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봄 눈빛사진가선 69
김은주 지음 / 눈빛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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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빛꽃 / 사진비평 2024.6.30.

사진책시렁 150


《다시, 봄》

 김은주

 눈빛

 2021.5.13.



  목소리만 낼 적에는 글이나 그림이나 빛꽃이라고 하지 않지요. 그저 ‘목소리’라고 합니다. 알록달록 꾸밀 적에는 빛꽃이나 그림이나 글이라 하지 않아요. 그냥 ‘알록달록’이나 ‘꾸밈’이라 합니다. 《다시, 봄》은 제주에서 벌어진 죽임질 뒤끝에 살아남은 사람들이 오늘 어디에 섰는가를 되새기려는 모습을 차곡차곡 담은 듯싶습니다. 할매하고 할배를 줄줄이 세워서 찍을 수 있고, 저마다 꽃차림으로 ‘어느 곳’에 서서 지난날을 돌아보는 모습을 남길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왜 언제까지 ‘줄세우기’에 그쳐야 하는지 곱씹을 노릇입니다. 4월은 한봄이요, 한창 일철입니다. 바야흐로 꽃을 보고 새싹을 보며 잎눈을 보는 철입니다. 함께 땀흘려 논밭을 가꾸고 바다를 보살피는 철입니다. 그렇지만 이 나라는 사람들을 헤아리거나 살핀 적이 없어요. 조선이나 고려 무렵에도, 일본이 총칼로 밀어닥친 동안에도, 일본이 물러간 뒤에도, 우리끼리 나라지기를 뽑을 수 있던 때에도, 그리고 오늘에 이르기까지 나라는 언제나 뒷전이요 팔짱입니다. 아무래도 먼발치에서 지켜볼밖에 없는 찰칵 한 자락일 수 있습니다만, 더 다가서서 손바닥과 발바닥을 들여다볼 일이라고 봅니다. 숟가락과 고무신을 쓰다듬을 일이지 싶습니다. 너무 멀리서 찍는군요.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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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의 유혹 - 예술의 유혹 04 예술의 유혹 4
데이브 요라스 지음, 정주연 옮김 / 예담 / 2003년 5월
평점 :
절판


이 사진책을 놓고

예전에 느낌글을 쓴 적이 있을 텐데

짤막하게 새로 써 본다.


..


숲노래 빛꽃 / 사진비평 2024.6.27.

사진책시렁 140


《사진의 유혹》

 데이브 요라스

 정주연 옮김

 예담

 2003.5.25.



  똑바로 눈을 떠야 똑바로 봅니다. 손길도 발걸음도 몸짓도 똑바로 추스르면서 왼손하고 오른손을 나란히 다스려야 똑바로 짓습니다. 왼발과 오른발을 나란히 다독여야 똑바로 걷습니다. 새도 나비도 벌도 잠자리도 왼날개랑 오른날개가 ‘똑같’습니다. 어느 쪽이 조금이라도 크거나 작다가는 못 날아요. 이와 달리 사람살이에서는 자꾸 왼쪽하고 오른쪽이 다투거나 싸우거나 겨뤄야 한다고 잘못 여기는 목소리가 늘어납니다. 왼오른이 싸워야 할 까닭이 없고, 순이돌이(여성·남성)가 다퉈야 할 일이 없습니다. 다른 둘은 서로 다른 줄 알아보고 깨달으면서 어깨동무를 할 적에 아름답고 나란합니다. 어깨동무를 안 하면서 괴롭히거나 밟거나 깔보기에, 그만 서로서로 다치고 죽어요. “a Crash Course In Photography”를 옮긴 《사진의 유혹》입니다. 빛꽃을 잘 모를 어린이한테도 쉽게 풀어내려고 여민 길잡이책인데, 뜬금없이 ‘유혹’이란 한자말을 끼워넣었습니다. “사진을 배우자!”라든지 “사진 좀 배우자!”쯤으로 옮겨야 알맞겠지요. 참말로 우리는 배울 노릇입니다. 왼쪽은 오른쪽을 배우고, 오른쪽은 왼쪽을 배워야지요. 순이는 돌이를 배우고, 돌이는 순이를 배울 노릇입니다. 배우지 않으니 엉터리일 뿐 아니라 막말과 막짓을 일삼습니다. 안 배우기 때문에 자꾸 허수아비(우상)를 세우며 스스로 망가집니다.


#aCrashCourseInPhotography 2000년

#DaveYorath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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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예쁜 고양이 카이
이와고 히데코 지음, 구혜영 옮김, 이와고 미츠아키 사진 / 동쪽나라(=한민사) / 2003년 9월
평점 :
절판


이 사진책을 놓고서

아마 2014년에 느낌글을 쓴 적 있는데,

짤막하게 새로 써 본다.

사진이란 대단하지 않은 줄

이웃님이 느끼시기를 바라면서.


..


숲노래 빛꽃 / 사진비평 2024.6.27.

사진책시렁 132


《세상에서 가장 예쁜 고양이 카이》

 이와고 미츠아키 사진

 이와고 히데코 글

 구혜영 옮김

 동쪽나라

 2003.9.10.



