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책빛 / 숲노래 책읽기 2024.7.12.

책하루, 책과 사귀다 203 〈the Cove〉, 3166



  돌고래를 ‘고깃살’로 여겨서 즐기는 사람은 드물고, ‘그냥 고래’를 고깃살로 즐긴다지요. 일본에서는 고래고기를 널리 먹는다는데, 막상 ‘돌고래 고깃살’이기 일쑤라지만, 이 대목을 제대로 밝히지 않거나 감춘다더군요. 일본 ‘와카야마 타이지’에서 ‘고기잡이(어민)·나라(정부)·글바치(언론·작가)’가 똘똘 뭉쳐서 바깥에 감춘 ‘돌고래 떼죽임질’이 있습니다. 이 바보짓을 막으려고 ‘릭 오배리(Ric O'Barry)’ 님이 오래도록 애썼는데, 드디어 이 막짓을 처음으로 담아서 〈the Cove〉라는 보임꽃으로 2009년에 선보입니다. 우리나라에도 걸린 보임꽃을 지켜본 사람은 ‘3166’입니다. 겨우 3166 사람이 보았는가 하고 여길 수 있고, ‘3166 씨앗’이 있었다고 반길 수 있습니다. 힘·돈·이름 셋으로 높다랗게 세운 담벼락을 작은씨앗이 구멍을 하나 뚫었고, 석즈믄(3000) 작은씨앗이 새롭게 이었거든요. 숲은 숱한 씨앗이 나고자라는 터전이되, 모든 아름드리숲은 처음에 씨앗 한 톨에서 비롯합니다. 우리 터전과 마을과 보금자리를 가꾸면서 살리는 씨앗도 늘 마음씨 한 톨과 말씨 한 알과 글씨 한 자락일 테지요. 무엇을 보고 생각하면서 스스로 사랑을 빛낼 적에 아름다울는지 살피려고 합니다. 작은책과 작은길을 눈여겨봅니다.


ㅅㄴㄹ


Ric O'Barry

릭 오배리(1939∼)

Ric Obarrys Dolphin Project

《Behind the Dolphin Smile, To Free a Dolphin》(2012)


https://en.wikipedia.org/wiki/Ric_O%27Barry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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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4.7.2. 팔다리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어제 하루 서울일을 보고서 오늘 부산으로 건너갈까 어림하다가 그만둡니다. 바깥으로 나오면 등짐이 차츰 늘어나기도 하지만, 고흥에서 서울로 달린 이튿날 부산으로 달렸다가, 이다음날 고흥으로 달리자면 꽤 뻑적지근할 듯싶습니다. ‘우리 집’하고 바깥이 무엇이 다를는지 곰곰이 생각해 봅니다. 우리 집에서는 새를 맞이하고, 개구리하고 풀벌레가 동무합니다. 구름을 읽고 하늘과 별과 해를 마주합니다. 풀냄새를 맡고 나무그늘을 누립니다. 비가 오면 빗물을 마시고, 해가 돋으면 볕물(햇볕 먹인 물)을 즐깁니다.


  저는 인천에서 나고자랐어도 어릴 적에 으레 빗물을 혀로 날름거리며 놀았고, 슈룹으로 비를 긋기도 하지만, 쫄딱 적으면서 걷거나 놀곤 했습니다. 집밖에서는 섣불리 빗물놀이를 못 합니다. 그러나 오늘은 길손집에서 전철나루까지 찾아가는 1.5킬로미터를 걸으면서 옴팡 젖었습니다. 글종이도 조금 젖는군요. 그러려니 여기면서 “조금만 걸으면 될 테지” 했는데, 젖은 살림을 말리면서 돌아보노라니, 또 개구쟁이 짓을 했구나 싶어요.


  고흥으로 돌아가는 시외버스에서 글손질 일감을 잡습니다. 쉬다가 일하기를 되풀이합니다. 늦저녁에 집으로 돌아와서 함께 밥을 먹으면서 이야기를 펴고서 자리에 눕는데, 나무바닥에서 개구리노래를 들으니 “살 만하구나. 살아나겠구나.” 싶군요. 팔다리에 힘을 뺍니다. 밑으로는 깊디깊이 땅밑을 헤아립니다. 위로는 높이높이 별누리를 헤아립니다. 별(우주)과 별(지구)을 온몸으로 그리며 밤이 흐릅니다.


ㅅㄴㄹ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http://blog.naver.com/hbooklove/28525158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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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4.6.24. 우리집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이틀에 걸친 이야기꽃을 매듭짓고서 시골집으로 돌아가는 하루입니다. 한자말이라 안 쓰려는 ‘강의·강연·수업’이지는 않습니다. 가르치고 배우는 자리라기보다는, 들려주고 듣는 자리이기를 바라고, 돌아보고 둘러보는 눈길을 서로 북돋우기를 바라기에 ‘이야기꽃’이라는 낱말을 굳이 지어서 씁니다.


