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4.13.
《셋이서 집 짓고 삽니다만》
우엉·부추·돌김 글, 900KM, 2020.7.1.
담하고 붙은 옆집에서 새집을 짓는데, ‘샌드위치판넬’을 쓴다. 이 얄딱구리한 이름을 손질할까 하다가 그만둔다. 나라를 다스리건, 글이나 책을 쓰건, 뭔가 뜻있는 일을 하건, 집짓는 일을 하건, 하나같이 일본 말씨나 한자말에 길들어서 헤어나지 않는다. 무엇보다도 이제는 돌·나무·흙은 없는 집으로 바뀐다. 왜 나무로 기둥을 못 세울까? 왜 나무로 칸을 두르지 못할까? 흙에서 얻은 살림으로 집을 지은 다음, 이 집을 허물어야 할 적에 고스란히 흙한테 돌려줄 만하도록 짓기가 어려울까? 살림집다운 집 한 채를 짓는 길을 닦지 않는 사람들은 ‘KF-21’이란 싸움날개(전투기)를 우리 손으로 지었다면서 손뼉을 친다. 창피하다. 싸움날개를 때려지을 돈과 머리를 ‘푸르게 짓는 집살림’에 쏟으면 이 나라는 얼마나 깨끗하고 아름다울까? 《셋이서 집 짓고 삽니다만》을 읽는데, 인천 이야기가 줄줄이 흐른다. 나고 자란 곳은 모두 다른 세 사람이 얼결에 ‘인천·강화’라는 터에서 새롭게 꿈을 지피면서 어우러졌네. 집이란 잠을 자는 곳도, 목돈장사를 하는 연모도 아니다. 집이란 아이를 낳아 사랑으로 돌볼 보금자리이지. 이 나라가 아이를 먼저 생각한다면 싸움날개 따위는 집이치우리라. 아이가 안 태어나는 이 나라는 참말 부끄럽다. ㅅㄴ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