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추라기 산이 봄봄 아름다운 그림책 33
카츠야 카오리 글.그림, 길지연 옮김 / 봄봄출판사 / 2013년 6월
평점 :
품절


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5.11.28.

그림책시렁 1680


《메추라기 산이》

 카츠야 카오리

 길지연 옮김

 봄봄출판사

 2013.6.25.



  처음 《메추라기 산이》라는 그림책을 마주하던 때를 떠올립니다. 이웃나라에서는 어린이집에서 메추라기를 돌보다가 어린이한테 “집에서 돌봐 보라고 내어주기”도 하는군요. 곰곰이 보면, 우리도 지난날 돌봄집(사육장)에 가둔 여러 작은짐승을 어린이한테 내어준 적이 있습니다. 지난날에는 높다랗고 비싼 잿집(아파트)이 아닌, 가난하고 조그맣더라도 마당이 있는 골목집이나 시골집이기 일쑤라서, 작은짐승을 ‘집짐승’이며 ‘곁짐승’으로 품을 수 있었습니다. 다만 시골이 아니라면 애써 곁짐승을 품더라도 우리에 두겠지요. 집에서 사람이 주는 모이나 먹이에 길들면 들숲메에서 살아가도록 홀가분히 풀어놓기 어려울 테고요. 어린이집에서 내어준 메추라기를 받은 아이가 일찌감치 메추라기를 들숲메에 풀어놓을 수 있었다면, 아이는 메추라기하고 어떤 사이로 지냈으려나 하고 헤아려 봅니다. 어쩌면 다른 큰짐승한테 잡아먹힐 수 있지만, 어쩌면 다른 메추라기를 만나서 짝을 맺거나 동무로 지낼 수 있어요. 새랑 짐승이랑 헤엄이랑 벌레하고 말을 나눌 줄 아는 사람도 있고, 말은 못 나눠도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이 있습니다. 말이며 마음이며 꾹 닫아걸고서 콧대를 높이고 서울에 스스로 갇히는 사람이 있어요. 우리는 누구인가요?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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깡통차기 그림책봄 4
이시카와 에리코 지음, 엄혜숙 옮김 / 봄개울 / 2019년 7월
평점 :
절판


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5.11.28.

그림책시렁 1679


《깡통차기》

 이시카와 에리코

 엄혜숙 옮김

 봄개울

 2019.7.10.



  놀려고 태어나는 아이입니다. ‘서울에 있는 더 높은 대학교’에 붙거나 ‘서울에서 돈을 더 받는 일터’에 들어가려고 태어나는 아이란 하나도 없습니다. 수다꽃을 피우려고 태어나는 아이입니다. 속내를 꿍 감추거나 닫으려는 아이란 아예 없어요. 《깡통차기》는 이웃나라 아이들이 한데 어울리며 놀더라도 다 다른 마음에 몸짓이라는 대목을 수수하게 보여줍니다. 먼저 나서는 아이가 있고, 조마조마한 아이가 있고, 콩닥거리다가도 떨쳐내면서 뛰어나가는 아이가 있어요. 아직 숨는 아이가 있고, 이제는 일어서는 아이가 있고, 모레를 기다리는 아이가 있습니다. 모든 아이는 혼자이든 함께이든 놀이를 하는 사이에 자랍니다. 놀지 못 하는 아이는 자라지 않습니다. 못 논 채 몸뚱이만 커다랗다면, 누구보다 스스로 돌볼 줄 모를 뿐 아니라, 둘레나 이웃을 헤아리지 못 하게 마련입니다. 우리는 “잘못·말썽을 저지른 사람”을 으레 가두리에 놓는데, 가두리를 제대로 꾸리려면 일과 놀이를 맡겨야 합니다. 스스로 땀흘려 일하는 만큼 삯을 받는 하루를 누릴 노릇이고, 스스로 땀내어 뛰놀면서 몸마음을 튼튼하게 돌봐야 합니다. 일놀이가 어긋나기에 주눅이 들거나 갇혀요. 일놀이를 잊기에 사람빛을 잃으며너 헤맵니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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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로, 노래하는 나무 - 2015 오픈키드 좋은어린이책 목록 추천도서, 2014 아침독서신문 선정, 어린이도서연구회 추천, 2013 SK 사랑의책나눔 바람그림책 15
이세 히데코 글.그림, 김소연 옮김 / 천개의바람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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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5.11.26.

