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역사가 담긴 8가지 우표 이야기 재미있는 이야기 살아있는 역사 13
김재은 지음, 설은영 그림, 백유선 감수 / 어린이작가정신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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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어린이책 / 맑은책시렁 2024.7.16.

맑은책시렁 331


《우리 역사가 담긴 8가지 우표 이야기》

 김재은 글

 설은영 그림

 어린이작가정신

 2011.6.14.



  해가 갈수록 나래꽃을 보기 어렵습니다. 사기도 어렵고 붙이기도 어렵습니다. 나래터에 가서 나래꽃을 사려면 ‘아예 안 들인 곳’이 제법 있습니다. 종이돈이나 쇠돈을 주고받는 가게가 확 줄어든 터라, 글월이나 꾸러미를 부칠 적에 얼마를 들여야 하는지 알리는 종이쪽을 굳이 안 쓰는 얼거리입니다.


  2011년보다 2024년에는 더 예스럽구나 싶은 《우리 역사가 담긴 8가지 우표 이야기》(김재은, 어린이작가정신, 2011)를 읽었습니다. 아직 사라지지 않았으나 곧 사라져도 사람들이 잘 모른다거나 시큰둥하게 여길 나래꽃(우표)을 어린이한테 들려주는데, 말씨는 아쉬워도 줄거리는 잘 여미었다고 느낍니다.


  우리가 쓰는 ‘우표’라는 낱말이 일본말인 줄 첫머리부터 똑똑히 짚습니다. 그러나 새롭게 이름을 짓도록 어린이를 이끌지는 못 합니다. 곰곰이 보면, 이 책에 쓴 숱한 말씨는 일본말에 일본말씨에 일본 한자말입니다.


  예전에는 잎글(엽서)을 띄우건 무엇을 하건 나래터에 가서 나래꽃을 붙여야 했으니, 사람들은 으레 ‘나래꽃에 새긴 그림’을 들여다봅니다. 우두머리는 나래꽃에 으레 그들 얼굴을 큼지막하게 박아요. 굴레(독재)가 판치는 나라는 언제나 우두머리 얼굴을 자주 나래꽃에 박습니다. 남녘은 오래도록 이 짓을 했고, 북녘은 아직 이 짓을 합니다.


  요즈음은 ‘오늘을 읽는 실마리’를 찾아볼 곳이 많습니다. 지난날은 ‘지난 하루를 읽는 실마리’를 찾아볼 곳이 적었습니다. 비록 앞으로는 나래꽃으로 ‘오늘을 읽는 실마리’를 찾아보기 어려울 만하지만, 여태까지 걸어온 발자취를 되새길 적에 나래꽃은 톡톡히 제몫을 할 수 있어요. 무엇보다도 ‘나래꽃을 붙여서 띄운 수수한 글월’이야말로 우리가 살아온 자취요 이야기입니다.


ㅅㄴㄹ


당시에는 우표가 아니라 ‘우초’라는 말을 사용했는데, 이는 일본식 이름을 붙이지 않기 위해 조선에서 독자적으로 만들어 낸 이름으로 짐작됩니다. 본래 문위 보통우표에는 우리 식 태극 문양을 그려 넣었으나 일본이 멋대로 중국식 태극 문양으로 바꾸어 인쇄한 점이 아쉽습니다. (20쪽)


우리나라 우표임에도 불구하고 한글 대신 한자와 프랑스어로만 문구가 인쇄되어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프랑스어가 쓰여 있는 이유는 프랑스에서 인쇄된 우표이기 때문입니다. (30쪽)


해방 뒤, 통신권을 되찾게 된 우리나라가 가장 먼저 찍어낸 독립운동가 우표, 바로 이준 열사의 우표입니다. (47쪽)


일제강점기 동안 일본은 ‘체신이원양성소’라는 교육 기관을 세울 정도로 통신요원을 키우기 위해 애썼습니다. 그러나 고급 기술 교육은 일본인만 받을 수 있었고, 우리나라 사람들은 단순 업무만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는 우표를 인쇄할 만한 기계도 없었습니다. 일본에서 인쇄한 우표를 우리나라에 들여와 그대로 사용했었기 때문입니다. (56쪽)


유엔 참전 군인들이 한국 우표에 관심이 있다는 소문은 우체국 사람들의 귀에도 들어갔습니다. 우체국에서도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59쪽)


