글(그림·보다) ← 말(듣다·나타냄·소리) ← 이야기(줄거리) ← 생각·느낌 ← 마음 ← 꿈 ← 삶 ← 사랑 ← 숨(숨결·목숨·바람·바람길) ← 넋·얼 ← 빛 ← 씨앗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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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말꽃

나는 말꽃이다 26 외우지 않도록



  어린이나 푸름이뿐 아니라 어른한테도 매한가지인데, 낱말을 외우도록 시켜서는 안 됩니다. 젖어들거나 스며들어 ‘오롯이 생각씨앗’이 될 때까지 지켜보면서 기다려야 합니다. 외우는 낱말은 다루거나 쓰기가 매우 어려울 뿐 아니라, ‘외워서 쓰는 낱말’은 이 낱말을 쓰는 사람이며 듣는 사람도 무슨 뜻이며 흐름인가를 알기가 까다롭습니다. 때로는 엉뚱하게 읽겠지요. 낱말책은 사람들이 ‘이 낱말책에 담은 낱말을 다 외우라’는 뜻으로 엮지 않습니다. 낱말책은 사람들이 ‘이 낱말책에 담은 낱말을 즐겁게 읽으면서 스스로 생각을 북돋우고 가꾸는 실마리를 얻기를 바란다’는 뜻으로 엮습니다. 그렇기에 낱말책은 언제나 한 사람이 엮지요. 한 사람이 엮은 갖가지 낱말책이 있어야, 말을 바라보는 결이 안 흔들리고 너른 숨결이 됩니다. 외우지 않고서 말을 어떻게 쓰는지 알쏭하다고 물을 만할 텐데요, 삶으로 녹여낸 낱말 몇 가지로 생각을 밝혀 말하면 됩니다. 생각을 밝혀서 할 이야기부터 알아야 하고, 몇 낱말로 이런 이야기를 엮다가, 스스로 깨달아 받아들인 낱말을 하나둘 늘려서 이야기 살림을 넓히면 돼요. 바깥말(외국말)을 익힐 적에도 섣불리 외우지 말아야지요. 외우면 틀에 갇힙니다. 읽고 느껴 살아내야 말빛이 됩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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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말꽃

나는 말꽃이다 25 바탕말 ㄴ



  어린이부터 읽는 낱말책이라면, 이 가운데 다섯∼일곱 살 어린이가 처음 읽는 낱말책이라면 ‘바탕말 = 올림말’이 될 만합니다. 다섯 살 어린이 낱말책은 올림말을 더 많이 다루지 않아요. 살아가며 생각을 나누는 바탕이 될 말을 어느 때·곳에 알맞고 즐겁게 쓰느냐 하는 놀이를 들려줍니다. 여덟∼열 살 어린이 낱말책이라면 바탕말을 500∼700쯤 두면 되겠지요. 열하나∼열셋 어린이 낱말책이라면 1000∼1200쯤, 열넷∼열아홉 푸름이 낱말책이라면 1500쯤, 어른 낱말책이라면 2000∼3000쯤으로 잡을 만합니다. 이 얼거리를 다시 보자면, 나이 흐름에 따라 이 낱말이라면 ‘살며 생각을 나눌 만하다’라 하겠지요. 그러니까 이 바탕말을 모르고서는 낱말책을 읽지 못하는 셈이요, 이 바탕말을 안 살피며 아무 낱말이나 뜻풀이에 넣는다면 낱말책을 읽기 어렵습니다. 이는 곧 어린배움터(초등학교)하고 푸른배움터(중·고등학교)에서 바탕말(밑말)부터 제대로 헤아리도록 이끌고 가르치고 받아들이도록 해야 한다는 소리입니다. 낱말책은 사람들이 말을 더 많이 알도록 내몰거나 이끌지 않아요. 사람들이 말을 제대로 느끼고 알아서 생각을 살찌우는 바탕이 되도록 엮고서 징검다리 노릇만 조용히 할 뿐입니다. 이리하여 “바탕말 = 삶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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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말꽃

나는 말꽃이다 24 바탕말 ㄱ



  낱말책을 엮으려면 먼저 ‘바탕말’을 세웁니다. 어떤 낱말을 싣고서 어떻게 다루느랴를 따지기 앞서, ‘바탕말’이 있어야지요. 달리 말하면 ‘밑말’입니다. 집을 지을 적에 집터에 세간이나 살림부터 갖다 놓지 않습니다. 집으로 지을 터가 오래오래 넉넉하고 즐겁게 이어가도록 ‘바탕·밑’부터 제대로 다지지요. ‘바탕·밑’을 제대로 안 다지고서 기둥을 세우거나 지붕을 올리거나 세간이며 살림을 들이면 와르르 무너집니다. 비가 오면 쓸릴 테고요. 이처럼 낱말책에서도 올림말에 앞서 바탕말부터 가다듬습니다. 이 바탕말은 ‘풀이를 하기 가장 어렵고 오래 걸리며 자꾸 보태야 하는 말’이면서 ‘생각을 나누는 길에 바탕이 되는 말’입니다. 이 바탕말은 ‘다른 낱말을 풀이할 적에 쓰는 말’이기도 합니다. ‘거칠다’ 뜻풀이 가운데 “13. 몸을 쓰는 일이 많아 힘들다 (숲노래 말꽃)”가 있는데요, ‘몸·쓰다·일·많다·힘·들다’가 바로 바탕말입니다. 그야말로 자주 쓰면서 자주 쓰는 줄 느끼지 못하기에 바탕말이기도 합니다. ‘바람·밥·먹다·살다·사랑·앞·옆’도 바탕말이지요. 낱말책을 엮는 바탕이 될 말을 눈높이에 따라 가눕니다. 어린이부터 읽느냐, 푸름이부터 읽느냐, 어른이 읽느냐를 가누며 바탕말을 셈합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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