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내리는 여름 권정생 동화집 3
권정생 지음, 이기영 엮음, 이소영 그림 / 단비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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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어린이책 / 맑은책시렁 2026.4.30.

맑은책시렁 365


《눈이 내리는 여름》

 권정생 글

 이소영 그림

 단비

 2017.12.31.



  서울에서는 나무보다는 달구지(자동차)를 먼저 헤아리느라 가지치기를 하거나 베어냅니다. 시골에서는 나무보다는 해받이를 먼저 따지느라 줄기를 뭉텅 치거나 뽑아냅니다. 서울도 시골도 아닌 멧숲에서는 놀이길(관광도로)을 길게 잇는다며 나무를 잔뜩 밀어대어 죽입니다. 온나라 어린배움터나 푸른배움터난 우두머리(교장)가 누구이냐에 따라서 배움나무를 마구잡이로 치거나 잘라내기 일쑤입니다. 고을지기(지자체장)도 마찬가지라서, 적잖은 고을지기는 기나긴날 아름드리로 자란 나무를 함부로 베거나 뽑아내곤 합니다.


  처음 배움터가 선 뒤로 어린이하고 푸름이가 여태 무엇을 배우는가 하고 돌아봅니다. 여태까지 배움터에서 풀꽃나무를 풀답게 꽃답게 나무답게 마주하며 익히는 길을 가르친 바는 없습니다. 그냥 없습니다. 열린배움터에 들어간들 풀이나 꽃이나 나무를 스스로 제대로 배우려는 젊은이는 드뭅니다. 벌과 나비를 배우려는 젊은이는 몇일까요? 흙과 돌과 모래와 물과 비를 배우려는 젊은이는 아주 없지는 않으나 너무 드뭅니다. 해와 바람과 별이 이곳에 어떻게 스미면서 우리 몸마음을 북돋우는지 헤아리는 젊은이도 매우 적어요.


  《눈이 내리는 여름》은 권정생 할배가 남긴 글을 이럭저럭 다시 묶어서 낸 꾸러미입니다. 여러 벌 되읽고 곱씹습니다. 아무래도 이 꾸러미에 흐르는 삶과 살림과 숲과 사람을 알아챌 어린이나 푸름이는 이제 ‘없다’고 할 만하지 않을까요? 어린이나 푸름이에 앞서 어른과 어버이조차 이 꾸러미가 들려주는 바를 못 알아본다고 해야 하지 않을까요?


  어린이가 느긋이 뛰어놀 빈터와 골목과 마당은 이미 사라졌습니다. 푸름이가 어른 곁에서 집살림과 마을일을 배우면서 스스로 다부지게 일어서는 판을 마련하는 어른도 아주 없다시피 합니다. 어린이도 푸름이도 젊은이도, 어른과 어버이도, 허울만 있을 뿐 다들 말결이 사납고 모질어요. 하나같이 돈에 눈이 멀고, 서울바라기입니다. 그루(주식)가 껑충껑충 뛰어서 좋다고 나대는 판입니다. 참말로 ‘돈그루(주식)’에 미쳐버린 나라요, ‘나무그루’는 까맣게 팽개치는 불늪입니다.


  우리는 오늘을 살아가는 이야기를 문득문득 펴는 마음을 언제쯤 되찾으려나요. 우리는 하루를 살림하는 노래를 가만가만 짓는 손길을 언제쯤 일으키려나요. 올해(2026해)에 뽑기를 또 합니다만, 이제는 벼슬아치를 그만 뽑을 때이지 싶습니다. ‘18살∼65살’ 사이에 있는 사람 가운데 ‘나라일’을 한 해 맡고 싶다는 사람을 모두 받아서, 이들 가운데 한 사람씩 제비뽑기로 일을 맡기는 새길로 가야 할 텐데 싶습니다. 누구나 일할 수 있을 때라야 비로소 집이며 마을이며 나라입니다. 목돈을 펑펑 뿌리고 들여서 장난질(선거운동)을 일삼아서 뽑히는 무리는 어느 누구도 일꾼이 아닌, 돈꾼이자 이름꾼이자 힘꾼일 뿐입니다.


