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책숲마실


떠오르는 길 (2020.11.18.)

― 인천 〈책방산책〉



  우리나라에서 “뜨내기 고장”이란 이름을 듣는 인천입니다. 저는 이 인천에서 태어나서 자랐고, 아버지하고 할아버지도 인천에서 어린 나날을 보냈다고 합니다. 할할아버지나 할할할아버지 이야기는 듣지 못해서 모르겠는데, 어쩌면 저는 인천이란 데에서 되게 뿌리가 깊은, 이 고장에서 참 오래 살던 집안에서 태어났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숱한 인천 동무처럼 인천을 떠났습니다. 인천에서 나고 자란 다음 그대로 뿌리내리는 동무도 많지만, 이에 못지않게 떠나는 걸음이 많아요.


  오늘날 이 나라를 보면 모든 시골은 어린이·푸름이·젊은이가 아주 빠르게 제 텃고장을 뜹니다. 작은고장도 더 커다란 곳으로 떠나기 일쑤예요. 그런데 인천이야말로 예나 이제나 가장 크게 떠요. 웬만한 일자리가 서울에 있으니 서울로 뜹니다. 조금만 똑똑하면 “넌 똑똑한데 서울로 왜 못 가니?”란 잔소리를 끝없이 듣고, 안 똑똑하면 “넌 서울도 못 갈 만큼 안 똑똑하구나?”란 핀잔을 내내 들어요.


  이제는 좀 다를까요? 이제는 인천사람 스스로 이 고장을 미워하거나 싫어하거나 꺼려서 어린이·푸름이·젊은이를 내보내는 짓을 멈출까요? 잘 모르겠습니다.


  2010년에 다시금 인천을 떠나 전남 고흥에 깃들며 제가 ‘인천 남구(미추홀구)’에서 태어난 줄 까맣게 잊었다가, 미추홀구청에서 ‘미추홀구 골목 이야기’를 글하고 빛꽃으로 엮어 주면 좋겠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새삼스레 어릴 적 일이 떠오르더군요. 1975년부터 1995년까지 끝없이 걷고 다시 걷던 날이 생각났어요. 예전에 저는 함씽씽이(버스)조차 거의 안 탔어요. 한두 시간쯤 그냥 걸으면서 책을 읽었어요. 길삯을 아껴 배다리 헌책집에서 이 돈으로 책을 사읽었습니다. 동무네 집에 놀러가려고 한두 시간을 걸었고, 다시 우리 집으로 한두 시간을 걸었어요.


  경인교대 옆에 있는 〈책방산책〉으로 걸어갑니다. 밤길을 걷다가 ‘아, 경인교대! 사범학교를 나오느라 대학 졸업장이 없다는 멍울을 씻으려고 우리 아버지가 예순을 앞둔 나이에 교장 샘이면서 대학원을 꼭두(수석)로 마친 그곳이네!’ 하고 혼잣말을 합니다. 교대 옆으로 골목골목을 지나면 야트막한 오르막을 지나 포근한 자리에 마을책집이 있습니다. 밤빛을 누리며 걸어도 아늑하니, 낮빛을 즐기며 걸으면 훨씬 고울 길이겠구나 싶어요. 책집 이름처럼 ‘마실’을 가면 되어요. 사뿐히 걸으면 됩니다. 마을에서 이웃을 만나고 동무를 사귀고, 골목나무랑 골목새랑 골목꽃을 마주하면 돼요. 책집 앞뜰에 놓은 걸상에 앉아 땀을 들인 다음 느긋하게 여러 갈래 책을 읽으면 하루가 알찰 테지요.


  책으로 가는 길은 나들이입니다. 책을 만나는 집은 이웃입니다. 책으로 읽는 삶은 바로 우리 스스로 사랑하는 숨결을 가꾸는 노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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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돌밭》(최정, 한티재, 2019.11.11.)

《단어의 발견》(차병직, 낮은산, 2018.9.28.)

《동시마중》 64호(송선미 엮음, 동시마중, 2020.11.1.)

《모래요정과 다섯 아이들》(에디스 네즈빗 글·H.R.밀라 그림/햇살과나무꾼 옮김, 비룡소, 2006.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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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쓰고 “말꽃 짓는 책숲(사전 짓는 서재도서관)”을 꾸린다. 1992년부터 이 길을 걸었고, 쓴 책으로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읽는 우리말 사전 1·2·3》, 《우리말 동시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시골에서 책 읽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우리말 바로쓰기》 들이 있다.