  때로는 이야기밭을 일굽니다. 때로는 이야기꽃을 피웁니다. 때로는 이야기길을 갑니다. 때로는 이야기바람을 폅니다. 때로는 이야기별로 서로 녹아들고, 이야기살림을 나누거나 이야기잔치를 벌이기도 합니다. “잇는 말길 = 이야기”인 터라, 이웃님하고 마음을 잇는 말을 두런두런 주고받는 두레를 이루고 싶기에 ‘이야기꽃’입니다.


  바깥에서 이틀을 묵으면서 이야기꽃을 펴면, 우리 보금자리로 돌아와서 넷이서 며칠을 새삼스레 도란도란 이야기샘을 길어올립니다. 몇날 동안 시골집에서 스스로 돌본 살림 이야기를 듣고, 몇날에 걸쳐 큰고장을 거닐면서 보고 겪고 듣고 생각한 삶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띄어쓰기를 해서 “우리 집”으로 적어야 맞을 테지만, ‘우리집’처럼 붙여쓰기를 하고 싶습니다. ‘우리집’이라 일컬을 적에는 구태여 일본 한자말 ‘가족’이나 옛 한자말 ‘식구’를 녹여내면서 풀어낼 수 있어요. 우리집에서 우리살림을 짓고, 우리별에서 우리노래를 부릅니다.


ㅅㄴㄹ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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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4.6.19. 책집에 갑니다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다가오는 2024년 7월 2일부터 서울 한켠에서 빛꽃잔치(사진전시)를 새로 폅니다. 예전에 필름으로 찍은 ‘헌책집’을 놓고서 이야기를 그러모으는 자리입니다. 오랜 빛꽃을 하나하나 돌아보면서 어느 그림에 어떤 이야기를 담을 만할까 하고 헤아리는데, 이제 그곳에서 떠난 책집이 새록새록 떠오릅니다. 그곳에 있던 숱한 책집과 책집지기는 오늘 어떤 살림을 꾸리는지 궁금합니다. 다 다른 책을 다 다르게 품어서 다 다르게 노래하던 책빛을 문득문득 두 손과 두 발을 거쳐서 살며시 남길 수 있었구나 싶더군요. 드나들 수 있어서 고마웠고, 찰칵 찍어서 되새길 수 있으니 반가웠습니다. 마을과 골목을 밝히는 책넋을 씨앗 한 톨로 심은 이웃님이 있기에, 책벌레는 바지런히 잎을 갉듯 책을 읽었고, 시골집에서 고치를 틀어 웅크리면서 나비로 깨어날 하루를 그립니다. 한 달 동안 펼 ‘책숲마실 빛꽃 이야기’는 “책집에 갑니다”라는 이름을 붙여서 자리를 꾸리려고 합니다.


ㅅㄴㄹ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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붙이는 사진은,

2026년 가을날,

서울 <캘커타 앤 코코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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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빛 / 숲노래 책읽기

책하루, 책과 사귀다 202 삶길



  우리는 곁에 삶을 둡니다. 일거리나 놀잇거리 모두 삶이고, 곁님(남편·아내)도 삶이고, 아이들도 삶이며, 어버이도 삶입니다. 남처럼 맞이할 삶이 아닌, 나대로 나아갈 삶입니다. 남을 따라가는 삶이 아니라, 나로서 걸어갈 삶이에요. 짝꿍을 만나는 삶이면서, 짝꿍보다는 혼살림을 노래하는 삶이기도 합니다. 아이를 낳아 돌보는 삶이면서, 스스로 낳은 아이가 아니어도 마을아이나 이웃아이를 사랑으로 보살피는 삶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늘 바로 이곳에서 오늘 살림을 지으며 스스로 사랑을 일구는 삶이기에 따로 ‘즐겁다(행복)’ 하고 말하지 않더라도 차곡차곡 하루를 가꾸면서 누립니다. 혼자 가는 길이기에 고단할까요? 두셋이나 너덧이 함께 가는 길이기에 지칠까요? 스스로 고단하다고 여기면 혼자이든 여럿이든 고단합니다. 스스로 홀가분하다고 여기면 여럿이든 혼자이든 홀가분합니다. 누구나 다 다르게 오늘을 맞이하면서 삶을 밝히는 길입니다. 언제 어디에서나 바라보는 삶입니다. 어느 날은 버거울 만하고, 어느 날은 가벼울 만하고, 어느 날은 짜증스러울 만하고, 어느 날은 빙그레 웃을 만합니다. 꼭 “이러해야 한다”고 못박지 않으면 돼요. 서로서로 가만가만 삶이라는 오늘 이 하루를 걸어가기에 스스로 즐거이 사랑입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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