ㅍㄹㄴ


정희는 왜 오빠네들처럼 이런 착한 일을 먼저 생각하지 못한 것이 은근히 화가 납니다. 하지만 잠깐 동안 마음은 활짝 개었습니다. 오빠 덕택으로 작은 산타 노릇을 하게 된 것만도 즐겁습니다. 17쪽


‘사람들은 왜 그랬을까? 다리가 낫지 않은 건 아저씨 탓이 아닌데도, 결국 예수 믿지 않는 사람이나 예수 믿는 사람이나 본래 마음은 변하지 않나 봐.’ 62쪽


“너희들 위태로우니 얼른 딴 데로 가렴.” 그때, 개울가에서 할머니 버드나무가 큰 소리로 말했어요. “할머니, 왜 위태롭다는 거예요?” 첫째 아기 메기가 물속에서 쪼꼬맣게 물었어요. “여기저기 논에서 한창 농약을 뿌리고 있잖니. 그러니 얼른 딴 데로 피해야 한단다.” 냄새는 바로 그거였군요. 78쪽


“겨울엔 이렇게 눈이 쌓였고, 봄이면 버들강아지랑 진달래꽃이랑 따먹으며 다녔지. 여름엔 보리깜부기 따 먹고, 냇물에 멱 감고, 가재도 잡고 퉁가리도 꾸구리도 잡았단다.” “재미있었겠다!” 96쪽


+


《눈이 내리는 여름》(권정생, 단비, 2017)


보통 때는 무척 정답게

→ 여느때는 무척 살갑게

→ 으레 무척 따습게

→ 언제나 무척 포근히

9쪽


그럴듯한 추리를 꺼내어 모두 귀가 쫑긋해졌습니다

→ 그럴듯하게 짚어 모두 귀가 쫑긋합니다

→ 그럴듯이 헤아려 모두 귀가 쫑긋합니다

→ 그럴듯이 견주니 모두 귀가 쫑긋합니다

10쪽


아무도 모르게 하는 것이 좋은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 아무도 모르게 해야 하는 줄도 알아차립니다

→ 아무도 모르게 해야 하는 일도 알아갑니다

→ 아무도 모르게 해야 한다고 알아챕니다

20쪽


조금씩 추워지기 시작했습니다

→ 조금씩 춥습니다

25쪽


이따금씩 나요

→ 이따금 나요

50쪽


얼른 깨달아지는 것이 있었습니다

→ 얼른 깨닫는 일이 있습니다

→ 얼른 깨닫습니다

58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과 노래를 쓴다. 숲을 품은 시골에서 산다. 살림을 짓는 하루를 가꾼다.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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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장은 사라졌지만 - 2025 문화체육관광부 중소출판사 제작지원사업 선정작 여름꽃 문학 1
박효미 지음, 이나무 그림 / 여름꽃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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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어린이책 / 맑은책시렁 2026.4.20.

맑은책시렁 361


《운동장은 사라졌지만》

 박효미 글

 이나무 그림

 여름꽃

 2026.1.30.



  함께 놀고, 마음을 주고받고, 문득 떠오르는 생각을 한 조각 두 조각 모을 수 있을 적에, 서로 배우고 가르치는 즐거운 하루로 나아간다고 느낍니다. ‘밖(사회적 시선)’에서는 ‘돌봐야 하는’ 가난집 아이들일 수 있지만, ‘곁’에서는 ‘그저 이웃’으로 마주하면서 이야기를 하는 사이라고 느껴요.


  우리집 두 아이는 ‘졸업장학교(제도권학교)’를 안 다닐 뿐이면서, ‘대안학교’조차 안 다닐 뿐이지만, 이처럼 집에서 스스로 살림하고 배우는 아이를 ‘밖(사회적 시선)’에서는 ‘위기 청소년’이란 이름을 붙입니다. 한때는 ‘학교밖 청소년’이란 이름을 쓰더니, 어느새 교육청도 군청도 면사무소도 학교도 ‘위기 청소년’으로 이름을 바꾸었어요.


  《운동장은 사라졌지만》을 읽습니다. 서울 한복판이나 기스락이 아닌, 서울하고 한참 먼 조그마한 배움터에서 문득 스치듯 일어나는 하루를 들려주는 줄거리입니다. 요사이는 서울아이나 시골아이 모두 스스로 놀며 노래하는 빛을 확 잃고 잊습니다. 다들 혼자 고개를 처박거나 둘이나 여럿이서 고개를 처박거든요. 일찌감치 아이한테 손전화를 사주고서 말을 안 섞는 어버이가 수두룩합니다. 또한 배움터에서 길잡이 노릇을 할 어른과 아이 사이에 말이 제대로 오가기도 힘든 판입니다.


  어린씨와 푸른씨는 모두 ‘이웃씨’입니다. 오늘은 나이가 좀 어려서 배우는 자리라지만, 이내 이 배움자리를 다 떠납니다. 우리는 어른으로서 어린씨와 푸른씨 곁에서 어떤 어른으로 일하는 사람일까요? 아이도 어른도 배움터와 일터에서만 따로 겉돌지 않을 노릇이며, 어린이책이건 어른책이건 둘(아이어른)이 함께 어울리는 길을 그려낼 노릇입니다.


