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책숲마실


최선 차선 최악 차악 (2026.10.24.)

― 서울 〈숨어있는 책〉



  오늘날 우리가 으레 먹는 쌀밥은 ‘논에서 자란 벼’라기보다는 ‘죽음늪(농약·비료·비닐)을 듬뿍 머금은 공산품’이 되었다고 할 만합니다. 풀(채소)과 열매와 과일은 거의 모두 ‘가두리(공장식 농장인 스마트팜·비닐집)’에서 기름으로 불을 때고 수돗물을 먹이면서 농약과 화학비료로 범벅입니다. 무늬만 수박이거나 딸기이거나 상추이거나 토마토이거나 포도이거나 무화과이기 일쑤이지요.


  첫째·으뜸·꼭두·꽃(최선)이 없다고 여겨서 다음·둘째(차선)를 고른다고 여기지만, 곰곰이 보면 첫째도 둘째도 아닌 벼랑끝(최악)을 고르지 싶습니다. 첫째로 나쁜 길을 갈 수는 없대서 덜 나쁜(차악) 길을 가는 분이 많습니다만, 더 나쁘든 덜 나쁜 모두 ‘나쁜’ 늪이요 가두리입니다.


  벼가 없으면 피를 거두어 피죽을 해먹던 지난날입니다. 그나마 피가 없으면 강아지풀이며 솔껍질이며 느티잎을 먹던 지난날입니다. 이때에는 둘째에 셋째에 넷째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나무 한 그루도 없기에 비닐이나 플라스틱을 먹을 수 없는 노릇이고, 죽음물(농약·화학비료)을 먹을 수 없습니다.


  삶을 가꾸는 길이란, 삶을 이루는 들숲메바다와 해바람비별과 풀꽃나무를 품는 하루입니다. 들숲메바다를 등지는 곳이란, 둘째나 셋째가 아닌 벼랑끝입니다. 해바람비별을 잊는 곳이란, 넷째도 다섯째도 아닌 가두리입니다. 풀꽃나무가 자랄 빈터를 두지 않는다면, 여섯째도 일곱째도 아닌 죽음늪입니다.


  서울에 닿아 가볍게 바깥일을 보고서 〈숨어있는 책〉을 찾아갑니다. 저녁에 펼 이야기꽃을 앞두고서 책마실을 누립니다. 여러 손길을 거쳐서 오늘 이곳에 깃든 책을 쓰다듬습니다. 밤에 읽을 책, 이튿날 새벽에 읽을 책, 고흥으로 돌아가는 긴긴 시외버스에서 읽을 책, 보금자리로 돌아가서 한동안 읽을 책, 이렇게 주섬주섬 살피니 어느새 큼직한 꾸러미입니다.


  서울앞날(도시미래)을 헤아리면 불늪에 벼랑끝이지만, 푸른앞날을 그리면 모든 곳에 손수짓기가 싹트면서 아이어른이 노래하는 새터입니다. 서울이웃도 숲내기와 푸른내기로 거듭나기를 빌 뿐입니다. 손으로 쓰고 읽고 가꾸는 길을 큰고장 모든 곳에서 품기를 빌어요.


  ‘이름책(베스트셀러)’이 아닌 ‘아름책’을 쥐면서 가꾸는 하루를 살면, 스무 해나 쉰 해 뒤에는 바뀝니다. ‘덜 나쁜(차악)’은 언제나 ‘똑같이 나쁜(최악)’으로 치닫는 줄 알아채고서, ‘늘 기쁜’과 ‘모두 즐거운’을 헤아리는 책을 쥐는 이웃을 그립니다. 작은씨 한 톨과 같은 작은책 한 자락을 쥐는 우리가 가꿉니다.


ㅍㄹㄴ


《가까이서 본 朴正熙 大統領》(송효빈, 휘문출판사, 1977.11.15.첫/1978.4.10.8벌)

《韓國의 輿論, 日本을 깨우치는 韓民族의 論理 第2輯》(편집부 엮음, 8·15사건 진상규명 범국민 협의회, 1974.9.12.)

《歷代國展人名錄 第1回∼第27回》(전영석 엮음, 인전자, 1979.5.10.)

