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세 마리코 15
오자와 유키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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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푸른책/숲노래 만화책 2021.7.16.

고양이랑 할머니랑 글꽃이랑



《80세 마리코 15》

 오자와 유키

 이은주 옮김

 대원씨아이

 2021.6.30.



  《80세 마리코 15》(오자와 유키/이은주 옮김, 대원씨아이, 2021)은 마리코 할머니가 여든을 훌쩍 넘긴 나이에 처음으로 맞닥뜨리는 이야기를 새롭게 들려줍니다. 앞선 열넉걸음도 이런 이야기가 가득했는데, 열다섯걸음에서는 글보람(문학상)을 받을지 모르는 할머니가 여태 느낀 적이 없던 설레는 마음으로 글하고 책을 새삼스레 생각하지요.


  글은 젊을 적이든 늙을 적이든 쓰기 마련이지만, 나이가 든 글님을 자꾸 밀어내려는 둘레 물결에 그만 휩쓸리고 싶지 않아서 집을 나오고 펴냄터(출판사) 엮음이(편집자)하고 갈라서지요. 이러다가 길고양이를 만나서 품고, 여러모로 헤매고 떠돌고 아파하다가, 스스로 펴냄터를 차리고 달책(잡지)을 내요. “팔려서 돈이 될 젊은 글님만 눈여겨보거나 돌보겠다”는 낡은틀에 얽매이지 않겠다고 다짐하면서. 글을 써서 팔려도 나쁘지 않겠으나, “팔릴 글을 쓰려는 마음”이 아닌 “오늘을 살아가는 마음을 글로 옮기고픈” 마리코 할머니이거든요.


  모름지기 삶이 있어야 글이 있습니다. 삶이 없이 글만 꾸미거나 만든다면, 겉멋에 겉치레로 흐릅니다. 이른바 글멋·글치레인데요, 오늘날 숱한 글쟁이는 글멋하고 글치레에 사로잡혀서 “삶이 흐르지 않는 껍데기 글”을 쏟아냅니다.


  왜 삶이 없는 채 글만 쓰려 할까요? 왜 글만 팔아먹으려 하나요? 스스로 즐거이 눈물웃음으로 하루를 지은 삶을 고스란히 옮기면 글인걸요? 아기를 낳아 돌보는 이야기로 넉넉히 글꽃입니다. 흙을 만지고 호미질을 하고 낫으로 풀을 벤 이야기로 너끈히 글꽃입니다. 가게 셈지기(계산원)로 일한 하루를 옮겨 새롭게 글꽃이에요.


  자랑하려는 글로 기울기에 멋을 부립니다. 자라나려는 글을 헤아리기에 삶을 담습니다. 남한테 보여주려고 생각하기에 겉치레(글치레)를 합니다. 스스로 마음빛을 가꾸면서 사랑을 밝히고 싶기에 노래하며 글을 씁니다(삶을 짓습니다).


  여든 살 할머니뿐 아니라 마흔 살 아줌마도 오늘 이곳에서 누리는 길을 즐겁게 옮기면 글꽃입니다. 아흔 살 할아버지나 쉰 살 아저씨도 오늘 이곳에서 살림꾼이 되어 집안일을 함께하고 아이를 돌보며 자장노래를 부르고서 기쁘게 옮기면 글꽃이에요.


  글은 늘 우리 삶입니다. 고양이랑 할머니랑 글꽃을 곱다시 얽고 엮고 여민 《80세 마리코》라는 그림꽃책은 글쓰기를 하고픈 이웃님하고 젊은이하고 할머니 할아버지한테 상냥하면서 착한 길동무가 될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글쓰기뿐 아니라 살림짓기와 사랑살림을 이루고픈 어린이와 푸름이와 젊은이와 어르신한테도 참하면서 고운 말동무가 될 만할 테고요.


