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ghnews.net/news/articleView.html?idxno=1712

 

전남 고흥에는 아주 작은 누리신문인 <고흥뉴스>가 있습니다.

저는 이곳에 꾸준하게 여러 가지 글과 사진을 올립니다.

언제나 자원봉사로 글과 사진을 올립니다.

 

작은 군에서 내는 누리신문인데,

포털사이트에서 기사를 검색해도 찾을 수 없습니다.

아마 포털사이트에서도 이렇게 '작은 군'인 '작은 시골' 이야기는

그리 눈길을 둘 만하지 않으리라 여길는지 몰라요.

 

고흥보다 한참 큰 밀양쯤 되어야 비로소 기자도 가고

취재도 할 테며, 무언가 이야기라도 나올 테지만,

고흥까지 찾아오는 시민단체나 환경운동가는 아직 못 봤어요.

해남에는 찾아간 시민단체나 환경운동가 있었을까요.

 

우주기지를 함부로 만들 때,

핵발전소와 화력발전소를 짓겠다 할 때,

이밖에 국립공원 지역을 몰래 해제시키면서

토지강제수용을 한다든지...

 

엊그제 고흥에서 '재미난(?)' 일이 있었어요.

기사를 함께 나누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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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골신문 읽기 2 : Hello 한미FTA, 광수생각

 


  전남 고흥군 도화면 우체국으로 편지를 부치러 간다. 우체국 일꾼이 우표딱지를 뽑는 동안 우체국 안쪽 홍보종이 꽂힌 자리를 두리번거리다가 〈FTA 소식〉 59호를 본다. 2012년 3월 5일에 나온 이 소식지는 무척 좋은 종이로 만든다. 한미자유무역협정을 한국사람한테 옳게 알리겠다는 뜻으로 적잖은 돈을 들여 만드는 소식지라 할 텐데, 올 2012년 3월 15일부터 한미자유무역협정이 펼쳐진다지. 그러니까, 3월 15일에 발맞추어 만든 뜻깊은(?) 소식지라 할 만하다.


  〈FTA 소식〉 59호를 보면, 자유무역협정을 기다리는 사람들 애타는 목소리가 실린다. 이 목소리 가운데 “우리 농업의 미래는 현재 고령화된 노동력이 자연 도태되는 향후 5년이 결정할 것이다” 같은 이야기에 눈발이 퍼뜩 선다. 교육부 아닌 교육‘인적자원’부라 하는 만큼, 시골에서 흙을 일구는 일꾼을 두고도 ‘고령화된 노동력’이라 하는구나. 그런데, 이들 시골 할머니와 할아버지를 가리켜 ‘노동력’이라 하든 말든, 이 할머니 할아버지가 ‘자연 도태’된다고 한다니, 더구나 앞으로 ‘향후 5년’이면 다들 숨을 거둘 듯 이야기를 한다니, 그래 시골 할머니랑 할아버지는 빨리빨리 죽어야 한다는 소리일까.


  같은 2012년 3월 5일에 나온 〈한국농어민신문〉 2414호를 보면, 첫 쪽에 “이마트 물류단지 때문에 산지유통센터 벼랑에 몰려 존폐 걱정”이 나돈다는 이야기가 실린다. 3쪽에는 한중자유무역협정에 농업을 때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는 이야기가 실린다. 더없이 마땅할 테지만, 〈한국농어민신문〉 사설은 두 가지 모두 이명박 정부 농업정책이 아주 나쁘며 슬프다는 이야기로 가득하다. 그런데 이명박 씨가 대통령으로 있대서 오늘날만 농업정책이 아주 나쁘다고는 느끼지 않는다. 예전 다른 대통령일 때에도 농업정책이 좋았던 적은 하루조차 없었다고 느낀다.