《노란색을 똥색이라 한다》(서울오류남초등학교 이학년 일반 어린이들·최영일 엮음, 미래기획, 2010.2.)

《조선민중이 체험한 징용》(정혜경, 동북아역사재단, 2021.3.15.)

《대곡 어린이 시집 : 햇빛과 바람과 땀》(이오덕 엮음, 임동동부 국민학교 대곡분교장, 1970.7.)

- 복사판

《어린이책 이야기》(이오덕, 소년한길, 2002.7.30.)

《글쓰기의 모험》(전정구, 청하, 1992.5.10.)

《여성학 영역별 연구》(이화여자대학교한국여성연구소 엮음, 이화여자대학교출판부, 1989.5.30.)

《청년들아, 나를 딛고 오르거라》(노신/유세종 엮음, 창, 1991.9.1.)

#루쉰 #兩地書 #魯迅

《현대세계경제체제론》(木下悅二 외/박교인 옮김, 청사, 1985.10.30.)

《풍찻간에서 띄우는 편지》(알퐁스 도데/남정숙 옮김, 풍림출판사, 1988.10.30.첫/1994.7.10.중판)

《별뜨는 동네》(김경란 글·천은정 그림, 아동문예, 1993.11.25.)

《엄마한테 빗자루로 맞은 날》(박일환, 창비, 2013.12.16.)

《늦게 온 소포》(고두헌, 민음사, 2000.8.5.첫/2015.4.20.7벌)

《단 한 사람》(이진명, 열림원, 2004.2.28.)

《다국적 구름공장 안을 엿보다》(이덕규, 문학동네. 2003.10.28.)

《근대의 기억, 산업유산》(박진한 외, 역사비평사, 2025.1.17.)

《걷기의 말들》(마녀체력, 유유, 2022.2.24.)

《끝내주는 맞춤법》(김정선, 유유, 2021.3.4.첫/2021.5.24.3벌)

《인조반려인간》(김준범, 바다출판사, 2025.5.30.)

《중쇄미정》(가와사키 쇼헤이/김연한 옮김, 그리조아, 2016.12.12.)

#重版未定 (2016년) #川崎昌平

《기본소득은 틀렸다》(김종철, 개마고원, 2020.8.28.)

《평화의 산책》(김성란, 목수책방, 2018.1.18.)

《남성과 함께하는 페미니즘》(이한, 동아시아, 2025.3.4.)

《말씨, 말투, 말매무새》(한성우, 원더박스, 2024.6.30.)

《차별어의 발견》(김미형, 사람in, 2023.9.15.)

《베네수엘라 위기》(조셉 추나라·앤디 브라운·김준효, 책갈피, 2019.4.15.)

#JosephChoonara #AndyBrown

《베스트문고 8 백범일지》(김구, 삼중당, 1983.12.5.첫/1990.4.10.중판)

《瑞文文庫 007 實存哲學이란 무엇인가》(O.F.볼노브/최동희 옮김, 서문당, 1972.3.5.첫/1972.9.20.중판)

#OttoFriedeichBollnow #Exisrenzphilosophie (1942)

《岩波文庫 33-437-1 クリオの顔》(E.H.ノ-マン/大窪愿二 옮김, 岩波書店, 1986.2.17.첫/1997.6.16.5벌)

- 에저턴 허버트 노먼 #Egerton Herbert Norman (1909∼1957)

- 운디네

《부잔트》(페터 빅셀/계선미 옮김, 고려원, 1987.10.25.)

《나는 내 식대로 살아왔다》(공병우, 대원사, 1989.9.30.첫/1990.11.20.5벌)

《고등학교 국사 (하)》(국사편찬위원회, 교육부, 1996.9.1.첫/1997.3.1.)

《2008 한글문화연대 시국 토론회 : 영어 몰입 정책, 국가 경쟁력 좀먹는다》(편집부 엮음, 한글문화연대, 2008.3.13.)

《創作과 批評 42호》(백낙청·염무웅 엮음, 창작과비평사, 1976.12.5.)

- 이오덕 〈열등의식의 극복〉

《創作과 批評 45호》(백낙청·염무웅 엮음, 창작과비평사, 1977.9.5.)

