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7.22.


《사자왕 형제의 모험》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글·일론 비클란드 그림/김경희 옮김, 창비, 2015.7.10.



오늘 하기로 한 서울일은 그만둔다. 서울에 벼락비가 쏟아진단다. 집에서 조금 쉬다가 저잣마실을 다녀온다. 《사자왕 형제의 모험》을 곱씹는다. 한글판 가운데 창비는 “사자왕 형제의 모험”이라 했지만, 그동안 나온 다른 한글판은 “레이온 야이따 형제”라 했다. 다른 한글판은 ‘-왕’도 ‘모험’도 넣지 않았다. 스웨덴말 ‘레이온 야이따’는 영어로 하면 ‘Lionheart’입니다. 《Broderna Lejonhjarta》라는 이름에서도 엿보듯, 언니는 동생한테 “죽음은 나쁘지 않다. 그저 다른 길이고, 그곳에는 아픔도 괴로움도 없다.”고 들려준다. 우리로 친다면 ‘레이온 야이따’는 ‘범넋’이나 ‘범가슴’이라 할 만합니다. “들빛(사자)으로 씩씩한 넋”이나 “숲빛(범)으로 기운찬 얼”을 빗댄 이름이다. 그래서 두 아이는 ‘새길’을 간다. ‘모험’하고 다르다. 얼핏 보면, 삐삐나 레이온 야이따는 ‘외톨이(고아)’인 듯하지만, 삐삐는 어엿이 아버지가 살았고, 어머니도 ‘죽음’이 아닌 ‘별’에 있다고 들려준다. 린드그렌 님은 “앓아누운 이녁 아이”한테 이야기를 들려준 터라, “아이가 천천히 철이 들어서 스스로 일어서는 빛”을 느끼고 맞아들여서 일구도록 북돋우려는 마음을 담았다고 할 수 있다. ‘외톨이’가 아니라 ‘스스로 서는 아이’로 보아야 어울린다. 무엇보다도 린드그렌 님이 남긴 이야기는 ‘현실을 넘는 상상력’이 아니라 ‘오늘과 이곳을 바로보는 눈빛’으로 ‘하루를 새롭게 일구는 사랑’을 담았다고 느낀다. 우리가 선 이곳을 바로볼 때라야, 이곳을 일으킬 빛이 바로 ‘사랑’인 줄 깨닫겠지. 삐삐도 레이온 야이따 언니동생도, ‘참사랑’을 바라보고 나온 길을 들려준다고 본다. ‘좋아하는 마음’이 아닌 ‘사랑’을 다루니까.


https://www.youtube.com/watch?v=bSj0QBKM-G8&t=5s 

이곳으로 들어가면 ‘레이온 야이따’ 스웨덴 영화를 볼 수 있다. 한글판은 ‘옮김말이 아리송한’ 곳이 꽤 있다. 책이름부터 잘못 옮긴 얼거리를 이제라도 제대로 다시 짚으면서 하나하나 곱씹어야 할 텐데 싶다.


#Broderna Lejonhjarta

#The Brothers Lionheart

#AstridLindgren #IlonWilkand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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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7.21.


《국가 공인 미남》

 박상률 글, 실천문학사, 2016.7.29.



엊저녁에 ‘정지돈 말썽’ 이야기를 들었다. 어젯밤에는 무릎셈틀이 숨을 거두었다. 아침에 하늘빛을 헤아리면서 “이오덕 읽기 모임”을 편다. 1965년에 나온 《글짓기 교육》을 보여주면서 ‘짓기·쓰기’라는 낱말에 얽힌 살림을 짚고서, 〈울프워커스〉라는 보임꽃 이야기를 곁들이고, 《손, 손, 내 손은》이라는 그림책이 얼마나 빛나는 아름책인지 들려주면서 함께 읽는다. 이윽고 〈책과 아이들〉 지기님하고 ‘들숨날숨’과 ‘나비’와 ‘두 날개’ 이야기를 한참 하고서 사상나루로 건너간다. 《국가 공인 미남》은 무슨 책일까? 뭔가 많이 창피하다. ‘어른이 볼 글’하고 ‘푸름이가 볼 글’하고 ‘어린이가 볼 글’을 굳이 갈라야 하지 않는다. 줄거리나 이야기는 매한가지로 다루면서 글결을 살짝 추스를 수 있더라도, 군소리나 잔소리나 노닥소리는 걷어낼 노릇이라고 본다. 어떤 삶과 마음을 담아낼 적에 ‘글’이라고 할 수 있는지 어린이 곁에서 헤아릴 노릇이다. 끼리끼리 어울리면서 히죽히죽하는 부스러기는 이제 걷어낼 때이지 않을까? 비아냥이나 비웃음은 ‘글’이 아닌 ‘글시늉’이다. 장난질은 ‘글장난’이다. 샘물을 자아올리듯 푸른사랑과 푸른가락을 싱그러이 나눌 줄 알 때에 비로소 사람으로서 살림을 지필 텐데.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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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7.20.


《나는 신기한 박물관에 출근한다 9》

 사와라 토모 글·그림/나민형 옮김, 시리얼, 2024.4.25.



