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기에 어떻게 갈 거니, 메이지?
루시 커진즈 지음 / 어린이아현(Kizdom) / 200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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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207


《거기에 어떻게 갈 거니, 메이지?》

 루시 커진즈

 편집부 옮김

 어린이아현

 2004.8.10.



  잘 노는 아이는 참으로 잘 노니 걱정할 일이 없습니다. “언제까지나 놀기만 하니?” 하고 나무랄 일도 없어요. 잘 놀기 때문에 심부름을 맡기건 일을 시키건 척척 해낼 수 있습니다. 생각해 봐요. 놀 줄 모르는 아이는 심부름이나 일도 할 줄 몰라요. 스스로 신나게 뛰어놀 줄 알기에 심부름이나 일을 ‘새로운 놀이’인 ‘소꿉’으로 여길 뿐 아니라, ‘나도 어른처럼 뭔가 해내는구나’ 하고 느끼면서 반깁니다. 《거기에 어떻게 갈 거니, 메이지?》에 나오는 아이는 어떤 생각일까요? 거기에 어떻게 갈까요? 그렇지만 걱정할 일이란 없어요. 틀림없이 잘 갈 테니까요. ‘잘 간다’는 말은 아무 데나 안 거치거나 한눈을 안 판다는 뜻이 아닙니다. 이곳저곳 마음껏 둘러보고 놀면서 신나게 간다는 뜻이에요. 아이들이 시험을 치르게 할 까닭은 없습니다만, 시험을 치르는 아이가 100점을 맞아야 하지 않고 50점을 넘겨야 하지 않습니다. 0점도 좋아요. 아이는 늘 무엇이든 새롭게 마주하면서 모두 놀이로 삼아서 누리는 길을 가면 됩니다. 어른이라면? 어른도 언제나 아이라는 숨결을 입은 넋이에요. 어른인 사람이 늘 0점이라 해도 아름답습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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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들의 저녁 파티 북극곰 무지개 그림책 48
엠마 야렛 지음, 이순영 옮김 / 북극곰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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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208


《괴물들의 저녁파티》

 엠마 야렛

 이순영 옮김

 북극곰

 2019.8.19.



  아기는 도깨비를 느끼지 않습니다. 아이는 도깨비가 무섭지 않습니다. 어른들은 어느덧 ‘괴물’이나 ‘요괴’ 같은 한자말을 쓰기도 합니다만, 아기한테나 아이한테는 ‘동무’나 ‘이웃’일 뿐입니다. 어른도 예전에는 모두 아기였고 아이였는데 왜 동무나 이웃한테 ‘괴물·요괴’에 ‘괴수’ 같은 이름을 붙이며 멀리하거나 끔찍하다고 바라볼까요? 《괴물들의 저녁파티》에 나오는 아이들은 참말로 괴물일까요? 아니면 어른들이 괴물이라는 딱종이를 붙여서 멀리하거나 싫어하거나 미워하는 동무이거나 이웃일까요? 커다란 바다님은 작은 바다님을 잡아먹는다지요. 커다란 들짐승은 작은 들짐승을 잡아먹는다지요. 몸집이 크면 다 괴물인 셈일까요? 그런데 사람은 커다란 바다님도 작은 바다님도 다 잡아먹습니다. 사람은 커다란 들짐승도 작은 들짐승도 모조리 잡아먹어요. 이뿐인가요? 사람은 풀도 나무도 열매도 죄다 훑어서 먹지요. 바다에 바다밭을 두어 바다님을 가두어 살을 찌우고, 들짐승을 좁은 우리에 가두어 살을 찌우며, 푸나무를 좁은 땅뙈기에 다닥다닥 때려박고는 살을 찌워 잡아먹습니다. 사람이야말로 괴물일 텐데, 누구더러 괴물이라 하나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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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발의 병아리 눈높이 그림상자 2
이토 히로시 그림, 미즈타니 쇼조 글 / 대교출판 / 200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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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197


《황금발의 병아리》

 미즈타니 쇼조 글

 이토 히로시 그림

 편집부 옮김

 대교

 2002.11.30.