1981년, 대통령 선거인단의 간접 투표를 통해 전두환 대통령이 취임합니다. 전두환 대통령은 외국을 방문할 때마다 기념우표를 발행했습니다. 이 시기에는 가장 많은 대통령 우표가 나왔습니다. (70쪽)


독도를 두고 우리나라와 일본이 서로 긴장하고 있던 1954년, 우리나라는 첫 독도 우표를 발행했습니다. (96쪽)


우표는 ‘세상에서 가장 작은 화폭’이라 불립니다. 하지만 우표는 세상에서 가장 큰 그림이기도 합니다. (113쪽)


+


다시 활발하게 우표를 만들기 시작해 지금은 2년에 약 60종의 우표가 발행됩니다

→ 다시 부지런히 나래꽃을 내놓아서 이제는 이태에 예순 가지 나래꽃이 나옵니다

4쪽


우리나라 우표임에도 불구하고 한글 대신 한자와 프랑스어로만 문구가 인쇄되어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 우리나라 나래꽃이지만 한글 아닌 한자와 프랑스글로만 찍습니다

30쪽


전두환 대통령은 외국을 방문할 때마다 기념우표를 발행했습니다

→ 전두환 씨는 이웃나라로 갈 때마다 기림나래를 내놓습니다

→ 전두환은 여러 나라를 돌 때마다 기쁨나래를 박습니다

70쪽


‘세상에서 가장 작은 화폭’이라 불립니다

→ ‘온누리 가장 작은 그림’이라 합니다

→ ‘가장 작은 그림종이’라 여깁니다

113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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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샘추위 산하작은아이들 71
임순옥 지음, 이상권 그림 / 산하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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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어린이책 / 맑은책시렁 2024.7.16.

맑은책시렁 330


《꽃샘추위》

 임순옥 글

 이상권 그림

 산하

 2022.11.25.



  《꽃샘추위》(임순옥, 산하, 2022)는 두 아이가 맞닿다가 맞서면서 동무로 어울리는 길을 줄거리로 삼는구나 싶습니다. 두 아이 어버이가 얼핏설핏 나오는데, 아이들은 스스로 길을 찾거나 바라보기보다는 으레 어버이 말이나 손길에 이끌립니다.


  오늘날 어린이나 푸름이 가운데 몇이나 스스로 길을 찾아나설까요? 어쩌면 거의 몽땅 어버이 손에 이끌려서 배움수렁(학교·학원 쳇바퀴)에 갇힌 나날이지 싶습니다.


  요사이는 걸어다니는 아이가 드뭅니다. 걷고 싶더라도 골목이며 거님길을 온통 쇳덩이(자동차)가 차지합니다. 조금 걸을라치면 앞옆뒤에서 쇳덩이가 빵빵거리면서 비키라고 윽박지릅니다. 그나마 큰고장 아이들은 조금 걸을는지 모르나, 시골 아이들은 노랑이(학교버스)가 곧장 실어나르고, 푸른배움터는 으레 어울집(기숙사)에서 지냅니다.


  걷지 않으니 놀지 않고, 놀지 않으니 노래하지 않습니다. 노래하지 않으니 마음을 넉넉히 가꾸지 않고, 마음을 넉넉히 안 가꾸니 누리놀이(인터넷게임)하고 누리그림(유투브)에 고개를 처박습니다.


  서울이건 시골이건, 아직 잿더미로 올리지 않아서 조금 남은 골목길 한켠은 아이들이 마구 태우다가 버린 담배꽁초가 수북합니다. 《꽃샘추위》를 돌아봅니다. 우리 어른이 아이한테서 동무를 빼앗았을 텐데, 서로 어울려 놀면서 노래하는 하루를 가로챘을 텐데, 아이 스스로 걷고 달리고 웃고 우는 삶을 짓눌렀을 텐데, ‘아이들이 서로 동무로 사귀기 어렵다’는 줄거리만 건드리려고 하면 자칫 길을 잃거나 잊으면서 헤매는 얼거리로 치닫을 수 있겠구나 싶습니다.