- 성내운 〈지금의 어 어린이들을…〉

《創作과 批評 47호》(廉弘炅(武雄) 엮음, 창작과비평사, 1977.9.5.)

- 이원수 〈별에서 온 스스〉

- 권정생 〈똬리골댁 할머니 외 2편〉

《그곳에 엄마가 있었어》(윤정모, 다산책방, 2023.7.24.)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과 노래를 쓴다. 숲을 품은 시골에서 산다. 살림을 짓는 하루를 가꾼다. 《푸른말로 글빛노래 시 따라쓰기》,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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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라고 재우는 책 (2024.9.28.)

― 부산 〈카프카의 밤〉



  누구나 말을 지으면서 살아갑니다. 나는 나대로 짓고, 너는 너대로 빚습니다. 우리는 우리 나름대로 엮고 여미며 여는 말길입니다. 어린날에는 ‘책집·책가게’ 같은 말을 들었고, 문득 ‘책밭·책바다’라는 말을 들었으며, 여기에 한마디 거들자 싶어 ‘책숲·책마루’ 같은 말을 지어 보았습니다. ‘책숲·책마루’쯤은 제가 아니어도나 퍼뜩 떠올려서 쓸 만할 테지요. ‘책나라·책누리’도 누구나 수월히 생각하며 쓸 만합니다.


  ‘책놀이·책빛·책씨’ 같은 이름을 지은 이웃이 있습니다. 저는 ‘책노래·책살림·책꽃’ 같은 이름을 지어 보았습니다. ‘책하루’이며 ‘책마실·책나들이’에 ‘책집마실·책집나들이’나 ‘책숲마실·책숲나들이’ 같은 낱말을 잇달아 짓고, ‘책수다·책이야기’에 ‘책눈·책손’ 같은 낱말도 가만히 지어 봅니다. 말짓기는 언제나 새롭고 한결같습니다. 어느 한 사람만 할 수 있지 않아요. 모든 사람이 저마다 누리는 이 삶을 헤아려서 사투리로 짓습니다.


  차분히 자라는 하루입니다. 다독이며 재우는 오늘입니다. 〈카프카의 밤〉으로 마실하며 가을바람과 가을볕과 가을나무를 헤아립니다. 적잖은 분은 ‘책나무·책사랑’ 같은 낱말도 즐겁게 씁니다. 그래서 저는 ‘책님·책동무·책지기’에 ‘책순이·책놀이’하고 ‘책글·책바람’ 같은 낱말도 새록새록 엮습니다.


  눈을 두는 곳에 몸을 두면서 살아갑니다. 마음을 두는 곳에 꿈을 두면서 살림합니다. 생각을 두는 곳에 빛씨를 두면서 사랑합니다. 새벽이슬을 훑으며 새벽책에 책새벽을 맞고, 책이슬을 나누는 책아침과 책낮과 책저녁과 책밤을 보내요. 애벌레는 잎갉이를 하니, 책벌레는 ‘책갉이’를 할는지 모릅니다. 애벌레는 날개돋이로 거듭나니, 책벌레는 책돋이로 피어날 만합니다.


  종이를 묶은 책이 하나 있으면, 마음을 담은 말 한 마디로 주고받는 책이 하나 있습니다. 글그림으로 묶은 책이 둘 있으면, 살림짓는 꿈과 사랑으로 손빛을 노래하는 책이 둘 있습니다.


  아이는 몸이 작아서 자라지 않습니다. 어른은 다 커서 안 자라지 않습니다. 아이는 눈을 반짝이면서 자라고, 어른은 눈을 빛내며 자라요. 아이는 어진 사람 곁에서 어깨너머로 배우며 자라요. 어른은 신나는 아이 곁에서 어깨동무로 자라지요.


  책집은 살림집마냥 조촐하면 넉넉합니다. 책숲은 뭇 책집을 아우르는 품으로 드넓으면 느긋합니다. 모든 사람은 한몸을 뉘여 별꿈으로 쉴 집을 누려야 합니다. 모든 나라는 작은집을 널리 헤아리면서 살림길에 온힘을 쏟아야 하고요.


ㅍㄹㄴ


《작가님, 어디 살아요?》(뉴욕타임스 엮음/오현아 옮김, 마음산책, 2018.7.15.)

