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2.12.


《제주도 음식》

 김지순 글·안승일 사진, 대원사, 1998.5.15.



밤 01:40부터 빗줄기가 듣는다. 오늘 하려던 이불빨래는 미룬다. 그러나 오늘 19:45에 드디어 《말밑 꾸러미》 ‘거의 끝손질’을 마치고서 펴냄터로 넘긴다. 오늘 낮에는 곁님이 퍽 오랜만에 밥을 차렸다. 글손질을 하느라 눈코뜰 새 없이 하루를 보내느라 밥짓기를 잊을 뻔했는데, 그야말로 고맙다. 《제주도 음식》을 세 해쯤 자리맡에 쟁이고서 잊었다가 겨우 다 읽는다. ‘한밥(한식)’처럼 ‘겨레밥’을 으레 ‘임금밥(궁중음식)’ 얼거리로 바라보아야 할는지 곱씹어 본다. 논밭을 일구던 사람과 바다일을 하던 사람은 어떤 밥차림이었을까? 지난날 배를 타던 사람은 배에서 그야말로 오래 지내야 했는데 ‘뱃밥’은 무엇일까? 배움갈(학문)올 밥차림을 따지는 일은 안 나쁘되, 너무 배움갈에 파묻힌 채 정작 ‘수수하게 살림을 지으며 아이를 돌본 여느 어버이가 지은 밥차림’을 잊거나 안 살핀다면, 이때에는 누구네 겨레밥인지 모르겠다. 임금이 먹던 밥도 겨레밥에 들 테지. 그런데 한 해 내내 수수하게 차린 밥을 다루지 않는다면? 한 해 내내 수수하게 지어서 입은 옷을 살피지 않는다면? 수수한 사람들이 살던 풀집과 나무집을 들여다보지 않는다면? 2025년 오늘날 ‘수수집·수수밥·수수옷’은 무엇일까? 나는 쇠(자동차)도 재(아파트)도 거느리지 않는다만, 앞으로 2500년 무렵이라면 2025년 살림집을 뭐라고 돌아볼까?


ㅍㄹㄴ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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