[책숲마실 파는곳]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6683120
[숲노래 사전] https://book.naver.com/search/search.nhn?query=%EC%88%B2%EB%85%B8%EB%9E%98&frameFilterType=1&frameFilterValue=3595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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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걸음은 갈수록 깊어 (2020.10.29.)

― 익산 〈두번째집〉



  첫걸음은 쉬울 수도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첫걸음은 첫걸음일 뿐이야.” 하고 생각합니다. 쉽든 어렵든 아무튼 첫걸음입니다. 두걸음이나 석걸음은 쉬울 수도 까다로울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두걸음은 두걸음일 뿐이야.” 하고 여겨요. 처음 만난 사이라 하든, 다시 만난 동무라 하든, 언제나 한마음이 되어 즐겁게 어울리고 싶습니다. 처음 찾아간 책집이든, 두걸음 석걸음 열걸음을 한 책집이든, 스무 해나 서른 해를 드나든 책집이든, 늘 첫마음으로 마주하고 싶습니다.


  공주에 가려다가 길이 어긋나 익산으로 왔습니다. 익산에서 기차를 내려 천천히 거닐어 〈두번째집〉에 닿고 보니 책집지기님이 바깥일이 있다며 자리를 비우셨습니다. 이러다 오늘 책집마실을 하나도 못하려나 싶은데, 익산에 있는 다른 마을책집인 〈그림책방 씨앗〉에 여쭈니 활짝 열었다고 해요. 묵직한 짐을 바리바리 끌고 이고서 〈그림책방 씨앗〉으로 갑니다. 느긋이 책내음을 누리고서 〈두번째집〉에 다시 찾아옵니다.


  저잣거리 한켠에 동그마니 깃든 마을책집은 저잣거리 사람들한테 쉼터이자 우물가라고 할 만합니다. 저처럼 먼발치에서 책마실을 다니는 사람한테도 쉼터이자 샘가일 테고요.


  오늘 두걸음을 맞이한 〈두번째집〉에서 마주하는 책은 지난 첫걸음을 하며 본 책하고 다릅니다. 그동안 웬만한 책은 웬만한 책손한테 나아갔을 테고, 새롭게 갖추어 선보이는 책으로 이곳을 꾸며 놓으셨겠지요.


  이 글책을 집어서 넘깁니다. 저 그림책을 집어서 폅니다. 책집에 있는 모든 책은 새책인 만큼 손자국이 안 묻도록 살살 만지고, 책이 벌어지지 않도록 가볍게 쥐어 천천히 넘깁니다.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듯, 어느 누구도 손대지 않았다는듯, 놓인 차림새 그대로 있도록 건사하면서 여러 책을 둘러봅니다.


  책마실이 아닌 골목마실이어도 몸차림은 매한가지입니다. 마을 한켠을 곱다시 가꾸어 놓은 이웃을 느끼면서 만나려고 골목을 거닐어요. 저는 ‘여행’이나 ‘관광’을 안 다닙니다. 그저 ‘마실’을 다닙니다. 제가 살아가는 마을에서 이웃님이 살아가는 마을로 사뿐히 넘어옵니다. 다만, 고흥에서 익산은 멀디먼 길인 만큼, 한나절 남짓 달리는 동안 글꾸러미를 펴서 노래꽃을 몇 자락씩 쓰지요.


  비록 자꾸 헛걸음을 해야 하느라 다리가 붓고 등허리가 결린 하루이지만, 〈두번째집〉으로 오는 동안 ‘책곁’이라는 노래꽃을 썼습니다. 걸음할수록 깊어가는 마음이 되기를 바라면서, 새로 찾아올수록 넉넉한 눈빛이 되기를 꿈꾸면서, 책 두 자락을 품고서 ‘솜리맥주’에도 들러 목을 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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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의 좋은 점》(김경희, 자기만의방, 2020.6.2.)

《셋이서 집 짓고 삽니다만》(우엉·부추·돌김, 900KM, 2020.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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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쓰고 “말꽃 짓는 책숲(사전 짓는 서재도서관)”을 꾸린다. 1992년부터 이 길을 걸었고, 쓴 책으로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읽는 우리말 사전 1·2·3》, 《우리말 동시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시골에서 책 읽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우리말 바로쓰기》 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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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동무는 어디에 사는가 (2020.10.30.)

