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삶읽기 / 숲노래 마음노래

하루꽃 . 토론은 어디로 2025.9.21.해.



너는 ‘이야기’를 하려고 말을 듣다가 걸 뿐이지만, 저쪽에서는 ‘토론(말싸움)’으로 여길 수 있어. 너는 ‘이야기’라는 마음으로 네 삶과 살림과 사랑을 숲말로 펴더라도, 저쪽은 숲에 안 깃들거나 숲을 안 품는 삶일 수 있어. 모든 사람은 누구나 스스로 숲이지만, “서울에서 태어난 몸”이라는 핑계를 내세우더라. 서울에서 태어났기에 나무가 “나무 아닌 것”일까? 서울에서 싹트기에 풀꽃이 “풀꽃 아닌 것”이겠니? 사람은 숲에서 나든 시골에서 나든 서울에서 나든, “숲을 몸마음으로 품은 사랑씨앗인 빛”이야. 그래서 모든 사람은 ‘말’로 ‘마음’을 나누는 ‘이야기’를 하는 동안 스스로 배우지. 서로 마음을 말로 나눈 이야기를 곰곰이 짚고 돌아보면 스스로 익히고. 네가 ‘이야기’가 아닌 ‘말싸움(토론)’을 꾀했다면, 화살부터 쏘게 마련이야. 그러니까 넌 화살이 아닌 ‘마음(말)’을 드러내고 들려주는데, 저쪽에서 발끈하면서 불타오를 수 있는데, 저이가 늘 불타오르면서 스스로 갉고 죽인다는 뜻이야. 너는 저이가 불길을 끄거나 누그러뜨리고서 ‘사랑씨앗인 숲빛’을 돌아보기를 바라겠지. 오직 불씨 아닌 사랑씨일 적에 누구나 스스로 살리고 가꾸고 일으킬 테니까. 이야기를 이야기로 안 여기는 마음인 사람이 부쩍 느는구나. 그러나 걱정하지 마. 이이도 저이도 그이도 스스로 타올라서 드디어 재가 되고서야 눈물로 깨우칠 테니까. 활활 타오르고 싸우며(토론) 재가 되는데도 안 깨우쳐서 안 거듭나더라도 걱정하거나 딱하게 여길 까닭이 없어. 너는 늘 “누구나 숲사람이요, 저마다 숲씨앗이요, 언제나 숲말로 스스로 깨운다.” 하고 넌지시 속삭이면 돼.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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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삶읽기 / 숲노래 마음노래

하루꽃 . 선동가 2025.9.26.쇠.



불을 지피는 불씨를 퍼뜨리는 손짓이 있고, 들숲을 이루는 풀씨를 뿌리는 손길이 있어. 불씨를 퍼뜨리는 손짓이란, ‘불손’일 텐데, 불수렁에 모두 사로잡혀서 불타오르기를 바라지. 사람들이 불타오르면 삶을 안 보고 살림을 등지고 사랑을 잊거든. 풀씨를 뿌리는 손길이란, ‘풀손’일 텐데, 푸른들과 푸른숲과 푸른메에 누구나 즐거이 잠겨서 놀고 노래하기를 바라. “불씨를 뿌려서 모두 타오르다가 타죽는 불늪”을 꾀하려고 미움말을 퍼뜨리는 불꾼(선동가)은 불바다 한복판에서 돈·이름·힘을 거머쥐고 누린단다. 숱한 붓꾼(기자·작가)과 말꾼(정치인·유튜버)을 보면 으레 불씨를 흩뿌리고 심더구나. 너는 무슨 글을 읽니? 네가 읽는 글은 널 불태우지 않니? 너는 무슨 그림을 봐? 네가 보는 그림(영상)은 온통 불사르는 줄거리이지 않니? 너는 풀씨를 뿌리거나 심는 글을 멀리하는구나. 너는 풀씨를 돌보고 아끼는 들숲메를 등지면서 사는구나. 아무래도 너는 불꾼한테 휩쓸려서 불씨를 넘겨받는 삶이 아니라, 너부터 불씨를 뿌리는 작은 불꾼이라서 큰불꾼한테 얹혀가는 듯해. 너도 나란히 불씨를 뿌리는데 ‘그들’만 불씨를 뿌린다면서 손가락질을 하는걸. 언뜻 불씨로 불을 지펴야 따뜻해 보인다고 여기느라, 자꾸 불바다로 다가가다가 그만 불장난에 사로잡히는 사람들이 수두룩해. 불타올라야 ‘젊음’인 줄 잘못 알거든. 푸르게 짓고 나누는 푸근한 몸짓이 ‘젊음’인 줄 모르더구나. 풀씨로 숲을 이루는 곳이 포근하단다. 풀과 나무가 짙게 우거지는 곳이 한결같이 부드럽고 따스히 안기는 품이야. 네 말씨와 마음씨를 푸르게 물들이기를 바라.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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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삶읽기 / 숲노래 마음노래

하루꽃 . 또래집단 2025.9.27.흙.