ㅅㄴㄹ


‘전혀 실감이 나지 않는다. 물론 젊을 때는 받고 싶었지만 결국 이와아상은 특출한 재능을 가진 사람이 받는 거고, 나하고는 인연이 없는 거라고 생각했다.’ “이 나이가 되어서도 좋은 일이 있구나.” (17∼18쪽)


‘마리코 할머님, 잘 지내요? 활약상 지켜보고 있어요. 단행본도 진짜 재미있고요. 저도 흉내내서 육아일기를 쓰고 있어요.’ (31쪽)


‘어른의 일상은 너무나 단조롭지만, 아이에 대해선 쓸 게 많죠. 소라는 365일 쉴새없이 성장해요. 마리코 할머님도 언젠가 증손자를 보러 오세요. 그리고 제가 쓰는 것도 읽어 줬으면 해요.’ (32쪽)


“아니, 돌아간 건가. 멋도 부리고 여행기 쓰던 시절의 어머니로. 이렇게 (사인지) 많이 부탁해서 미안해.” “코지가 사인을 해 달라는 날이 올 줄이야. 가출해서 노력한 보람이 있구나.” (54쪽)


“마리코. 다들 당신한테 기대하고 있다고. 그 순간에 같이 있고 싶은 거야. 그만큼 마리코의 책에 정성을 들였으니까.” (73쪽)


‘집 안이 좀 썰렁하네. 난 돌아왔다. 하지만 이번엔 나를 제외한 전원이 가출을 했다.’ (151쪽)


“그렇게 이 집을 주겠다고 한다면 받아 주마! 그리고 내가 이 집과 가족을 원래대로 되돌려 놓겠어.” (157∼158쪽)


#YukiOzawa #おざわゆき #傘寿まり子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쓰고 “말꽃 짓는 책숲(사전 짓는 서재도서관)”을 꾸린다. 1992년부터 이 길을 걸었고, 쓴 책으로 《곁책》, 《쉬운 말이 평화》,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읽는 우리말 사전 1·2·3》, 《우리말 동시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시골에서 책 읽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우리말 바로쓰기》 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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겁쟁이페달 32
와타나베 와타루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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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푸른책/숲노래 만화책 2021.7.15.

바람맛을 사랑하는 달림이



《겁쟁이 페달 32》

 와타나베 와타루

 이형진 옮김

 대원씨아이

 2014.10.31.



  《겁쟁이 페달 32》(와타나베 와타루/이형진 옮김, 대원씨아이, 2014)에 흐르는 달림결을 헤아립니다. 누구보다 빠르면서 시원하게 두 다리로 달리고 싶은 아이들은 하루아침에 엄청나게 거듭나기도 하지만, 스스로 낭떠러지로 굴러떨어지는 듯하다고 느끼기도 합니다. 열일곱∼열아홉 살인 아이들은 이처럼 오르내리는 마음을 맛보면서 저마다 어떤 어른으로 나아가는 길일까요.


  이 그림꽃책은 처음 몇 걸음에서 이미 모든 이야기가 끝났습니다. 예닐곱 즈음부터는 으레 되풀이하는 이야기요, 열 몇 걸음부터는 자리하고 때하고 사람만 바꾸어 똑같은 틀을 보여줍니다. 어느 모로는 ‘자라는’ 길을 자전거와 함께 다룬다고 하겠지만, 다르게 보면 ‘자라기보다는 틀에 맞추어 똑같이 가는’ 길을 자전거에 빗대어 다루는 셈입니다.


  두 다리로 걷다가 자전거를 달리면 틀림없이 더 빠르다고 느낄 만합니다. 판판한 길에서도 오르막에서도 내리막에서도 그렇지요. 그렇지만 자전거는 더 빨리 달리려고 마련한 탈거리는 아니에요. 더 빨리 가고 싶다면 ‘바로가기(순간이동)’를 하면 되지요. 자전거는 바람을 가르려고 마련한 탈거리입니다. 바람을 맛보고, 바람이 어떤 빛인가를 느끼고, 바람하고 하나되어 온누리를 디디는 동안 어떻게 달라지는가를 알려고 마련한 탈거리입니다.


