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흥 군내버스 029. 집으로 데려다주었지
읍내에서 우리를 태우고 집으로 데려다준 버스에서 내린다. 두 아이 모두 졸립다. 작은아이는 내 품에 안기고, 큰아이는 무척 졸리면서도 애써 일어나서 스스로 씩씩하게 내려 준다. 작은아이를 품에 안은 채 군내버스를 바라본다. 천천히 멀어지면서 저물녘 어스름빛을 안고 떠나는 버스 꽁무니를 바라본다. 고마워. 다음에 또 태워 주렴. 버스에서 잠들어서 안고 내린 작은아이인데, 집에 거의 다 닿아서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히죽히죽 웃다가 내 품에서 내려서 고샅을 달린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고흥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