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책들 읽기 (2021.4.15.)



숲노래가 시골살림을 지으면서(2011∼) 일군 책이 있습니다. 새뜸나름이(신문배달부)랑 엮는이(출판사 편집자)로 일하며 서울살림을 짓는 동안(1995∼2003)에는 책을 안 내놓았고, 이오덕 어른이 남긴 글을 갈무리하며 충주살림을 하는 동안(2004∼2006) 두 가지 책을 내놓았으며, 책마루숲(서재도서관)을 열려고 돌아간 옛마을에서 인천살림을 하는 사이(2007∼2010) 여러 가지 책을 비로소 내놓았습니다. 여러 책 가운데 판이 끊어지거나 찾기 어려운 책이 아닌, 쉽게 장만할 수 있는 책을 몇 갈래로 나누어 봅니다. 즐겁게 장만하셔서 즐겁게 삶꽃을 피우시고 즐겁게 사랑살림 가꾸는 길에 동무로 삼아 주시면 좋겠습니다. 고맙습니다.



1. 말·넋·삶·숲을 읽는 첫걸음

《쉬운 말이 평화》(철수와영희,2021)

《이오덕 마음 읽기》(자연과생태,2019)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스토리닷,2017)

《우리말 글쓰기 사전》(스토리닷,2019)

《생각하는 글쓰기》(호미,2009)

《자전거와 함께 살기》(달팽이,2009)


2. 우리말이 노래가 되는 길 : 동시쓰기 + 시쓰기

《우리말 동시 사전》(스토리닷,2019)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스토리닷,2020)


3. 곁에 두며 말빛·삶꽃·숲살림 익히는 길잡이 : 우리말꽃(국어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철수와영희,2016)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철수와영희,2017)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철수와영희,2019)

《말 잘하고 글 잘 쓰게 돕는 읽는 우리말 사전 1 돌림풀이와 겹말풀이 다듬기》(자연과생태,2017)

《말 잘하고 글 잘 쓰게 돕는 읽는 우리말 사전 2 군더더기 한자말 떼어내기》(자연과생태,2017)

《말 잘하고 글 잘 쓰게 돕는 읽는 우리말 사전 3 얄궂은 말씨 손질하기》(자연과생태,2018)


4. 우리말을 어린이하고 어깨동무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철수와영희,2014)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철수와영희,2017)


5. 우리말을 푸름이하고 어깨동무

《10대와 통하는 우리말 바로쓰기》(철수와영희,2011)

《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철수와영희,2015)


6. 책넋과 마을책집 : 책읽기를 누리는 하루와 이웃마실

《책숲마실》(스토리닷,2020)

《시골에서 책 읽는 즐거움》(스토리닷,2016)

《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스토리닷,2018)


7. 빛을 담는 꽃(빛꽃) : 사진과 책과 삶과 마을과 꽃

《내가 사랑한 사진책》(눈빛,2018)

《골목빛, 골목동네에 피어난 꽃》(호미,2010)

《사진책과 함께 살기》(포토넷,2010)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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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 들어가면 책바구니(리스트)를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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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따금·가끔·더러’ 그게 그거 아냐? (SBS뉴스플러스 人터뷰+)



  전화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이른바 ‘전화 인터뷰’를 했습니다. 저는 글을 쓸 때뿐 아니라 말을 할 적에도 ‘낱말을 다 골라서 쓰’기 때문에, 이 ‘전화 인터뷰’가 글로 적힌 기사를 보면, 여느 때에 제가 글로도 말로도 쓰지 않는 말투가 나와요. 매체에서 편집을 하면서 길이를 줄이느라 이렇게 고치셨구나 싶어요. 그러니 ‘제가 안 쓰는 말투’일 뿐 아니라, ‘제가 이웃님한테 그러한 말투는 고쳐서 쓰기를 바란다’고 말하는 대목이 이 인터뷰 기사에 나오더라도 부디 너그러이 헤아려 주셔요. ^^;;;; 아무튼 이번에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을 펴내면서 이 사전에 어떤 뜻이나 이야기가 있는가 하는 대목을 살뜰히 헤아려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덧붙여, 이 책을 사서 읽어 주신 이웃님은 재미나게 읽어 주시고, 아직 이 책을 사지 않으신 이웃님은 기쁘게 장만해서 읽어 주시면 더없이 고맙겠습니다 ^__^


+ + +


[人터뷰+] "25년간 국어사전만 읽었죠"…그가 찾은 해법은?