그림책시렁 1629


《첼로, 노래하는 나무》

 이세 히데코

 김소연 옮김

 천개의바람

 2013.7.15.



  사람이 살아가는 곳에 처음부터 노래가 있지 않았습니다. 사람을 둘러싼 곳에 풀꽃나무가 자라고 벌레가 나고 나비와 새가 날고 짐승이 뛰고 달리는 사이에 천천히 소리가 깨어납니다. 이윽고 뭇소리는 가락을 입고, 소릿가락은 바람을 타고 별빛을 받고 햇빛에 따라서 노랫가락으로 거듭납니다. 모든 소리와 가락과 노래는 처음에 들숲메바다에서 태어납니다. 우리가 듣고 들려주는 모든 노래는 빛으로 이룬 물결이라 할 만합니다. 《첼로, 노래하는 나무》는 저마다 다른 곳에서 태어나고는 저마다 다른 삶을 누리다가 함께 걸어가기로 한 두 사람이 짓는 이야기와 같습니다. 그런데 다른 두 사람은 “어제 함께하던 사람”과 “오늘 함께하는 사람”과 “모레 함께하는 사람”, 이렇게 여럿입니다. 아이는 할아버지가 품으려는 숲을 바라봅니다. 아이는 아버지가 가다듬는 숲을 지켜봅니다. 아이는 이웃이 가꾸는 숲을 돌아봅니다. 집과 숲 사이를 새삼스레 바라보면서 ‘삶’이라는 노랫가락에 비로소 눈뜬다고 할 만합니다. 노래를 알아들을 수 있다면, 빛물결을 알아볼 수 있습니다. 노래를 못 알아듣는다면, 빛물결도 저절로 안 알아볼 테지요. 노래를 듣고 들려주는 사람은, 마음소리인 말을 언제나 싱그럽고 즐겁게 터뜨리고 받아들이는 숨빛입니다.


ㅍㄹㄴ


《첼로, 노래하는 나무》(이세 히데코/김소연 옮김, 천개의바람, 2013)


아기 산비둘기가 울고 있구나

→ 아기 멧비둘기가 우는구나

→ 아기 멧비둘기가 우네

1쪽


저렇게 지저귀는 연습을 하는 거란다

→ 저렇게 지저귀어 본단다

→ 저렇게 지저귀며 애쓴단다

1쪽


그중에는 분명히 할아버지가 키운 나무도 있었을 것이다

→ 아마 할아버지가 키운 나무도 있다

→ 할아버지가 키운 나무도 있을 테지

→ 할아버지가 키운 나무도 있겠지

→ 할아버지 나무도 있겠지

4쪽


켜면 켤수록 소리가 깊어지더구나

→ 켜면 켤수록 소리가 깊더구나

12쪽


잘 켜게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어

→ 잘 켜는구나 싶어

→ 잘 켠다고 느껴

→ 이제 잘 켜는 듯해

12쪽


말로는 다 표현할 수 없는 것들이 마음속에 떠오르는 것 같았다

→ 말로는 다 그릴 수 없는 마음이 떠오르는 듯하다

→ 말로는 다 그릴 수 없어도 마음에 떠오르는 듯하다

→ 말로는 다 할 수 없어도 마음에 떠오르는 듯해

→ 말로는 다 못 하겠는데 마음에 떠올라

14쪽


똑같은 간격으로 예쁘게 나 있는 나이테를

→ 똑같이 줄줄이 예쁘게 난 나이테를

→ 나란하고 예쁜 나이테를

20쪽


이 나무는 백 년 이상 살다가 베어진 것이다.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 이 나무는 온 해 넘게 살다가 베었다. 눈이 내린다

→ 이 나무는 온 해가 넘는데 베었다. 눈이 내린다

20쪽


폭풍이 지나간 뒤 아침 햇살 속에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

→ 너울바람이 지나간 아침햇살에 무슨 생각을 했을까

→ 된바람이 지나간 아침햇살에 무엇을 생각했을까

22쪽


나는 그루터기 위에서 잠이 들고 말았다

→ 나는 그루터기에서 잠이 들고 말았다

26쪽


내 학생들의 품에서 지금도 따뜻한 소리를 내고 있다

→ 우리 아이들 품에서 오늘도 따뜻하게 소리를 낸다 

34쪽


음악과 그림이 온전히 하나로 결합된 책, 이 책이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 이 책이 노래와 그림을 오롯이 하나로 담았기를 바랍니다

→ 노래하고 그림이 그저 하나이기를 바라며 이 책을 그립니다

→ 노래랑 그림을 하나로 여기며 이 책을 그립니다

36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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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코트 웅진 모두의 그림책 76
송미경 지음, 이수연 그림 / 웅진주니어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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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5.11.26.