#TheNewYorkTimes #FOOTSTEPS (2017년)

《아더 마인즈》(피터 고프리스미스/김수빈 옮김, 이김, 2019.5.8.첫/2019.6.21.2벌)

#Other Minds #The Octopus the Sea and the Deep Origins of Consciousness #PeterGodfreySmith

《룽산으로의 귀환》(조너선 D.스펜스/이준갑 옮김, 이산, 2010.7.8.첫/2010.11.11.2벌)

《무해한 복숭아》(이은규, 아침달, 2023.3.31.)

《행복은 자전거를 타고 온다》(이반 일리히/박홍규 옮김, 미토, 2004.3.29.)

#EnergyandEquity #IvanIllich

《식민주의와 언어》(손준식·이옥순·김권정, 아름나무, 2007.8.20.)

《모기가 궁금해》(신이현, 자연과생태, 2017.9.25.)

《동물에 대한 예의가 필요해》(박현주, 책공장더불어, 2021.10.4.)

《자유와 교육이 만났다, 배움이 커졌다》(호리 신이치로/김은산, 민들레, 2008.12.5.)

#掘眞一郞 #きのくに子どもの村の敎育

《자연을 닮은 식사》(에릭 마르쿠스/진상현·박준식 옮김, 달팽이, 2003.7.25.)

#Vegan #the new ethics of eating #ErikMarcus

《빅토리 노트》(이옥선·김하나, 문학동네, 2022.6.23.)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과 노래를 쓴다. 숲을 품은 시골에서 산다. 살림을 짓는 하루를 가꾼다. 《푸른말로 글빛노래 시 따라쓰기》,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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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한 줄기 (2026.10.6.)

― 부산 〈파도책방〉



  마을책집(지역서점)을 알리는 길을 모르거나 헛짚는 분(개인·단체·지자체·평론가·작가·기자)이 몹시 많습니다. 모를 수밖에 없습니다. 마을책집을 알리려면 언제나 “먼저 마을책집에 즐겁게 책나들이를 하는 이웃이나 동무로 지낼” 노릇이니까요. 마을책집을 꾸리는 책집지기가 갈무리한 ‘알림글(홍보문구)’을 크게 붙인다고 해서 마을책집을 널리 알릴 수 있지 않습니다. 우리 스스로 마을책집 어느 곳이든 그저 스스로 자주 드나들면서 책을 잔뜩 사서 읽으면 됩니다.


  적어도 한 달에 하루씩 열두 달에 걸쳐서 “한 해 열두걸음 마을책집 나들이”를 할 적에 어느 마을책집 한 곳을 한 줄쯤으로 말할(알릴) 수 있습니다. 한 달에 하루씩 다섯 해쯤 드나들어서 쉰걸음쯤 책나들이를 했다면 어느 마을책집 한 곳을 다섯 줄쯤으로 말할(알릴) 수 있습니다. 한 달에 하루씩 열 해 남짓 온걸음(100번)쯤 책나들이를 했다면, 이제는 어느 마을책집 한 곳을 글 한 꼭지로 말할(알릴) 수 있습니다.


  마을책집을 놓고서 글을 쓰거나 책을 내거나 모임(토론회·세미나·강연)을 하는 분(전문가)이 꽤 느는데, 이분들 가운데 책집나들이를 꾸준히 하면서 ‘단골책집’을 두는 분은 아직 없다고 느낍니다. 어쩌다 하루 한 걸음을 하면서 만나보기(인터뷰)만 하는 매무새로는 마을책집이 왜 새롭게 태어날 수 있는지 겉훑기로만 짚을 테고, 다 다른 마을책집을 다 다르게 말할(알릴) 길도 없게 마련입니다.


  보수동책골목 〈파도책방〉을 돌아봅니다. 책시렁 짜임새가 모두 바뀌었습니다. 그림책을 띄엄띄엄 놓는 책빛이 되었군요. 천천히 여러 그림책을 둘러보는 사이에 젊은 가시버시가 곧잘 드나듭니다. 그런데 젊은 가시버시는 좀처럼 그림책을 눈여겨보지 않습니다. 아이하고 함께 읽을 그림책이라든지, 어버이 먼저 그림책에 마음을 기울이면서 조곤조곤 들려줄 길을 살피지는 못 하는구나 싶습니다.