  우리말로 ‘달림이’는 두 가지입니다. 두 발로 달리는 몸짓이 하나요, 두 바퀴로 달리는 몸짓이 둘이지요. 두 발이든 두 바퀴이든 땅에 발을 디디면서 이 푸른별을 새롭게 마주합니다. 빠르기에 파묻혀 이 푸른별을 잊어버린다면 달림이가 아니에요. 빠르기를 잊고서 이 푸른별을 새롭게 보고 느끼면서 눈물웃음으로 기쁘게 노래하는 마음으로 피어나기에 비로소 달림이입니다. 《겁쟁이 페달》은 처음 몇 걸음을 여는 줄거리가 살짝 상큼했으나 이내 따분하게 되풀이하는 굴레에 스스로 갇히더군요. 마흔두걸음 즈음까지 읽다가 그만두었습니다. 굳이 끝까지 읽어야 할 까닭을 못 찾았습니다. 가면 갈수룩 줄거리 늘어뜨리기만 깊어지니 아쉽기까지 해요. 부디 바람맛을 사랑하는 달림이라는 길로 돌아서 주기를 바랍니다.


ㅅㄴㄹ


“처음이야. 나한테 부탁하는 건! 그러니까 힘낼게, 내가.” (20쪽)


“흔들리지 마! 레이스에 집중해! 단지 눈앞에서 추월당했을 뿐이야!” (44쪽)


“지금 극복한다. 변명 따위 하고 있을 수 없단 말이다.” (48쪽)


‘뭐지? 이 사람이 달려가기 시작하고 느껴지는, 온몸에서 솟아나는 압력은. 산에서 이렇게 빠른 사람은 처음 봤어. 보고 있냐? 우리 반 놈들아. 학교에 있을 때는 작은 뒷모습이 무지하게 커 보인다.’ (118∼119쪽)


“이 레이스는 네가 에이스다. 우리는 너를 서포트하기 위해서 달리기 때문이다.” (154쪽)


“그걸로 좋다고 생각해. 나는. 사이가 나빠도.” “네?” “사이가 나쁘다는 건 나쁜 일만은 아니야. 선배와 또래한테 지고 싶지 않다는 것은 유대감이다.” (19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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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弱ペダ #弱蟲ペダル #渡邊航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쓰고 “말꽃 짓는 책숲(사전 짓는 서재도서관)”을 꾸린다. 1992년부터 이 길을 걸었고, 쓴 책으로 《곁책》, 《쉬운 말이 평화》,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읽는 우리말 사전 1·2·3》, 《우리말 동시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시골에서 책 읽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우리말 바로쓰기》 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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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라에몽 이야기 - ~후지코 F 후지오 선생님의 뒷모습~
무기와라 신타로 지음, 이은주 옮김 / 대원씨아이(만화)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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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푸른책/숲노래 만화책 2021.7.8.

넌 꿈이 뭐니?



《도라에몽 이야기》

 무기와라 신타로

 이은주 옮김

 대원씨아이

 2021.4.30.



  《도라에몽 이야기》(무기와라 신타로/이은주 옮김, 대원씨아이, 2021)는 도라에몽을 지어내어 그림꽃으로 담아내어 온누리 어린이가 사랑하도록 이끈 그림꽃님이 어떻게 삶 끝자락을 보냈는가 하는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이웃나라 일본에는 그림꽃 하느님(만화의 신)으로 테즈카 오사무 님이 있는데, 두고두고 동무로 지낸 후지코 F 후지오 님도 날마다 끝없이 그림꽃을 그리다가 삶을 내려놓았다지요.


  이웃나라 일본이라고 해서 모든 그림꽃님이 새내기로 선보이던 날부터 삶을 내려놓는 막날까지 손에 붓을 쥐지는 않습니다. 도무지 사랑받지 못해서 그만두는 분이 있고, 돈하고 이름을 꽤 얻고 나서 더는 안 그리고 노는 분이 있으며, 돈하고 이름을 제법 얻고 나자 그림결이 흐트러지는 분이 있습니다.


