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말꽃

오늘말. 씻다


구름은 비를 뿌려 하늘을 씻고 땅을 씁니다. 눈물은 볼을 적시며 마음을 씻고 가슴을 쓸어내립니다. 손길로 옷가지를 빨래하며 때랑 먼지를 벗깁니다. 무엇이든 하면 됩니다. 하지 않으니 되지 않을 뿐입니다. 짐이 있다면 털어 주셔요. 무겁다면 이제 벗겨도 좋고, 없애 볼까요. 앙금을 말끔하게 털어요. 멍울은 깨끗하게 내려놓아요. 굳이 무겁게 갈 까닭이 없습니다. 넉넉하게 마음을 열고, 너끈하게 두 손으로 꿈 한 자락을 쥐어요. 누구는 빠져나가고 누구는 남아서 한다고 여길 만합니다. 참말로 그럴 때가 있을 테지요. 그런데 안 하는 누구를 나무라거나 탓하거나 손가락질하기보다는 그저 우리 스스로 조용히 해보면 사뭇 달라진다고 느껴요. 걱정하지 마요. 걱정은 밀쳐놓고서 활짝 웃으면서 해요. 왜냐하면 우리 삶은 우리가 짓거든요. 달아나는 사람이 있으면 그이한테는 달아나는 몫이 있겠지요. 찬찬히 감싸면서 보듬는 우리 손빛이라면, 이 손길로 새롭게 가꾸거나 지으면서 느긋이 누리는 하루가 될 만해요. 힘들 적에는 비켜서도 됩니다. 아니, 고될 적에는 덜어내요. 사그라든 기운을 넉넉히 쉬면서 채운 다음 두 주먹을 불끈 쥐면서 새로 일어섭니다. ㅅㄴㄹ


되다·씻다·털다·감싸다·벗다·벗기다·벗어나다·없애다·지우다·말끔하다·깨끗하다·깔끔하다·걱정없다·좋다·너끈하다·넉넉하다 ← 면죄(免罪), 면죄부


씻다·털다·덜다·감싸다·벗다·벗기다·벗어나다·없애다·지우다·빼다·빠지다·빠져나가다·사라지다·없다·안 하다·하지 않다·말끔하다·깨끗하다·깔끔하다·비키다·비켜서다·걱정없다·좋다·너끈하다·넉넉하다 ← 면제(免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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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말꽃

오늘말. 삶자국


마음을 쓰기에 살리고, 마음을 안 쓰기에 못 살립니다. 마음이 있다면 삶이 있고, 마음이 없다면 삶이 없어요. 둘레 어디를 보아도 똑같이 있어요. 마음으로 만나고, 마음으로 가며, 마음으로 자리매김을 합니다. 마음 때문에 서로 동무가 되고, 마음이 바탕이 되어 오늘을 가꾸지요. 어느 길을 가더라도 다 다르게 자국이 남습니다. 때로는 즐겁게 일한 자국이, 어느 때는 고되게 일하다가 느른한 자취가 남아요. 지나온 삶에 따라 다른 삶자국입니다. 더 낫거나 덜떨어지지 않습니다. 거쳐온 길에 따라 새로운 삶자취예요. 우리 나름대로 애쓰고 마음쓰고 힘쓴 모든 보람이 이 길마다 아롱다롱 빛납니다. 가다가 안 되더라도 부아를 내지 마요. 뿔이 나거나 성을 낼 까닭은 없습니다. 싫어하는 마음이기에 자꾸 싫은 일을 끌어들여요. 발끈할수록 발끈댈 일이 찾아들지요. 곤두서기보다는 샘솟는 마음이면 좋겠습니다. 못마땅한 눈빛이기보다는 마땅히 사랑하는 눈시울이면 좋겠어요. 부글부글 끓으니 차근차근 다독입니다. 이 하루를 즐기고 싶으니, 오늘 이 삶을 노래하고 싶으니, 함께 웃음지을 터전을 짓고 싶으니, 다시 밑틀을 세워 기지개를 켭니다. ㅅㄴㄹ


살다·살리다·살아남다·있다·버티다·지키다·서다·가다·자리하다·자리매김·때문·바탕·밑·밑틀 ← 존립


자국·자취·발자국·발자취·길·삶·가다·오다·걸어오다·지나오다·거치다·걸음·삶자국·삶자취·삶길 ← 역정(歷程)


부아나다·뿔나다·성나다·골나다·싫다·짜증·부글거리다·발끈하다·발칵·버럭·곤두서다·끓다·못마땅하다 ← 역정(逆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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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말꽃

오늘말. 밝꽃


우리말꽃을 쓰는 길이 아닌 다른 길을 걸었으면 둘레에서 저한테 꼬치꼬치 따지는 일은 드물었으리라 생각해요. 말을 담는 책일 뿐 아니라, 말을 다루는 길을 밝히는 책인 낱말책을 쓰기에, 둘레에서는 우리말꽃에 더 깊고 너르면서 알차고 슬기로울 뿐 아니라, 올바르기도 하고 아름답기도 한 말살림이 부쩍부쩍 피어나기를 바라는 말씀을 여쭙니다. 저는 새말짓기를 으레 하지만, 부러 새말짓기를 하지는 않아요. 어린이하고 어깨동무하며 이야기를 할 적에는 으레 ‘어른끼리는 쉽게 아는 숱한 말씨’가 걸리거든요. ‘사회·학교·선생님·자동차’ 같은 낱말조차 어린이한테는 모두 낯설밖에 없어요. 두어 살 아이한테 “자, 자동차 타자.” 하고 말하니, 아이는 “자도? 자도차? 그게 뭐야?” 하고 묻고, “어, 부릉부릉 달리는 거.” 하고 덧붙이는 어른을 예전에 본 적 있어요. 말을 다루는 길을 갈 적에는 흔한 한자말이건 영어이건 텃말이건 함부로 못 써요. 샅샅이 살펴서 똑똑히 말해야 하는데요, ‘과학적’이란 일본 말씨를 사람들이 어디에 어떻게 쓰는가를 서른 해쯤 들여다본 오늘 아침, ‘깊꽃·밝꽃’ 같은 이름을 지어도 어울리겠다고 느낍니다. ㅅㄴㄹ