진주에서 부산으로 건너가려는데 시외버스에 빈자리가 없다. 나는 미리끊기를 했지만, 버스나루에 그냥 온 할매할배는 한참 기다려야 한다. 빽빽한 길을 흔들리면서 부산으로 들어선다. 〈책과 아이들〉부터 찾아간다. 책집 곁에 있는 샘터에서 샘물을 길어서 마신다. 일찍 쉰다. 저녁에 일어나서 시내버스로 〈카프카의 밤〉으로 간다. 오늘은 ‘알아보다·알아주다’라는 두 낱말을 바탕으로 ‘0살∼100살’ 사이에 어떻게 스스로 살림을 짓는지 갈무리해서 들려주고는, ‘따돌리다’라는 우리말 밑뜻을 풀이하고서 함께 쪽글쓰기를 한다. 《나는 신기한 박물관에 출근한다 9》을 읽었다. 놀랍고 새롭게 하루를 누리는 살림숲(박물관) 사람들이 어떻게 들숲바다와 마을을 마주하는지 들려주는 줄거리이다. 다르게 보고, 다르게 살고, 다르게 가지만, 나란히 만나고, 함께 얘기하고, 같이 찾아나서는 살림숲이다. 어린이하고 푸름이 모두한테 이바지할 만한 그림꽃이라고 느낀다. 어떤 일터나 일자리만 보여주는 줄거리를 넘어서, 어느 일터니 일자리에서 저마다 어떤 꿈을 키우고서 사랑을 어떻게 가꾸는지 들려주는 얼거리일 적에 알차다. 우리는 어떤 글과 그림을 선보이는 어른일까? 우리는 어떤 글과 그림을 읽고 나누면서 하루를 맞이하는가?


#早良朋 #へんなものみっけ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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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7.15.


《심야의 유감천만 사랑도감 4》

 오자키 이라 글·그림/박소현 옮김, 서울미디어코믹스, 2019.5.30.



〈책숲 1013〉을 글자루에 담는다. 등짐에 담으니 묵직하다. 읍내 나래터로 간다. 15:30 황산마을 지나가는 시골버스를 탄다. 들길을 걷는데 풀죽임물을 뿌리는 할배 옆을 스친다. 풀을 죽이는 냄새가 코를 찌른다. 할배는 이런 물을 뿌리면서도 멀쩡하신가? 글월꾸러미를 다 부치고서 저잣마실을 본다. 새롭게 묵직한 등짐을 질끈 동여매고서 집으로 돌아온다. 《심야의 유감천만 사랑도감 4》을 읽었다. 한 자락씩 꾸준히 나오는 이 그림꽃은 여러모로 곱씹을 만할 뿐 아니라, 이 나라 돌이(남성)가 꼭 좀 읽기를 빈다. 이를테면 스무 살에 이르는 젊은돌이가 삶과 사람과 살림을 헤아리는 길잡이로 삼을 만하리라 본다. 서른을 넘고 마흔을 지나 쉰을 달리는 돌이한테도 찬찬히 길동무로 마주할 만하다. 사랑은 오직 ‘사랑’이다. 사랑은 짝짓기도 살섞기도 아니다. 짝짓기는 짝짓기요, 살섞기는 살섞기이다. 집안일이란 집안일이고, 집살림이란 집살림이다. 순이도 돌이도 집안일과 집살림을 서로 할 줄 알아야 한다. 서로 사랑하는 사이라면 어느 쪽만 고단하거나 힘겹게 억눌려야 하지 않겠지? 서로 사랑하는 사이일 때에 비로소 아이를 낳을 텐데, 아이를 어떻게 낳아서 어떻게 돌보면서 어떻게 살아갈는지부터 먼저 얘기해야 짝꿍이다.


#尾崎衣良 #深夜のダメ恋図鑑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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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7.14.


《손, 손, 내 손은》

 테드 랜드 그림, 빌 마틴 주니어·존 아캠볼트 글/이상희 옮김, 열린어린이,2005.6.20.



엊저녁부터 비가 내린다. 비날을 맞이하기 앞서 이불을 잘 말렸고, 이불잇도 빨아서 건사했다. 부드럽게 퍼지는 빗소리를 듣고, 촉촉하게 적시는 비내음이 감돌면서, 한여름 더위가 꽤 수그러든다. “Here Are My Hands”를 옮긴 《손, 손, 내 손은》을 모처럼 되읽는다. 얼마 앞서 《꽃이 필 거야》(정주희, 북극곰, 2023)라는 그림책을 보면서 몹시 아쉬웠다. 꽃과 웃음과 춤을 아이하고 어우르는 줄거리인데, 가시내만 꽃순이요 춤순이로 그리더라. 요즈음 나오는 숱한 그림책은 왜 순이만 담으려 할까? 가시내랑 머스마가 곱게 어울리는 어깨동무를 그려내야 아름답지 않은가? 《손, 손, 내 손은》은 가시내랑 머스마가 어울릴 뿐 아니라, 온누리 모든 어린이가 어울린다. 손 하나를 바탕으로 어떤 하루요 삶이며 노래이고 눈물웃음인지 따사롭게 꽃으로 피우는 얼거리라고 하겠다. 일부러 모든 살빛 어린이를 담아야 하지는 않는다. 들과 숲과 바다를 헤아리면서 하늘을 품는 눈길과 손길로 담으면 된다. 보라. 하늘이 한 가지 빛깔인가? 바다에 한 가지 헤엄이만 사는가? 들과 숲에 한 가지 풀꽃이나 나무만 있는가? 사람이 사람으로서 사람답게 빛날 적에 비로소 꽃으로 피어나면서 나비랑 새가 찾아들어 함께 노래를 누린다.


#HereAreMyHands (1987)

#BillMartinJr #JohnArchambault #TedRand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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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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