  이웃씨가 ‘어른스런 어른’하고도 사귀면서 앞으로 ‘새 어른’이 되고 서른 살 마흔 살을 넘어가는 길목에서도 “이곳에 이웃 어른이 있지!” 하고 돌아볼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이야기란 ‘줄거리’가 아니고, 이야기란 ‘튀거나 재미나야 하는 놀라운 얼거리’가 아닙니다. 이야기는 늘 삶이라는 자리에서 온몸과 온마음으로 부대끼면서 길어올리는 노래 한 자락입니다.


  땅이 폭 꺼진 줄거리는 끝내 수수께끼로 남은 《운동장은 사라졌지만》입니다. 이렁저렁 맺어도 되기는 하지만, 언니동생 사이에 골이 깊이 지며 다투는 줄거리로 한참 떠돌다가 얼버무린 셈이지 싶습니다.


ㅍㄹㄴ


나는 푸울쩍 뛰어내렸다. 참았던 숨이 후유 나왔다. 드디어 꺼진 운동장으로 내려왔다. 조심조심 발을 디뎌 봤다. 단단했다. 더 꺼질 것 같지는 않았다. (26쪽)


선생님은 원 한가운데를 분필로 두드렸다. “너희는 셋뿐인데, 어떻게 각자 그렇게 딴소리를 하냐? 삼십 명하고 얘기하는 것 같아.” (46쪽)


둘이서 꾸물꾸물 내 뒤를 따라왔다. 하나보다 셋이 세다. 셋이 되면, 뭐든지 할 수 있다. 코뿔소처럼 나아갈 수도 있다. (82쪽)


“너도 지금 6학년한테 반항하고 있잖아. 이번 가족 운동회 책임자가 나라는 건 알지? 나도 멍청이가 되는 기분이야.” 소리 언니가 속삭였다. 참,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87쪽)


+


《운동장은 사라졌지만》(박효미, 여름꽃, 2026)


사방팔방으로 전화하고 있었다

→ 여기저기 알린다

→ 곳곳에 얘기한다

8쪽


보통 때는 조용한데, 놀이만 시작되면

→ 그동안 조용한데, 놀이만 하면

→ 늘 조용하다가 놀기만 하면

32쪽


쌍둥이 호랑이 중 소라 언니다

→ 두범 가운데 소라 언니다

→ 나란범에서 소라 언니다

36쪽


보통 때는 할머니랑 달을 보면서 소원을 빌었는데 지금은 나 혼자다

→ 그동안 할머니랑 달을 보면서 빌었는데 이제는 나 혼자다

→ 여태 할머니랑 달을 보면서 바랐는데 오늘은 나 혼자다

37쪽


계획이 있어

→ 생각해 봤어

→ 다음이 있어

→ 미리 짰어

51쪽


세상천지 최고 믿을 건 자기 자신인데

→ 이 땅에서 나를 가장 믿어야 하는데

→ 이 삶에서 바로 나를 믿어야 하는데

55쪽


미끄럼틀 위에서 멍하니 보다가

→ 미끄럼틀에서 멍하니 보다가

63쪽


심장은 아까부터 뛰고 있었다. “준비, 땅!”

→ 가슴은 아까부터 뛴다. “자, 달려!”

→ 아까부터 쿵쾅거린다. “하나, 둘, 셋!”

65쪽


우리 셋은 또 발사된 로켓처럼 튀어 나갔다

→ 우리 셋은 또 펑 튀어나갔다

→ 우리 셋은 또 잽싸게 튀어나갔다

→ 우리 셋은 또 얼른 튀어나갔다

→ 우리 셋은 또 쏜살같이 갔다

→ 우리 셋은 또 튀어나갔다

79쪽


지로의 투덜거림이 오랜만에 기분 좋게 들렸다

→ 지로가 투덜거려도 오랜만에 반갑게 들린다

→ 지로는 투덜대는데 오랜만에 즐겁게 들린다

80쪽


달리기에 관해 글을 썼다. ‘꼴찌의 아쉬움’. 그게 내 글짓기의 제목이다

→ 달리기로 글을 썼다. ‘꼴찌가 아쉽다’라는 이름으로

→ 달리기 이야기를 썼다. ‘아쉬운 꼴찌’라는 글이름으로

106쪽


글을 쓰는 직업을 갖게 되었고

→ 글을 쓰는 일을 하고

→ 글쓰기란 일을 찾았고

→ 글일을 하며 살아가고

106쪽


공간마다 사연들이 있다. 사연과 사연 사이, 기묘한 상상이 꼬리를 문다

→ 터마다 이야기가 있다. 이야기와 이야기 사이, 낯선 꿈이 꼬리를 문다

→ 곳마다 까닭이 있다. 까닭과 까닭 사이, 말 못할 날개가 꼬리를 문다

106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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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에 걸린 주먹밥통 - 저학년
파울 마르 지음, 유혜자 옮김 / 책내음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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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숲노래 어린이책 / 맑은책시렁 2026.4.19.

