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기억의


 기억의 지속이 힘들다면 → 그대로 남기기 힘들다면

 기억의 기록이 중요하다 → 떠올려서 남겨야 한다


  ‘기억(記憶)’은 “1. 이전의 인상이나 경험을 의식 속에 간직하거나 도로 생각해 냄 2. [심리] 사물이나 사상(事象)에 대한 정보를 마음속에 받아들이고 저장하고 인출하는 정신 기능 3. [정보·통신] 계산에 필요한 정보를 필요한 시간만큼 수용하여 두는 기능”을 뜻한다고 합니다. ‘기억 + -의’ 얼거리라면 ‘-의’를 털어내면서 ‘떠올리다·곱새기다·곱씹다·새기다·아로새기다’나 ‘그리다·돌아보다’나 ‘생각·넋·옛넋·옛날넋·옛생각’으로 손질합니다. ‘머리·빛’이나 ‘알다·낯익다·익다·익숙하다’나 ‘남기다·남다·담다·간직하다·건사하다’로 손질할 만하고, ‘일·있다·이야기’나 ‘더듬거리다·짚다·톺다’나 ‘머금다·살아나다·되살리다·살리다’로 손질합니다. ‘되살피다·되살아나다·되씹다·되새기다·되짚다’나 ‘들어가다·들어오다’나 ‘나날·날·삶’으로 손질해도 되어요. ㅍㄹㄴ



문옥주 할머니의 기억의 정확성에 다시 한 번 감동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 문옥주 할머니가 얼마나 또렷이 떠올리는지 다시 벅차지 않을 수 없습니다

→ 문옥주 할머니가 참으로 똑똑히 되새기기에 다시 놀라지 않을 수 없습니다

《버마전선 일본군 위안부 문옥주》(모리카와 마치코/김정성 옮김, 아름다운사람들, 2005) 21쪽


기억의 끈에 꿰여 있는 단추들은 로라의 가족사를 상징하는 메타포입니다

→ 떠올린 끈에 꿰인 단추는 로라네 이야기를 빗댑니다

→ 옛생각 끈에 꿰인 단추는 로라네 이야기를 보여줍니다

→ 옛생각을 끈에 꿴 단추는 로라네 이야기를 드러냅니다

→ 옛생각을 끈에 꿴 단추는 로라네 이야기를 나타냅니다

《그림책 톡톡 내 마음에 톡톡》(정봉남, 써네스트, 2017) 340쪽


기억의 처음은 내가 기어 다니다가 첫걸음을 걸으면서 똥을 내질렀다는 것

→ 떠오르는 처음은 내가 기어다니다가 첫걸음을 떼면서 똥을 내질렀다는

→ 되새기는 처음은 내가 기어다니다가 첫걸음을 디디며 똥을 내질렀다는

《낮은 데서 시간이 더 천천히》(황화섭, 몰개, 2023)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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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영어] 도슨트docent



도슨트 : x

docent : 1. (대학에서 정규 교수가 아닌) 강사 2. (박물관 등의) 안내원

ド-セント(docent) : 도슨트, 박물관·미술관 등에서 관람객들에게 전시물에 대해 설명하는 안내인

 


한동안 한자말로 ‘안내원’이라 하더니, 이제는 영어로 ‘docent’를 쓰는구나 싶습니다. 한자말과 영어 사이에 우리말은 낄 틈이 없구나 싶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우리말로 ‘가르치다·갈치다’나 ‘길불·길빛·길잡이·길라잡이·길앞잡이’나 ‘길잡님·길님·길잡이불·길잡이빛·길눈이’라 할 만합니다. ‘끌다·끌고 가다·끌어가다·끌힘’이나 ‘이끌다·이끎이·이끎빛·이끎지기’라 할 수 있어요. ‘알림길·알림이·알림빛·알림지기·알림꽃’이라 할 만하지요. ‘키·키잡이·키질’이라 해도 어울립니다. ‘열린길잡이·열린길빛’이나 ‘마음길님·마음꽃님·마음밭님’이나 ‘불빛·불빛줄기·빛줄기·횃불’처럼 여러모로 새롭게 헤아릴 만합니다. ㅍㄹㄴ



도슨트로 일하면서 청소년 관람객을 만나는 일은 흔하지 않습니다

→ 길잡이로 일하면서 푸른손님을 만나기란 쉽지 않습니다

→ 키잡이로 일하면서 푸름이을 만나기란 어렵습니다

《미래 세대를 위한 자연사 이야기》(신나미, 철수와영희, 2025)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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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궂은 말씨 1781 : 부모님 것 중 자신들 게 거


