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책들 읽기 (2021.4.15.)



숲노래가 시골살림을 지으면서(2011∼) 일군 책이 있습니다. 새뜸나름이(신문배달부)랑 엮는이(출판사 편집자)로 일하며 서울살림을 짓는 동안(1995∼2003)에는 책을 안 내놓았고, 이오덕 어른이 남긴 글을 갈무리하며 충주살림을 하는 동안(2004∼2006) 두 가지 책을 내놓았으며, 책마루숲(서재도서관)을 열려고 돌아간 옛마을에서 인천살림을 하는 사이(2007∼2010) 여러 가지 책을 비로소 내놓았습니다. 여러 책 가운데 판이 끊어지거나 찾기 어려운 책이 아닌, 쉽게 장만할 수 있는 책을 몇 갈래로 나누어 봅니다. 즐겁게 장만하셔서 즐겁게 삶꽃을 피우시고 즐겁게 사랑살림 가꾸는 길에 동무로 삼아 주시면 좋겠습니다. 고맙습니다.



1. 말·넋·삶·숲을 읽는 첫걸음

《쉬운 말이 평화》(철수와영희,2021)

《이오덕 마음 읽기》(자연과생태,2019)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스토리닷,2017)

《우리말 글쓰기 사전》(스토리닷,2019)

《생각하는 글쓰기》(호미,2009)

《자전거와 함께 살기》(달팽이,2009)


2. 우리말이 노래가 되는 길 : 동시쓰기 + 시쓰기

《우리말 동시 사전》(스토리닷,2019)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스토리닷,2020)


3. 곁에 두며 말빛·삶꽃·숲살림 익히는 길잡이 : 우리말꽃(국어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철수와영희,2016)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철수와영희,2017)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철수와영희,2019)

《말 잘하고 글 잘 쓰게 돕는 읽는 우리말 사전 1 돌림풀이와 겹말풀이 다듬기》(자연과생태,2017)

《말 잘하고 글 잘 쓰게 돕는 읽는 우리말 사전 2 군더더기 한자말 떼어내기》(자연과생태,2017)

《말 잘하고 글 잘 쓰게 돕는 읽는 우리말 사전 3 얄궂은 말씨 손질하기》(자연과생태,2018)


4. 우리말을 어린이하고 어깨동무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철수와영희,2014)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철수와영희,2017)


5. 우리말을 푸름이하고 어깨동무

《10대와 통하는 우리말 바로쓰기》(철수와영희,2011)

《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철수와영희,2015)


6. 책넋과 마을책집 : 책읽기를 누리는 하루와 이웃마실

《책숲마실》(스토리닷,2020)

《시골에서 책 읽는 즐거움》(스토리닷,2016)

《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스토리닷,2018)


7. 빛을 담는 꽃(빛꽃) : 사진과 책과 삶과 마을과 꽃

《내가 사랑한 사진책》(눈빛,2018)

《골목빛, 골목동네에 피어난 꽃》(호미,2010)

《사진책과 함께 살기》(포토넷,2010)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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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따금·가끔·더러’ 그게 그거 아냐? (SBS뉴스플러스 人터뷰+)



  전화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이른바 ‘전화 인터뷰’를 했습니다. 저는 글을 쓸 때뿐 아니라 말을 할 적에도 ‘낱말을 다 골라서 쓰’기 때문에, 이 ‘전화 인터뷰’가 글로 적힌 기사를 보면, 여느 때에 제가 글로도 말로도 쓰지 않는 말투가 나와요. 매체에서 편집을 하면서 길이를 줄이느라 이렇게 고치셨구나 싶어요. 그러니 ‘제가 안 쓰는 말투’일 뿐 아니라, ‘제가 이웃님한테 그러한 말투는 고쳐서 쓰기를 바란다’고 말하는 대목이 이 인터뷰 기사에 나오더라도 부디 너그러이 헤아려 주셔요. ^^;;;; 아무튼 이번에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을 펴내면서 이 사전에 어떤 뜻이나 이야기가 있는가 하는 대목을 살뜰히 헤아려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덧붙여, 이 책을 사서 읽어 주신 이웃님은 재미나게 읽어 주시고, 아직 이 책을 사지 않으신 이웃님은 기쁘게 장만해서 읽어 주시면 더없이 고맙겠습니다 ^__^


+ + +


[人터뷰+] "25년간 국어사전만 읽었죠"…그가 찾은 해법은?