그림책시렁 1677


《오늘의 코트》

 송미경 글

 이수연 그림

 웅진주니어

 2025.9.30.



  아이는 워낙 옷을 안 반깁니다. 천조각을 하나도 안 두르고서 해바람비눈을 맞이하며 놀기를 즐깁니다. 아이는 남눈을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스스로 해를 온몸으로 받고서, 스스로 바람을 온살갗으로 누리려 하고, 스스로 비랑 눈을 그대로 놀려고 합니다. 우리는 코로도 숨을 들이쉬고 내쉬지만, 살갗으로도 바람을 맞아들이고 내놓습니다. 먼먼 옛날부터 누구나 맨몸으로 삶을 이었고, 추위를 견디려고 실을 얻어서 천을 엮을 적에는 오롯이 ‘풀줄기’한테서 얻었습니다. 오늘날 숱한 옷은 “풀한테서 얻은 실”이 아니라 “만듦터에서 따로 뽑아낸 플라스틱”이기 일쑤입니다. 얼핏 보면 이쁜 차림새라 하더라도, 막상 ‘풀실’이 아닌 ‘죽음실(화학약품)’이라면, 우리는 아이한테 살림살이하고 먼 굴레를 씌우는 셈입니다. 《오늘의 코트》는 겉옷 한 자락을 둘러싼 하루를 들려주려는 듯싶습니다. 아이가 처음 옷을 받아들일 적에는 ‘이쁜옷’을 안 따집니다. 그저 홀가분한 헐렁옷이면 됩니다. 우리는 어떤 옷을 짓거나 만들까요? 우리는 손수짓기라는 옷살림이 아닌, ‘만듦(공장생산)’이라는 씀씀이(소비)에 매인 나날은 아닐까요? 아이한테는 모든 옷이 모름지기 들에서 자라는 풀한테서 얻는 실이라고 보여주고 알려줄 수 있나요? 아니면 “남들 보기에 예쁘거나 멋지게 차려야 한다는 껍데기”로 치닫는가요?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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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친구 A와 B 모두를 위한 그림책 95
사라 도나티 지음, 나선희 옮김 / 책빛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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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5.11.25.

그림책시렁 1678


《좋은 친구 A와 B》

 사라 도나티

 나선희 옮김

 책빛

 2025.10.30.



  짧은 말 한 마디나 글 한 줄이라 하더라도, 언제나 지음이 모든 삶과 살림과 사랑을 탈탈 털어서 담게 마련이에요. 이러한 말이나 글을 듣는 모든 분이 마음을 연다면 고스란히 씨앗으로 담아서 키울 테고, 아직 받아들일 마음이 아니라면 스르르 잊혀서 녹겠지요. 지음이라는 자리에 선 사람은 늘 모든 말글에 모든 삶과 살림과 사랑을 고스란히 오롯이 담아요. 다 털어내기에 늘 새롭게 짓는 첫발을 내딛습니다. 짤막하든 길든 지음이 스스로 이녁 말글에 온마음을 다하지 않으면 스스로 새길을 못 갑니다. 《좋은 친구 A와 B》는 ‘나·너’를 ‘A·B’처럼 영어로 나타냅니다. 왜 이래야 할까요? 어린이한테 영어를 가르치니 영어를 그냥 드러내도 되나요? 적어도 ‘ㄱ·ㄴ’이나 ‘가·나’로 옮길 노릇입니다. 한글과 우리말을 미워하지 않는다면 ‘나·너’나 ‘ㄱ·ㄴ’이나 ‘가·나’를 안 쓸 까닭이 없습니다. 나는 너를 보고, 너는 나를 봅니다. ㄱ하고 ㄴ은 첫걸음이자 두걸음이면서, 우리가 두다리로 걷고 두손으로 짓듯 늘 함께하고 나란하면서 서로 헤아리는 빛을 나타냅니다. 이웃나라에서는 ‘A·B’로 두빛과 두아름과 두걸음을 그린다면, 우리는 ‘나·너’나 ‘ㄱ·ㄴ’으로 동무와 두레를 지피는 줄 들려줘야지요.


#A&B Bons Amis #SaraDonati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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