  마음(감정)을 또렷하게 밝혀야 한다는 얘기가 곧잘 흐릅니다만, 마음을 쌓거나 다지거나 이룰 터전부터 없거나 빼앗긴 오늘날 터전이라는 대목부터 짚지 않으면, 줄거리만으로는 제대로 어린이한테 다가서기 어려우리라 봅니다. 또한 얄궂은 터전을 어린이 스스로 하나씩 바꾸어 가면서 뛰놀고 노래하는 길을 조그맣게 씨앗을 심듯 들려주는 얼거리를 바라보지 않을 적에도, ‘동무 사귀기’ 줄거리를 짜서 맞추려고 하다가 오히려 뒤틀릴 만하다고 느낍니다.


  아무리 서울과 부산과 온나라가 잿더미(아파트단지)요, 어린이가 이마에 땀을 흘리며 뛰놀 자리가 사라졌다고 여기더라도, 어린이문학은 놀이 이야기부터 실마리를 풀어가야 할 노릇이라고 봅니다. 놀지 않으면서 동무일 수 없습니다. 놀며 노래하지 않는데 어떻게 동무일 수 있겠습니까. 어린이한테 문학(동화)을 베풀려 하지 말고, 어린이하고 먼저 실컷 뛰놀고 나서 글을 쓸 일이라고 봅니다.


ㅅㄴㄹ


세은이는 공부를 조금만 해도 성적이 잘 나오고, 세은이 엄마는 늘 집에서 세은이를 도와준다. 세은이네 집은 방학에 여행도 자주 간다. 나는 세은이보다 성적이 잘 나온 적이 없다. 엄마는 일하느라 바쁘고, 비 오는 날 학교에 우산을 들고 올 수도 없다. 친구랑 놀다 오라고 차를 태워 주지도 못한다. (26쪽)


“집에 갈래.” 우영이가 자전거를 빼서 옆으로 돌렸다. “야, 미안하다고. 진짜!” 선재가 소리를 높였다. “비싼 자전거 자랑하냐?” 우영이도 목젖까지 올라온 말을 쏟아냈다. (61쪽)


신준호가 은행을 밟고 허둥대던 모습이 떠올라 또 웃음이 나왔다. “이 동네에 우리 반 남자애가 살아. 할머니랑 재미있게 지내더라.” “부모님은?” “몰라. 그 애가 춤을 잘 춰.” “한창 공부할 때 춤을 추면 어쩌니?” “……” (104쪽)


+


이사를 가는 게 아니라 이사 놀이를 하는 것만 같았다

→ 떠난다기보다 떠나는 놀이를 하는 듯했다

→ 옮겨 가기보다 옮기는 놀이를 하는구나 싶다

7쪽


시소가 수평이 된 게 재미있었다

→ 널방아가 똑바로라 재미있다

→ 널타기가 나란해서 재미있다

17쪽


두 아이의 눈빛이 잔잔하게 일렁였다

→ 두 아이 눈빛이 잔잔하게 일렁인다

→ 두 아이는 눈이 잔잔하게 빛난다

72쪽


어두워져 오는 하늘에 노랑 하트들이 만발해 있었다

→ 어두워 오는 하늘에 노랑 사랑잎이 가득하다

104쪽


다른 존재들이 만나 친구가 되는 일이 쉽지만은 않은 것 같습니다

→ 다른 숨결이 만나 동무가 되는 일이 쉽지만은 않은 듯합니다

→ 다른 넋이 만나 동무가 되기란 쉽지만은 않은 듯싶습니다

114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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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룩말 내 동생 사각사각 책읽기 1단계 시리즈 4
키디 베베 지음, 안느 빌스도르프 그림, 이정주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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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숲노래 어린이책 / 맑은책시렁 2024.6.20.

맑은책시렁 328


《얼룩말 내 동생》

 키디 베베 글

 안느 빌스도르프 그림

 이정주 옮김

 주니어김영사

 2008.12.2.



  《얼룩말 내 동생》(키디 베베·안느 빌스도르프/이정주 옮김, 주니어김영사, 2008)은 아이가 어머니하고 주고받는 마음이 어떻게 자랄 만한가 하고 들려줍니다. 곁에서 아버지가 몇 마디 거들 만하지만, 아버지는 얌전히 듣기만 합니다. 둘이 주고받는 말을 귀여겨듣는 아버지도 새록새록 배울 만하거든요.


  곰곰이 보면, 사내는 가시내 곁에서 함께 보금자리를 일구면서 살림길을 익혀 갑니다. 사내도 혼자서 너끈히 삶을 가꾸고 살림을 지을 만한데, 삶과 살림을 아우르는 사랑을 깨달으려면 가시내 곁에서 아이를 품으면서 하루를 돌아볼 수 있어야 합니다.