맑은책시렁 364


《마법에 걸린 주먹밥 통》

 파울 마르

 유혜자 옮김

 중앙출판사

 2000.10.30.



  아직까지 스스로 헤아리는 눈이 얕기에 우리 스스로 새말을 못 짓는다고 느낍니다. 아직 서툴더라도 스스로 헤아리려는 눈을 틔우면 언제나 즐겁게 말을 터뜨려서 온누리를 넉넉히 나타내고 그립니다. 아직 어리거나 어설프기에 못 하지 않습니다. 오늘까지 배우고 익힌 바에 맞추어 차근차근 짓고 가꾸고 돌보면 넉넉합니다.


  《마법에 걸린 주먹밥 통》은 ‘주먹밥바라기’인 두 사람이 어느 날 얼결에 누구를 돕고 나서 ‘신나는 주먹밥그릇’을 얻은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두 사람은 여태껏 손수빚은 주먹밥만 먹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그냥그냥 끝없이 주먹밥이 샘솟는 그릇’을 받아요. 하나를 꺼내먹으면 하나가 바로 생기는 놀라운 그릇입니다.


  그렇다면 이 주먹밥그릇을 즐겁게 누리면 돼요. 두 사람도 먹고 이웃하고도 나누고, 누구하고라도 사근사근 노래하는 하루를 지으면 됩니다. 그러나 아무래도 두 사람은 ‘혼자먹기’를 바라는 듯해요. 어느 날 누구를 얼결에 도울 적에도 ‘도울 뜻’은 터럭만큼도 없었거든요. 말 그대로 얼결에 도왔을 뿐이고, 어쩌다가 주먹밥그릇까지 얻었어요.


  언제나 스스로 삶을 가만히 바라보면서 차분히 짓는 길이기에 스스로 즐겁게 마련입니다. 누가 뭘 줘야 하지 않습니다. 누가 괴롭히거나 가로막지 않습니다. 가시밭길도 삶이고 꽃길도 삶입니다. 겨우내 얼음추위에 가만히 잠들어 봄빛을 그리는 씨앗이라서 봄과 여름과 가을에 흐드러져요.


  오늘 하루를 새롭게 배우고, 어제 하루를 기쁘게 되새기고, 모레 하루를 반갑게ㅔ 맞이하려는 꿈을 그릴 노릇입니다. 늘 새롭게 배우기에 사람입니다. 늘 넉넉히 나누기에 살림입니다. 늘 따스히 품고 풀기에 사랑입니다. ‘하나(1)’라는 셈값은 ‘혼자’일 수 있지만, ‘둘과 여럿이 하늘빛으로 함께’ 있는 길일 수 있습니다. 어떤 ‘하나’로 나아갈는지, 어떻게 하나를 이룰는지 곰곰이 짚을 일입니다.


ㅍㄹㄴ


그냥 모두들 뚱보 페터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그의 아내를 부를 때도 당연히 뚱보 페트라라고 했습니다. 뚱보 페터와 뚱보 페트라는 그런 소리를 들어도 주먹밥을 덜 먹을 생각은 절대로 하지 않고, 날이면 날마다 열심히 먹어댔습니다. 15쪽


뚱보 페터가 구덩이를 팠습니다. 그런데 구덩이에서 어떻게 빠져나오지요? 61쪽


그렇지만 그는 주먹밥통에서 주먹밥을 하나 꺼내면 다른 하나가 금방 다시 생겨난다는 것을 미처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주먹밥이 늘어날 때마다 배가 점점 무거워졌습니다. 급기야 배가 기우뚱거리며 엎어지려고 했습니다. 80쪽


#PaulMaar


+


《마법에 걸린 주먹밥 통》(파울 마르/유혜자 옮김, 중앙출판사, 2000)


바구니가 반 정도 비워졌을 때 숲에서 누군가 외치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 바구니를 꽤 비울 때 숲에서 누가 외칩니다

→ 바구니를 제법 비울 때 숲에서 누가 외칩니다

23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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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 없이 싫은 이유 - 혐오편 마음 튼튼 생각 탐구
박부금 지음, 전지은 그림 / 분홍고래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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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어린이책 / 맑은책시렁 2026.4.19.

맑은책시렁 363


《이유 없이 싫은 이유》

 박부금 글

 전지은 그림

 분홍고래

 2025.8.14.



  그냥 싫을 수 없습니다. 싫다면 싫은 까닭이 있습니다. 싫어하는데 왜 싫어하는 줄 모른다면 스스로 마음을 안 돌본다는 뜻입니다. 그냥 좋을 수 없습니다. 좋다면 좋은 까닭이 있습니다. 좋아하는데 왜 좋아하는지 모른다면 스스로 마음을 안 챙긴다는 뜻입니다.