임태우 기자

2016.07.30 15:00 


스마트폰 시대, 종이책으로 된 국어사전이 나오기 어렵다는 출판 시장에 당당하게(?) 종이책 국어사전을 내놓은 사람이 있습니다. 그것도 혼자 힘으로 25년 동안 기획하고, 자료 조사하고 원고를 썼습니다. 모르는 단어가 생기면 인터넷으로 금세 검색해서 찾는 디지털 시대에, 낡고 뒤떨어져 보이는 종이책 국어사전을 편찬한 것이죠. 그는 왜 한 권의 국어사전을 펴내려고 인생을 바쳤을까요? 우직해 보이는 그의 행동에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젊은 시절 그는 기존의 국어사전을 빠짐없이 정독했습니다. 그러던 중 문제점이 눈에 띄었습니다. 하나같이 뜻풀이가 어렵다는 것이었죠. 무엇보다 고질적으로 ‘돌림풀이(순환정의)’가 지나치게 많다는 점이었습니다.


가령 ‘성가시다’의 뜻을 찾기 위해 국어사전을 펼쳐보면, ‘성가시다 : 자주 들볶거나 번거롭게 굴어 괴롭고 귀찮다’고 나와있죠. 그렇다면 ‘귀찮다’의 뜻풀이는 어떨까요? ‘귀찮다 : 마음에 들지 아니하고 괴롭거나 성가시다’고 돼있죠. 심지어 ‘번거롭다’의 뜻은 ‘귀찮고 짜증스럽다’라고 풀이돼있습니다. 이렇듯 기존 국어사전에는 각 낱말들의 뜻풀이가 돌림말을 하듯 맞물려 있습니다. 각 낱말의 뜻을 정확히 살펴보기 어려운 것이죠.


기존 사전에서 안타까운 대목은 더 있었습니다. 사전을 펼쳤을 때 '뜻이 같은 한자말'을 올림말로 삼아 한자말이 먼저 나오고, 쉽게 쓸 한국말은 뒤에 나오는 관행이 빈번하다는 것이었죠. 이런 문제의식을 느끼고 완성해 낸 사전이 바로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입니다.


SBS 취재진은 매일 쓰는 말의 어원을 찾고, 뜻을 정리해 사전으로 만든 저자 최종규 씨의 이야기를 자세히 들어봤습니다. 


▷기자: 기존 국어사전의 고질병인 ‘순환정의’를 피하려고 하셨다고요? 

▶최종규 씨: 네, 국어사전을 엮으면서 순환정의의 오류를 범하지 않으려고 했죠. 그러기 위해서는 사전 제목처럼 ‘비슷한말 꾸러미’부터 제대로 살필 수 있어야 합니다. 비슷한 말이 어떻게, 왜 비슷하면서도 다른가를 알아야 하죠. 또 비슷한 말 꾸러미 가운데 어린이도 쉽게 알아듣고 헤아릴 수 있는 ‘바탕말(기본 낱말)’을 가려내고 뽑아야 하죠. 이를 통해야만 사전 한 권을 오롯이 엮을 수가 있죠.


▷기자: 개념이 생소해서 쉽게 이해하기 어렵네요. 먼저 ‘바탕말’이란 게 대체 뭐죠?

▶최종규 씨: 국어사전을 엮을 때 낱말 뜻을 쉽게 푸는 풀이말을 ‘바탕말’이라고 하죠. 더는 풀이할 수 없을 정도로 가장 쉬운 말이기도 해요. 이런 바탕말로 풀이해야 큰 사전을 엮을 수 있어요. 100만 가지 낱말 뜻이 담긴 사전이라 치면 적어도 5백 가지의 바탕말로써 뜻풀이를 해야죠. 그 5백 가지 바탕말은 굳이 사전에서 찾지 않고도 어렴풋이, 혹은 웬만큼 잘 아는 단어란 말이에요. 이런 바탕말을 염두에 두지 않고 뜻풀이에 나서면, 뜻이 돌고 도는 돌림풀이에 빠질 가능성이 큽니다.


▷기자: 우리가 쓰는 말 가운데에서 바탕말은 어떻게 가려내죠? 기준이 있다면요.

▶최종규 씨: 아무래도 기준은 어린이죠. 어린이가 흔히 쓰는 말들, 어린이에게 우리 어른들이 가르쳐주면 바로 쉽게 배워서 그때그때 쓸 수 있는 말을 바탕말이라고 할 수 있어요. 외국 사람이 한국말을 배울 때 기본적으로 익혀야 하는 말이기도 하죠. 가령 ‘먹다’나 ‘마시다’도 바탕말이 될 수 있죠. ‘먹다’, ‘마시다’를 사전에서 찾아보는 사람이 있겠습니까?