임태우 기자

2016.07.30 15:00 


스마트폰 시대, 종이책으로 된 국어사전이 나오기 어렵다는 출판 시장에 당당하게(?) 종이책 국어사전을 내놓은 사람이 있습니다. 그것도 혼자 힘으로 25년 동안 기획하고, 자료 조사하고 원고를 썼습니다. 모르는 단어가 생기면 인터넷으로 금세 검색해서 찾는 디지털 시대에, 낡고 뒤떨어져 보이는 종이책 국어사전을 편찬한 것이죠. 그는 왜 한 권의 국어사전을 펴내려고 인생을 바쳤을까요? 우직해 보이는 그의 행동에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젊은 시절 그는 기존의 국어사전을 빠짐없이 정독했습니다. 그러던 중 문제점이 눈에 띄었습니다. 하나같이 뜻풀이가 어렵다는 것이었죠. 무엇보다 고질적으로 ‘돌림풀이(순환정의)’가 지나치게 많다는 점이었습니다.


가령 ‘성가시다’의 뜻을 찾기 위해 국어사전을 펼쳐보면, ‘성가시다 : 자주 들볶거나 번거롭게 굴어 괴롭고 귀찮다’고 나와있죠. 그렇다면 ‘귀찮다’의 뜻풀이는 어떨까요? ‘귀찮다 : 마음에 들지 아니하고 괴롭거나 성가시다’고 돼있죠. 심지어 ‘번거롭다’의 뜻은 ‘귀찮고 짜증스럽다’라고 풀이돼있습니다. 이렇듯 기존 국어사전에는 각 낱말들의 뜻풀이가 돌림말을 하듯 맞물려 있습니다. 각 낱말의 뜻을 정확히 살펴보기 어려운 것이죠.


기존 사전에서 안타까운 대목은 더 있었습니다. 사전을 펼쳤을 때 '뜻이 같은 한자말'을 올림말로 삼아 한자말이 먼저 나오고, 쉽게 쓸 한국말은 뒤에 나오는 관행이 빈번하다는 것이었죠. 이런 문제의식을 느끼고 완성해 낸 사전이 바로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입니다.


SBS 취재진은 매일 쓰는 말의 어원을 찾고, 뜻을 정리해 사전으로 만든 저자 최종규 씨의 이야기를 자세히 들어봤습니다. 


▷기자: 기존 국어사전의 고질병인 ‘순환정의’를 피하려고 하셨다고요? 

▶최종규 씨: 네, 국어사전을 엮으면서 순환정의의 오류를 범하지 않으려고 했죠. 그러기 위해서는 사전 제목처럼 ‘비슷한말 꾸러미’부터 제대로 살필 수 있어야 합니다. 비슷한 말이 어떻게, 왜 비슷하면서도 다른가를 알아야 하죠. 또 비슷한 말 꾸러미 가운데 어린이도 쉽게 알아듣고 헤아릴 수 있는 ‘바탕말(기본 낱말)’을 가려내고 뽑아야 하죠. 이를 통해야만 사전 한 권을 오롯이 엮을 수가 있죠.


▷기자: 개념이 생소해서 쉽게 이해하기 어렵네요. 먼저 ‘바탕말’이란 게 대체 뭐죠?

▶최종규 씨: 국어사전을 엮을 때 낱말 뜻을 쉽게 푸는 풀이말을 ‘바탕말’이라고 하죠. 더는 풀이할 수 없을 정도로 가장 쉬운 말이기도 해요. 이런 바탕말로 풀이해야 큰 사전을 엮을 수 있어요. 100만 가지 낱말 뜻이 담긴 사전이라 치면 적어도 5백 가지의 바탕말로써 뜻풀이를 해야죠. 그 5백 가지 바탕말은 굳이 사전에서 찾지 않고도 어렴풋이, 혹은 웬만큼 잘 아는 단어란 말이에요. 이런 바탕말을 염두에 두지 않고 뜻풀이에 나서면, 뜻이 돌고 도는 돌림풀이에 빠질 가능성이 큽니다.


▷기자: 우리가 쓰는 말 가운데에서 바탕말은 어떻게 가려내죠? 기준이 있다면요.

▶최종규 씨: 아무래도 기준은 어린이죠. 어린이가 흔히 쓰는 말들, 어린이에게 우리 어른들이 가르쳐주면 바로 쉽게 배워서 그때그때 쓸 수 있는 말을 바탕말이라고 할 수 있어요. 외국 사람이 한국말을 배울 때 기본적으로 익혀야 하는 말이기도 하죠. 가령 ‘먹다’나 ‘마시다’도 바탕말이 될 수 있죠. ‘먹다’, ‘마시다’를 사전에서 찾아보는 사람이 있겠습니까?


▷기자: 우리가 그런 바탕말을 제대로 찾고 이해하는 게 중요한가요?