― 전주 〈잘 익은 언어들〉



  이제 흙사람이 된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님이 1987년에 선보인 〈Where Is The Friend's Home?〉이란 빛그림이 있습니다. 아이들하고 이 빛그림을 같이 볼 적에 “네 동무는 어디에 사는가?”로 옮겨서 이야기합니다. 마을책집을 찾아갈 적마다 이 빛그림 이름을 떠올려요. 전남 고흥에는 곁배움책(참고서)하고 몇 가지 달책을 들이는 곳은 있되, 마을살림을 북돋우는 이야기를 다루는 책집은 없어, 늘 멀리 마실을 갑니다. 책으로 삶을 만나는 동무는 어디에 있을까 하고 돌아보는 셈입니다.


  곰곰이 본다면 고흥 같은 시골에서 ‘곁배움책 장사’를 하는 분들이 마을책집으로 돌릴 만하지만 엄두를 안 내지 싶습니다. 고흥군 책숲이나 배움터에 책을 대며 살림을 잇는달까요. 가면 갈수록 열린배움터는 부질없는 판이 될 텐데, 온나라는 배움길 아닌 수렁길에서 헤맵니다. 물음종이(시험지)를 풀면 쓰레기가 될 곁배움책을 열아홉 살까지 붙들면서 마을도 나라도 푸른별도 보금자리도 못 돌아보게 가로막는 셈이지 싶습니다.


  나라가 조용할 적에는 가만히 숲길을 거닐거나 풀꽃나무 곁에 서서 푸른노래를 들을 노릇이라고 생각합니다. 나라가 시끄럽고 어수선할 적에는 이웃하고 동무를 만나면서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잘 익은 언어들〉에서 마련한 이야기꽃에 함께하려고 전주마실을 했고, 미리 하루를 묵으면서 아침부터 전주 여러 곳을 거닐었습니다. 전주도 작지 않은 고장이라 잿빛집이 꽤 많고 높습니다만, 조금만 걸어서 냇가에 서거나 골목에 깃들면, 어느새 살랑살랑 가을빛에 물든 포근한 노래가 흘러요.


  우리가 붙잡는 길은 무엇일까요. 우리 이웃은 어디에 살까요. 우리가 꿈꾸는 사랑은 무엇인가요. 우리 동무는 어디에서 무엇을 하나요. 자꾸 물어보면서 걸어야지 싶어요. 씽씽이를 내려놓고서 조용히 들바람을, 골목바람을, 마을바람을, 숲바람을, 바닷바람을, 멧바람을 쐬어야지 싶어요. 손따릉을 꺼놓고 목소리를 돋워 노래를 부르고 이야기를 지펴야지 싶어요.


  사랑 앞에는 두려운 길이 없습니다. 사랑 곁에는 무서운 길이 없습니다. 사랑이 아닌 미움·시샘·따돌림·괴롭힘이란 외곬에 접어들면 끼리끼리 차지한 밥그릇을 빼앗길까 봐 두렵거나 무서워하기 마련입니다. 마을이란, 맑게 숨쉬는 마음이 만나서 말꽃을 피우는 터전이지 싶습니다. 마을책집이란, 맑게 노래하는 마음으로 책을 징검다리 삼아 말꽃잔치를 펴는 조촐한 마당이지 싶습니다.


  동무는 숲에 있습니다. 푸른숲에도, 책숲에도, 마을숲에도, 노래숲에도, 이야기숲에도, 그림숲에도, 놀이숲에도, 살림숲에도, 다 다른 동무가 환하게 웃음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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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움은 지키는 것이다》(김탁환, 해냄, 2020.8.28.)

《가만히 들어주었어》(코리 도어펠드/신혜은 옮김, 북뱅크, 2019.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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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쓰고 “말꽃 짓는 책숲(사전 짓는 서재도서관)”을 꾸린다. 1992년부터 이 길을 걸었고, 쓴 책으로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읽는 우리말 사전 1·2·3》, 《우리말 동시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시골에서 책 읽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우리말 바로쓰기》 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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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는 길 (2018.9.6.)

― 서울 〈뿌리서점〉



  누가 “책을 알고 싶은데 어느 책집을 가 보면 좋을까요?” 하고 물으면 “첫째로는, 서울 〈뿌리서점〉이고, 둘째로는 인천 〈아벨서점〉입니다. 두 곳에 가셔서 조용히 한나절 책숲에 잠겨 보시면 제가 왜 두 책집에 가시라고 하는 줄을 마음으로 느끼며 스스로 빛나는 눈길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하고 대꾸합니다. “저기, 거기 헌책집이라면서요?” 하고 되물으면 “네, 책을 알거나 만나거나 사귀고 싶으시다면, 새책에 앞서 헌책을 먼저 만나고 느껴 보셔요. 헌책을 모르고서는 새책을 알 길이 없고, 새책만 읽어서는 왜 헌책에서 슬기로운 빛이 태어나는가를 영 알아차리지 못해요.” 하고 보태요.