▷기자: 우리가 그런 바탕말을 제대로 찾고 이해하는 게 중요한가요?

▶최종규 씨: 그럼요. 예전에 컴퓨터를 ‘셈틀’이라고 지은 사람이 있었어요. 그때 사람들은 셈틀이라는 뜻을 사전에서 찾아보지도 않고, 컴퓨터가 단순히 숫자를 세는 것밖에 하지 못하는 거냐고 비판했죠. 하지만, 사전에서 ‘셈’이라는 낱말, ‘세다’라는 낱말을 찾아봤다면 그런 비판을 할 수 없어요. 왜냐하면 ‘세다’라는 말은 ‘생각하다’는 말과 어원이 같거든요. 숫자를 센다는 것은 나중에 뜻이 갈린 거죠. 처음에는 ‘헤아리다’와 같이 생각하는 일을 나타내는 말이었어요. 그래서 셈틀이라는 말은 생각하는 기계라는 말이 돼요. 뜻을 살펴보면 아주 잘 지은 말인데, 사전을 찾아보지 않은 채 이름을 엉터리로 지었느냐고 비판하는 게 우리 현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자: 이 책에서 다룬 바탕말 개수는 어느 정도죠?

▶최종규 씨: 사전에서 1,100가지 낱말을 다뤘고요. 그 중에서 바탕말은 300개쯤이 되지 않을까 해요. 지금 이 책을 한 권 냈지만, 앞으로 두 권쯤은 더 써야지 큰 사전을 쓰는 바탕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기자: 스스로 가려낸 바탕말로 사전을 엮었다는 점이 참 특별하군요. 또, 이 사전은 백과사전 식의 기존 국어사전과 구성 방식이 매우 다르더군요. 비슷한말을 묶어서 설명한 점이 눈길을 끌었어요. 왜 그렇게 하신 거죠?

▶최종규 씨: 네, 비슷한말을 264갈래로 묶어서 다뤘어요. 모든 말에는 비슷하게 어울리는 말이나 맞서는 뜻으로 쓰는 말이 있어요. 그런데 사람들은 말의 뜻을 제대로 모르고 사용하죠. 가령 ‘이따금’, ‘가끔’, ‘더러’가 어떻게 다른지 설명해보라면 바로 떠올리기 쉽지 않죠. 이런 상태에서 낱말을 막 쓰다 보면 우리 마음도 마구잡이가 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비슷한 말의 정확한 쓰임새를 알려주고 싶었어요. 사전을 보면서 말 한마디에 내 마음이 어떻게 담기는지 생각해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죠.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이따금: 조금 있다가 또 조금 있다가. 자주 되풀이하지는 않으나 자꾸

가끔: 얼마쯤 뜸을 들이면서 되풀이를 하는데 드물게

더러: 잦거나 드물지는 않으면서 생각날 때

때로 자주는 아니지만 드물게 (드물지만 얼마쯤 틈을 두고 일어날 때)

때때로 때에 따라서 얼마쯤 드문드문

(모둠풀이 붙임) ‘이따금’은 되풀이를 하기는 하는데 썩 자주 되풀이하지는 않을 때를 가리킵니다. 그렇다고 너무 뜸을 들이면서 드물지는 않은 모습을 가리켜요. 꾸준하기는 하지만 자주 있지도 않고 드물지도 않은 그저 그런만큼을 가리킬 때에 씁니다. ‘가끔’이나 ‘더러’도 드물게 일어나는 어떤 일을 가리키면서 씁니다. ‘이따금’은 드물면서도 자꾸 일어나는 일을 가리킨다고 할 만하며, ‘가끔’은 되풀이를 하지만 드물 적에 쓴다고 할 만합니다.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이따금 - 가끔 - 더러'를 찾아보면 다음 같은 돌림풀이가 나와요)

이따금 얼마쯤씩 있다가 가끔

가끔 시간적·공간적 간격이 얼마쯤씩 있게

더러 이따금 드물게

때로 잦지 아니하게 이따금

때때로 경우에 따라서 가끔



▷기자: 사전을 만드는 과정이 쉽진 않았을 것 같아요.

