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생태계를 지키려면 어떻게 해야 해요? 어린이 책도둑 시리즈 30
이상수 지음, 방승조 그림 / 철수와영희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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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숲책 / 환경책 읽기 2024.3.3.

숲책 읽기 214


《선생님, 생태계를 지키려면 어떻게 해야 해요?》

 이상수 글

 방승조 그림

 철수와영희

 2023.9.18.



  《선생님, 생태계를 지키려면 어떻게 해야 해요?》(이상수, 철수와영희, 2023)를 읽으면서 ‘생태계’라는 한자말을 곱씹습니다. 우리로서는 ‘숲·숲터’나 ‘푸른길·푸른살림’이나 ‘들빛·들살림’으로 옮길 만합니다. 때로는 ‘먹이사슬·먹이길’로 옮길 수 있어요.


  들과 숲이 들빛과 숲빛으로 푸르자면, 들에 들풀이 자라고 숲에 숲나무가 우거질 노릇입니다. 들풀을 알려면 들노래를 부르면서 어울릴 노릇이고, 숲나무를 알려면 숲바람을 마시면서 어깨동무할 일입니다. 섣불리 서울눈으로 들숲바다를 따지거나 재서는 모두 놓치게 마련입니다.


  온누리가 푸르기를 바란다면 ‘푸르다’라는 낱말을 마음에 담을 일입니다. ‘녹색·초록’이나 ‘그린·자연·생태·환경’으로는 푸른길을 엿보지 않더군요. 생각해 봐요. 숲을 숲이라 않고서 ‘자연’이라 할 적에는 꺼풀을 씌운 셈입니다. 들빛을 들빛이라 않고서 ‘생태계’라 할 적에는 허울을 씌운 셈입니다.


  어린이는 어린이일 뿐, ‘아동’이 아닙니다. 어린이는 늘 어린이인데, 둘레에서는 으레 ‘초등학생’이라고 여기더군요. 그러나 어린이한테 붙인 우리말 ‘어린이’하고 어른한테 붙인 우리말 ‘어른’이 어떤 말밑이고 말결이면서 말빛인가를 읽고 느끼고 마음에 담을 때라야, 어린이하고 어른이 어깨동무하는 새길을 스스로 배우고 베풀 수 있습니다.


  《선생님, 생태계를 지키려면 어떻게 해야 해요?》를 펴면, “모기는 사람에게 가장 위험한 동물이기도 해요(42쪽).”나 “투구게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부터 인류를 구해 냈어요(46쪽).”처럼 끔찍하구나 싶은 말이 불쑥 나옵니다. 어떻게 ‘사람한테 가장 몹쓸 목숨’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사람한테 가장 몹쓸 녀석이란, 바로 ‘사람’일 텐데요. 총칼을 쥔 사람과, 붓을 함부로 놀리는 사람과, 돈을 아무렇게나 거머쥐는 사람과, 힘을 마구마구 부리는 사람이야말로 ‘사람한테 가장 몹쓸 부스러기’라고 느낍니다.


  투구게가 사람을 살렸다는 말이 왜 끔찍한지 읽어내야지 싶습니다. 미리맞기(예방주사)에 쓰이느라 목숨을 빼앗긴 투구게입니다. 투구게가 한몸을 바쳐서 사람을 살려야 할는지 돌아볼 노릇입니다. 사람한테만 이바지해야 고맙거나 좋은 목숨일는지 다시 짚을 노릇입니다.


  들숲바다에서 살아가는 뭇숨결은 아무런 미리맞기가 없어도 ‘사람 탓’이 아니면 아프거나 앓을 일이 없습니다. 중국에서 날아오는 먼지바람도 모질지만, 우리나라에서 피어나는 먼지바람도 매섭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왜 어떻게 어디에서 먼지바람이 일어나는지 살펴보기를 바라요. 쇳물집(제철소)이 있는 포항과 인천과 광양 같은 고장에서는 쇳가루바람이 뒤덮어 숨조차 쉬기 어려운 줄 아는 어린이나 어른이 얼마나 될까 헤아릴 노릇입니다.