  새삼스럽습니다만 《도라에몽 이야기》로 들려주는 그림꽃님 이야기는 참으로 단출합니다. “넌 꿈이 뭐니?”예요. 그림꽃 《도라에몽》도 모든 이야기에 밑바탕으로 까는 줄거리랑 이야기는 바로 “넌 꿈이 뭐니?”입니다.


  그림꽃님은 “삶도 죽음도 언제나 그림꽃과 함께”였어요. 《도라에몽》에 나오는 진구(일본이름 노비타)는 “이슬이(일본이름 시즈카)랑 사랑짝을 맺기”를 꿈꿉니다. 뒷날 진구(노비타)를 사랑짝으로 맞이하는 이슬이(시즈카)는 “착하고 곱고 즐거우면서 푸른 나라”를 꿈꾸지요.


  그림꽃을 빚은 분은 “죽는 막날까지 그림꽃을 그렸다”고 했습니다만, 다시 말하자면 아무리 나이를 먹거나 늙는다 하더라도 언제까지나 ‘그림꽃이라는 길’을 간다는 뜻입니다. 우리는 스스로 즐겁게 가는 길이 있다면 끝(정년·정년퇴직)이 없습니다. 남이 시키는 일을 받아서 하는 자리에 서기에 끝(정년·정년퇴직)이 있어요. 스스로 일거리를 찾아서 가게를 차리는 가게지기한테도 끝이 없습니다. 찻집지기도 책집지기도 빵집지기도 꽃집지기도 떡집지기도 끝이 없어요. 스스로 즐겁게 일하기에 언제나 튼튼한 마음과 몸이요, 스스로 반가이 맞이하는 하루이기에 늘 웃고 노래하면서 일할 줄 알아요.


  우리 집 아이들하고 《도라에몽》을 툭하면 다시 읽습니다. 아이들은 앞으로 스무 살을 지나고 마흔 살을 넘어도 《도라에몽》을 새로 읽으리라 생각합니다. 저도 예순 살이나 여든 살을 넘어도 《도라에몽》을 곁에 둘 테지요. 이 그림꽃책을 펼 적마다 흘러나오는 한 마디 “넌 꿈이 뭐니?”를 새록새록 되새기면서.


ㅅㄴㄹ


“신 같은 분이 ‘도와 달라’고 하는데, 어떻게 거절할 수 있겠어.” 그날 바로 전문학교에 자퇴서를 제출했습니다. 1988년 4월, 후지코 프로 입사! (28쪽)


선생님은 책을 좋아하셔서 늘 여러 권의 책을 갖고 다니시기 때문에 가방이 엄청 무겁습니다. (36쪽)


선생님은 늘 전철과 버스를 이용해 출근을 하셨습니다. “여러분! 여기에 그 도라에몽을 그리는 후지코 F. 선생님이 있어요!”라고 소리치고 싶을 만큼 대 선생님이 아무렇지도 않게 앉아 계셨어요. (53∼54쪽)


“선생님, 진구네 집 전화기가 바뀌었는데요.” “아아, 그거. 우리 집 전화기를 바꿨거든요.” “네?” (62∼63쪽)


사실 베트남에서도 선생님 만화를 출판하고 싶다는 이야기가 있었어요. 베트남에서도 도라에몽은 큰 인기랍니다! 선생님은 그 베트남에서 출판되는 책의 수입을 거절하고, 대신 베트남 아이들을 위해 장학금 제도를 만드셨습니다. (69쪽)


당시엔 어떤 도구로 색을 칠하는지 진짜 궁금했어요. 후지코 프로에 입사하고 알게 됐죠! “초등학교에서 사용하는 평범한 수채물감이었구나!” (75쪽)


“이렇게 그릴 수 있으면 좀더 다양하게 맡길 걸 그랬네.” 정말로 기쁘고 배려심 넘치는 말이었습니다. 그게 선생님께 들은 마지막 말이 되었습니다. (86쪽)


#藤子F不二雄 #ドラえもん #ドラえもん物語 #むぎわらしんたろう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쓰고 “말꽃 짓는 책숲(사전 짓는 서재도서관)”을 꾸린다. 1992년부터 이 길을 걸었고, 쓴 책으로 《곁책》, 《쉬운 말이 평화》,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읽는 우리말 사전 1·2·3》, 《우리말 동시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시골에서 책 읽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우리말 바로쓰기》 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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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잭 창작비화 5 - 테즈카 오사무의 작업실에서, 완결
요시모토 코지 지음, 미야자키 마사루 원작 / 학산문화사(만화)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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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푸른책/숲노래 만화책 2021.7.3.