  새삼스레 보면, 가시내는 혼자서 삶과 살림을 거느릴 만합니다. 그러나 가시내도 삶과 살림을 어우르는 사랑을 펴려면 사내 품에 아이를 안기면서 두 사람한테 사근사근 이야기를 들려줄 노릇이라고 느껴요.


  낮에는 해가 돋으면서 바지런히 일합니다. 밤에는 별이 돋으면서 반듯하게 누워서 쉽니다. 오늘날에는 가시내도 사내도 보금자리를 사랑으로 짓기보다는, 집밖으로 오래 떠돌면서 돈을 버는 길에 서곤 합니다. 이러면서 가시내는 어머니 몫을 잊고 사내는 아버지 자리를 잊습니다. 둘 다 살림길하고 등지면서 사랑을 잊어갑니다. 둘 다 “내 삶”이라는 담벼락을 치면서 그만 차갑거나 딱딱하게 치닫습니다.


  어린 동생을 어여삐 바라보면서 포근히 돌보는 마음으로 자라려면 어머니가 사근사근 이야기꽃을 피울 노릇입니다. 듬직하고 의젓하게 어린 동생을 보살피는 몸짓을 펴려면 아버지가 즐겁게 노래하면서 집안일을 맡는 하루를 지켜보면서 같이 배울 일입니다.


  모든 아이는 어머니빛과 아버지빛을 나란히 받습니다. 딸도 아들도 두 어버이빛을 나란히 맞아들여서 태어나요. 다른 두 빛을 하나이자 새로운 숨결로 일으키려는 아이입니다. 이 넋을 곰곰이 들여다보는 이웃이 늘기를 바랍니다.


ㅅㄴㄹ


내 이름은 ‘웨이’, 우리 아빠 말로는 ‘태양’이라는 뜻이에요. (8쪽)


동생이 생겨요?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요? 이제 어딜 가나 동생 얘기뿐이에요. 길을 가는데 낯선 사람이 말했어요. “아기가 아드님처럼 생기면 참 예쁘겠어요!” (15쪽)


“걱정 마! 동생이 태어나면 네가 동생을 가장 잘 돌볼 거야. 엄마는 그렇게 믿어. 그리고 넌 영원한 엄마의 태양이야!” (31쪽)


#AnneWilsdorf #KidiBebey

#UnBebeEtMoiAlors


+


사람들은 얼룩말 동생의 슬픈 눈을 보고 겁먹을지도 몰라요

→ 사람들은 얼룩말 동생이 눈이 슬퍼 두려울지도 몰라요

→ 사람들은 얼룩말 동생이 슬픈 눈이라 무서울지도 몰라요

26


동생이 태어나면 네가 동생을 가장 잘 돌볼 거야

→ 동생이 태어나면 네가 동생을 가장 잘 돌볼 테지

31


넌 영원한 엄마의 태양이야

→ 넌 언제나 엄마한테 해야

→ 넌 늘 엄마한테 해님이야

31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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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러 고양이의 일기 난 책읽기가 좋아
앤 파인 글, 베로니크 데스 그림, 햇살과 나무꾼 옮김 / 비룡소 / 199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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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어린이책 / 맑은책시렁 2024.5.29.

맑은책시렁 324


《킬러 고양이의 일기》

 앤 파인 글

 베로니크 데스 그림

 햇살과나무꾼 옮김

 비룡소

 1999.4.22.



  《킬러 고양이의 일기》(앤 파인·베로니크 데스/햇살과나무꾼 옮김, 비룡소, 1999)를 가만히 읽었습니다. 어린이한테 읽힐 글이라면 영어 ‘킬러’를 그냥 쓰지 않아야 합니다. 어른한테 읽힐 글도 매한가지입니다. 우리말 ‘죽이다’나 ‘앗다’나 ‘빼앗다’가 있기도 하고, ‘사냥’이 있어요. 고양이라면 “사냥꾼 고양이 하루”라든지 “사냥냥이 하루”쯤으로 옮길 만합니다.