  《이유 없이 싫은 이유》는 어린이 스스로 ‘싫다·밉다’처럼 느끼는 까닭을 헤아리자고 들려주는 줄거리입니다. 앞뒤에 ‘이유’를 일부러 나란히 넣은 책이름인데, “그냥 싫은 까닭”이나 “그냥 싫어”처럼 더 쉽고 수수하게 이름을 붙일 수 있다면, 제대로 깊고 넓게 파고들 만하지 싶습니다.


  요즈음은 아이어른 모두 ‘그냥’이란 말을 아주 쉽게 뱉습니다. ‘말하기’가 아닌 ‘말뱉기’라 할 만합니다. ‘그냥’은 나쁜말이 아닙니다. 아직 갈피를 잡지 않은 터라 그럭저럭 받아들이려는 결인 ‘그냥’인데, 좋지도 나쁘지도 않다고 느끼는 셈이요, 이때에는 나쁘다고 여기더라도 그저 따라가게 마련입니다.


  우리나라는 ‘들길(민주)’이라 여기고, ‘들길(민주) = 이야기(대화) + 만나기(타협)’라는 얼거리입니다. 서로 나란히 자라나서 푸르게 일렁일 들판(민주주의)이란, 서로 말로 마음을 나누는 길인 이야기를 틀 노릇이면서, 이야기를 하는 동안 마음과 마음이 만나서 새길을 찾을 노릇입니다. 그러니까, ‘그냥’이라는 말은 이야기를 안 했다는 뜻이며, 만나려 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이야기를 하려고 만나든, 만나서 이야기를 하든, 두 가지를 나란히 할 적에는 ‘그냥’이 아닌 ‘함께’ 나아갈 길이 나오거든요.


  왜 그냥 싫을까요? 겉모습과 겉보기만으로 이미 딱 끊거든요. 이를테면 ‘반장선거’이든 ‘대통령선거’이든 누구나 어느 쪽을 밀 수 있어요. 이쪽을 밀기에 좋거나 저쪽을 밀기에 나쁘지 않습니다. 그저 다르게 살아가는 길을 보여줄 뿐입니다. 이쪽을 밀기에 좋은사람이지 않고, 저쪽을 밀기에 나쁜사람이지 않습니다. 그저 서로 왜 다르게 미는지 만나서 이야기를 할 노릇입니다.


  갈수록 온나라가 “우리 쪽이 아니면 다 나빠!” 하면서 끊더군요. 어느 쪽을 밀지 않는 사람은 그저 ‘악플·악담·악평’을 한다고 여깁니다. 저쪽에서 하는 말을 조금이라도 들어 보려고 하면 ‘변절·배신’이라고까지 여깁니다. 그러나 이 땅에서 함께 살아가면서 뜻과 길이 다르다면, 오히려 더 자주 만나서 길을 찾을 이야기를 펴야 맞습니다. 서로 어떤 마음인지 눈여겨보고 귀담아들을 때에, 비로소 ‘겉훑기’가 아닌 ‘속읽기’를 합니다.


  요즈음 숱한 사람은 ‘좋아하는 책’만 읽으려 하고 ‘좋아하는 그림(영상)’만 보려고 합니다. ‘배우려는 책·그림’이 아닌, 외곬로 담을 쌓는 책·그림으로 스스로 단단히 닫아걸더군요. 그러나 이렇게 ‘좋아하는 대로’ 하기에 ‘좁’아요. ‘좋아하다 = 좁히다’이거든요. ‘좋다 = 좁다 = 졸졸 = 종(노예)’이기도 합니다. 어느 쪽만 좋아하느라 스스로 좁아터지는 그릇으로 바뀌고, 이 탓에 “저쪽 말이라면 한마디도 안 듣고서 ‘그냥 싫어!’ 하고 외치는 굴레”입니다. 스스로 좁히니 배움길하고는 멀고, 배우려 하지 않으니 더더욱 외곬로 치달으면서 사납습니다.


  막말은 저놈만 하지 않습니다. 이놈이든 저놈이든 “안 배우려는 사람”이 일삼는 막말입니다. 마음에 든다고 여겨서 ‘좋아하는 대로’만 하려는 이들이 아주 쉽게 막말과 미움말(혐오표현)을 합니다. ‘좋은책’을 가려읽으려고 하니 좁습니다. ‘좋은책’이 아닌 ‘배움책’을 읽을 노릇입니다. 서른 살이나 쉰 살을 넘더라도 어린이책과 그림책과 만화책을 곁에 둘 줄 알아야 배웁니다. 이른바 ‘베스트·스테디·추천명작’만 골라읽는 분이 도리어 ‘좁은틀’로 스스로 가두면서 밉말과 사납말을 문득문득 내뱉습니다. 우리가 어른이라면 먼저 ‘푸른책’과 ‘시골책’과 ‘들숲책’을 챙기는 매무새로 거듭날 노릇입니다. 우리가 아이라면 눈밝히는 이야기밭으로 달려갈 하루요, 언제나 싱그럽게 뛰어놀 하루이면 됩니다.