▶최종규 씨: 그럼요. 예전에 컴퓨터를 ‘셈틀’이라고 지은 사람이 있었어요. 그때 사람들은 셈틀이라는 뜻을 사전에서 찾아보지도 않고, 컴퓨터가 단순히 숫자를 세는 것밖에 하지 못하는 거냐고 비판했죠. 하지만, 사전에서 ‘셈’이라는 낱말, ‘세다’라는 낱말을 찾아봤다면 그런 비판을 할 수 없어요. 왜냐하면 ‘세다’라는 말은 ‘생각하다’는 말과 어원이 같거든요. 숫자를 센다는 것은 나중에 뜻이 갈린 거죠. 처음에는 ‘헤아리다’와 같이 생각하는 일을 나타내는 말이었어요. 그래서 셈틀이라는 말은 생각하는 기계라는 말이 돼요. 뜻을 살펴보면 아주 잘 지은 말인데, 사전을 찾아보지 않은 채 이름을 엉터리로 지었느냐고 비판하는 게 우리 현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자: 이 책에서 다룬 바탕말 개수는 어느 정도죠?

▶최종규 씨: 사전에서 1,100가지 낱말을 다뤘고요. 그 중에서 바탕말은 300개쯤이 되지 않을까 해요. 지금 이 책을 한 권 냈지만, 앞으로 두 권쯤은 더 써야지 큰 사전을 쓰는 바탕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기자: 스스로 가려낸 바탕말로 사전을 엮었다는 점이 참 특별하군요. 또, 이 사전은 백과사전 식의 기존 국어사전과 구성 방식이 매우 다르더군요. 비슷한말을 묶어서 설명한 점이 눈길을 끌었어요. 왜 그렇게 하신 거죠?

▶최종규 씨: 네, 비슷한말을 264갈래로 묶어서 다뤘어요. 모든 말에는 비슷하게 어울리는 말이나 맞서는 뜻으로 쓰는 말이 있어요. 그런데 사람들은 말의 뜻을 제대로 모르고 사용하죠. 가령 ‘이따금’, ‘가끔’, ‘더러’가 어떻게 다른지 설명해보라면 바로 떠올리기 쉽지 않죠. 이런 상태에서 낱말을 막 쓰다 보면 우리 마음도 마구잡이가 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비슷한 말의 정확한 쓰임새를 알려주고 싶었어요. 사전을 보면서 말 한마디에 내 마음이 어떻게 담기는지 생각해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죠.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이따금: 조금 있다가 또 조금 있다가. 자주 되풀이하지는 않으나 자꾸

가끔: 얼마쯤 뜸을 들이면서 되풀이를 하는데 드물게

더러: 잦거나 드물지는 않으면서 생각날 때

때로 자주는 아니지만 드물게 (드물지만 얼마쯤 틈을 두고 일어날 때)

때때로 때에 따라서 얼마쯤 드문드문

(모둠풀이 붙임) ‘이따금’은 되풀이를 하기는 하는데 썩 자주 되풀이하지는 않을 때를 가리킵니다. 그렇다고 너무 뜸을 들이면서 드물지는 않은 모습을 가리켜요. 꾸준하기는 하지만 자주 있지도 않고 드물지도 않은 그저 그런만큼을 가리킬 때에 씁니다. ‘가끔’이나 ‘더러’도 드물게 일어나는 어떤 일을 가리키면서 씁니다. ‘이따금’은 드물면서도 자꾸 일어나는 일을 가리킨다고 할 만하며, ‘가끔’은 되풀이를 하지만 드물 적에 쓴다고 할 만합니다.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이따금 - 가끔 - 더러'를 찾아보면 다음 같은 돌림풀이가 나와요)

이따금 얼마쯤씩 있다가 가끔

가끔 시간적·공간적 간격이 얼마쯤씩 있게

더러 이따금 드물게

때로 잦지 아니하게 이따금

때때로 경우에 따라서 가끔



▷기자: 사전을 만드는 과정이 쉽진 않았을 것 같아요.

▶최종규 씨: 25년이나 걸렸어요. 사전을 기획하는 것만 20년, 쓰는 것만 5년이었고요. 이 시간 동안 시중에 나온 모든 사전을 읽었어요. 혼자서 모든 대학의 국어국문과 교재를 샅샅이 찾아 다 읽었죠. 절판된 책들도 헌책방에서 찾아 읽었어요. 그뿐만 아니라 스스로 생각을 많이 했어요. 이 낱말이 언제부터 어떻게 쓰였을까 생각했죠. 이를테면 ‘밥’이라는 낱말의 어원은 어느 사전에도 쓰이지 않았어요. 이게 몇만 년 된 말인지, 몇억 년 된 말인지 모르죠. 그래서 시골에서 살면서 직접 살림을 해보면서 낱말의 어원을 생각해봤죠. ‘옛날엔 이런 상황에서 쓰였겠구나’라고 마음으로 느꼈죠. 그렇다고 마음으로 느낀 걸 함부로 사전에 쓸 수 없잖아요?다시 사전과 책, 그동안 모아온 자료들을 바탕으로 낱말의 말풀이를 했죠.


