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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다 좋아서 하는 거잖아요 - 이곳은 도쿄의 유일한 한국어 책방
김승복 지음 / 달 / 2025년 7월
평점 :
까칠읽기 . 숲노래 책읽기 / 인문책시렁 2026.11.7.
인문책시렁 500
《결국 다 좋아서 하는 거잖아요》
김승복
달
2025.7.7.
노래하는 사람이 놀이도 일도 즐겁게 합니다. 노래하기에 놀든 일하든 홀가분하게 피어납니다. 노래가 있는 곳은 아침저녁에 번지는 노을처럼 맑고 밝게 빛납니다. 노래하지 않기에 놀이도 일도 안 즐겁습니다. 노래를 안 하기에 놀 줄 모르고 일할 줄 몰라요. 노래가 없는 곳에는 시시하고 싱겁게 시키는 짐만 있습니다.
좋거나 나쁘다고 가르려고 하면, 어느 책도 우리한테 이바지하지 못 합니다. 배우고 익히면서 이 삶을 가꾸려는 뜻으로 다가가면, 어느 책이든 우리한테 이바지합니다. 눈귀에 익은 이름을 가까이한다면, 으레 쳇바퀴를 도는 줄거리를 단단히 감쌉니다. 눈귀에 낯선 이름이지만 궁금하다고 여기면서 다가서면, 으레 새롭게 눈을 틔우는 이야기를 기쁘게 마주합니다.
《결국 다 좋아서 하는 거잖아요》는 일본에서 마을책집 〈책거리〉를 꾸리면서 ‘쿠온’이라는 펴냄터를 일구는 살림새를 들려주는 줄거리입니다. 책지기인 김승복 님은 어느 해에 “고칠 수 없다는 몸앓이”를 치러야 했다는데, 고칠 수 없다고 여긴 몸앓이라서 몸에 칼을 대지 않았고, 몇 달 남지 않았다는 삶을 오히려 새롭게 이어간다고 합니다.
아프거나 앓을 적에 돌봄터(병원)에 안 기대는 안 쉬울 수 있습니다. 아프거나 앓는 일이란, 너무 바쁘거나 힘겹거나 나른하게 굴린 몸을 쉬어가라는 뜻입니다. 그저 푹 쉬려고 돌봄터에 몸을 맡긴다면 차분히 낫겠지요. 이와 달리 얼른 몸을 고쳐서 다시 바쁘게 굴리려고 하면 그만 켜켜이 티끌이 쌓이면서 쓰러집니다.
요즈음은 으레 ‘좋다·좋아하다’ 같은 낱말을 널리 쓰는데, 책이건 삶이건 일이건 노래이건 자꾸 ‘좋은쪽’을 찾거나 쥐려고 하면 그만 비좁게 갇히게 마련입니다. 좋은쪽으로 가려고 하니, 조금이라도 못마땅하거나 마음에 안 차면 고개를 돌리거든요. 좋은책을 읽으려고 하니, 마음에 안 드는 책은 아예 안 쳐다봅니다. 좋은말만 들으려고 하니, 마음에 안 드는 말은 모두 내칩니다.
배움터에서는 모든 갈래를 두루 들려주며 가르칩니다. 어느 갈래만 좋아하지 말라는 뜻입니다. 골고루 살피면서 몸마음을 고루 가꾸라는 뜻이에요. 모든 책숲에는 여러 갈래 여러 책을 고루 두려고 합니다. 때로는 솎거나 빼내는 책이 있습니다만, 책숲이라는 곳은 ‘이 사람’이 썼기에 더 장만하거나 ‘저 사람’이 썼기에 다 손사래치는 데가 아닙니다. 이 사람이 썼든 저 사람이 썼든 다 다르게 배우고 익힐 대목이 있다고 여기면서 고루고루 품는 숲이 바로 책숲(도서관)입니다.
글을 쓰고 읽는 길이라면 ‘글숲’으로 나아갈 노릇입니다. 어느 글만 좋아하다가는 그만 스스로 좁혀요. 스스로 좁히니 스스로 갇히고, 스스로 갇히니 자꾸자꾸 불타오르면서 싸우려고 뛰어듭니다.
우리는 숲을 이루는 모든 풀꽃나무가 베푸는 푸른숨을 맞아들입니다. 이 나무가 베푸는 숨이라서 안 마시지 않아요. 저 풀이 베푸는 숨이라서 내치지 않습니다. 나무도 매한가지예요. 나무는 이 사람이 내놓는 숨만 마시지 않습니다. 나무는 저 사람이 내놓는 숨을 안 마시지 않아요. 그렇지만 어쩐지 오늘날 숱한 사람들은 ‘나무’를 섣불리 가리려 하고, 책과 글도 ‘좋아하는’ 대로만 가리려고 하는군요.