  아무튼, 고양이는 사냥합니다. 사냥하는 몸으로 태어나기도 했고, 사냥을 문득 할 뿐 아니라, 사냥하는 사이에 이 별에서 살아가는 뜻을 누리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 고양이는 사냥을 안 하기도 합니다. 사냥할 적마다 곁사람이 썩 못마땅하다고 여기고 싫어하고 꺼리는 줄 잘 알아요. 타고난 사냥꾼인 고양이인데, 곁사람이 싫어할 일을 굳이 자꾸 하거나 키울 마음이 없습니다.


  이때에 우리 스스로 돌아볼 노릇입니다. 고양이는 사람하고 함께살기로 하면서 ‘사람이 안 반기는 짓’을 멈추거나 줄입니다. 고양이는 ‘사람이 반기는 짓’을 좀더 하려고 마음을 기울입니다. 그러면, 고양이랑 함께살기로 하는 사람은 ‘고양이가 안 반기는 짓’을 얼마나 멈추거나 줄이는가요? ‘고양이가 반기는 짓’을 얼마나 하거나 마음을 기울이는가요?


  고양이는 사람들이 좀 해바라기를 하고, 뜰을 비롯해서 들숲바다에서 돌아다니기를 바랍니다. 고양이는 사람들이 제발 집구석에서 밖으로 나와서 풀꽃나무를 곁에 둘 뿐 아니라, 흙내음을 맡기를 바랍니다. 고양이는 사람들이 제발 쇳덩이(자가용)를 멈추고서 걸어다니기를 바랍니다. 고양이는 사람들이 제발 서울 좀 그만 늘리고, 돈에 그만 얽매이기를 바랍니다.


  고양이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할 사람입니다. 고양이 마음을 읽어야 할 사람입니다. 고양이하고 착하고 참다우며 아름답게 함께살 길을 생각해야 할 사람입니다. 혼자 잘난 척하지 않아야 할 사람입니다. 사람은 ‘만물 영장’이 아니라, ‘뭇숨결 이웃’입니다. 사람도 뭇숨결도 다 다른 ‘하늘빛’입니다.


ㅅㄴㄹ


그래, 그래. 내가 나쁜 놈이다. 내가 그 새를 죽였어. 하지만 난 고양이인 걸 어떡해. (7쪽)


하지만 그 뜰이 어디 자기네 건가? 내 뜰이기도 하다고. 솔직히, 내가 사람들보다 훨씬 오랫동안 뜰에서 지낼걸. 식구들 중에서 뜰을 제대로 이용하는 건 나뿐이라고. (14쪽)


하지만 그 녀석이 병이 들었을 줄이야 어떻게 알았겠어? 동물 병원에 오는 동물들이 모조리 아픈 건 아니란 말이야. 나만 해도 아프지 않잖아? 사실 여태껏 살아오면서 한 번도 아픈 적이 없었어. (57쪽)


엘리가 다시 부모님한테 말했어. “이제 그만 좀 하세요! 터피 좀 가만 내버려 두시라고요! 섬퍼를 땅에서 파낸 건 터피가 아닐 거예요. 틀림없이 피셔 아줌마네 그 못된 개가 그랬을 거라고요. 터피는 섬퍼를 도로 묻어 달라고 우리한테 가져온 것뿐이에요.” (72쪽)


#TheDiaryofaKillerCat #AnneFine #VeoniqueDeiss


+


조그만 구덩이를 팠어

→ 구덩이를 작게 팠어

→ 땅을 조금 팠어

16


그 쥐는 내가 죽은 게 아니야

→ 그 쥐는 내가 안 죽였어

19


너에게 천벌이 내릴 거야

→ 넌 벼락맞아

→ 넌 불벼락 맞아

47


동물 병원에 오는 동물들이 모조리 아픈 건 아니란 말이야

→ 들돌봄터에 오는 짐승이 모조리 아프진 않단 말이야

→ 이웃돌봄터에 오니까 모조리 아프진 않단 말이야

57


우리한테 가져온 것뿐이에요. 터피는 영웅이에요

→ 우리한테 가져왔을 뿐이에요. 터피는 훌륭해요

→ 우리한테 가져왔을 뿐이에요. 터피는 멋져요

72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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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세대를 위한 기후 위기를 이겨 내는 상상력 미래 세대를 위한 상상력 3
안치용 지음 / 철수와영희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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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푸른책 / 숲노래 청소년책 2024.5.17.

푸른책시렁 171


《미래 세대를 위한 기후 위기를 이겨내는 상상력》

 안치용

 철수와영희

 2023.10.9.