나를 낳고 부모님이 뼈저리게 느낀 것 중 하나는 자신들이 모르는 게 많다는 거였다

→ 나를 낳은 두 분은 너무 모르는 줄 뼈저리게 느꼈단다

→ 엄마아빠는 나를 낳고서 너무 몰랐다고 뼈저리게 느꼈단다

《두근두근 내 인생》(김애란, 창비, 2011) 59쪽


짤막하게 쓰는 글에 ‘것’을 세 군데나 넣으면 몹시 얄궂습니다. 있는 대로 늘어뜨리는 군더더기 말씨이기도 합니다. 첫머리에 ‘나’를 먼저 놓고 싶다면, “나를 낳은 두 분은”으로 다듬고, ‘엄마아빠·어버이’를 먼저 놓고 싶다면, “엄마아빠는 나를 낳고서”로 다듬습니다. “-ㄴ 것 중 하나”는 잘못 쓰는 옮김말씨예요. 옮김말씨를 잘못 쓰느라 끝자락에 “-ㄴ 게 많다는 거였다”처럼 ‘것’을 잇달아 붙이고 말아요. “엄마아빠는 + 나를 낳고서 + 너무 몰랐다고 + 뼈저리게 느꼈단다”처럼, 임자말과 몸말(줄거리)과 맺음말이라는 얼거리로 수수하게 쓸 노릇입니다. ㅍㄹㄴ


부모(父母) : 아버지와 어머니를 아울러 이르는 말 ≒ 이인

중(中) : [의존명사] 1. 여럿의 가운데 2. 무엇을 하는 동안 3. 어떤 상태에 있는 동안 4. 어떤 시간의 한계를 넘지 않는 동안 5. 안이나 속

자신(自身) : 1. 그 사람의 몸 또는 바로 그 사람을 이르는 말 ≒ 기신(己身) 2. 다름이 아니고 앞에서 가리킨 바로 그 사람임을 강조하여 이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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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궂은 말씨 1782 : 부모 부모의 가질


부모는 왜 어려도 부모의 얼굴을 가질까

→ 어버이는 왜 어려도 어버이 얼굴일까

→ 엄마아빠는 왜 어려도 엄마아빠일까

《두근두근 내 인생》(김애란, 창비, 2011) 77쪽


우리말에는 “얼굴을 가지다”가 없습니다. 그냥 옮김말씨입니다. 우리말은 “얼굴이다”입니다. 또는 “웃는 얼굴을 짓는다”나 “우는 얼굴을 한다”처럼 ‘짓다·하다’를 보태어 결을 살짝 넓힙니다. 아이를 낳은 사람은 ‘어버이’예요. ‘엄마아빠’라고도 합니다. 우리말 ‘어버이·엄마아빠’는 순이(어머니·엄마)를 앞에 놓습니다. ㅍㄹㄴ


부모(父母) : 아버지와 어머니를 아울러 이르는 말 ≒ 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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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궂은 말씨 1783 : 도망 시작 -여 있 사실 -ㅁ -ㅁ을 느꼈


나는 내가 도망치려 했던 시작이 다시 내 앞에 놓여 있다는 사실에 설렘과 두려움을 느꼈다

→ 나는 내가 달아나려 하던 처음이 다시 내 앞에 놓였기에 설레면서 두려웠다

→ 나는 내가 놓으려 하던 첫걸음이 다시 내 앞에 있기에 설레고 두려웠다

→ 나는 처음부터 달아나려 했지만 다시 내 앞에 나타났기에 설레며 두려웠다

《두근두근 내 인생》(김애란, 창비, 2011) 221쪽


첫머리 “내가 도망치려 했던 시작이”는 매우 엉성합니다. “내가 달아나려 하던 처음이”로 손보더라도 우리말 같지 않습니다. 아무래도 “나는 처음부터 달아나려 했지만”으로 더 손보아야 우리말 같습니다. “놓여 있다는 사실에”는 옮김말씨예요. “놓였기에”나 “있기에”로 바로잡습니다. “설렘과 두려움을 느꼈다”도 옮김말씨입니다. “설레고 두려웠다”라든지 “설레며 두려웠다”로 고쳐씁니다. ㅍㄹㄴ


도망(逃亡) : 피하거나 쫓기어 달아남

시작(始作) : 어떤 일이나 행동의 처음 단계를 이루거나 그렇게 하게 함. 또는 그 단계

사실(事實) : 1. 실제로 있었던 일이나 현재에 있는 일 2. 겉으로 드러나지 아니한 일을 솔직하게 말할 때 쓰는 말 3. 자신의 말이 옳다고 강조할 때 쓰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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