  아이한테 그림책을 많이 읽혀야 하지는 않고, 꼭 읽히지 않아도 될 수 있습니다. 다만, 모든 그림책은 ‘아이를 사랑으로 낳아서 돌보는 한집안을 포근히 다독이는 빛’을 이야기로 담게 마련입니다. 줄거리가 아닌 이야기를 들여다보는 길을 넌지시 짚기도 하지요. 비록 요즈음 우리나라 그림책은 ‘아이곁에서 살림노래’라기보다는 ‘붓놀림·붓솜씨’에 기울거나 ‘옳은목소리’에 잠기기 일쑤입니다만.


  붓으로 바람 한 줄기를 담을 수 있을까요? 글붓이나 그림붓은 바람이나 해나 별이나 비를 담을 수 없을까요? 그저 겉눈을 가만히 감고서 속눈을 가볍게 틔울 적에는 바람빛과 햇빛과 별빛과 비빛을 고스란히 담는 눈빛이자 붓빛입니다.


ㅍㄹㄴ


《어느 꼬마의 마루밑 이야기》(토마스 리베라/임성현 옮김, 정음, 2005.6.10.)

#Y NO SE LO TRAGO LA TIERRA #TomasRivera

《생각하는 한국인을 위한 반미교과서》(홍성태 글·노순택 사진, 당대, 2003.4.7.)

《별이 된 소년》(사마모토 사유리/정유선 옮김, 페이지, 2006.1.25.)

#ちび象ランディと星になった少年 #坂本小百合

《생각의 좌표》(홍세화, 한겨레출판, 2009.11.24.첫/2011.8.29.9벌)

《영화로 살펴보는 다양성 이야기》(주수원, 철수와영희, 2026.6.20.)

《그래도 널 좋아해》(아나 예나스/김유경 옮김, 청어람미디어, 2021.7.29.)

#Te quiero (casi siempre) (2015년) #AnnaLlenas

《덴마크 자유 교육》(송순재 엮음, 민들레, 2010.11.15.)

《별이 내리는 마을 5》(하라 히데노리/김희정 옮김, 대원씨아이, 2008.1.15.)

《별이 내리는 마을 7》(하라 히데노리/윤지은 옮김, 대원씨아이, 2008.11.15.)

#ほしのふるまち #原秀則

《노공이산 4》(이건 글·박운음 그림, 도모북스, 2013.5.6.)

《탐묘인간 NEW 1》(soon, 애니북스, 2013.9.16.)

《고양이가 서쪽으로 향하면 3》(우루시바라 유키/정은서 옮김, 대원씨아이, 2021.6.30.)

#YukiUrusibara #猫が西向きゃ #漆原友紀

《위치 워치 WITCH WATCH 16》(시노하라 켄타/원성민 옮김, 대원씨아이, 2025.3.31.)

《위치 워치 WITCH WATCH 17》(시노하라 켄타/원성민 옮김, 대원씨아이, 2025.4.30.)

#ウィッチウォッチ #篠原健太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과 노래를 쓴다. 숲을 품은 시골에서 산다. 살림을 짓는 하루를 가꾼다. 《푸른말로 글빛노래 시 따라쓰기》,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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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읽는 이웃 (2026.10.6.)

― 부산 〈보수동책골목〉



  이른아침에 논둑길을 걸었습니다. 시골에서 바깥일을 보러 움직이려면 으레 옆마을 시골버스를 타거든요. 서울(도시)로 치자면 버스로 넷, 전철로 둘쯤 될 만한 길입니다. 지난날에는 누구나 이만 한 길을 가볍게 걸었습니다. 면소재지이든 읍내이든 아무렇지 않게 걸었어요. 걷자면 오래 걸린다고도 하지만, 지난날에는 “버스를 기다리는 틈”이면, 읍내에서 집까지 걸어갈 만한 틈이기도 합니다. 한나절(2시간)을 기다려서 타기보다는 그냥 한나절을 걷는 셈입니다. 보임꽃 〈집으로〉에 잘 나와요. 할매할배는 으레 걸었습니다. 아이를 헤아리고 앞길을 그리면서 걷지요. 오늘을 돌아보고 어제를 되새기면서 새날을 그리기에 걷습니다.