깊다·깊꽃·샅샅이·빈틈없이·낱낱이·꼼꼼히·꼬치꼬치·똑부러지다·똑똑하다·단단하다·밝다·밝꽃·바르다·맞다·알맞다·들어맞다·옳다·차근차근·찬찬히·슬기롭다·훌륭하다·아름답다·야무지다·짜임새 있다 ← 과학, 과학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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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말꽃

오늘말. 들쑥날쑥


물결이 오르내립니다. 물결이 오르내리지 않으면 쉽게 막힙니다. 흐르지 않는 물은 고이고, 고이면 썩어요. 배우는 사람은 늘 새롭게 배웁니다. 일하는 어른은 노상 새롭게 일합니다. 노는 어린이는 언제나 새롭게 놀아요. 똑같은 몸짓인 쳇바퀴가 될 적에는 마치 움직이는 듯하지만 움직임이 아닌 겉발림으로 치우쳐요. 굽이치지 못하기에 새롭지 않고, 새롭지 않으니 고이며, 생각이며 마음이 거듭나지 못합니다. 물결치는 마음이라서 흔들린다고 여길 수 있지만, 너울너울하기에 이쪽을 보고 저쪽을 살피면서 다시 나한테 돌아와 어떻게 생각이며 마음이며 몸을 가누어야 즐거운가 하고 알아차립니다. 얼핏 들쑥날쑥인 듯하지만, 이 춤추는 마음이기에 고요하면서 깊이 잠겨서 새록새록 터져나오듯 피어나는 꽃송이가 돼요. 숱한 고빗사위가 넘실거리는 길을 거친, 이러면서 철든 사람을 어른이라 합니다. 어른들이 모이는 자리는 ‘어른뜰’쯤 될까요. ‘어른채’ 같은 이름도 좋겠지요. 눈가리개를 하더라도 마음을 뜨면 모두 봅니다. 누구한테나 숨은빛이 있거든요. 숨은힘을 길어올립니다. 스스로 으뜸빛이 됩니다. 둘레를 포근히 감싸는 빛힘으로 깨어납니다. ㅅㄴㄹ


오르내리다·굽이치다·뜨고 지다·너울거리다·너울너울·나울나울·넘실거리다·넘실넘실·남실남실·물결치다·춤추다·들쑥날쑥 ← 부침(浮沈)


어른뜰·어른채·어른터·어르신뜰·어르신채·어르신터 ← 노인정


눈가리개(눈천) ← 안대(眼帶)


숨은빛·숨은힘·마지막·마지막힘·끝힘·으뜸빛·으뜸지기·으뜸힘·빛힘 ← 비밀병기, 최종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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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말꽃

오늘말. 터가꿈


누가 해주기도 하지만, 스스로 할 적에 한결 빛납니다. 누가 돕기도 하지만, 손수 가꿀 적에 더욱 오래갑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저녁에 잠들 때까지 삶을 가꾸어 봐요. 삶터도 살림도 사랑도 마을도 마음도 차근차근 돌보는 길을 가면 좋겠어요. 혼자 누리지 말고 함께 나누기로 해요. 우리 뜻을 몰아세우거나 밀어붙이지 말고, 어깨동무하면서 활짝 웃는 길을 찾아봐요. 마을이란 다같이 노래하는 터전입니다. 두레란 서로서로 헤아리는 일입니다. 그냥 살기에 삶터가 아닌, 나눔길이기에 삶터예요. 하나가 되는 커다란 한살림도 좋아요. 함께하고 함께짓는 함살림도 좋고요. 도란도란 이 길을 걸어요. 손잡고서 함께걸어요. 스스로 한다고 해서 혼자 하라는 뜻이 아닙니다. 스스로 나서는 다 다른 이웃이 모이기에 새롭게 하나되어 돕고 품앗이를 이루며 울력도 펴는, 오순도순 가는 살림길입니다. 억지로 밀어붙여서는 한마음이 안 됩니다. 닦달하듯 마구 해댄다면 한목소리가 아니지요. 참다이 노래할 줄 아는 사랑이기에 한몸으로 일합니다. ‘하나’란 ‘한’이요 ‘하늘’입니다. ‘하나’란 ‘혼자’이면서 ‘홀가분’입니다. 터를 가꾸는 한길을 노래합니다. ㅅㄴㄹ


삶터를 가꾸다·삶을 가꾸다·삶가꿈·삶가꾸기·살림가꿈·살림가꾸기·터가꿈·터가꾸기·마을가꿈·마을가꾸기·마을돌봄·마을돌보기 ← 환경미화


마을·삶터·두레·울력·품앗이·돕다·같이·다같이·다함께·함께·더불다·같이가다·같이걷다·같이짓다·같이하다·함께가다·함께걷다·함께짓다·함께하다·한살림·함살림·나누다·나눔길·나눔살림·나눔살이·나눔일·하나·하나되다·한마음·한목소리·한몸·도란도란·오순도순·손잡다·어깨동무 ← 공동체, 공동체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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