  학교를 다닐 적에 배운 대로 하지 않고 스스로 마음이 흐르는 결에 따라 붓을 척척 놀리는 아이들 그림을 본 적이 있나요? 누가 가르치거나 책으로 읽을 줄거리가 아닌, 아이 스스로 바라보고 느끼며 생각한 하루를 고스란히 옮긴 글을 읽은 적이 있나요? 길들거나 물들지 않고 손수 지어낸 그림이며 글이며 이야기란 놀랍도록 아름답습니다. 이런 그림을 빚는 아이들 손이라면 꽃손이요, 이런 글을 쓰는 아이들 눈이라면 꽃눈이고, 이런 하루를 짓는 아이들 몸이라면 꽃몸일 테지요. 《황금발의 병아리》는 우격다짐 우두머리에 맞서며 일어선 작은 사람들을 기리는 뜻으로 빚은 그림책이라고 합니다. 못된 임금을 물리치되 이 못된 임금 목을 치지는 않고 살려주기까지 하는 너그러운 작은 사람들을 노래하는 뜻도 담았다지요. 작은 사람들은 아끼는 병아리가 황금발이건 구리발이건 그냥 발이건 따지지 않습니다. 사랑스러운 병아리예요. 작은 어버이는 아이가 어떤 손이나 눈이나 몸으로 태어나도 따지지 않습니다. 늘 사랑스러운 아이예요. 이 숨결이며 빛이며 살림을 읽지 않기에 우격다짐이나 막짓을 일삼지요. 오롯이 사랑일 적에 우리 터전은 꽃처럼 피어납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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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작은 집 상수리 그림책방 5
김선진 글.그림 / 상수리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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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205


《나의 작은 집》

 김선진

 상수리

 2016.8.17.



  2011년부터 고흥에서 살며 순천으로 책집마실을 다닙니다. 2017년 봄무렵까지는 순천에서 갈 만한 책집은 헌책집 〈형설서점〉 하나였습니다. 바야흐로 2017년에 순천에 마을책집이 하나둘 들어섰어요. 〈책방 심다〉에 〈도그책방〉에 〈골목책방 서성이다〉가 있는데, 이 가운데 〈도그책방〉을 맨 나중으로 찾아갔습니다. 이제 시골사람이 되노라니 도시에서 시내버스 타기가 만만하지 않더군요. 순천 ‘그림책 도서관’ 곁을 엉금엉금 헤매며 문을 열고 들어서는데 조그마한 책집이 참 아늑했습니다. 이곳을 찾아오는 분들도 널따란 책집이 아닌 시골집 바깥마루나 작은 칸살 같은 자리를 포근히 누리겠구나 생각합니다. 《나의 작은 집》은 커다란 집이 아닌 자그만 집이 하루하루 흐르며 어떻게 달라지고, 마을살림은 또 어떻게 바뀌는가 하는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어제 젊던 분이 오늘 늙고, 오늘 아기였던 넋이 모레 어른으로 우뚝 서요. 어제는 이러한 보금자리였으면 오늘은 이러한 가게이며 모레에는 다시금 새삼스레 옷을 갈아입지요. 한 사람이 눕는 자리는 넓어야 하지 않아요. 숲이며 숲정이가 드넓고 하늘이며 들이며 바다가 넓을 노릇이에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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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강이들 사계절 그림책
조혜란 지음 / 사계절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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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206


《빨강이들》

 조혜란

 사계절

 2019.11.17.



  빨강옷을 즐기는 할머니가 많습니다. 빨강옷을 즐기는 아이도 많아요. 가만 보면 할머니나 아이 모두 빨강이건 노랑이건 풀빛이건 하양이건 까망이건 모두 좋아합니다. 싫어하거나 꺼릴 만한 빛깔은 없달까요. 그런데 학교에서 맞추는 옷을 보면 하나같이 틀에 박혀요. 왜 노란 학교옷은 찾아보기 어려울까요? 빨갛거나 푸르거나 파란 빛깔이 눈부신 학교옷을 맞추어도 아름답지 않을까요? 무엇보다도 학교옷을 따로 두기보다 모든 어린이하고 푸름이가 갖은 빛깔로 무지개가 되도록 이끌 적에 아름답겠지요. 《빨강이들》에 나오는 할머니는 ‘빨강순이’입니다. 할아버지 가운데 빨강돌이가 되는 분은 드문데요, 할아버지도 빨강돌이에 노랑돌이에 하양돌이가 된다면 우리 삶터가 사뭇 달라질 만하지 싶습니다. 대통령이나 시장·군수라든지, 여느 교사도 칙칙한 옷이 아닌 눈부신 옷을 걸치면 확 달라지겠지요. 에어컨은 끄고 창문을 활짝 열고서 노란 반바지에 민소매 차림으로 일하는 대통령이나 교사나 시장이 나올 수 있으면 얼마나 산뜻할까요. 가을빛을 옷에 담고, 가을내음을 마음에 담습니다. 겨울에 한결 붉은 찔레알처럼 그림책 빛결도 해사합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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