▶최종규 씨: 25년이나 걸렸어요. 사전을 기획하는 것만 20년, 쓰는 것만 5년이었고요. 이 시간 동안 시중에 나온 모든 사전을 읽었어요. 혼자서 모든 대학의 국어국문과 교재를 샅샅이 찾아 다 읽었죠. 절판된 책들도 헌책방에서 찾아 읽었어요. 그뿐만 아니라 스스로 생각을 많이 했어요. 이 낱말이 언제부터 어떻게 쓰였을까 생각했죠. 이를테면 ‘밥’이라는 낱말의 어원은 어느 사전에도 쓰이지 않았어요. 이게 몇만 년 된 말인지, 몇억 년 된 말인지 모르죠. 그래서 시골에서 살면서 직접 살림을 해보면서 낱말의 어원을 생각해봤죠. ‘옛날엔 이런 상황에서 쓰였겠구나’라고 마음으로 느꼈죠. 그렇다고 마음으로 느낀 걸 함부로 사전에 쓸 수 없잖아요?다시 사전과 책, 그동안 모아온 자료들을 바탕으로 낱말의 말풀이를 했죠.


▷기자: 요즘 종이책 시장이 가뜩이나 어렵다고 하죠. 그런데도 이런 사전을 공들여 만드신 이유는 무엇이죠?

▶최종규 씨: 고등학생 때 국어사전을 통독하면서 느낀 점이 많았어요. 당시 국어 선생님도 저에게 국어사전을 빌릴 만큼 저만 국어사전을 갖고 다녔죠. 문득 ‘왜 사람들은 국어사전을 안 읽지?’라는 생각이 들어서 읽기 시작했죠. 처음 읽는데 석 달, 그다음엔 한 달 걸려서 읽었어요. 국어사전엔 한자말, 일본말이 너무 많았어요. 또 외국사람 이름, 외국도시 이름이나 심지어 외국 문학책 이름도 잔뜩 실려 있었죠. 무엇보다도 한국말 풀이가 너무 엉성하고 국어사전인데 한국말을 배우기 어렵다는 느낌이 강했죠. 그래서 차라리 내가 국어사전을 만드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이 책의 맺음말에는 ‘우리는 생각을 밝히고 가꾸고 키우고 사랑하고 나누고 북돋우고 살찌우려고 말을 하거나 글을 씁니다’라는 문장이 있습니다. 정확한 띄어쓰기, 맞춤법, 어려운 말들을 쓰는 것이 겉으론 멋있어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정확히 뜻을 모르고 사용하는 그 말들에서 마음이 온전히 전해질 수 있을까요? 커피 한잔과 함께 우리가 흔히 쓰는 말들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요?   


출처 : SBS 뉴스 
원본 링크 : http://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3706086&plink=COPYPASTE&cooper=SBSNEWS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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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을 잘 치는 전 타카기 양 15
이나바 미후미 지음, 김동욱 옮김, 야마모토 소이치로 원작 / 대원씨아이(만화)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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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4.9.18.

같이 노니 즐거워서


《장난을 잘 치는 타카기 양 15》

 야마모토 소이치로

 김동욱 옮김

 대원씨아이

 2021.4.30.



  비슷하면서 다른 ‘장난’하고 ‘놀이’입니다. 재미로 하거나 심심해서 하거나 괴롭히는 짓이 ‘장난’입니다. 즐겁게 어울리거나 누리는 몸짓이 ‘놀이’입니다. 그래서 《장난을 잘 치는 타카기 양 15》(야마모토 소이치로/김동욱 옮김, 대원씨아이, 2021)을 읽으면서 둘이 다르지만 어느새 하나로 만나는 길을 엿볼 수 있어요. 두 사람은 여러모로 ‘장난’을 걸면서 같이 ‘놀이’를 하거든요. 한쪽은 ‘장난으로 보이는 놀이’를 한다면, 다른쪽은 ‘놀이를 하듯 장난을 겁’니다. 이쪽도 저쪽도 짓궂게 괴롭히려는 마음하고 멀어요.


  둘이 어울리니 하루가 새로우면서 이야기가 샘솟습니다. 다른 누구하고도 이처럼 장난걸기나 놀이하기를 하지는 못 해요. 오직 둘이 마음이 맞고 하나로 흐르기에 장난스럽게 놀이를 한다고 여길 만합니다.


  함께 있기에 즐거우니 “네가 좋아!” 하고 말할 만하지만, 둘은 “네가 좋다!” 같은 말은 안 하면서 빙그르르 돕니다. 에돌고 감돌면서 나란히 돌고돌다가 어느새 돌아볼 줄 아는 사이로 나아간다고 할 만합니다.