하느님 하늘님 한님



《블랙잭 창작 비화 5》

 미야자키 마사루 글

 요시모토 코지 그림

 김시내 옮김

 학산문화사

 2017.7.25.



  《블랙잭 창작 비화 5》(미야자키 마사루·요시모토 코지/김시내 옮김, 학산문화사, 2017)이 우리말로 나오기까지 네 해가 걸렸습니다. 첫걸음은 2013년 6월, 닷걸음은 2017년 7월입니다. 이 그림꽃책은 테즈카 오사무 님이 갑작스레 쓰러져서 더는 붓을 쥐지 못하고 떠나고서 한참 지난 어느 날 “그림꽃님(만화의 신)은 어떻게 그림꽃을 지폈을까?” 하고 돌아보려고 나온 꾸러미입니다.


  그런데 그림꽃님을 기리면서 돌아보는 다른 그림꽃책으로 《테즈카 오사무 이야기》도 있습니다. 《테즈카 오사무 이야기》는 그림꽃님이 태어나서 숨을 거두기까지 붓으로 편 이야기꽃을 담아낸다면, 《블랙잭 창작 비화》는 여러 그림꽃 가운데 《블랙잭》 하나에 눈길을 맞추되 “내가 본 테즈카 오사무” 이야기로 갈무리했다고 할 만합니다.


  어느 책이든 이미 떠난 그분은 토를 달 수 없고, 거들 수 없습니다. 어느 책이든 둘레에서 지켜본 눈길과 마음이 바탕으로 흐릅니다. 그분이 옆에 있으면서 함께 일할 적에는 미처 느끼거나 깨닫지 못하던 말 한 마디를 두고두고 마음에 남고 흐르는구나 하고 차근차근 느끼거나 깨닫는다지요.


  누구도 그분처럼 그릴 수 없다지만, 누구나 그분하고 일했습니다. 누구라도 함께 이야기하고 그리며 생각날개를 폈고, 누구든지 그분 곁에서 너무 오래 일하지 않기를 바랐다고 합니다. 그분 곁에서 일할 적에 으레 듣는 말 한 마디는 “얼른 이곳을 그만두고 그대 그림꽃을 스스로 그리세요”였다고 하니까요.


  테즈카 오사무 님은 그림꽃을 사랑해 마지않는 젊은이한테 일자리를 마련해 주고 곁그림(어시스턴트 노릇)을 그리도록 하면서 젊은이 스스로 짬을 내어 이녁 그림꽃으로 나아갈 밑틀을 다져 주었다고 할 만합니다. 도움이(어시스턴트)만 해도 먹고살기에 넉넉할는지 모르나, 애써 붓놀림을 키운 마당에 이 붓놀림에 젊은이 나름대로 삶을 가다듬고 녹여서 이야기를 빚기를 바랐다고 할 만해요. 한창 젊을 적에는 이런 마음을 미처 모르다가, 나중에 스스로 그림꽃님으로 서고 보니 “그 어른이 그때 그런 뜻으로 그렇게 말했구나” 하고 알아차린 사람이 수두룩했고, 그 뒷사람이 《블랙잭 창작 비화》를 여미어서 다시금 길잡이로 돌아보려고 했다고 느낍니다.