“좋아서 한다”는 뜻이란, “나빠서 안 한다”는 뜻하고 나란합니다. 스스로 느긋이 일하면서 온누리를 골고루 푸르게 품으려는 길은 안 돌아본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나하고 다른 목소리”는 아예 귀닫고 눈감는다는 뜻이기까지 합니다. “좋아서 한다”고 금을 긋기에, 그만 “뜻맞는 또래”끼리 어울리고, 어느새 담을 높이다가, 바야흐로 좁은 곳에 끼리끼리 스스로 갇혀요. 이때에는 이 푸른별을 이루는 너른숲과 너른들과 너른바다와 너른메와 너른빛을 모두 등집니다.
오늘 하루 즐겁게 배우면서 새롭게 일어설 씨앗 한 톨을 맞아들이려고, 바람 한 줄기를 읽고 햇살 한 줄기를 읽습니다. 오늘 이곳에서 즐겁게 나누고 새롭게 노래할 씨앗 한 톨을 심으려고, 글 한 줄을 읽고 책 한 자락을 쥡니다. 스스로 일으키는 바람입니다. 스스로 익히는 살림입니다. 스스로 읽는 눈입니다. 늘 스스로 이야기하는 숨결로 나아갑니다. 무엇이든 ‘좋아하는’ 대로 좁히지 않기를 바랍니다. 우리가 바라볼 오직 하나라면, ‘사랑하는’입니다. 사랑하는 일을 할 적에는 노래합니다. 사랑하는 일을 하기에 스스럼없이 펴고 나누면서 활짝 웃습니다.
ㅍㄹㄴ
“제거할 수 없습니다. 그냥 이대로 지낼 수밖에 없어요. 길면 6개월, 짧게는 3개월 살 수 있어요.” 믿을 수 없는 이야기였지만 사실이라고 못박힐 뿐이었다 … 그로부터 4년이 흘렀다. 이것저것 탈이 많았으나 다행히 한국과 일본의 많은 친구들, 여러 신들의 도움으로 나는 죽음으로부터 벗어나 12, 13쪽
책방에 와서 책을 사는 것만큼 당연한 일은 없겠지만 나는 그 당연한 일을 하는 사람들이 가장 멋있어 보인다. 63쪽
“쿠온은 조그만 출판사지만 우리들이 할 수 없는 일을 오랫동안 해내고 있습니다. 쿠온이 하고 있는 일로 일본어권 독자들의 정서가 풍부해져요.” 120쪽
책을 읽는 사람으로서 누군가의 독자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의 편집자가 되는 일은 정말 멋진 경험이다. 그의 다음 책을 가장 먼저 읽을 수 있는 것은 물론, 나 같은 독자들에게 이 설렘을 전하는 경험을 맛볼 수 있다. 174쪽
우리가 수년에 걸쳐 얻어낸 깨달음을 기노쿠니야 서점은 몇 달 사이에 간파해내고 말았다. 23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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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다 좋아서 하는 거잖아요》(김승복, 달, 2025)
그야말로 책의 거리다
→ 그야말로 책거리다
10쪽
옆집에 간신히 SOS를 쳤다
→ 옆집에 겨우 도와줘 했다
→ 옆집에 힘겹게 살려줘 했다
11쪽
공간대여를 한다는 것도 알릴
→ 자리를 내준다고 알릴
→ 터를 빌려준다고 알릴
37쪽
뜻을 모으기 위해 점주로서 냉철하게 득실을 따져야
→ 뜻을 모으려고 가게지기로서 매섭게 길미를 따져야
→ 뜻을 모으고자 가게돌봄이로서 똑똑히 돈을 따져야
38쪽
거래 방식은 늘 B2B(business to business) 즉 업체 간 거래였다 … 하지만 가게는 B2C(business to consumer)라 책을 한 권 팔 때마다 그 자리에서 결제가 이루어진다
→ 늘 일과일로 만났다 … 그러나 가게는 일과손이라 책을 하나 팔 때마다 그자리에서 돈을 받는다
→ 늘 일일로 사고팔았다 … 그런데 가게는 일이웃이라 책을 하나 팔 때마다 ㅡ자리에서 값을 치른다
39쪽
어쩜 이렇게 모든 서점들이 각자의 스타일대로 아날로그적인지, 정찰의 결과가 썩 도움되지 않았다
→ 어쩜 이렇게 모든 책집이 저마다 수수한지, 돌아보았어도 그저 그랬다
