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 말넋 2025.3.9.
오늘말. 다짜고짜
그저 합니다. 다짜고짜 하지 않습니다. 그냥 하지요. 아무렇게나 안 합니다. 수월히 맞아들여요. 어설피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넉넉잡고 나눕니다. 어줍게 주거나 받지 않습니다. 답치기라면 사납습니다. 망탕으로 하니 철없습니다. 들이대지 말아요. 천천히 추려서 수수하게 걸으면 즐겁습니다. 남이 보면 내 몸짓은 바보 같을 만합니다. 누가 보면 참 멍청하게 군다고 여길 수 있어요. 그러나 다 모르고 하는 말입니다. 가볍게 흘려들으면서 처음으로 돌아갑니다. 투박하게 일구는 두 손으로 굵고짧은 나무줄기를 살며시 토닥입니다. 섣부르게 내미는 손바닥에 앉는 새는 없습니다. 우격다짐으로 뻗는 팔에 다가오는 나비는 없습니다. 어정쩡하게 서지 말아요. 그대로 서요. 생각없이 굴지 말아요. 흔한 몸짓 같다지만, 나무 곁에서 나무처럼 고요히 서면 새도 나비도 우리 어깨에 내려앉습니다. 자그마한 마당에 서서 구름을 바라봅니다. 구름조각을 낱낱이 헤아립니다. 풀꽃나무를 잊기에 얼치기로 뒹굴고, 해바람비를 잃기에 좀스럽구나 싶습니다. 아이는 마냥 코흘리개이지 않습니다. 아이는 단출히 하늘빛입니다. 아이 곁에서 나란히 하늘숨을 마십니다.
ㅍㄹㄴ
그저·그대로·그냥·마냥·이냥·한낱·흔한·아무·아무렇게나·함부로·쉽다·수월하다·가볍다·수수하다·홑·낱·낱낱·하나·단출하다·깔끔하다·굵고짧다·추리다·간추리다·솎다·작다·줄다·줄줄이·짧다·어설프다·어수룩하다·섣부르다·어정쩡하다·너끈하다·넉넉잡다·넉넉하다·넋나가다·어줍다·얼간이·얼나가다·얼뜨기·얼치기·덮어놓고·무턱대고·다짜고짜·들이밀다·달려들다·답치기·덤비다·들이대다·치닫다·마구·망탕·막하다·비리다·바보·멍청하다·모르다·생각없다·설렁설렁·쑥·우격다짐·턱·탁·톡·툭·투박하다·졸때기·좀스럽다·쪼르르·코흘리개·처음·철없다·허술하다 ← 단순(單純), 단순화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