  들숲을 지키려면 사람이 스스로 배울 일입니다. 푸르게 살아갈 길을 다시 배우고, 부릉부릉 매캐한 쇳덩이를 내려놓고, 서울에서 떠나면서 서울 한복판을 오롯이 숲터로 바꿀 일입니다. 이러면서 말을 말답게 쓰면서 마음에 맑게 담는 길도 처음부터 새로 배워야겠지요.


ㅅㄴㄹ


살아서는 똥으로 바다 생태계를 풍요롭게 하고, 죽어서는 탄소를 바다 밑에 묻어 놔 지구가 뜨거워지는 것을 막아 주는 것이 바로 고래예요. (29쪽)


지속적인 숲의 파괴로 전 세계 나무의 3분의 1이 멸종 위기에 처했어요. 숲이 사라지면 숲을 중심으로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야생 동물가 식물은 물론 인간이 받는 숲의 혜택도 사라질 수밖에 없어요. (32쪽)


생물 다양성 안에서 모든 생물은 서로를 지지하는 버팀목과 같아요. (40쪽)


생태계에서 소똥구리의 역할은 청소부이자 분해자, 동물들의 건강 지킴이로 알려져 있어요. 소똥구리가 똥을 청소하지 않았다면 숲과 들은 금세 똥밭으로 변했을 거예요. (73쪽)