▷기자: 요즘 종이책 시장이 가뜩이나 어렵다고 하죠. 그런데도 이런 사전을 공들여 만드신 이유는 무엇이죠?

▶최종규 씨: 고등학생 때 국어사전을 통독하면서 느낀 점이 많았어요. 당시 국어 선생님도 저에게 국어사전을 빌릴 만큼 저만 국어사전을 갖고 다녔죠. 문득 ‘왜 사람들은 국어사전을 안 읽지?’라는 생각이 들어서 읽기 시작했죠. 처음 읽는데 석 달, 그다음엔 한 달 걸려서 읽었어요. 국어사전엔 한자말, 일본말이 너무 많았어요. 또 외국사람 이름, 외국도시 이름이나 심지어 외국 문학책 이름도 잔뜩 실려 있었죠. 무엇보다도 한국말 풀이가 너무 엉성하고 국어사전인데 한국말을 배우기 어렵다는 느낌이 강했죠. 그래서 차라리 내가 국어사전을 만드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이 책의 맺음말에는 ‘우리는 생각을 밝히고 가꾸고 키우고 사랑하고 나누고 북돋우고 살찌우려고 말을 하거나 글을 씁니다’라는 문장이 있습니다. 정확한 띄어쓰기, 맞춤법, 어려운 말들을 쓰는 것이 겉으론 멋있어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정확히 뜻을 모르고 사용하는 그 말들에서 마음이 온전히 전해질 수 있을까요? 커피 한잔과 함께 우리가 흔히 쓰는 말들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요?   


출처 : SBS 뉴스 
원본 링크 : http://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3706086&plink=COPYPASTE&cooper=SBSNEWS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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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것들, 숲 내가 좋아하는 것들 13
조혜진 지음 / 스토리닷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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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숲책 / 환경책 읽기 2024.7.26.

숲책 읽기 225


《내가 좋아하는 것들, 숲》

 조혜진

 스토리닷

 2024.4.30.



  더운 여름을 어떻게 견디느냐 묻는 이웃이 많습니다만, 여름이기에 바람이(에어컨·선풍기)를 안 쓴다고 말합니다. ‘불(전기)’을 먹여야 돌아가는 ‘바람이’가 아닌, 언제나 온누리를 푸르게 감싸는 ‘바람’을 바라면서 “바람아! 이리 와! 이리 와서 함께 놀자!” 하고 불러요. 이러면 바람은 휙 불면서 우리 집 마당에서 자라는 나무를 살살 간질이면서 시원시원 풀어냅니다.


  추운 겨울을 어떻게 나느냐고 묻는 이웃도 많습니다만, 겨울이기에 겨울추위를 실컷 누린다고 말합니다. 겨울이니까 손가락이 곱고 얼면서 글을 씁니다. 스무 살에도 서른 살에도 마흔 살에도 쉰 살에도, 여름에는 땀잔치로 글을 쓰고 겨울에는 언손으로 글을 씁니다.


  여기에서 그치지 않아요. 스무 살부터 여태 손빨래를 합니다. 종이(운전면허증)를 안 거느리는 터라, 늘 걷거나 두바퀴(자전거)로 다닙니다. 이렇게 이야기를 하면 어떻게 살아가느냐고 되묻곤 하는데, “저는 스스로 숲이기를 바라기에, 숲이 옛날부터 오늘을 거쳐 앞으로 나아가는 길에 어울리는 길로 걸어가며 웃습니다.” 하고 보탭니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 숲》(조혜진, 스토리닷, 2024)은 숲을 숲으로 바라보려고 하는 발걸음을 들려줍니다. 요사이는 ‘숲’이 아닌 ‘자연(自然)’을 다루는 책이 꽤 나오고, ‘풀꽃나무’가 아닌 ‘식물(植物)’을 짚는 책이 쏟아집니다.


  이쯤에서 생각해 볼 일입니다. 우리는 왜 숲을 숲이라 말하며 다가서지 않을까요? 우리는 왜 풀과 꽃과 나무를 풀꽃나무라고 말하면서 품지 않을까요?


  숲을 ‘숲’이라고 해야, ‘숲’이라는 낱말이 태어나서 오늘에 이르도록 흐른 자취를 읽습니다. 풀과 꽃과 나무를 그저 ‘풀’과 ‘꽃’과 ‘나무’라고 해야, 풀꽃나무가 아스라이 먼 옛날부터 오늘을 지나서 앞으로 어떤 숨빛인지 스스로 읽을 만합니다.