ㅍㄹㄴ


이 세상에 자신이 원하는 대로 태어난 사람이 있을까요? 6쪽


2019년 말에 시작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으로 전 세계가 힘들었어요. 이때 특정 지역을 언급하거나 원인에 대해서 많은 억측이 생겨났죠. 더불어 백신에 대해서도 다양한 이야기가 나왔어요. 20쪽


평소 우리가 가졌던 부정적인 시각 때문에 누군가 피해를 당할 수도 있다고 해요. 22쪽


여러분은 이 속담(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이왕이면 다홍치마)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요? 자칫 잘못하면, 예쁜 것이 좋다는 선입견을 강화할 수 있어요. 더불어 외모나 외형이 중요한 것으로 여겨지는 사회적 편견을 부추길 수 있고요. 35쪽


내가 채소를 싫어하고 운동을 싫어한다고 해서 타인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진 않으니까요. 왜냐하면 개인의 취향이기 때문이에요. 40쪽


듣는 사람은 마음에 상처를 입어. 41쪽


나와 우리 사회에 불이익이 생길까 봐 무서워. 44쪽


물론 안 그런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외국인 노동자는 이러한 비인기 직종에서 많이 일한다고 해요. 우리 산업은 이런 분들 덕에 유지되고 있죠. 그러니 그분들이 우리 일자리를 뺏는 것이 아니에요. 48쪽


나와 맞지 않으면 가까이 지내지 않으면 되는 거예요. 그런데 혐오 대상으로 만들고 불이익을 준다면 안 되겠죠? 단지 나와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말이죠. 55쪽


그런데 남성을 상대로 폭력으로 연결된 사례는 여성을 상대로 한 폭력보다 많지 않아요. 이런 점에서 다수자나 힘이 있는 집단에 대해서는 혐오가 성립하기 어려워요. 56쪽


+


덧.

누구나 이 별에 스스로 바라며 태어난다. ‘백신 사망자’ 앞에서도 함부로 말할 수 있는가? “보기 좋은 떡”과 “배롱치마” 같은 옛말은 더 가다듬고 가꾼다는 속뜻인데, 잘못 읽으면 어쩌나? 풀밥을 먹기에 남한테 안 나쁘다면, 고기밥을 먹을 적에도 남한테 안 나쁠 테지. 그런데 오늘날 논밭은 풀죽임물을 얼마나 많이 뿌리는지 알아야 하지 않나? 이웃일꾼을 깔보지 않을 노릇이되, 왜 이 나라에 이토록 이웃일꾼이 많고, 우리 스스로 궂은일은 멀리하거나 밀치려 하는지 읽어야 한다. 시골일을 궂다고 여기고, 이웃일꾼이 맡는 온갖 일은 처음부터 일자리로 안 가르치고 안 보여주는 학교와 사회일 텐데? 남성한테 폭력을 휘두르든 여성한테 폭력을 휘두르든 모두 주먹질이다. 더 많은 쪽이 주먹질에 시달리기에, 좀 적게 주먹질에 시달리는 사람을 뭉개듯 넘어가지 않아야 한다. 모든 길을 나란히 보려고 하지 않으니 밉말(혐오표현)이 언제나 춤추고 만다.


+


《이유 없이 싫은 이유》(박부금, 분홍고래, 2025)