+


흙이나 물, 공기 등 생물이 아닌 환경과 영향을 주고받으며 살아가요

→ 흙이나 물, 바람처럼 우리 터전과 삶을 주고받아요

→ 흙이나 물, 바람처럼 우리 둘레와 주고받으며 살아가요

16쪽


열대 우림은 덥고 습하며 매일 비가 내려요

→ 더운비숲은 덥고 축축하며 늘 비가 내려요

→ 더운숲은 덥고 추지며 날마다 비가 내려요

16쪽


생태 피라미드는 먹이사슬 피라미드라고 할 수 있어요

→ 푸른틀은 먹이사슬이라고 할 수 있어요

→ 푸른틀은 먹이메라고 할 수 있어요

18쪽


1차 소비자, 2차 소비자, 3차 소비자가 순서대로 자리잡고 있어요

→ 첫째 손님, 둘째 손님, 셋째 손님이 차곡차곡 자리잡아요

→ 으뜸 살림이, 버금 살림이, 딸림 살림이가 이어서 자리잡아요

19쪽


생태계를 집이라고 한다면, 핵심종은 대들보와 같아요

→ 숲을 집이라고 한다면, 알짬은 대들보와 같아요

→ 숲터를 집이라고 한다면, 바탕꽃은 대들보와 같아요

21쪽


번데기에서 성충으로 변신하는 우화(羽化)를 하는데, 도시의 불빛에 이끌려

→ 번데기에서 어른벌레로 날개돋이를 하는데, 서울에서 불빛에 이끌려

25쪽


고래가 배설을 통해 깊은 바다의 양분을 펌프처럼 물 위로 끌어올리는 현상을 말해요

→ 고래는 똥오줌을 누며 깊은 바다 거름을 물낯으로 끌어올려요

→ 고래는 똥오줌을 눌 적에 깊은 바다 두엄을 물낯으로 자아요

27쪽


가끔씩 물 위로 올라와

→ 가끔 물낯으로 올라와

27쪽


지구가 뜨거워지는 것을 막아 주는 것이 바로 고래예요

→ 푸른별이 안 뜨겁도록 막는 고래예요

→ 고래는 푸른별이 안 뜨겁도록 막아 줘요

29쪽


지속적인 숲의 파괴로

→ 숲을 꾸준히 망가뜨려

→ 숲을 자꾸 짓밟아

32쪽


생물 다양성 안에서 모든 생물은 서로를 지지하는 버팀목과 같아요

→ 너른숲에서 모든 숨결은 서로를 버티는 나무와 같아요

→ 두루숲에서 모든 목숨은 서로 버팀나무 같아요

40쪽


나뭇잎을 전문적으로 먹는 초식 동물이 되었어요

→ 나뭇잎을 즐겨먹는 풀짐승이 되었어요

→ 나뭇잎을 즐기는 풀밥짐승이 되었어요

54쪽


산호가 온몸으로 보내는 마지막 조난 신호예요

→ 바다꽃이 온몸으로 마지막 벼락불을 보내요

93쪽


생태계 교란 생물은 대부분 토착 생태계 바깥에서 들어온 침입 외래종이에요

→ 어지럽히는 숨붙이는 거의 바깥에서 들어왔어요

→ 설치는 목숨붙이는 거의 바깥에서 밀려들었어요

→ 뒤흔드는 뭇목숨은 거의 이웃나라에 왔어요

109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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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세대를 위한 녹색 특강 미래 세대를 위한 상상력 6
박병상 지음 / 철수와영희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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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숲책 / 환경책 읽기 2024.1.5.

숲책 읽기 220


《미래 세대를 위한 녹색 특강》

 박병상

 철수와영희

 2023.11.13.



  《미래 세대를 위한 녹색 특강》(박병상, 철수와영희, 2023)은 우리 앞날을 푸르게 일굴 어린이하고 푸름이한테 이바지할 이야기라고 여깁니다. 우리는 낡거나 고리타분한 틀을 구태여 짊어질 까닭이 없습니다. 옛것이라서 다 털어야 하지는 않고, 새롭게 살릴 오랜 슬기를 받아들이면서, 이 땅에 풀씨하고 나무씨를 심는 마음으로 나아가야지 싶습니다.


  씨앗 한 톨로 들을 이루고 숲이 피어납니다. 풀씨하고 나무씨가 푸른별을 살리듯, 우리가 여느 삶자리에서 수수하게 쓰는 말씨 하나도 마음을 바꾸어요. 그러니까 이제는 ‘그린’뿐 아니라 ‘녹색’도 내려놓고서 ‘풀빛’을 ‘푸르’게 바라볼 때예요. 그냥그냥 ‘청소년’이라 일컬을 때하고 ‘푸름이·풀빛님·풀꽃씨’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바라볼 때에는 확 다릅니다.


  겉모습으로는 바꿀 수 없듯, 겉치레로도 바꿀 수 없어요. 속빛을 가꾸는 말씨 하나를 마음씨로 놓고서, 풀꽃씨로 숲씨를 이루는 푸른씨로 거듭나려고 한 걸음씩 내딛는다면, 어느새 둘레가 환하게 달라질 테지요.


  먼지를 잔뜩 일으키고 온누리를 망가뜨리는 길로는 빛(전기)을 얻지 않아야 한다고들 말합니다. 그런데 지난 대여섯 해 사이에 전라남도를 비롯해서 온나라가 햇볕판을 뒤집어썼어요. 더구나 햇볕판 1/2은 전라남도 멧들숲과 바다에 때려박았습니다. 나라에서는 2024년부터 2036년까지 8조 원을 들여서 “전남 바닷가부터 인천 앞바다를 거쳐 서울로 빛줄(송전선)을 잇는 삽질”을 벌이기로 했다더군요.


  핵무기로 치달을 수 있는 핵발전소를 함부로 늘리거나 돌리지 않아야겠지요. 그런데 멧들숲바다를 몽땅 무너뜨리는 햇볕판은 멀쩡할까요? 몇 백 조에 이르는 돈을 쏟아부은 햇볕판이 푸르다(친환경)고 여길 수 있을까요? 이제 우리는 민낯을 들여보아야 합니다. ‘툰베리’는 그만 쳐다보고 우리 속모습을 들여다볼 때입니다. 왜 그렇게 햇볕판을 갑작스레 밀어붙였는지 곰곰이 짚을 일입니다. “서울에서 쓸 빛”을 왜 서울하고 가장 먼 전라남도 바닷가에 햇볕판으로 때려박아서 서울로 길디길게 바다밑으로 잇는 삽질을 벌여야 하는지 따질 일입니다.