  숲은 수수하게 품습니다. 숲은 수더분히 풀어냅니다. 숲은 수북수북 베풉니다. 숲은 수다를 벌이듯 가르칩니다. 숲은 술술 솔솔 살살 슬슬 일깨워서 누구나 배우는 길을 엽니다. 자, 숲으로 걸어가요. 맨손과 맨발로 숲에 깃들어요. 숲을 숲으로 안을 줄 알아야, 왜 ‘순이·돌이’ 같은 이름을 수수하게 주고받으면서 두런두런 어울리는지 깨닫습니다. 숲순이에 숲돌이입니다. 풀순이에 풀돌이입니다. 숲빛으로 슬기로운 사람이라서 ‘순이’입니다. 차돌처럼 단단하거나 야무지면서 동글동글 돕는 동무로 두레를 할 줄 알기에 ‘돌이’입니다.


  우리말은 쉽습니다. 숲이기에 수월하고 쉽지요. 어렵다면 우리말이 아니고, 어렵다면 숲이 아닙니다. 이제는 ‘자연’과 ‘식물’이라고 하는 껍데기를 벗기를 바랍니다. 말을 꾸미면 ‘꾸밈말’이고, 글을 치레하면 ‘치레글’입니다. 숲처럼 수수하게 말하고 글쓰기를 바랍니다. 어깨에 힘을 빼요. 가볍게 차려입거나 맨몸으로 바다에 잠기고 나무를 타요. 새랑 사귀려면 ‘먼눈(망원경)’이 아니라 ‘마음눈’을 뜰 노릇입니다. 마음으로 사귀어야 새를 알고 숲을 알고 하늘을 압니다.


ㅅㄴㄹ


내가 사는 동네 가까이에 숲이 있다는 것은 정말 고마운 일이다. (27쪽)


아이들은 나뭇가지를 참 좋아한다. 걷다가 줍고, 걷다가 줍고, 나뭇가지마다 색깔도 무늬도, 길이도 굵기도 결도 다르다. (41쪽)


내 안의 감각을 깨워서, 향기를 맡고, 소리를 듣고, 눈으로 보고 만지면서, 숲을 가만가만 걸으며 자연의 뭇 생명이 건네는 이야기에 빠져들다 보면 산책이라는 게 더는 걷기에 머무르지 않는다. (63쪽)


2018년 초여름 어느 날, 우리 동네 주택 골목길에서 제비들이 날아다니는 모습을 우연히 발견했다. (92쪽)


2020년 여름, 마음속에만 그리던 작은 책방을 열었다. 자연생태, 환경, 교육 관련된 책들을 주로 선별해 들여놓고 사람들과 함께 읽고 싶은 책, 내가 읽고 싶은 책도 들였다. (159쪽)