위 내용의 핵심은 누구나 차별 없이 권리와 자유를 누릴 수 있다는 거예요

→ 이 말은 누구나 고르게 누리고 즐길 수 있다는 뜻이에요

→ 그러니까 누구나 골고루 누리고 즐기면 된다는 뜻이에요

7쪽


나와 다른 의견을 말하는 사람을

→ 나와 다르게 말하는 사람을

→ 나와 엇갈려 말하는 사람을

→ 나와 다른 사람을

→ 나와 엇갈리는 사람을

7쪽


그렇게 되면 특정 대상에 편견을 가질 수 있어요

→ 그러면 누구를 비틀 수 있어요

→ 그때에는 누구를 꼰대로 볼 수 있어요

→ 그때에는 누구를 잘못볼 수 있어요

8쪽


이 세상에 나와 똑같이 생각하고 말하는 존재가 있을까요

→ 온누리에 나와 똑같이 생각하고 말하는 누가 있을까요

→ 이 별에 나와 똑같이 생각하고 말하는 사람이 있을까요

16쪽


다름이 낯설게 느껴질 수 있거든요

→ 다르면 낯설 수 있거든요

→ 달라서 낯설 수 있거든요

17쪽


실제로 얼마나 영향을 받는지 가상의 실험을 해 볼 수 있어요

→ 막상 얼마나 느끼는지 몇 가지를 해볼 수 있어요

→ 정작 어떻게 느끼는지 여러모로 알아볼 수 있어요

25쪽


내가 모르는 상황에서는 먼저 보게 되고, 먼저 듣게 되는 내용이 나에게 영향을 주게 되지요

→ 내가 모르면 먼저 보거나 듣는 대로 받아들이곤 하지요

→ 내가 모르면 먼저 보거나 들은 만큼 느끼곤 하지요

26쪽


객관적인 확인을 하지 않으면 다수의 영향을 쉽게 받게 된답니다

→ 여러 소리를 듣지 않으면 더 많은 쪽으로 쉽게 따라갑니다

→ 곰곰이 짚지 않으면 더 많은 쪽으로 쉽게 휩쓸립니다

30쪽


여러분은 편견이 생기기 전에 확인하는 작업을 해야 한답니다

→ 여러분은 잘못알기 앞서 살펴봐야 합니다

→ 여러분은 잘못보기 앞서 되짚어야 합니다

→ 여러분은 치닫기 앞서 돌아봐야 합니다

→ 여러분은 치우치기 앞서 되물어야 합니다

37쪽


편견에서 자유로워지려면 다음 내용을 기억하세요

→ 기울지 않으려면 다음 이야기를 떠올리셔요

→ 눈감지 않으려면 다음 글을 곱씹으셔요

→ 외곬로 가지 않으려면 다음 글을 잊지 마셔요

→ 쏠리지 않으려면 다음 대목을 되새기셔요

38쪽


위의 글은 오랫동안 전해 온 속담이에요

→ 이 글은 오랫동안 이은 삶말이에요

→ 이 글은 예부터 이어온 말씀이에요

53쪽


생각보다 우리의 일상에도 혐오 표현이 많아요

→ 뜻밖에 우리 둘레에도 막말이 흔해요

→ 안타깝지만 우리부터 궂은말을 자주 써요

→ 얄궂은데 우리 스스로 미움말을 자꾸 써요

69쪽


두려움이 커져서 마음이 힘들어요

→ 두려워서 힘들어요

→ 두려워서 걱정스러워요

→ 자꾸 두렵고 힘들어요

→ 더 두렵고 힘들어요

74쪽


이런 표현이 너무 자주 사용되면 어떨까요

→ 이런 말을 자주 쓰면 어떻게 될까요

→ 이렇게 자주 말하면 어떡할까요

76쪽


이렇게 혐오 표현이 많아지면

→ 이렇게 마구 말하면

→ 이렇게 사납게 말하면

89쪽


정확하게 이유를 확인해야 해요

→ 똑똑히 까닭을 짚어야 해요

→ 제대로 까닭을 알아봐야 해요

100쪽


지금보다 훨씬 힘이 약해질 거예요. 그리고 우리 안에 더 이상 발붙이지 못하겠죠

→ 요즘보다 훨씬 힘이 줄 테지요. 그리고 우리 곁에 더는 발붙이지 못하겠죠

→ 앞으로는 힘이 확 줄 테지요. 그리고 우리도 더는 휩쓸리지 않겠죠

109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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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드그렌, 삐삐 롱스타킹의 탄생 한겨레 인물탐구 8
카트린 하네만 지음, 우베 마이어 그림, 윤혜정 옮김 / 한겨레아이들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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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어린이책 / 맑은책시렁 2026.4.11.

맑은책시렁 362


《린드그렌, 삐삐 롱스타킹의 탄생》

 카트린 하네만 글

 우베 마이어 그림

 윤혜정 옮김

 한겨레아이들

 2012.2.27.



  저는 어릴적에 하루라도 안 맞고서 보낸 날이 없습니다. 밖에서 안 맞으면 집에서 맞고, 집에서 안 맞으면 밖에서 맞았습니다. 1970∼80해무렵에 태어나고 자란 어린이는 으레 날마다 비오는 날에 먼지를 털듯 맞았습니다. 그래도 이따금 아예 안 맞는 어린이가 있고, 하나도 안 맞는 어린이는 ‘어버이가 아이한테 매바심을 안 물려주려는’ 어진 마음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워낙 고삭부리로 태어난 몸이라 몸을 다스린다든지 힘살을 키울 엄두를 못 냈습니다. 그래도 ‘놀이’라고 하면 눈을 반짝반짝 밝히면서 어떻게듯 놀고 싶어서 길을 내려고 했어요. “놀고서 맞”든 “못 놀아도 맞”든 똑같으니까, 집이나 밖에서 얻어맞으며 살더라도 “아무튼 놀고 나서 생각하자”는 마음으로 어릴적을 보냈어요.


