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노래꽃

노래꽃 . 맨날



시끌거리는 저녁이 지나면

떠들던 소리 저리 가면서

바람 사이로 우는 밤새가


밤새와 풀벌레 자는 새벽이면

늦가을에도 아직 참개구리가

아침해 보면서 긴소리로


하루는 늘 달라

오늘은 날씨도 달라

쌀을 씻고 물을 마시고

작은나비 날갯짓 보며

모싯잎에 늘어난 구멍 보며


2026.10.29.나무.


ㅍㄹ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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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노래꽃

노래꽃 . 마침길



처음 받아서 읽던 책을

오늘 덮는다

이제 긴긴 길을 마친다


그동안 읽고 배운 길을

다시 돌아본다

오늘은 하나를 끝내는데


이제 새로 배울 책을 받으면

다시 펼치겠지

처음 내미는 손길로 새로


2026.8.31.달.


ㅍㄹ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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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노래꽃

노래꽃 . 약속하는



글을 쓰기로 하며 다짐했다

나는 늘 나부터 되읽을 글을 쓰고

남한테 잘 보일 글을 삼가고

나중에 기쁘게 돌아볼 얘기를 쓰고

아이한테 물려줄 마음을 쓰고

먼 뒷날 사람이 살필 노래를 쓰고

스스로 눈뜰 하루를 담자고


큰아이와 작은아이가 묻는다

“우리, 뭘 함께할까요?”

곰곰이 생각하고 되새긴다

오늘부터 언제나 한결같이 기쁠

이 하루를 그리는 살림을 짓자고


2026.10.27.불.


ㅍㄹ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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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노래꽃

노래꽃 . 눈뜰래



졸리면 자야지

그만 눈비비고 눕자


안 졸리면 일어나

번쩍 눈뜨고 놀자


멧비둘기가 느티나무에 앉았어

모기가 팔뚝에 앉았네

나비가 고들빼기꽃에 앉아

까치가 감나무에 앉는구나

나는 마당에 앉아서

이 모두를 둘러봐


눈뜨면 흰구름 사이로

새파란 낮하늘 보이고

새하얀 밤별을 헤아려


2026.10.16.쇠.


ㅍㄹ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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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집할머니하고 나란히 노래 한 자락을 써 보았다.

우리 손을 스스로 사랑하는 하루를

글 몇 줄로 옮긴다.

.

.

숲노래 노래꽃

노래꽃 . 손, 손, 내 손은



우리집에서

새를 기다리다가 나비를 앉히고

모기와 파리와 벌과 바람과

잠자리와 빗물과 햇살과 별빛과

풀벌레소리를 고루 만지며 노는

작은손 두 아이하고

나란나란 맞잡는 조금 큰 손으로

두바퀴를 달리고

밥을 짓고 빨래를 하고

춤을 추다가

한여름에 부채질을 해주고

이마를 쓸어넘기는


2026.10.24.흙.


ㅍㄹ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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