+


그렇게 바라봐 주면 좋겠다

→ 그렇게 바라봐 주길 바란다

→ 그렇게 바라보기를 빈다

23


그곳에서 만들어진 이야기가 많이 쌓였다

→ 그곳 이야기가 잔뜩 쌓였다

→ 그곳에서 일군 이야기가 꽤 쌓였다

27


땅 아래로 떨어진 꽃들이 만든 길은 그야말로 꽃길

→ 땅으로 떨어진 꽃이 이루는 그야말로 꽃길

→ 땅으로 떨어진 꽃으로 그야말로 꽃길

28


잣나무가 빽빽하게 심겨 있는 숲길

→ 잣나무를 빽빽하게 심은 숲길

33


서로 협력하며 나무 한 그루를

→ 서로 도우며 나무 한 그루를

→ 서로 힘모아 나무 한 그루를

34


나라는 존재가 숲 일부라고 여기면 주변을 더 깊이 관찰하게 된다

→ 나도 숲이라고 여기면 둘레를 더 들여다본다

→ 나도 숲을 이룬다고 여기면 곁을 더 깊이 본다

35


광대버섯 인편에 작은 돌기가

39


직접 시계 침을 돌리도록 했다

→ 손수 때바늘을 돌리라 했다

47


바람이 조금 차가웠지만 햇살은 따스했다

→ 바람이 조금 차갑지만 햇볕은 따스하다

47


귀여운 각두에 딱 맞는 도토리를

→ 귀여운 깍정이에 맞는 도토리를

→ 귀여운 받침에 딱인 도토리를

48


빛은 똑바로 가는 성질이 있지만

→ 빛은 똑바로 가지만

51


까만 실루엣과 빛의 절묘함으로 작품을 만드는 그림자 회화 거장 후지시로 세이지는

→ 까만 그림자와 빛으로 놀랍게 빚는 그림자 그림지기 후지시로 세이지 님은

53


봄에 시작되는 숲 활동에서 아이들은 개미 관찰하는 것을 좋아한다

→ 봄부터 하는 숲놀이에서 아이들은 개미보기를 즐긴다

→ 봄이면 여는 숲마실에서 아이들은 개미구경을 반긴다

56


나무들은 어느새 제 잎사귀를 키워서 싱그러운 그늘을 만들고 있다

→ 나무는 어느새 잎사귀를 키워서 그늘이 싱그럽다

61


한 참가자가 묻는다

→ 누가 묻는다

→ 어느 분이 묻는다

63


자연은 우리에게 참 많은 이야기를 한다

→ 숲은 우리한테 숱한 이야기를 베푼다

→ 숲은 우리한테 늘 이야기를 들려준다

63


1령, 2령, 3령, 4령, 점점 모양을 갖추는 애벌레는 새똥처럼 생겼다

→ 한살 두살 세살 네살, 차츰 꼴을 갖추는 애벌레는 새똥처럼 생겼다

→ 한벌 두벌 석벌 넉벌, 차츰 꼴을 갖추는 애벌레는 새똥처럼 생겼다

69


자유롭게 그려 보는 맛이 진정 숲의 맛

→ 홀가분히 그려 보는 참다운 숲맛

→ 가볍게 그려 보는 참숲맛

70


무슨 말을 하는 걸까. 통역이라도 해볼 요량으로 적어 보았다

→ 무슨 말을 할까. 옮겨 보려고 적어 본다

→ 무슨 말을 하나. 옮겨서 적어 본다

→ 무슨 말을 하지? 옮겨적는다

79


생명의 소리로 가득

→ 숨소리로 가득

→ 빛나는 소리로 가득

→ 숨결소리로 가득

81


우리 대피소 만들어야겠다

→ 우리 쉼터 지어야겠다

→ 우리 움막 세워야겠다

→ 우리 집 올려야겠다

98


더 경이로운 것은 노랫말. 음유시인 루시드폴은 어쩜 이리도 멋진 노래를 만들었을까

→ 더 놀라운 노랫말. 나그네노래 루시드폴은 어쩜 이리도 노래를 멋지게 지을까

→ 노랫말은 더 놀랍다. 떠돌노래 루시드폴은 어쩜 이리도 멋지게 노래를 쓸까

99쪽


단풍나무 가족이지만

→ 단풍나무 갈래이지만

→ 단풍나무와 가깝지만

110


민트색 지의류가 덮인 나무 밑동에서

→ 옅푸른 땅붙이가 덮은 나무 밑동에서

→ 옅푸른 숲붙이가 덮은 나무 밑동에서

118


햇살의 따스함과 흙냄새를

→ 따스한 해와 흙냄새를

→ 따스한 햇볕과 흙냄새를

121


수십만 보를 걸으며 얻은 노력의 결과라

→ 숱한 걸음걸이로 얻은 땀방울이라

→ 끝없이 걸어서 얻은 열매라

→ 셀 길 없이 걸으며 얻은 보람이라

141


세 그루 이상 연이어 위치한 나무는 군락으로 표시했다

→ 세 그루 넘게 이어 자라는 나무는 무리로 적는다

→ 세 그루 남짓 이어 자라는 나무는 마을로 여긴다

142


책들을 선별해 들여놓고

→ 책을 가려서 들여놓고

→ 책을 뽑아서 들여놓고

159


지금 당신 곁에서 힘이 되어주는 누군가가 있나요

→ 오늘 우리 곁에서 누가 힘을 북돋우는가요

→ 내 곁에서 누가 든든히 도와주는가요

169


책방과 숲이 무대가 되어 나무그림책 읽어 주는 버스킹을 연다

→ 책집과 숲을 마당으로 나무그림책 읽기 거리꽃을 연다

→ 책집과 숲을 놀이터로 나무그림책 읽기 마당꽃을 연다

177


도요물떼새 무리가 함께 일제히 날아갔다가

→ 도요물떼새 무리가 함께 날아갔다가

183


아이 배냇이름(태명)을 나무로 지었다

→ 아이 배냇이름을 나무로 지었다

185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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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와 통하는 야외 생물학자 이야기 - 열 가지 분야로 살펴본 야외 생물학자 도감 10대를 위한 책도둑 시리즈 43
김성현 외 지음 / 철수와영희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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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숲책 / 환경책 읽기 2024.7.26.

숲책 읽기 207


《10대와 통하는 야외 생물학자 이야기》

 김성현과 아홉 사람

 철수와영희

 2023.3.18.