  《미래 세대를 위한 기후 위기를 이겨내는 상상력》(안치용, 철수와영희, 2023)을 읽는 내내, 전라남도 시골에서 태어나고 자라는 어린이하고 푸름이를 떠올렸습니다. 전라남도하고 경상북도 시골은 아주 빠르게 줄어듭니다. 두 고장에는 앞서거니 뒤서거니 사납터(위해시설)가 들어섭니다. 두 고장 우두머리(지자체장)는 ‘돈’과 ‘돈벌자리’를 내세워서 갖은 사납터를 끌어들이려고 합니다.


  시골이 왜 줄어들고, 아이들이 시골에서 왜 안 살려고 할까요? 실마리는 매우 쉽게 찾을 만한데, 우리나라는 시골살이가 얼마나 뜻깊고 아름답고 즐거운데다가 사랑스러인지를 못 가르칠 뿐 아니라 안 가르칩니다. 스스로 지어서 스스로 누리는 길을 들려주는 어른이 매우 드물기까지 합니다.


  여러모로 보면, 오히려 서울이 ‘푸른길(생태환경 정책)’이 가장 훌륭합니다. 이다음은 부산 같은 큰고장이 푸른길을 살리려고 합니다. 거꾸로 전남이나 경북 같은 고장은 푸른길하고 동떨어질 뿐 아니라, 두 고장은 들숲바다를 더 빨리 더 많이 더 크게 망가뜨리거나 밀어내어 구경터(관광단지)나 뚝딱터(산업단지)로 바꾸는 돈벌이에 눈이 벌겋습니다. 전북과 경남과 강원도 이런 돈벌이에 뒤처지지 않으려고 힘쓰고, 충남과 충북에는 진작에 뚝딱터가 많이 들어섰기에, 이제는 예전처럼 나서지는 않는 듯싶습니다.


  이제라도 머리를 맞대어 길을 찾아야 할 텐데, ‘머리를 맞대는’ 사람은 거의 서울과 큰도시에만 몰렸습니다. ‘머리를 맞대는’ 사람도 우두머리나 글바치일 뿐, 마을사람이나 어린이나 푸름이는 없습니다.


  ‘사납날씨(기후위기)’란 무엇일까요? 오늘날 우리는 이 이름을 아무렇지 않게 쓰기는 하지만, 막상 모든 사납날씨가 왜 불거지는지 “내 탓”부터 하는 사람은 없다시피 합니다.


  생각해 봐요. 배추값이 왜 오를까요? 파값이 왜 치솟았을까요? 능금값이나 배값이 왜 껑충 뛰었을까요? 감자값이나 당근값이 왜 안 가라앉을까요?


  배추도 파도 능금도 배도 감자도 당근도 느긋이 넉넉히 지을 땅을 이미 잔뜩 까뒤집어서 부릉길(찻길)로 바꾸었고, 뚝딱터나 구경터로 바꾸었습니다. 하늘에 왜 먼지로 뿌열까요? 푸른바람을 베풀 들숲바다에 이미 햇볕판(태양광패널)과 바람개비(풍력발전기)를 잔뜩 때려박으면서 망가뜨렸거든요.


  우리는 중국 탓을 더 할 까닭이 없습니다. 아무리 중국이 엉터리로 먼지를 일으키고 더럼물을 바다에 버리더라도, 우리 들숲바다가 깨끗하면, 중국 먼지와 더럼물을 모두 걸러낼 수 있어요. 《미래 세대를 위한 기후 위기를 이겨내는 상상력》은 여러모로 뜻깊으면서 몇 가지는 아쉽습니다. “우리 스스로 바꿀 일”을 깊이 파고들지는 않습니다. 우리나라 서울과 시골이 얽힌 실타래를 지나치고 맙니다. 우리나라 들숲바다가 언제부터 어떻게 망가졌는지, 더욱이 ‘국립공원’에까지 밀려든 햇볕판과 바람개비 이야기를 일부러 모르쇠로 넘어갑니다. ‘툰베리’는 눈여겨보지만, 정작 ‘텃밭과 시골살림으로 푸르게 살아가는 이웃’을 바라보는 눈이 아직 없습니다.