  바야흐로 헌책집 〈뿌리서점〉은 아버지한테서 아들로 잇는 길이 됩니다. 〈뿌리〉를 찾는 책손은 예전부터 “혼자만 일하지 말고 아이들 좀 불러서 같이 일해 봐.” 하고 얘기했고, 〈뿌리〉 아주머니는 “애들이 아버지가 혼자서 힘드니까 도우려고 하면 아예 책집에 얼씬도 못하게 막는다니까요. 아저씨한테 뭐라고 말 좀 해줘요.” 하고 얘기하셨어요.


  이곳을 찾는 숱한 책손이 지기님 몸이 나날이 야위고, 눈이며 다리에 허리까지 몹시 앓는 줄 느끼면서 이런 말 저런 얘기를 들려주었는데, 〈뿌리〉 아저씨는 ‘우리 터전에서 헌책집지기가 얼마나 찬밥·뒷전·손가락질을 받는가’ 하고 안타까워하면서 이녁 아이들은 다른 삶길을 가기를 바랐어요. “나 혼자 안고 가야지. 나까지만 하고 떠나야지.” 하고 곧잘 말씀하셨지요. 이러다 보니 책집 아이들은 책집을 건사하는 길이라든지 책손을 마주하면서 책을 새롭게 바라보고 배우는 길하고 멀찌감치 떨어진 채 자라야 했습니다.


  요즈막에 새롭게 여는 마을책집은 ‘아이들이 마음껏 놀며 책을 누리는 쉼터’ 모습으로 나아갑니다. 책집지기 아이들도, 책손 아이들도, 이제는 마을책집에서 숨을 돌리고 숨을 쉬지요. 어버이는 온삶을 바친 굳은살로 아이들한테 새길을 보여줍니다. 아이들은 어버이 굳은살을 지켜보면서 새길을 닦습니다. 책집지기는 모두 같아요. 새책집지기라서 헌책집지기보다 낫지 않아요. 누가 높지도 낮지도 않아요. 다같은 책집지기요, 책사랑이며, 책삶이고, 책빛이에요. 저는 모든 마을책집에서 ‘삶을 즐겁고 의젓하게 사랑하는 살림길’을 배웠습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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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サザエさん 19》(長谷川町子, 姉妹社, 1965)

《어딘지 모르는 숲의 기억》(박남수, 미래사, 1991)

《니체-생애》(칼 야스퍼스/강영계 옮김, 까치글방, 1984)

《네 눈동자》(고은, 창작과비평사, 1988)

《중국의학과 철학》(가노우 요시미츠/한국철학사상연구회 기철학분과 옮김, 여강, 1991)

《어느 영화감독의 청춘》(첸 카이거/이근호 옮김, 푸른산, 1991)

《도서·인쇄·도서관사》(김세익, 종로서적, 1982)

《Schuhe》(Paul Weber, AT Verlag, 1980)

《beyond the horizon》(National geographic society, 1992)

《Cincinnati scenes》(Caroline Williams, Landfall press, 1962)

《韓國語 ドラマ フレ-ズ》(古田富健·倉本善子, 國際語學社, 2006)

《キクタン 韓國語, 初中級編》(HANA 韓國語敎育硏究會, 2008)

딱따구리문고 28 《바다 밑 2만 리》(베르느/임봉길 옮김, 동서문화사, 1976)

딱따구리문고 73 《철가면》(뒤마/방곤 옮김, 동서문화사, 1976)

딱따구리문고 83 《맨발의 성자 간디》(이튼/박석일 옮김, 동서문화사, 1976)

딱따구리문고 49 《톰 아저씨네 오두막》(스토우/이태동 옮김, 동서문화사, 1976)

딱따구리문고 53 《소공녀》(버어넷/송숙영 옮김, 정한출판사, 1979)

딱따구리문고 84 《플란더스의 개》(위다/송숙영 옮김, 정한출판사, 1979)

딱따구리문고 85 《비밀의 화원》(버어넷/강성희 옮김, 정한출판사, 1979)