→ 어쩜 이렇게 모든 책가게가 다들 투박한지, 살펴보았어도 시큰둥했다
43쪽
당시 가장 핫한 책방이었다
→ 그때 가장 뜨는 책집이었다
→ 이무렵 가장 붐볐다
→ 이때 가장 잘나갔다
45쪽
빼곡하게 주문呪文 같은 주문注文이 들어왔다
→ 빼곡하게 비나리 같은 벼리가 들어왔다
→ 빼곡하게 노래 같은 말씀이 들어왔다
47쪽
예치금을 먼저 입금한 뒤 서적 대금과 운송료를 제하는 방식이었지만
→ 미리돈을 넣은 뒤 책값과 나름삯을 빼는 틀이지만
→ 돈을 먼저 넣은 뒤 책값과 길삯을 더는 얼개이지만
55쪽
익숙해지면 감사할 것도 당연하게 여기기 마련이다
→ 익숙하면 고마울 일도 마땅하게 여기게 마련이다
→ 익숙하면 기뻐할 일도 마땅하게 여기고 만다
56쪽
일거양득을 취하는 약은 언니라니
→ 덤을 누리는 약은 언니라니
→ 한꺼번에 얻는 약은 언니라니
→ 함께 가지는 약은 언니라니
→ 솔찮게 쥐는 약은 언니라니
66쪽
그들의 걱정은 일정한 품질의 맛을 낼 수 있는가였다
→ 그들은 고르고 낫게 맛을 낼 수 있는가 걱정한다
→ 그들은 꾸준히 맛을 낼 수 있는가 걱정한다
69쪽
다음 프로세스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것, 이런 움직임을 아름답다고 하는 것이겠지
→ 다음으로 부드럽게 이어가면 아름답다고 하겠지
→ 다음칸으로 스르르 이으면 아름답다고 하겠지
→ 다음길로 가만히 이으면 아름답다고 하겠지
71쪽
가끔씩 들려주는 자기 이야기가 기억에 남는다
→ 가끔 들려주는 삶 이야기가 마음에 남는다
→ 가끔 들려주는 하루 이야기가 떠오른다
75쪽
파본이 발생할 경우 여지없이 손해다
→ 책이 다치면 그대로 날린다
→ 다친책은 고스란히 빚이다
76쪽
점원이 없고 점장만 존재한다
→ 일꾼이 아닌 지기만 있다
→ 일꾼이 아닌 지킴이만 둔다
77쪽
일본으로 돌아온 귀국자녀였다
→ 일본으로 돌아온 아이였다
→ 일본으로 온 너머꽃이었다
80쪽
지성이면 감천인가, 원하면 얻을 수 있다. 정말이다
→ 하늘눈물인가, 바라면 얻을 수 있다. 참말이다
→ 한사랑인가, 그리면 얻을 수 있다. 참말이다
→ 온사랑인가, 뜻하면 얻을 수 있다. 참이다
→ 너울사랑인가, 빌면 얻을 수 있다. 참 그렇다
82쪽
지방에서 올라오신 분들이
→ 멀리서 오신 분들이
→ 시골에서 온 분들이
89쪽
튀어나오기 마련이다
→ 튀어나오게 마련이다
→ 튀어나온다
98쪽
전체 예산의 큰 부분을 차지하기 마련이다
→ 쓰임돈에서 크게 차지하게 마련이다
→ 살림돈에서 크게 차지한다
122쪽
이 행사가 가진 진심을 알아주신 두 분의 인덕仁德 덕분이다
→ 이 자리를 펴는 참뜻을 알아주신 두 분 빛 때문이다
→ 이 일을 하는 밑뜻을 알아주신 두 분 사랑 때문이다
125쪽
한국어로 프리토킹을 하는 것이다
→ 한말글로 수다를 떤다
→ 한말로 수다꽃을 피운다
→ 한겨레말로 얘기를 한다
142쪽
일련의 수다 파티를 끝내고 나는 마리오 씨에게 쿠온에서 만든 책을 몇 권 소개했다
→ 나는 수다판를 끝내고서 마리오 씨한테 쿠온에서 펴낸 책을 몇 자락 보여줬다
→ 나는 수다잔치를 끝내고서 마리오 씨한테 쿠온에서 낸 책을 보여줬다
215쪽
공룡의 출현으로 매출이 줄어 우리가 울상을 짓고 있는가
→ 큰놈이 나와서 팔림값이 줄어 우리가 우는가
→ 큰녀석 탓에 팔림새가 줄어 우리가 눈물짓는가
→ 큰미르 때문에 몫이 줄어 우리가 답답한가
233쪽
사이트들도 많아져 책을 직구하는 사람이 늘었다
→ 누리집도 늘어나 책을 바로사는 사람이 늘었다
→ 누리판도 늘어서 책을 곧장사는 사람이 늘었다
234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과 노래를 쓴다. 숲을 품은 시골에서 산다. 살림을 짓는 하루를 가꾼다. 《푸른말로 글빛노래 시 따라쓰기》,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