  놀리려는 뜻하고는 먼, 노래하면서 노을빛으로 놀고 싶은 하루입니다. 놀림받는 듯싶지만, 나긋나긋 넉넉하게 흐르는 마음으로 포근히 감싸려는 오늘입니다.


  이렇게 해야 잘 노는 길이지 않습니다. 저렇게 하기에 아쉬운 길이지 않아요. 이 길은 이 길대로 새롭게 노는 하루요, 저 길은 저 길대로 새삼스레 노래하는 자리입니다.


ㅅㄴㄹ


“니시카타의 비행기가 날 좋아하는 거 아냐?” “뭐야 그게?” (26쪽)


“그렇게 해맑게 기뻐하는데 내가 어떻게 놀려.” “응? 뭐라고 했어?” “글쎄.” (35쪽)


“기쁜 소식을 맨 먼저 알려주고 싶은 상대는 좋아하는 사람이래. 니시카타, 맨 먼저 나한테 전화했지?” “뭣.” (66쪽)


“니시카타, 가면도 안 썼는데, 빨간 도깨비처럼 됐네.” (86쪽)


‘그러고 보니까, 승부 얘기는 한 마디도 않네. 혹시 타카기는 날 골탕먹이려는 게 아니었나? 그럼, 나랑 듣고 싶다는 건, 진짜로 그냥 나랑 이어폰으로 같이 듣고 싶어서.’ (101쪽)


“같이 보자.” “왜?” “이긴 사람 맘대로 하기로 했잖아.” (116쪽)


#からかい上手の高木さん #山本崇一朗


도입부도 멋지다

→ 들머리도 멋지다

→ 첫자락도 멋지다

94쪽


다시 후렴부 앞에서 방해하고 즐기려는 건가

→ 다시 되가락 앞에서 가로막고 즐기려나

→ 다시 뒷가락 앞에서 딴죽으로 즐기려나

96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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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방정환이 누구예요? 미래 세대를 위한 인물 이야기 1
배성호 지음 / 철수와영희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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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어린이책 / 맑은책시렁 2024.9.17.

맑은책시렁 323


《선생님, 방정환이 누구예요?》

 배성호

 철수와영희

 2024.5.5.



  우리말 ‘어른’은 ‘얼찬이’를 가리킵니다. 얼이 찬 사람이요, 얼이 참하거나 참다운 사람일 적에 ‘얼찬이·어른’입니다. ‘어린이’는 얼이 익어가는 길에 서는 사람입니다. 새로 태어나서 몸을 입은 어린이는 어른 곁에서 사랑받으면서 하루하루 삶을 지켜보고 품고 돌아봅니다. 이동안 찬찬히 살림길을 배우니, 이른바 소꿉놀이가 일로 거듭나는 얼거리입니다.


  요사이는 ‘어린이’라는 이름을 흔히 쓰되, 예전에는 ‘아이·어른’으로 갈랐습니다. 예전에는 나이를 가를 적에 ‘어린이·젊은이·늙은이’로 바라보았어요. 철이 들면서 빛나는 얼은 나이를 아랑곳하지 않으나, 사람을 철과 얼이 아닌 ‘나이’로만 보려고 하면 “덜 든 철(어린이)·다리를 저는 철(젊은이)·낡아가는 철(늙은이)”로 가른 셈입니다.


  덜 든 철이기에 이모저모 지켜보고 놀면서 배워요. 다리를 저는 철이기에 이모저모 부딪히면서 몸으로 익혀요. 낡아가는 철이기에 잔소리가 많아 꼰대스러워요.


  이와 달리 ‘아이·어른’은 둘 사이에 오직 사랑을 놓으면서 철이 무르익는 결을 그립니다. 아이는 어른 곁에서 사랑을 받으면서 철이 들어요. 어른은 아이 곁에서 사랑을 하면서 철이 들지요.


  《선생님, 방정환이 누구예요?》(배성호, 철수와영희, 2024)를 곰곰이 읽었습니다. 넉 달 즈음 자리맡에 책을 놓으면서 곱씹습니다. 우리는 5월 5일을 어린이날로 삼습니다. 그런데 ‘나이로 긋는 이름’인 ‘어린이’가 아닌 ‘아이날’로 삼는다면 사뭇 달랐으리라 느껴요. 5월 8일도 ‘아이를 낳은 어른’인 ‘어버이’만 살피기보다는 두루 품는 ‘어른날’로 삼는다면 참으로 다르리라 봅니다.