  《린드그렌, 삐삐 롱스타킹의 탄생》은 꽤 잘 나온 책이라고 느낍니다. 어린이 곁에 서는 어른으로 서려는 마음인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님이 어떤 숨결과 삶길로 하루하루 보냈는가 하는 줄거리를 굵고짧게 담아냈습니다. 참말로 린드그렌 님은 이녁부터 늘 ‘놀’며 살았고, 아이를 낳아 돌보는 동안에 싸움늪(세계대전)을 맞이했어도 아이들이 뛰놀 터전을 찾아내어 베풀려고 애썼습니다. 이런 마음과 땀방울이 모였기에 ‘삐삐’를 비롯한 숱한 이야기를 쓸 수 있었을 테고, 마침내 ‘로냐’ 이야기까지 쓰고서 붓을 내려놓았겠지요.


  우리가 어른이라면 아이가 ‘놀’ 틈과 터를 마련할 노릇이입니다. 아이가 놀 만한 집과 마을을 가꿀 일입니다. 아이가 놀고 노래하는 나라를 이루는 길에 온힘을 쏟을 노릇입니다.


  아이가 놀지 못 하는 나라는 언제나 메마릅니다. 아이가 못 노는 채 몸뚱이만 클 적에는 그만 얼뜨기로 기울고 맙니다. 아이가 놀이를 모르고 노래를 안 하면서 나이만 먹으면 갖은 굴레와 틀과 사슬로 스스로 갇히면서 괴롭습니다.


  ‘삐삐’도 ‘로냐’도 엄마아빠가 나란히 심은 사랑으로 태어납니다. 삐삐도 로냐도 외곬이 아니라 손잡고 어깨동무하며 ‘함께’ 짓는 길을 오롯이 사랑으로 품어야 하는 줄 들려줍니다. ‘사자왕 형제’도 마찬가지이지요. ‘미오’도 ‘라스무스’도 둘(왼오른)이 언제나 옹글게 한빛으로 눈뜨고 깨어날 적에 아름답게 일어서는 사랑을 들려줍니다. 이제 우리나라는 먼나라에서 베푸는 보람(문학상)을 받을 수 있다고도 하지만, 아직 우리나라에서 글을 쓰거나 말을 펴는 분들은 ‘놀이’하고 ‘노래’를 아예 못 다룹니다. 보람(문학상)은 받지만 놀이와 노래가 없는 글이 아니라, 보람을 못 받더라도 놀이와 노래가 샘물처럼 숲빛으로 피어나는 글이 있어야 비로소 이 나라도 마을도 집도 아늑하면서 아름답겠지요.


ㅍㄹㄴ


린드그렌이 산책을 가거나 시장을 보러 가면, 항상 사람들이 말을 걸면서 “혹시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아니세요?” 하고 물었어. 그럼 린드그렌은 “아니에요. 저는 핑갈 올손의 여동생이에요.”라고 대답하기를 좋아했답니다. 18쪽


린드그렌에게 놀이는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었어. 린드그렌은 어린 시절의 기억에서 이렇게 썼어. “우리는 놀고 또 놀았어요. 놀다가 죽지 않은 것이 이상할 정도로 놀았지요.” 29쪽


린드그렌은 공부가 어렵지 않았어요. 여전히 공부를 잘하는 학생이었지요. 12살 때는 글을 정말 잘 써서 늘 학급에서 작문을 발표했답니다. 44쪽


여러분, 상상이 가나요? 출판사 사람들은 이야기가 괜찮긴 하지만, 삐삐가 너무 버릇없고 고집 센 소녀라 출판하고 싶지 않다고 했답니다. 70쪽


린드그렌이 마지막으로 쓴 작품은 《산적의 딸 로냐》입니다. 이 동화는 1981년에 출판되었어요. 그때 린드그렌은 벌써 75살이었답니다. 96쪽


린드그렌은 평화는 가정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어요. 평화로운 세상을 원한다면 자녀를 폭력 없이 키워야 한다고 말이에요. 108쪽


#Astrid Lindgren. Wer Ist Das? (2011년) (린드그렌은 누구입니까?)

#KatrinHahnemann #UweMayer


+


《린드그렌, 삐삐 롱스타킹의 탄생》(카트린 하네만·우베 마이어/윤혜정 옮김, 한겨레아이들, 2012)


한 아주머니가 어떤 소녀를 팔로 감싸고 있습니다

→ 아주머니가 아이를 감쌉니다

→ 아주머니 한 분이 아이를 감쌉니다

5쪽


사람들이 아이들에 대해 가지고 있는 생각을 바꾸었어요

→ 사람들이 아이를 보는 눈을 바꾸었어요

→ 사람들이 아이를 새롭게 보도록 북돋았어요

6쪽


여름에 백야를 볼 수 있답니다

→ 여름에 흰밤을 볼 수 있답니다

→ 여름에 하얀밤을 본답니다

21쪽


때로는 누군가가 책을 읽어 줘야 했는데

→ 때로는 누가 책을 읽어 줘야 했는데

115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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