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 말넋 2025.3.6.

오늘말. 늧


나만 아는 사람은 되레 나부터 사랑하는 길을 모릅니다. 나만 잘되기를 바랄 적에는 나먼저 씨앗 한 톨을 심는 조촐히 즐거운 길을 등집니다. 누구나 마음대로 해야 할 노릇이지만 혼멋에 겨워 멋대로 쏘기 일쑤입니다. 나사랑이란 혼꽃이나 홑꽃이지 않습니다. 스스로 이 터전을 기쁘게 지으면서 홀가분히 일어나는 물결이기에 혼길이요 혼일꾼입니다. 다 다르게 속빛을 가꾸는 제걸음으로 신바람처럼 피어나는 꽃인 홀짓기입니다. 무엇을 느끼는지 돌아봅니다. 아직 어렴풋하다면 이 늧을 곰곰이 되새깁니다. 내가 걷는 길과 네가 디디는 걸음 사이에 어떤 봄바람이 살살 부는지 헤아립니다. 시원스레 새벽바람이 불고, 살짝살짝 아침이슬이 맺습니다. 넌지시 하늘을 보면서 두 손을 모시듯 온몸을 폅니다. 곧 나비가 깨어날 첫봄입니다. 이제 개구리가 슬슬 노래할 봄맞이입니다. 어떻게 베풀면서 기쁘게 하루를 열 만한지 생각합니다. 아직 덜먹은 매무새를 추스르면서, 좀처럼 보듬지 못한 속내를 다독이면서, 누구나 흐뭇이 반길 만한 맛을 떠올립니다. 재미란 가볍고 노래란 신납니다. 놀이란 홀가분하고 살림이란 기쁩니다. 살그머니 구름이 걷힐 듯한 날입니다.


ㅍㄹㄴ


느낌·결·늧·마음·맛·죽·흐름·물결·듯하다·듯싶다·싶다·모시다·바치다·올리다·베풀다·주다·하다·속내·속빛·속길·속꾼·속님·셈·생각·속시원하다·시원하다·풀다·마음대로·멋대로·제멋대로·제맘대로·사재기·쏘다·한턱·나만·나만 잘되기·나만 잘살기·나만 알다·나먼저·나부터·나사랑·나사랑이·나사랑꾼·나사랑멋·저만·저만 알다·저먼저·저부터·내 길·내 걸음·덜먹다·제길·제걸음·혼길·혼잣길·혼꽃·혼타기·혼자타기·홀길·홀로타기·홀꽃·혼멋·혼멋에 겹다·혼알이·혼자만·혼자 즐기다·혼자알다·혼자만 알다·혼자하다·혼잣일·혼일·혼일꾼·혼잣짓·혼짓·홀로하다·홀일·홀일꾼·홀로일·홀일·홀짓기·반갑다·기쁘다·즐겁다·신나다·신바람·흐뭇하다·좋다·재미·재미있다·가볍다·낫다·홀가분하다·걸핏·얼핏·어렴풋·문득·넌지시·살그머니·슬그머니·살살·슬슬·살짝·슬쩍 ← 기분(氣分)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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