 

 


  〈FTA 소식〉 59호에는 〈조선일보〉에 ‘광수생각’이라는 만화를 싣던 박광수 씨 만화가 맨 뒤쪽에 큼지막하게 실린다. 이 만화는 “한미FTA! 멀리 보고, 따져 보면 우리 마을, 우리 가족 경제에 큰 힘이 됩니다” 하는 말로 맺는다. 만화에 적은 몇 가지 말을 옮기면,


ㄱ. 레몬, 오렌지, 체리 등을 착한 가격으로. 피부 좋아지고, 다이어트 하고∼♪
ㄴ. 미국산 의류, 화장품, 가방 등을 저렴하게. 마음껏 멋내고∼♪
ㄷ. 외국인 투자증대로 일자리가 늘어. 취업에 성공하고∼♪


  이렇게 나온다. 아마 이 세 가지가 달라질 수 있겠지. 그런데 도시 아닌 시골에서 살아가는 사람들 삶은 어떻게 달라질까. 시골 할머니들 삶은 어떻게 달라질까. 도시에서 살아가는 여느 사람들은 여느 아이들은 여느 푸름이와 젊은이 삶은 어떻게 달라질까.


  레몬과 오렌지와 체리를 ‘착한’ 값으로 사서 먹는다지만, 농약과 비료와 항생제를 안 친 레몬과 오렌지와 체리를 ‘얼마나 착한’ 값으로 사서 먹을 수 있을까 궁금하다. 아니, 그리 궁금하지는 않다. 한국에서 만드는 화장품도 안 쓰고, 멋내는 가방이나 옷도 안 사 입는 우리 집에서는 ‘미국 옷·가방·화장품’ 어느 하나 부럽지 않고 바란 적조차 없다.

 

 


  바람이 분다. 봄바람이 따숩게 분다. 봄바람은 시골마을 논자락마다 푸르게 잎줄기 올리는 마늘 사이로 분다. 따스한 남녘땅에서는 감귤도 잘 되고 유자도 잘 되며 참다래나 블루베리도 잘 된다. 석류도 잘 되고, 아마 올리브를 심어도 잘 되리라 생각한다. 오렌지나 레몬 또한 얼마든지 심어서 거둘 수 있을 테지. 이곳 시골마을은 해마다 차츰차츰 농약이든 비료이든 항생제이든 아무것 안 쓰는 흙일로 바뀐다. 이 나라에서 심고 거두어 이 나라에서 먹을 수 있는 곡식이랑 푸성귀랑 열매가 될 때에는, 멀리멀리 배로 실어 나를 일이 없다. 그날그날 실어 나를 수 있다. 굳이 방부제를 뿌릴 까닭마저 없다.


  농약도 항생제도 방부제도 안 쓰고 유기농으로 지은 오렌지와 레몬과 체리가 아니어도 ‘살빼기’ 하는 데에 도움이 될는지 잘 모르겠다. 한미자유무역협정으로 외국 곡식이랑 열매 값이 더 떨어진다면, 사람들은 농약이랑 항생제랑 방부제를 더 많이 먹는 셈일 텐데, 그러면 앞으로는 외국계 병원이 생겨서 외국 화학약품을 잔뜩 먹으면 되려나. (4345.3.15.나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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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12-03-16 09:59   좋아요 0 | URL
글쎄 한미 FTA가 정부 말처럼 가족 경제에 큰 힘이 되면 좋겠지만 과연 그럴지는..^^;;;

숲노래 2012-03-16 16:11   좋아요 0 | URL
자유무역협정으로
이제 시골사람 삶은 더 나빠지고
도시사람도 도시사람대로 더 끔찍해질밖에 없으리라 느껴요.
 


 시골신문 읽기 1 : 1만 원입니다

 


 네 식구 면으로 마실을 다녀온다. 우체국에 들를 일이 있어 열두 시 반 즈음 길을 나선다. 열두 시 반에는 읍내에서 우리 마을 앞을 거쳐 면내로 가는 버스가 떠나니, 조금 걷다 보면 군내버스를 만나리라 생각하며 시골길을 걷는다. 동백마을에서 신기마을 거쳐 원산마을 앞을 지날 때까지는 바람 한 점 없이 포근한 낮. 원산마을 지나 호덕마을로 들어설 무렵에는 바람이 싱 분다. 아이, 차갑구나. 문득 뒤를 돌아보니 군내버스가 싱싱 달려온다. 옳거니, 아이들 태우고 버스에 타자.