  그분은 틀림없이 하느님입니다. 하느님 곁에서 일한 사람은 모두 하늘님입니다. 하느님하고 하늘님이 힘·뜻·땀·사랑·꿈을 그러모아 빚은 그림꽃을 읽은 사람도 나란히 한님입니다. 먼발치 저 너머에 있는 하느님이 아닌, 서로서로 새롭게 빛나는 하늘이요 오늘이면서 사랑입니다. 줄거리는 달라도 모든 그림꽃에 담은 밑뜻이며 속넋이 사랑인 테즈카 오사무 님인걸요.


ㅅㄴㄹ


“아버지의 일에 대한 기억은 별로 없어요. 거의 집에 안 계셨기 때문에. 아버지가 돌아가신 다음에, 함께 일하셨던 분들에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어서 비로소 알았답니다.” (5쪽)


“아버지는 말도 안 되게 바쁘셔도 싫은 내색이라고는 전혀 없이 제 얘기를 들어주셨어요.” (13쪽)


“테즈카 선생님께 배운 것을 들려주세요.” “전 테즈카 선생님처럼 될 수 없다는 사실입니다.” (104쪽)


“선생님, 어째서 연재 의뢰를 그렇게 마구 받아들이세요?” “에이, 아니에요! 기획이 재미있으면 그 일은 받아들여야죠.” “그치만 마감이 벅차시잖아요?” “에이, 아니에요! 재미있는 일은, 반드시 해야만 해요!” 테즈카 선생님은 그런 분이셔! 자네들 편집자도 재미있는 원고를 받아야 하잖아! 그럼 잠자코 선생님을 따르라는 소리야! (144∼145쪽)


“테즈카 선생님은 신입 편집자라도 가리지 않고, 콘티를 보여주며 상담하시잖아? 초콜릿을 사오라고 보내는 것도 근본적으로는 똑같아! 진심을 다해서 하라는 뜻이지!” (146쪽)


“오늘 장례식. 테즈카 선생님이 부러웠어.” “부러워?” “쿠로사와 아키라가 꽃을 보냈더라고. 참 대단하시지∼. 테즈카 선생님은.” (148쪽)


“이 멍청이! 넌 뭐하는 거야? 아직도 테즈카 프로덕션에 있었어? 대체 몇 년째야? 자기 만화는 어쩌고!” 테즈카 선생님은 몇 년이나 눌러앉아 있는 어시스턴트인 저의 낮은 목표의식을 혼내셨습니다. (174∼175쪽)


“만화 아이디어라면 바겐세일할 정도로 많은데요. 앞으로 40년은 더 그려 갈까 합니다!” (17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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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ブラック?ジャック創作秘話 #吉本浩二 #宮崎克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쓰고 “말꽃 짓는 책숲(사전 짓는 서재도서관)”을 꾸린다. 1992년부터 이 길을 걸었고, 쓴 책으로 《곁책》, 《쉬운 말이 평화》,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읽는 우리말 사전 1·2·3》, 《우리말 동시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시골에서 책 읽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우리말 바로쓰기》 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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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블양재점 1 - 키누요와 해리엇
와다 타카시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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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푸른책/숲노래 만화책 2021.7.3.

할머니한테서 받은 손빛



《비블 양재점 1》

 와다 타카시

 강동욱 옮김

 대원씨아이

 2020.6.30.



  《비블 양재점 1》(와다 타카시/강동욱 옮김, 대원씨아이, 2020)는 할머니 손길을 이어받는 아이가 스스로 나아가는 길을 다룹니다. 할머니는 이웃들이 몸에 걸치는 옷에 늘 따사로이 마음을 담았다지요. 빼어난 솜씨나 뛰어난 바느질보다는 즐겁게 이 옷을 두르고서 기쁘게 날갯짓을 하듯이 살림을 짓도록 가벼이 거들려는 마음빛을 담았다고 합니다.


  할머니 곁에서 옷짓기나 바느질을 지켜본 아이는 옷짓기나 바느질 솜씨는 매우 빼어나다지요. 얼핏 보면 할머니하고 똑같거나 할머니보다 훌륭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아이는 할머니가 아니요, 아이는 할머니처럼 나아가야 하지 않아요.


