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노래꽃

노래꽃 . 나는 얼마나 바보(밥보)일까?



쉰 살이 넘어도 걷는, 뚜벅바보

읽고 또 읽고 새로 읽는, 책바보

더우면 신나게 해바라기, 여름바보

추우면 기쁘게 찬바람, 겨울바보


바보로 걸어가다가

나무 한 그루 곁에 서다가 앉아서

나즈막이 돋은 풀을 쓰다듬다가

서울 한복판에도 살살 나는

나비를 바라본다


어느 곳이든 처음에는 푸른들 푸른숲

애벌레가 잎을 갉고

작은새가 둥지 트는

어린 빛이 깃들고 자라는 하늘밭


2026.8.25.불.


ㅍㄹ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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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노래꽃

노래꽃 . 들어서면



마을앞에서 시골버스를 탄다

첫가을 첫머리에 아직

얼음바람 꽁꽁 흐른다

손님은 모두 셋


읍내에 내려 저잣마실 하고

등짐에 하나하나 담고 걷지


모처럼

기스락숲으로 걸어오르니

짙푸른 잎빛이


버스로 가게로 들어서면 이렇게

숲으로 집으로 들어서면 저렇게

나비하고 나무로 들어서면

그저 푸르게


2026.9.7.달.


ㅍㄹ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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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노래꽃

노래꽃 . 집에서는



집에 있으면

이 여름이 저무는 막바지에

곧 떠나갈 꾀꼬리노래 아직 있고


비가 함박처럼 쏟아지는 사이에

매미와 풀벌레가

처마밑에 깃들어 노래를 베풀고


마당에 우거지는 나무와

뒤꼍에서 뻗는 나무가

바람타며 바다소리 들려주고


집에서는

짓짓 칫칫 살랑 쏴락

온소리를 그득그득 누리고


2026.8.20.나무.


ㅍㄹ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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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노래꽃

노래꽃 . 내기 (내다)



목소리를 내기보다는

생각을 새로하고 몸으로 뛰고

조용히 일구자고 여긴다


나는 바란다

찾아내기 알아내기 그려내기 살아내기

보아내기 펼쳐내기 풀어내기 품어내기


나는 걷는다

시골내기 맨발내기 멧숲내기 바다내기

하늘내기 말꽃내기 나무내기 나비내기


비가 내리는 날이면 빗물내기로

날마다 새벽 맞으며 이슬내기로


2026.8.20.나무.


ㅍㄹ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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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노래꽃

노래꽃 . 후박나무 그늘



해가 바라보이는 곳에

후박꽃이 피고

후박알이 맺는다


나무열매 쪼려는 새는

우람한 나무에 척 날아앉는데

이 가지 저 가지 타며

기쁘게 훑는 동안

어느새 나무그늘에 깃든다


나무에 찾아든 새를 보려고

나무 곁으로 다가서면

나도 나란히 스르르

나무그늘에 함께 스민다


2026.7.26.해.


ㅍㄹ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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