  철을 익혀가는 아이로 보고, 철을 익힌 어른으로 볼 적에, 아이하고 어른은 늘 사랑으로 만나게 마련입니다. 오늘날 우리가 잊다가 잃는 길이 바로 사랑이요 철이요 빛이며 꿈이거든요.


  그러고 보면, 1922년 5월 1일은 ‘천도교 소년회 창립일’이고, 방정환 님은 일본으로 건너가서 1923년 3월 16일에 도쿄에서 ‘색동회’를 꾸리면서 《어린이》를 펴냈으며, 이해부터 5월 1일을 ‘어린이날’로 삼아서 천도교당에서 크게 알립니다. 몇 해 지나 1928년부터 5월 5일로 바꿉니다. 1939년부터 끊기다가 1946년에 되살아납니다.


  그런데 나라에서 되살리고 색동회에서 앞장선 ‘어린이날 행사’는 ‘어린이를 꼭둑각시처럼 노리개로 앞세워서 어른들 앞에서 매스게임 보여주기’라는 얼거리로 오래도록 폈어요. 이런 얼거리는 1988년 서울올림픽을 지나서까지도 끊이지 않았습니다. 숱한 어린이는 어린이날에 못 쉬고 못 놀 뿐 아니라, 어린이날을 앞두기까지도 헤매고 지치면서 ‘매스게임 준비’에 시달렸습니다.


  이웃나라 일본은 3월 3일을 ‘어린순이날(히나마쓰리ひなまつり)’로, 5월 5일을 ‘어린돌이날(코이노보리こいのぼり)’로 삼습니다. 히나마쓰리에는 ‘히나 인형’을, 코이노보리에는 ‘잉어 깃발’을 드날리지요. 곰곰이 보면 ‘こどもの日’를 고스란히 옮긴 말씨인 ‘어린이날’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도 그럴 까닭이 방정환 님이 여민 《어린이》라는 책에 실린 숱한 이야기와 글과 놀이는 ‘일본 어린이잡지’에 먼저 실렸거든요. 방정환 님은 ‘일본을 거친 번안동화’를 우리나라에 잔뜩 들였습니다.


  《선생님, 방정환이 누구예요?》를 펴면, 65쪽에 ‘소년○○일보’가 ‘어린이○○’로 바뀌었다고 짚는데, ‘소년○○일보’가 이름을 바꾸기 앞서 전남 광주에서 ‘어린이신문 굴렁쇠’가 태어나서 꽤 오래 나왔습니다. 글님이 미처 몰랐을 수 있습니다만, 《굴렁쇠》라는 어린이신문이 진작 나와서 ‘소년○○일보’가 왜 어떻게 얄궂은가를 나무라면서 새길을 연 대목을 짚을 수 있어야 어울릴 텐데 싶습니다. 무엇보다도 방정환 님 《어린이》가 미처 짚지 못 한 대목도 돌아볼 만했을 테고요.


  또한 방정환 님은 다른 때도 아닌 ‘일제강점기’에 ‘얼음(かき氷·빙수)’을 그토록 즐겼습니다. 피죽도 먹기 힘들어 고단하고 가난하던 사람들이 수두룩하던 때에 방정환 님은 ‘가난한 어린이’는 도무지 못 헤아렸을까요?


ㅅㄴㄹ


오늘날 우리가 익숙하게 쓰는 ‘어린이’라는 말은 방정환 덕분에 널리 쓰이게 되었어요. (37쪽)


이밖에도 동요 〈퐁당퐁당〉, 〈옹달샘〉, 〈기찻길 옆 오막살이〉 등 윤석중의 노래도 《어린이》를 통해 널리 알려지게 되었어요. (43쪽)


어린이가 일하는 노동자들 못지않게 천대받고 무시받았던 상황을 고려해서 어린이날을 정하자고 뜻을 모았습니다. 그래서 노동자의 날인 5월 1일을 어린이날로 정했습니다. (56쪽)


화폐 속에 어린이들을 넣는 것은 그 나라의 미래와 희망을 표현하는 방법입니다. (94쪽)


하지만 방정환은 여성에 대해 잘못된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는 뛰어난 작가인 김명순을 여성이라는 이유로 잡지에 잘못된 내용으로 나쁘게 썼습니다. 김명순 작가는 이를 바로 고치라면서 사과를 요구했지만, 방정환은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102쪽)