  생각해 봐요. 할머니도 처음부터 할머니이지 않았어요. 할머니도 처음에는 아이였고, 각시였으며, 어머니였고, 아줌마였다가, 할머니가 되었고, 이윽고 조용히 흙으로 돌아가서 아이한테 빛으로 남는 숨결로 흐릅니다.


  할머니는 옷집이 아닌 “옷집을 꾸리는 손빛”을 남기고 물려주고 씨앗으로 심었습니다. 아이는 아직 “옷집을 잇겠다는 마음”이 클 뿐, 할머니가 남긴 씨앗이 무엇인가를 다 읽어내지 못해요. 아무렴, 그렇지요. 처음부터 씨앗을 다 읽을 아이란 없을 테니까요. 한 걸음을 내딛을 때마다 새롭게 깨닫고 보면서 익힐 테고, 낯선 길을 처음으로 내디디면서 새삼스레 알아차리고 느끼고 배울 테지요.


  어른인 몸이어도 늘 새롭게 배웁니다. 아이인 몸을 적에도 언제나 새롭게 배워요. 어른하고 아이는 서로 동무가 되어 가르치고 배웁니다. 아이하고 어버이도 함께 사랑이란 눈빛으로 보여주고 나누고 함께합니다.


  어떤 옷이 가장 아름다울까요? 어떤 옷이 더없이 훌륭할까요? 어떤 옷이 참말로 값질까요? 어떤 옷이 입기에 좋을까요?


  손수 지은 밥과 집처럼 손수 지은 옷이 우리 몸에 가장 어울리고 걸맞기 마련입니다. 우리가 옷을 손수 짓지 못한다면, 우리 몸에 흐르는 기운을 느끼면서 따사로이 손길을 내미는 이웃이 지어서 건네는 옷이 무척 어울리고 걸맞아요.


  글 한 줄하고 책 한 자락도 이와 매한가지라고 느낍니다. 우리가 읽을 가장 아름다운 글은 바로 우리가 손수 쓴 글입니다. 남이 쓴 글이 아닌, 빼어난 글님이 지은 글이 아닌, 수수하거나 투박한 우리가 스스로 쓴 글이 우리 마음을 가장 밝히는 빛줄기가 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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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기한 재료나 공주님의 주문이 없어도 입는 순간에 알 수 있다. ‘이 옷은 정말 특별하며 평생을 두고 입을 마음에 쏟 드는 옷이 될’ 거라는 걸.” (8쪽)


“탈피한 가죽을 가공했던 시대에는 가∼끔 들어온 것 같지만 말이야. 죽여서 가죽을 얻게 된 뒤로는, 일시적으로 유통이 늘었지만 드래곤 자체가 줄어버렸지.” “왜 죽여서 가죽을 얻게 됐죠?” “탈피는 50년에 한 번이니까. 소비사회에는 어울리지 않거든.” (23쪽)


“지도에 표시와 날짜가.” “할머니 글씨야. 그럼, 할머니도 직접 드래곤을 잡았나?” (26쪽)


“내일 친구에게 나눠줘. 우리 가게의 손님은 모두 평등해. 누가 됐든 정규 요금을 받지.” (59쪽)


“실제로는 판에 박힌 세이렌상과 똑같은 세이렌만 있는 게 아냐. 각자의 개성이 있어.” “그렇구나. 각자의 개성이라.” (83쪽)


“그렇다고 해도 마법의 힘으로 좋아하는 사람의 마음을 조종하는 건 너무 허무해요.” “자신이 없어서 그래.” (104쪽)


“말했지. 숲은 유니콘과 한몸이라고.” (1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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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和田隆志 #ヴィ?ヴル洋裁店 #キヌヨとハリエット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쓰고 “말꽃 짓는 책숲(사전 짓는 서재도서관)”을 꾸린다. 1992년부터 이 길을 걸었고, 쓴 책으로 《곁책》, 《쉬운 말이 평화》,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읽는 우리말 사전 1·2·3》, 《우리말 동시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시골에서 책 읽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우리말 바로쓰기》 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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