  잘 찍으려고 용쓰면 잘 못 찍게 마련입니다. 잘 쓰려고 애쓰면 언제나 못 쓸 수밖에 없습니다. 잘 그리고 힘쓰면 거꾸로 못 그리다가 붓을 던질 테지요. 빛꽃도 글도 그림도 늘 같아요. ‘잘’이라는 마음을 씻어내고서 다가설 노릇입니다. “잘 찍기”를 바라는 마음이란, “남보다 낫기”를 바라는 뜻이요, “남하고 나를 견주어서, 남을 밑에 두고서 나를 위로 추키려는 굴레”를 스스로 세우는 셈입니다. 글을 쓰든 그림을 그리든, 남이 어떻게 쓰거나 그리든 대수롭지 않습니다. 나는 내 삶을 쓰고 그리고 찍습니다. 너는 네 삶을 쓰고 그리고 찍어요. 오늘 하루를 내 눈으로 보고 내 귀로 듣고 내 몸으로 겪어서 내 마음으로 담으면 ‘빛꽃·글·그림’ 모두 그저 아름답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예쁜 고양이 카이》는 “가장 예쁜”까지일 수는 없으나, 찰칵 담는 자리에서 늘 “가장 눈부시구나!” 하고 느낄 적에 웃고 울면서 마음을 나누는 길이 무엇인지 들려줍니다. 대단한 고양이를 찍기에 대단한 빛꽃을 얻지 않습니다. 글이름이 대단한 분이 썼기에 대단할 글일까요? 아닙니다. 높거나 낮은 글이란 없고, 낮거나 높은 빛꽃이란 없어요. 사랑으로 마주하기에 사랑으로 찍습니다. 사랑이 없이 쓰니까 사랑이 없는 채 허울스런 글입니다.


##岩合光昭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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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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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마쓰 쇼메이 Tomatsu Shomei 열화당 사진문고 4
이안 제프리 지음, 최봉림 옮김, 도마쓰 쇼메이 사진 / 열화당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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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빛꽃 / 사진비평 2024.6.27.

사진책시렁 148


《열화당 사진문고 : 도마쓰 쇼메이》

 도마쓰 쇼메이 사진

 이안 제프리·최봉림 글

 열화당

 2003.3.1.



  눈여겨볼 빛그림과 눈여겨볼 만하지 않은 빛그림은 아주 쉽게 알아볼 수 있습니다. 스스로 삶을 짓고 살림을 가꾸며 사랑을 편 하루를 보내면서 문득 찰칵 눌러서 담은 빛그림이라면, 누가 찍은 어떤 모습이건 눈여겨볼 만합니다. 이와 달리, 삶짓기·살림가꿈·사랑펴기하고 동떨어진 채 찰칵찰칵 눌러대었으면, 누가 찍은 어떤 모습이건 굳이 눈여겨볼 일이 없습니다. 글은 ‘글이름’으로 안 쓰고 안 읽습니다. 그림은 ‘그림이름’으로 안 그리고 안 봐요. 빛그림이라고 다를까요? 《열화당 사진문고 : 도마쓰 쇼메이》를 보면서 돌아봅니다. 도마쓰 쇼메이라는 분이 “못 찍은 빛그림”은 아닐 테지만, 어떤 하루와 마음과 눈길이었을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어느 빛꽃님을 ‘뛰어나다(대가)’라고 추켜세우면서 잔뜩 풀이말(사진 해설)을 붙여야 한다면, ‘사진평론가가 풀이한 대로 똑같이 추켜세우기만 하라’는 닫힌 담벼락 같습니다. 앞으로도 찰칵찰칵 찍는 사람은 있을 테지만, 이제는 굳이 ‘사진가’를 들출 수 없는 때라고 느낍니다. 삶을 담고 살림을 노래하고 사랑을 나누지는 않으면서 ‘사진상’을 받거나 ‘사진전시’를 하는 이들을 ‘사진가’라고 한다면, 이 나라 빛꽃밭(사진계)은 그 나물에 그 밥인 끼리잔치로 맴돌겠지요.


#東松照明 #IanJeffrey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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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빛꽃 / 사진비평 2024.6.6.

사진책시렁 144


《Black Genesis : African Roots》

 Jurgen Vollmer 사진

 John Devere 글

 St Martins Pr

 1980.



  모든 글과 그림과 빛꽃은 ‘누’가 담거나 나누거나 펴려고 하느냐에 따라서 ‘감’이 다릅니다. ‘보러(취재)’ 가서 담는 글·그림·빛꽃은 ‘구경’이라는 울타리를 못 넘기 일쑤입니다. ‘삶(일상·생활)’으로 누리는 하루를 스스로 담을 적에는 ‘살림’이라는 길을 바라보면서 ‘사랑’으로 그려내는 발걸음으로 잇게 마련입니다. 섣불리 붓부터 쥐지 말라는 뜻을 모르는 분이 많습니다. 글부터 담으려 하지 말고, 그림이나 빛꽃부터 옮기려 하지 말아야 합니다. 먼저 만나고, 사귀면서 맞아들인 다음에 글·그림·빛꽃으로 나타내려고 해야, 조금쯤 ‘맛보기’처럼 녹아들어서 속빛을 살짝 볼 수 있습니다. 《Black Genesis : African Roots》를 읽으면서 “누구 눈”인지 새삼스레 돌아봅니다. 아프리카에서 나고자란 사람이 아프리카에서 익힌 눈길로 아프리카롤 담아내려고 한다면, 이 꾸러미에 나오는 모습을 굳이 안 찍었으리라 봅니다. ‘사회·역사·문화’라는 이름을 섣불리 앞세우려 하기에 그만 틀에 박힌 그림만 흘러요. 오늘날로 치자면 “아파트를 처음 본 사람이 아파트를 찍듯”이 아프리카 이웃을 찍으려 했달까요? 속으로 깊고 넓게 다가서면서 스미기 어렵거나 못 하겠다면, 붓도 찰칵이도 안 쥐어야 맞습니다.


- A Voyage from Juffure, the Gambia, Through Mandingo Country to the Slave Port of Dakar, Senegal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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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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