  책집마실이란 ‘걷는읽기’라고 할 만합니다. 우리 발바닥으로 땅바닥을 느끼면서 찬찬히 오가는 사이에 책집 골마루와 시렁을 가만히 헤아리는 ‘걷는읽기’입니다. 누리책집에 시키면 집까지 책을 날라줍니다만, 이때에는 우리 발바닥이 땅바닥을 못 느껴요. 책을 좀더 값싸고 빠르게 손에 쥐기는 하되, 막상 “책을 쓰고 엮고 짓고 일구어 잇는 모든 이웃(일꾼)”을 놓치는 얼거리입니다.


  오늘날은 누리책집에서 책을 안 사기가 어렵습니다. 저처럼 시골에서 산다면, 또는 멧골이나 섬에서 산다면, 책집이 없는 작은고을에서 산다면, 누리책집에 기댈 수 있습니다. 이때에는 누리책집에서도 책을 사읽되, 바깥마실을 하는 길에 책집마실도 나란히 하면서 손바닥과 발바닥으로 책골목과 책마을을 느낄 만해요.


  오늘낮에 부산에 닿아 보수동책골목으로 갑니다. 시내버스에서는 자리를 잡고 앉아서 노래를 손으로 슥슥 씁니다. 보수동에 닿아서 어느 곳에 깃들까 하고 헤아리는데, 마침 불날(화요일)이라 모조리 쉬는군요. 또 잊고 맙니다. 그래도 불날에 여는 책집이 두 곳 있어서 이 가운데 한 집에 들릅니다.


  얼핏 보면 헛걸음일 테지만, 곰곰이 보면 새걸음입니다. 책바다에서 헤엄치는 날짜를 잘못 보았으나, 책골목 한켠에 가만히 앉아서 글을 쓰고 하늘을 읽고 바람을 동무하면서 다리를 쉽니다.


  부산에 아름답게 있는 보수동책골목인데, 이곳으로 책을 사읽으려고 나들이하는 분도 꽤 있으나, 그냥그냥 놀러와서 그럭저럭 찰칵찰칵 찍으면서 “책읽는 흉내”를 담아가는 분이 무척 많습니다. ‘누리무늬(인스타 업로드용)’이랄까요. 마치 책 좀 읽는다고 자랑하려고 책골목 한켠에서 책을 쥔 모습만 찍는 셈입니다.


  책읽기란 ‘겉훑기(글쓴이·펴냄터 이름값)’가 아닙니다. 책읽기란 ‘속읽기(삶을 사랑하며 살림하는 손끝으로 담은 이야기)’입니다. 속차리는 이웃님을 그립니다. 속가꾸는 동무를 기다립니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과 노래를 쓴다. 숲을 품은 시골에서 산다. 살림을 짓는 하루를 가꾼다. 《푸른말로 글빛노래 시 따라쓰기》,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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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설게 새롭게 (2026.6.16.)

― 부산 〈책과아이들〉



  누구나 손으로 이룹니다. 언제나 손에서 피어납니다. 우리 손바닥은 땅바닥과 같아서, 씨앗이 깃드는 밭에서 푸성귀가 자라면서 둘레를 밝히듯, 우리 손바닥에 얹은 일감을 새롭게 가꿀 수 있습니다. 손바닥에 낱말 하나를 사뿐히 얹으면, 이 낱말이 무럭무럭 자라는 풀꽃나무처럼 푸르게 빛날 테지요.


  그냥그냥 한자리에 있으면 ‘뭉치다’라 하고, 그럭저럭 한자리에 두면 ‘모으다’라 합니다. 잘 모으면 ‘그러모으다’요, 동무하며 돌아보고 돕듯 모이기에 ‘동아리’입니다. 어떻게 한자리를 이루면서 말을 나누려 하느냐에 따라서, 어느 날은 ‘이야기’를 하고, 어느 날은 ‘수다’를 하고, 어느 날은 ‘겉말(겉도는 말)’에 그칠 수 있습니다.