 

 버스삯 1100원씩 2200원을 내고 탄다. 우체국에 들러 아이들 세뱃돈을 통장에 넣는다. 둘째 아이 통장 뒤쪽이 읽히지 않아 새로 해야 한다며 서류를 떼야 해서 면사무소에 가기로 한다. 면사무소에서 서류를 떼며 〈고흥신문〉 한 부 얻는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도 군내버스를 타며 2200원을 낸다. 마을 어르신을 버스에서 뵙는다. 아침에 버스 타고 나와서 동창모임 사람들하고 어울려 논 다음 낮 즈음 해서 버스 타고 집으로 돌아오신다고, 2200원이면 즐거이 놀 수 있다고 말씀한다.

 

 아이들과 복닥이며 지친 몸을 두 시간 즈음 드러누워 풀고는, 낮에 면내에서 챙긴 〈고흥신문〉을 읽는다. 오로지 고흥군에서만 받아서 읽을 수 있는 이 신문에는, 〈농어민신문〉 같은 데에서조차 읽을 수 없는 이야기가 실린다. 생각해 보면, 전라남도 지역신문이더라도 고흥이나 장흥 이야기를 알뜰히 담지 못한다. 광주에서 나오는 지역신문이라지만 고흥이나 화순 이야기를 알차게 담을까. 서울에서 나온다는 중앙일간지에서는 고흥이든 담양이든 시골마을 이야기를 어느 만큼 담으려나.

 

 “한우파동, 사료값 인상 생산비도 못 건져”라는 이름이 붙은 글을 읽는다. 마을 어르신들 모인 자리에서 ‘소값이 3만 원이니 어쩌니’ 하는 말을 곧잘 들었기에, 뭔 소리인가 했다. 신문글을 읽으니, 참말 소값이 지난 12월부터 폭삭 주저앉아, 젖소 수컷은 지난 2011년 12월에는 2만 4천 원이었고, 새해 1월부터는 1만 원이란다. 한우 암컷은 아직 360만 원이라지만 지난해에는 438만 원이었고 그러께에는 630만 원이었단다. 그러면, 세 해 앞서나 네 해 앞서는 얼마였을까. 틀림없이 해마다 떨어지는 소값이었으니까, 다섯 해 앞서나 여섯 해 앞서는 더 높았겠지. 그리고, 해마다 소값이 폭삭 주저앉는다며 시골마을 어르신들 모두 눈물을 흘렸겠지.

 

 이러한 이야기가 얼마나 중앙일간지에 실리나 궁금하기에 인터넷을 켜고 살펴본다. 중앙일간지에서는 소값이 얼마에서 얼마로 떨어졌는가 하는 이야기를 찾아볼 길이 없다. ‘소값 폭락’이나 ‘소값 파동’이라는 말마디는 보여도, 정작 소값이 얼마나 되는가를 옳게 알아보고 제대로 다루는 글은 거의 찾아볼 길이 없다.

 

 그러면, 중앙일간지를 읽을 도시사람은 소값이 어떠한가를 어느 만큼 알까. 소 한 마리를 ‘고기를 얻을 만큼’ 기르기까지 사료를 얼마나 먹여야 하고, 어떻게 돌봐야 하는가를 어느 만큼 살갗으로 헤아릴까.

 

 그래, 젖소 수컷 한 마리에 1만 원. 그러면, 이 젖소 수컷 한 마리를 잡을 때에 돈을 얼마나 치러야 할까. 젖소 수컷을 팔아야 하는 시골사람은 돈 한 푼을 쥐기는커녕 외려 돈을 물어야 하는 판이다. 그렇다고 구덩이를 파고 날목숨을 죽일 수 있을까. 시골마을에서 스스로 소를 잡아 먹도록 할 수 있을까.

 

 소값이 떨어지는 까닭은 딱 하나이다. 한미자유무역협정 때문이다. 그런데 한미자유무역협정을 맺으려 하는 까닭은 경제발전이 된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경제발전을 꾀하는 이 나라인 까닭에 자동차 공장은 밤새 불을 밝히고, 손전화 만드는 공장 또한 쉴새없이 돌아간다. 사람들은 원자력발전소나 화력발전소에서 만든 전기를 쓰는 전자제품을 집안 가득 들이고, 회사에서 달삯쟁이로 한삶을 누린다. 고기집에서 고기값이 떨어질 일은 없다. 아마, 고기집에서는 수입 소고기 아닌 한국 소고기를 다룬다면 훨씬 적은 값으로 장만해서 더 비싼 값으로 팔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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