  《10대와 통하는 야외 생물학자 이야기》(김성현과 아홉 사람, 철수와영희, 2023)를 읽고서 ‘야외’하고 ‘생물학자’라는 이름을 한참 곱씹어 보았습니다. 2023년 첫봄에 읽었으니, 2024년 한여름에 이르도록 한 해 남짓 돌아본 셈입니다. 우리말로는 ‘들’인데, ‘학자’라는 이름인 분은 으레 ‘야외’라는 일본 한자말만 쓰려고 합니다. 들빛이고 들길이고 들풀이고 들꽃입니다. 들사람이고 들일이고 들녘이고 들놀이예요. 들노래이고 들벌레이며 들살림이자 들짐승입니다.


  들이란, 드나드는 곳입니다. 모든 숨붙이가 가볍게 홀가분하게 즐겁게 드나드는 터전이 ‘들’이에요. 이러한 얼거리를 살핀다면, ‘곁짐승(반려짐승)’이나 ‘짐승우리(동물원)’가 아닌 ‘들지기(야외 생물학자)’로서 들빛을 살피는 이야기를 조금 더 느긋하면서 쉽게 어린이하고 푸름이한테 들려줄 만하다고 봅니다.


  들에서 일하고, 들을 살펴보고, 들하고 어우러지는 길로 나아가는 들마당이에요. 들을 바라보고, 들을 헤아리고, 들을 노래하는 하루를 품으니 들배움입니다. 종이를 펼친 자리맡에서 붓대만 굴리는 먹물바치가 아닌, 들에서 온몸으로 들숨결을 마주하는 길이라면, ‘들글’을 여미고 ‘들말(들말씨)’로 피어날 만합니다.


  여름이면 그늘을 바라는 분이 많은 줄 알지만, 예부터 온누리 누구나 여름이면 기쁘게 뙤약볕을 온몸으로 받아들이면서 까무잡잡 ‘깜순이·깜돌이’로 살았습니다. 한여름 땡볕을 듬뿍 머금기에 나락이 튼튼하고 푸릅니다. 한여름 햇볕을 실컷 맞이하기에 열매가 달고 물이 많습니다. 사람도 매한가지예요. 한여름에는 그늘이 아니라 볕길에서 일하고 놀고 쉬고 거닐기에 겨우내 튼튼히 쉬고서 새봄에 새롭게 기지개를 켭니다.


  들살림이란, 해바람비를 온몸으로 반기는 길입니다. 들지기란, 해바람비를 온마음으로 바라보는 길입니다. ‘생물학자’라는 이름이 나쁘지는 않을 테지만, 조금 허울을 벗겨서 ‘들지기’로 서 보기를 바라요. 들걸음으로, 들손길로, 들눈길로, 오늘 이곳을 푸릇푸릇 일구는 매무새를 나눌 수 있습니다.


ㅅㄴㄹ


중국 연구자들은 참새가 곡물뿐 아니라 곤충을 먹는다는 사실을 간과한 것이죠. 어쩌면 알고도 모른 척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이로 인해 참새가 잡아먹는 각종 해충은 천적이 없어져 개체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대흉년이 시작되었습니다. (41쪽)


야생동물을 좋아한다고 말하는 학생을 많이 봅니다. 하지만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 중에는 반려동물이나 동물원에 있는 동물에 대한 흥미를 야생동물에 대한 관심으로 착각한 경우가 많습니다. (61쪽)


어떤 생물체도 살아갈 수 없을 것 같은 혹독한 환경에서 작은 미생물들은 서로 협력하여 생물들이 살 수 있는 환경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234쪽)