딱따구리문고 5 《그림 없는 그림책, 성냥팔이 소녀》(안데르센/곽복록 옮김, 동서문화사, 1976)

딱따구리문고 19 《집 없는 소년》(말로/김인환 옮김, 동서문화사, 1976)

딱따구리문고 33 《로빈슨 표류기》(디포우/유영 옮김, 동서문화사, 19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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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쓰고 “말꽃 짓는 책숲(사전 짓는 서재도서관)”을 꾸린다. 1992년부터 이 길을 걸었고, 쓴 책으로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읽는 우리말 사전 1·2·3》, 《우리말 동시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시골에서 책 읽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우리말 바로쓰기》 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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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싶은 마음 (2018.10.19.)

― 인천 〈아벨서점〉



  몸에 눈이 달렸기에 바라보지 않습니다. 몸에 달린 눈을 움직여서 느끼고 받아들이려는 마음을 생각으로 심어야 비로소 바라봅니다. 몸에 발이 달렸기에 걷지 않습니다. 몸에 달린 발을 움직여서 돌아다니고 이 땅을 누리려는 마음을 생각으로 밝혀야 비로소 걷습니다. 몸에 달린 손도, 몸에 달린 머리도 그래요. 그냥그냥 움직이지 않아요. 마음을 기울이고 생각을 빛낼 노릇입니다.


  누가 우리 손에 책을 쥐어 주었대서 읽지 못해요. 우리가 스스로 마음을 쏟아 하나하나 보면서 하나하나 새길 적에 비로소 줄거리에 감도는 이야기가 어떠한 숨결인가를 느껴서 우리 살림꽃으로 피어나는 실마리가 됩니다.


  그냥 읽지 않아요. 생각하기에 읽어요. 그저 읽지 않습니다. 마음을 쓰기에 읽습니다. 이와 달리 보임틀(텔레비전)을 멍하니 쳐다볼 적에는 생각도 마음도 안 흘러요. 그냥그냥 보여주는 대로 좇아가는 셈이 되는 터라, 힘꾼(권력자)은 보임틀로 사람들을 휘감아서 종살이에 가두기 일쑤입니다. 힘꾼은 책을 불사르더라도 보임틀을 없애지 않습니다. 힘꾼은 사람들이 책을 멀리하도록 배움수렁(입시지옥)을 그대로 밀어붙이되, 사람들이 느긋하면서 넉넉하게 책을 읽어 생각을 깨우고 마음을 빛내도록 놓아주지 않습니다.


  책읽기란, 어느 모로 보면 참으로 기운을 많이 들여야 하는 일입니다. 책읽기란, 곰곰이 보면 새나라를 지으려는 어마어마한 몸짓입니다. 한낱 종이꾸러미일 수 없는 책입니다. 이제까지 흘러온 틀에 박힌 나라를 어떻게 하면 아름누리로 갈아엎을 만한가 하는 실타래를 풀어내려고 스스로 애쓰고 마음쓰고 힘쓰는 길입니다.


  곁님이며 아이들이며 바깥마실을 나와 〈아벨서점〉에까지 이릅니다. 네 사람은 네 갈래 책을 들여다봅니다. 네 사람은 다 다른 눈썰미로 다 다르게 마음에 드는 책을 쥡니다. 한집에 살더라도 네 사람은 네 가지 빛인걸요. 함께 살림을 짓더라도 네 사람은 네 가지 사랑인걸요. “무엇을 보는데 그렇게 웃어?” “응, 아주 재미있거든.” “그래, 그렇구나. 그러면 우리 책숲으로 가져갈까?” “그래.”


《치명적 그늘》(안차애, 문학세계사, 2013)

《썩지 않는 슬픔》(김영석, 창작과비평사, 1992)

《달맞이꽃》(이설주, 현대문학,1989)

《トラぇもん 40》(藤子·F·不二雄, 小學館. 1990)

《맨발의 이사도라》(이사도라 던컨/구희서 옮김, 민음사, 1978)

《a day at the Airport》(Richard Scarry, Random House, 2001)

《the hen who wouldn't give up》(Jill Tomlinson, Egmont,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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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쓰고 “말꽃 짓는 책숲(사전 짓는 서재도서관)”을 꾸린다. 1992년부터 이 길을 걸었고, 쓴 책으로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읽는 우리말 사전 1·2·3》, 《우리말 동시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시골에서 책 읽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우리말 바로쓰기》 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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