+


집안 사정이 어려워지면서 힘든 생활을 했지만

→ 집안이 어려우면서 힘들게 살지만

4쪽


어린이날을 만들면서 새로운 희망을 열어 간 방정환 선생님과 함께 떠나는 여행을 출발해 볼까요

→ 어린이날을 선보이면서 새길을 열어 간 방정환 님과 함께 길을 떠나 볼까요

→ 어린이날을 외치면서 새빛을 열어 간 방정환 어른과 함께 길을 나서 볼까요

5쪽


힘든 상황 속에서도 기죽지 않고 열심히 공부하며 지냈어요

→ 힘들지만 꺾이지 않고 힘껏 배우며 지냈어요

→ 힘들어도 풀죽지 않고 애써 배우며 지냈어요

15쪽


모임을 만들었어요

→ 모임을 열었어요

→ 모였어요

17쪽


신분 차별을 받던 사람들에게 큰 호응을 얻은 것입니다

→ 굴레에 갇힌 사람들이 크게 반겼습니다

→ 낮잡히던 사람들이 몹시 기뻐했습니다

21쪽


한시도 쉬지 않고 전국 방방곡곡에 있는 어린이들과 만났습니다

→ 한때도 쉬지 않고 온나라 어린이와 만납니다

→ 조금도 쉬지 않고 골골샅샅 어린이와 만납니다

26쪽


그의 헌신은 우리나라의 독립을 이끌었어요

→ 이분은 우리나라가 홀로서도록 몸바쳤어요

→ 이분은 우리가 홀로서도록 온땀을 바쳤어요

31쪽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어린이를 위한 잡지를 공들여 만들었답니다

→ 삶을 마치는 때까지 어린이 달책을 땀쏟아 엮었답니다

40쪽


부록으로 보드게임을 제공하고 다채로운 문화 행사를 열었습니다

→ 곁딸려 말놀이를 나눠주고 여러 볼거리를 열었습니다

→ 덧으로 판놀이를 내놓고 갖가지 잔치를 열었습니다

→ 덤으로 한판놀이를 주고 가지가지 놀이판을 열었습니다

41쪽


〈기찻길 옆 오막살이〉 등 윤석중의 노래도 《어린이》를 통해 널리 알려지게 되었어요

→ 〈기찻길 옆 오막살이〉 같은 윤석중 노래도 《어린이》에 실어 널리 알려집니다

43쪽


노동자의 날인 5월 1일을 어린이날로 정했습니다

→ 일꽃날인 5월 1일을 어린이날로 잡습니다

→ 일꾼날인 5월 1일을 어린이날로 삼습니다

56쪽


어린이날의 역사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 어린이날 발자취를 다시 생각해 보기를 빕니다

→ 어린이날 발걸음을 다시 돌아기를 바랍니다

61쪽


화폐 속에 어린이들을 넣는 것은 그 나라의 미래와 희망을 표현하는 방법입니다

→ 어린이를 그려 넣은 돈으로 그 나라 앞날과 꿈을 나타낼 수 있습니다

94쪽


노키즈존을 운영하는 사람들은 다른 고객들을 배려하고 편의를 위해 만들었다고 주장합니다

→ 어린담을 세운 사람은 다른 손님을 헤아리고 맞추려는 뜻이라고 합니다

→ 어린이담을 높인 사람은 다른 손님을 살피고 보아주려고 한답니다

98쪽


하지만 방정환은 여성에 대해 잘못된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 그렇지만 방정환은 순이를 잘못 바라보았습니다

→ 그러나 방정환은 순이를 깔봤습니다

→ 그러나 방정환은 순이를 얕봤습니다

102쪽


잘못된 내용으로 나쁘게 썼습니다

→ 틀린 줄거리로 나쁘게 썼습니다

102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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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말리와 숲의 신 5
쿠레이시 야코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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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4.9.17.

사람한테 돌아가는 몫


《소말리와 숲의 신 5》

 구레이시 야코

 정은서 옮김

 대원씨아이

 2019.10.31.



  나라살림이 마른다고들 하지만, 나라일을 맡은 이들은 스스로 일삯을 줄이지 않습니다. 일삯뿐 아니라 일터를 줄이지 않습니다. 더구나 앞날이 걱정스럽다고 하면서 들숲을 지키거나 늘릴 생각이란 없이, 오히려 들숲을 깎고 밀어서 부릉부릉 매캐하게 내달리는 까만길로 바꾸기 일쑤입니다. 깨끗한 바다에 햇볕판·바람개비를 때려박는 데에 목돈을 쏟아붓기도 하는데, 나라에서 벌인 적잖은 일거리를 보면 뒷돈이 너무 춤춥니다.