  누가 옳을 수 있습니다. 누가 그를 수 있습니다. 누가 맞을 만하고, 누가 틀릴 만합니다. 옳고그름이나 맞음틀림을 따지는 일은 안 나쁘되, 옳고그르다고 따지면서 “틀린 너는 나빠! 넌 나쁘니 죽어야 해!” 하고 윽박지르는 싸움불씨는 거둬들여야지 싶어요. ‘틀린너(그른이웃)’를 너그러이 헤아리면서 “그렇게 하면 그르거나 틀리더라. 우리 함께 어울려서 노는 길을 가 볼까?” 하고 손내미는 길로 접어들 적에 비로소 ‘어른’이라고 느낍니다.


  이른아침에 길을 나서서 부산에 닿아 세 군데 책집을 들른 끝에 〈책과아이들〉에 이릅니다. 세 군데 책집을 들렀으나 책짐이 넘치지는 않습니다. 오늘만큼은 가볍게(?) 스무 자락쯤 장만했습니다. 〈책과아이들〉에서도 책을 더 장만할 테니, 고흥으로 돌아가는 책짐은 제법 묵직하겠지요.


  길미를 따지면서 거머쥐려고 하기에 ‘낯설다’고 느끼면서 꺼리고 싫어하고 등집니다. 마음을 살피면서 나누려고 하기에 ‘새롭다’고 여기면서 가까이하고 반기고 배웁니다. 길미를 따지는 눈길이기에 ‘익숙한’ 대로 돈바라기에 스스로 얽매여서 가두고 갇히는구나 싶어요. 마음을 살피는 눈길이기에 ‘배우고 익혀’ 슬기롭게 숨길을 틔우는 살림짓기로 나아갈 테고요.


  함께가는 길을 바라볼 적에는 늘 ‘새롭다’는 마음이지 싶습니다. 함께가는 길을 등질 적에는 느루 ‘낯설다’라는 느낌으로 꽁꽁 싸매지 싶습니다. 함께짓는 길을 헤아릴 적에는 언제나 ‘새롭’게 씨앗 한 톨을 싶는 하루이지 싶습니다. 함께짓는 길을 내칠 적에는 노상 ‘낯설’어서 싫고 지겨워서 스스로 쳇바퀴이고요.


  오늘 이곳에서 마주하는 이웃님하고 나누는 말은 참말로 한결같이 새롭습니다. “이미 안다”는 늪에서 나오면, “이제 새로 본다”는 별누리로 갈 수 있어요.


ㅍㄹㄴ


《내가 새라면》(바루/이슬아 옮김, 북극곰, 2026.4.5.)

#StephaneBarroux #

《우리가 여행하는 법》(마리 꼬드리/최혜진 옮김, 다그림책, 2023.12.11.)

#Ah Les Voyager #MarieCaudry

《혼자서 본 영화》(정희진, 교양인, 2018.2.27.)

《애국자가 없는 세상》(권정생 글·김규정 그림, 개똥이, 2021.10.11.)

《바다거북은 어디로 가야 할까》(최재희, 창비, 2023.6.30.)

《잉카 소년 아니발》(안느 브라강스 글·김인석 그림/박경혜 옮김, 푸른길, 2005.2.1.)

#Anibal (1991년) #AnneBragance

《빨간 구두》(이머 드로스 글·하리 겔렌 그림/이지연 옮김, 베틀북, 2002.9.5.)

#Ik wil die! (1991년) #ImmeDros #HarrieGeelen

《엄마 머리에 이가 바글바글》(크리스틴 스위프트 글·헤더 헤이워드 그림/엄혜숙 옮김, 봄봄, 2009.10.10.)

#MummysGotNits #ChristineSwift #Tangerine

《할머니, 천사들이 왔나요?》(데니즈 베가 글·에린 아이터 코노 그림/김현좌 옮김, 봄봄, 2009.6.15.)

#GrandmaHaveTheAngelCome #DeniseVega #ErinEitterKono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과 노래를 쓴다. 숲을 품은 시골에서 산다. 살림을 짓는 하루를 가꾼다. 《푸른말로 글빛노래 시 따라쓰기》,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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