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 말넋 2025.3.6.
오늘말. 한숨돌리다
봄꽃비가 내립니다. 겨울추위는 무섭지 않습니다만, 거칠고 사납게 불던 바람을 가만히 재우는 단비를 바라봅니다. 그동안 꽁꽁 얼려 준 겨울이 고맙습니다. 이제 떠나는 겨울한테 손을 흔듭니다. 여름내 더위를 머금기에 겨울에 든든하고, 겨우내 추위를 품기에 여름이 시원합니다. 봄단비뿐 아니라 겨울에도 겨울가뭄을 씻는 겨울단비입니다. 가을에는 가을가뭄을 풀어내는 가을단비예요. 조금씩 풀꽃이 오르면서 천천히 꽃보라로 넘어가려는 철입니다. 한숨을 돌립니다. 날씨는 널뛰거나 날뛰지 않아요. 늘 우리 삶 그대로 드러납니다. 우리 삶이 널뛰면 비바람이 무시무시하게 일면서 다독입니다. 우리 살림새가 날뛰면 회오리바람이 달려들면서 타이르고요. 우리는 곧잘 날씨를 걱정하지만, 무엇보다 이 마을과 나라와 보금자리부터 돌아볼 일입니다. 얼마나 부릉부릉 몰거나 얼마나 더 만들어서 쓰고 버리는 ‘안 살림’인 굴레로 설쳐야 하나요. 하다못해 두다리로 거니는 하루를 잊는다면, 그나마 느긋느긋 두바퀴 발판을 굴리지 않는다면, 힘겹게 버틸 뿐이지 싶습니다. 멋을 부리기에 멋대로 치닫습니다. 방정맞은 쳇바퀴를 멈추는 두 손이라면 반갑습니다.
ㅍㄹㄴ
가까스로·겨우·하다못해·그래도·그나마·이나마·망정·그럭저럭·낫다·숨돌리다·한숨돌리다·애먹다·애오라지·어렵다·힘겹다·두손들다·두 손을 들다·쓸어내리다·꽃보라·꽃비·단비·봄꽃비·여름꽃비·가을꽃비·겨울꽃비·봄단비·여름단비·가을단비·겨울단비·반갑다·고맙다·기쁘다 ← 불행 중 다행
날뛰다·널뛰다·내달리다·내뛰다·치닫다·달려들다·덤비다·덤벼들다·방정맞다·오두방정·멋대로·제멋대로·망나니·설치다·나대다·마구잡이·마구·함부로·막나가다·거칠다·사납다·무섭다·무시무시하다·쏘다·내쏘다·몰다·몰아대다·몰붓다 ← 폭주(暴走)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