  예나 이제나 나라살림이 마르거나 모자란 적은 없다고 느낍니다. 나라일꾼을 비롯해서 우두머리·벼슬아치·글바치·돈바치가 나란히 뒷돈을 나눠먹거나 빼돌릴 뿐입니다. 살림을 말 그대로 “살리는 일과 자리와 터”에 쓴다면 누구나 즐거우면서 푸르게 살아갈 수 있어요.


  《소말리와 숲의 신 5》(구레이시 야코 /정은서 옮김, 대원씨아이, 2019)을 돌아봅니다. 그림꽃님은 이 그림꽃을 더 그리지 못 합니다. 아마 몸져누워서 더 못 그리는구나 싶은데, 소말리는 “드물게 살아남은 사람아이”라고 합니다. 예전에 사람들은 ‘이웃’을 이웃으로 여기지 않고서 괴롭히고 마구 죽이다가 그만 사람나라 스스로 망가지고 무너졌다지요. 이러면서 ‘이웃’은 사람을 더는 꼴보기싫을 뿐 아니라, 어딘가 숨거나 남은 사람이 있으면 닥치는 대로 갈기갈기 찢어서 잡아먹기를 바란다지요.


  예나 이제나 어느 곳에서나 매한가지인데, 썩은 나라일꾼이 흘러넘치지만, 착한 나라일꾼이 드문드문 있습니다. 벼슬아치나 글바치가 썩어문드러져도 벼슬이며 글하고 동떨어진 곳에서 참하게 살림하는 사람이 꽤 있습니다. 이 별이 아직 멀쩡하거나 굴러간다면, 안 썩었을 뿐 아니라 착하고 참한 사람이 제법 많기 때문이지 싶어요.


  그러니까 ‘이웃’이 모두 사람을 미워하거나 잡아먹지는 않습니다. 착하고 참한 사람을 겪은 적이 있는 이웃은 사람을 따사로이 바라보기도 합니다. 어떤 사람도 만난 적이 없이 모든 ‘숨결’을 숨결 그대로 마주하는 이웃도 사람아이를 나쁘거나 좋게 바라보지 않아요. 그저 ‘사람도 이웃도 나란한 숨결’이라는 마음입니다.


  사람은 사람이 한 일 그대로 돌려받습니다. 이웃도 이웃이 한 일 그대로 돌려받아요. 풀꽃나무도 매한가지입니다. 착하게 살아가고 참하게 살림하고 차분하게 사랑하는 숨결은 언제나 착하고 참하면서 차분한 앞길을 그리고 폅니다.


  오늘 우리가 사람으로서 무엇을 하는지 되새겨야지 싶습니다. 넉넉한 살림살이를 어디에 어떻게 다루거나 쓰거나 펴는지 헤아려야지 싶습니다. 아이들이 어떤 터전을 물려받아서 새어른으로 즐겁게 서서 새아이를 기쁘게 낳을 사랑터로 가꿀는지 생각할 때라야 비로소 사람이자 숨결이며 이웃이라고 느낍니다.


ㅅㄴㄹ


“어릴 적의 소말리는 어떤 느낌이었어?” “지금도 손이 많이 가지만, 옛날엔 더 대단했다.” (29쪽)


“예뻐.” “나로선, 그걸 알 수 없다.” “알 수 없어?” “단어의 의미는 이해한다. 허나, 공감하진 못한다.” (43쪽)


“어젯밤부터 고민했다. 너에게 전할 말이 있다. 거기 있는 짐승의 이름은 코미도리 소말리. 처음 널 발견한 자다. 그 이름을 따서, 널 ‘소말리’라고 부르겠다.” (56∼57쪽)


“전에 내가 만든 과자를 맛있다고 말했지?” “응.” “또 먹고 싶어?” “다같이 먹고 싶어.” (99쪽)


“하지만 그런 생각을 바꿀 만큼, 인간은 끔찍한 짓을 저질렀어.” “과거의 업보 때문에 현재도 인간을 용서할 수 없다는 거야? 그건 엉뚱한 화풀이야.” … “아니, 틀려. 모두 그 덕분에 배웠거든. 양립할 수 없는 종족도 있다는걸. 인간을 박해하고 있는 편이 안전하게 살 수 있다고 생각한 거야.” (136쪽)


#ソマリと森の神様 

#暮石ヤコ


노예상의 짐마차인가

→ 놉장사 짐수레인가

→ 종장사 달구지인가

18쪽


나는 아이와 두 번째 해후를 했다

→ 나는 아이와 다시 만났다

→ 나는 아이와 또 마주했다

18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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