나이나 몸이나 마음이나 삶이나 여러모로 비슷하거나 닮을 적에 ‘또래’라고 해. 나이만 비슷한 또래가 있고, 마음과 길과 눈이 비슷한 또래가 있어. 돈과 이름과 힘이 비슷한 또래가 있고, 이야기꽃과 숨결이 비슷한 또래가 있단다. 또래란 수두룩해. 네 스스로 어떻게 살아가기를 바라느냐에 따라서 다 다른 또래를 이루지. 나이만 같고 마음과 삶이 아주 다르거나 어긋나는 또래가 있어. 나이는 달라도 뜻과 길이 같구나 싶은 또래가 있고. 네가 깃들거나 바라는 또래는 어떤 모습과 갈래이니? 오늘날 이 별에서 여러 학교·일터·마을·모임을 죽 보면, 나이나 몸만 비슷하게 또래로 묶기 일쑤야. 나이나 몸은 달라도 되는데, 나이와 몸만 앞세우고서 마음·길·눈·살림·숨결은 안 살피는 탓에, 사납고 모질며 짓궂은 ‘또래무리’가 생기고 말아. 또래란, 비슷하다고 여겨서 모이는 사이잖니? 그러다 보니 “우리랑 나란히 안 하네?” 하고 여기는 누가 있으면, 바로 따돌리고 괴롭힌단다. “우리랑 똑같이 안 하네?” 하고 느끼는 누가 있으면, 바로 쳐내고 때리고 밟더구나. 왜 또래를 움직이려고 하니? 왜 또래를 뭉치려고 하니? ‘또래’가 아닌 ‘동무’로 동글게 돌보고 돕는 사이로 나아갈 노릇이야. ‘또래’가 아니라 ‘두레’로 두르고 둘러보고 나눠서 일하는 길을 찾을 노릇이지. 묶으니까 올가미에 발이 잡혀서 못 나와. 무리를 지으니까, 삶과 살림을 안 지으면서 사랑을 몰라. ‘지음·짓기’란 억지도 굴레도 아닌, 햇빛과 별빛과 숲빛과 바람빛과 바다빛을 담을 노릇이란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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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노래꽃

노래꽃 . 님은 어디에?



제비꽃이 핀다

제비가 돌아오는 봄에

겨울오리 찾아올 한가을에


참새가 노래한다

나락 익는 가을날에

새봄에 꽃잔치 이룰 적에


저 멀리 별은

밤마다 찾아오고서

반딧불이가 반짝이네


이제 꿈을 그린다

내가 나를 돌아볼 오늘을

너랑 만나는 새벽이슬을


2025.9.30.불.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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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노래꽃

시를 씁니다 ― 60. 플라타너스



  우리 곁에 서는 나무가 숱합니다. 사람이 사람으로서 살아온 터전에는 언제나 뭇나무가 우거졌습니다. 나무가 없이는 숨쉬지 못 하고, 나무가 없이는 집짓지 못 하고, 나무가 없이는 살림이며 세간을 마련하지 못 하고, 나무가 없이는 들숲메가 메마르기에, 사람뿐 아니라 뭇숨결은 살아가지 못 합니다. 이 별에서 사람과 함께 살아가는 나무는 다 다른 땅과 하늘과 날과 철에 따라서 그야말로 다르게 싹트고 자라고 뻗습니다. 사람은 다 다른 나무를 다 다르게 마주하고 품으면서 “사람도 서로 다르면서 나란한 숨빛”인 줄 배웁니다. 풀 한 포기도 서로 다르고, 나무 한 그루도 서로 달라요. 더구나 까마득하게 솟거나 커다랗게 서는 나무라지만 나무씨 한 톨은 매우 작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씨앗·열매를 보면서 ‘방울나무’로 이름을 붙이기도 하고, 줄기빛·줄기무늬를 보면서 ‘버즘나무’로 이름을 붙이기도 한 ‘플라타너스(platanus)’입니다. 여름바람을 잎빛으로 시원하게 달래는 나무 가운데 하나입니다. 푸른들에 파란하늘 같은 바람을 일으키는 나무라면, 여름뿐 아니라 봄가을에도 푸른숨을 내놓아 이바지하고, 겨울에도 푸른빛을 베풀며 이바지합니다. 그냥 부는 바람은 없어요. 모래벌에서는 메마르고 뜨겁게 훅훅 부는 바람입니다. 바다에서는 바닷방울 기운을 품는 바람입니다. 나무 곁에서는 나무가 다독이면서 어루만지는 바람입니다. 풀밭에서는 작은 풀꽃이 북돋우는 바람입니다. 방울처럼 밝게 노래하는 바람 한 줄기를 헤아리면서 큰나무 굵은줄기를 쓰다듬습니다.



플라타너스 (방울나무·버즘나무)


처음은 누구나 씨앗으로

첫길은 언제나 뿌리부터

첫눈은 살그머니 하늘로

이제부터 바람을 머금고


껑충껑충 큰나무 보면서

높이높이 하얀별 보다가

줄기가 굵고 가지를 내어

잎을 활짝 벌린다


조금씩 자라는 동안

줄기껍질을 벗어

꽃지고 맺는 열매는

동그랗게 알알이


단열매나 아름꽃 아니나

푸른잎으로 물결 이루어

바닷소리를 고루 퍼뜨려

한여름을 파랗게 식힌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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