+


대부분 야외Field에서 연구가 이루어집니다

→ 흔히 들에서 살핍니다

→ 으레 밖에서 헤아립니다

4


경험에 기반을 두고 장기적인 관찰을 통해서

→ 겪은 일을 바탕으로 꾸준히 지켜보면서

→ 몸소 느끼고 오래도록 살펴보면서

5


새와 함께하는 것이라면 모두 탐조인 셈이지요

→ 새와 함께하면 모두 새마중인 셈이지요

→ 새와 함께하면 모두 새맞이인 셈이지요

19


새들을 보호할 수 있는 기초 자료가 됩니다

→ 새를 돌볼 수 있는 밑동이 됩니다

→ 새를 보살필 수 있는 바탕이 됩니다

→ 새를 보듬을 수 있는 발판이 됩니다

→ 새를 품을 수 있는 줄거리가 됩니다

20쪽


새의 다리에 가락지를 부착한 모습

→ 새다리에 가락지를 붙인 모습

22


한 마리만 보여도 존재감이 큰 맹금류가 대규모로 이동하는 모습은

→ 한 마리만 보여도 눈에 띄는 발톱새가 잔뜩 날아가는 모습은

→ 한 마리만 보여도 두드러지는 사납새가 우르르 날아가면

24


천적이 없어져 개체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 맞잡이가 없어 잔뜩 퍼졌고

→ 목숨앗이가 없어 확 늘어났고

41


반려동물이나 동물원에 있는 동물에 대한 흥미를 야생동물에 대한 관심으로 착각한 경우가 많습니다

→ 곁짐승이나 짐승우리를 살피는 눈을 들짐승을 보는 눈으로 잘못 알기 일쑤입니다

61


연구자는 많은 공부를 해야 하고

→ 배움이는 오래 배워야 하고

→ 배움일꾼은 더 배워야 하고

61


최근에 수행하고 있는 주된 연구 주제는 우리나라 하천에 서식하는 어류의 모니터링입니다

→ 요사이는 우리나라 냇물에서 사는 헤엄이를 살핍니다

71


청개구리는 작은 체구에 몸은 녹색을 띠고

→ 풀개구리는 작은몸에 푸른빛을 띠고

101


이들을 연구하기 위해 야외에서 채집하여 해부하고

→ 이들을 살피려고 들에서 잡아 몸을 째고

111


채집 도구의 무게도 은근히 힘겨움을 더하지요

→ 채 무게도 꽤 힘겹지요

→ 채도 꽤 무겁지요

112


지의류는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생물이고, 알고 있다고 하더라도

→ 겉붙이는 사람들한테 잘 알려지지 않은 숨결이고, 알더라도

→ 땅붙이풀은 사람들한테 잘 알려지지 않은 풀꽃이고, 알더라도

227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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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자베스
클레어 니볼라 글 그림, 강연숙 옮김 / 느림보 / 200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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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4.7.23.

그림책시렁 1398


《엘리자베스》

 클레어 니볼라

 강연숙 옮김

 느림보

 2003.10.20.



  우리말 ‘발자취’를 한자말로는 ‘역사(歷史)’라 하고, 영어로는 ‘history’라 합니다. 한자말 ‘歷史’는 “걸으며 겪은 하루를 적는 붓”을 가리킨다면, 영어 ‘history’는 “그놈(he)이 임금님이란 우두머리 자리에서 보낸 삶·이야기”를 가리킵니다. 여러모로 보면, 우리로서는 ‘역사·히스토리’ 모두 부질없어요. 우리로서는 ‘발자취’를 살피면서 ‘이야기’를 돌아볼 노릇입니다. 《엘리자베스》를 읽고서 한참 곰삭였습니다. 이만 한 그림책을 헤아려서 그려내는 이웃나라 붓끝이 있어서 아름답다고 생각했습니다. 윗내기나 우두머리 발자취도 ‘역사’일 테지요. 우스꽝스럽고 철없는 자취를 보여주기에 ‘역사·히스토리’입니다. 이와 달리, 어질고 참하며 즐겁고 아름다운 길과 살림살이를 밝히기에 ‘발자취·이야기’예요. 수수한 어머니 한 분이 걸어온 길이 따사로이 사랑입니다. 작은 순이 한 사람이 살아온 나날을 들려주는 이야기가 즐겁게 눈물이요 웃음입니다. 배움터에서는 무슨 ‘역사·히스토리’를 가르치면서 외우라고 시키는지 돌아봐요. 배울거리가 없는 죽음글이 바로 ‘역사·히스토리’라고 느껴요. 이제 우리는 삶과 살림과 사랑과 숲을 포근히 속삭이는 ‘발자취·이야기’를 서로 들려주며 새길 때입니다.


ㅅㄴㄹ


《엘리자베스》(클레어 니볼라/강연숙 옮김, 느림보, 2003)


이 이야기는 나의 어머니의 이야기입니다

→ 우리 어머니 이야기입니다

→ 이 이야기는 우리 어머니 삶입니다

2


우리는 서로 너무나 사랑해서 모든 것을 함께 나누었습니다

→ 우리는 서로 사랑해서 모두 함께 나누었습니다

3


한 이불 속에서 잤고

→ 한 이불에서 잤고

4


어느 날부터 모든 것이 변했습니다

→ 어느 날부터 모두 바뀌었습니다

16


어른이 되어 결혼을 했고, 자식을 낳아 가정을 이루었습니다

→ 어른이 되어 짝을 맺고, 아이를 낳아 집안을 이루었습니다

20


어느 바닷가 마을에 살게 되었습니다

→ 어느 바닷가 마을에 살아갑니다

21


내 딸아이는

→ 우리 딸은

→ 딸아이는

23


가게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 가게로 들어갔습니다

25


내 마음의 상처를 아물게 해줄 수 있었는지, 참 놀라운 일이지요

→ 내 멍울을 다독여 주었는지, 참 놀라운 일이지요

30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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