  ‘전기차’가 늘어나더라도 푸른길로 가지는 않습니다. “기름차가 구를 길”이건 “전기차가 구를 길”이건, 이미 모든 부릉길은 들숲과 시골을 밀어대어서 닦은 ‘기름찌꺼기(아스팔트)’인걸요. 비닐과 풀죽임물(농약)이 말썽거리인 줄 안다면, 비닐도 풀죽임물도 없이 논밭을 일구면서 살림살이(상품)를 사고파는 길은 무엇인지 짚을 수 있기를 바라요. 길은 어렵지 않아요. 시골에서 살아가면서 바라보면 쉽게 깨달을 만합니다. 서울이나 큰고장에서도 골목집에서 아이를 돌보면서 두런두런 집안일을 하는 눈으로 바라보면 길찾기를 어느새 깨달을 만합니다.


ㅅㄴㄹ


이미 바다에 유입된 플라스틱의 양이 엄청나고, 한번 GPGP의 회오리에 갇힌 플라스틱이 천천히 분해되면서 만들어진 미세플라스틱은 없애기 어렵습니다. (24쪽)


농경지, 주거용 정원, 휴양지, 숲 등에 많은 종류의 살충제가 사용되고 있습니다. (41쪽)


기후악당인 것은 사실이지만 두목은 아니지 않느냐 하는 항변이지요 … 단순히 도로 위에 전기차가 굴러다닌다고 해서 친환경이 되는 건 아닙니다. (55쪽)


2021년 판매된 과일과 채소의 약 37퍼센트가 플라스틱으로 포장된 상태였던 것을 감안하면 프랑스는 이 조치로 연간 10억 개 이상 플라스틱 포장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148쪽)


+


실제로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비춘 수면 위의 상(像), 즉 간단히 말해 헛것이었기에

→ 참말로 있지 않고 저를 물에 비춘 모습, 그러니까 헛것이기에

→ 막상 저를 물에 비추었을 뿐인 헛것이기에

5


바다에 투기하면 이 정도 양이 됩니다

→ 바다에 버리면 이만큼입니다

→ 바다에 내던지면 이쯤입니다

12


대양의 쓰레기 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국제 사회의 노력이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습니다

→ 너른바다 쓰레기섬을 걷어내려고 여러 나라가 꾸준히 힘씁니다

→ 바다에서 쓰레기섬을 치우려고 뭇나라가 나란히 애씁니다

17


꿀벌과 함께 식물의 수분에 크게 기여하는 야생벌 역시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 꿀벌과 함께 푸나무 꽃가루받이를 돕는 들벌도 사라질 수 있습니다

→ 꿀벌과 함께 꽃가루받이를 이바지하는 들벌도 자꾸 줄어듭니다

37


농경지, 주거용 정원, 휴양지, 숲 등에 많은 종류의 살충제가 사용되고 있습니다

→ 논밭, 꽃밭, 쉼터, 숲에 벌레잡이물을 숱하게 뿌립니다

→ 들, 마당, 놀이터, 숲에 벌레죽임물을 잔뜩 뿌립니다

40


이동식 양봉은 꿀벌 폐사율을 높이게 됩니다

→ 벌을 옮겨서 키우면 많이 죽습니다

→ 벌을 옮겨서 치면 많이 죽습니다

43


실행을 반대한 이유도 부작용(副作用)을 완전히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 골칫거리를 제대로 읽지 못했기 때문에 하지 말자고 합니다

→ 뒤따르는 말썽을 아직 모르기 때문에 그만두자고 합니다

53


맹그로브 숲은 조간대에 형성돼 있습니다

→ 맹그로브숲은 갯벌에 있습니다

→ 맹그로브숲은 뻘에 생깁니다

109쪽


기후 변화와 이종교배의 연관성이 크다고 확신하게 됩니다

→ 널뜀날씨와 다른맺이가 크게 얽힌다고 봅니다

→ 벼락날씨와 너머맺이가 맞닿는다고 여깁니다

→ 비칠날씨와 바깥맺이가 맞물린다고 느낍니다

→ 궂은날씨와 건너맺이가 만나는구나 싶습니다

→ 너울날씨와 남맺이를 엮어서 볼 수 있습니다

132쪽


우리는 포장을 사라지게 만든다

→ 우리는 껍데기를 치운다

→ 우리는 허울을 없앤다

138


바깥 껍질에 국부적으로 가열하면

→ 껍찔 한쪽을 달구면

→ 껍질을 조금 달구면

→ 껍질을 살짝 달구면

144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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