  우리가 참으로 앞날을 푸르게 바라보려는 마음이라면, 누가 우두머리에 서든 시골이 시골답고 서울이 서울답도록 어깨동무하는 길을 열어야 할 테지요. 우리나라 시골은 마치 서울한테 굴레살이(식민지) 같습니다. 이 굴레를 풀어헤쳐서 서울과 시골이 저마다 푸른빛으로 깨어날 길을 짚고 다루고 말하고 나누고 가꿀 때라야, 이 나라도 마을도 보금자리도 살아갈 만하겠지요.


ㅅㄴㄹ


애벌레는 나무 잎사귀를 갉아먹고 삽니다. 그렇다면 나무는 애벌레에게 먹잇감에 불과한 걸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애벌레 덕에 자손을 많이 퍼뜨릴 수 있으니 이득이에요. (19쪽)


공존하는 생물 종이 다양할수록 생태계는 안정됩니다. (24쪽)


요즘의 먼지는 대부분 인류가 만들어 냅니다. (30쪽)


미국이 100년 동안 쓴 시멘트량을중국이 3년 만에 사용했다고 보도했어요. (37쪽)


사람들은 그럴 때마다 새로운 약과 품종 개발로 위기를 극복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악순환을 부추기는 방식이에요. (39쪽)


+


최악을 피할 여지는 남아 있다면서

→ 끝에서 벗어날 틈은 남았다면서

→ 벼랑끝을 나올 구석은 있다면서

5쪽


생태계는 다채로워요

→ 숲은 골고루예요

→ 숲마루는 빛나요

13쪽


수많은 나무가 울울창창한 열대우림 생태계가 있고

→ 숱한 나무가 우거진 더운숲이 있고

→ 나무가 빽빽한 더운비숲이 있고

13쪽


근린공원으로 이어지는 작은 숲길에서

→ 마을쉼터로 잇는 작은 숲길에서

→ 곁쉼터로 잇는 작은 숲길에서

→ 한뼘쉼터로 잇는 작은 숲길에서

58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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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은 어디서 왔을까? - 어린이를 위한 생명철학
오치 노리코 글, 사와다 토시키 그림 / 예림당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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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숲노래 숲책 / 환경책 읽기 2023.12.4.

숲책 읽기 216


《생명은 어디서 왔을까?》

 오치 노리코 글

 사와다 토시키 그림

 이은경 옮김

 예림당

 2009.9.10.



  《생명은 어디서 왔을까?》(오치 노리코/이은경 옮김, 예림당, 2009)를 곰곰이 읽습니다. 우리 숨결이 어떻게 비롯하면서 오늘에 이르는가를 상냥하게 들려주는구나 싶습니다. 사람도 고래도 잔나비도 고양이도 젖먹이입니다. 덩이를 이룬 몸을 낳아서 천천히 돌봅니다. 그런데 젖을 물리는 숨결도 처음부터 큰덩이를 이루지는 않아요. 처음에는 모두 낱알입니다. 낱으로 씨앗 한 톨이던 숨결이다가, 어느 날 새롭게 나아가려고 하나로 만나서 깨어나요.


  암수라고 합니다. 암꽃하고 수꽃이 있습니다. 암나무만으로는 살지 않고, 수나무 혼자 씨앗을 맺지 않습니다. 뭇숨결은 암수가 사랑으로 만나서 한빛을 이루고, 순이돌이는 서로 사이좋게 어울리면서 엄마아빠라는 새빛으로 어버이라는 길을 걸어갑니다.


  높은자리란 없습니다. 낮은자리도 없습니다. ‘가시버시’나 ‘암수’나 ‘어버이’처럼 오랜 우리말은 모두 순이(여성)를 앞에 놓습니다만, 높이려는 뜻이 아닌, 숨결이 처음 태어나는 빛나는 길이라는 뜻입니다. 순이 다음에 돌이(남성)를 놓는데, 낮추려는 뜻이 아닌, 둘이 나란히 걸어갈 적에 아기를 낳아 보살핀다는 뜻입니다.


  두 손을 서로 잡고, 두 발을 맞추어 걷고, 두 눈으로 나란히 보고, 두 귀로 가만히 듣습니다. 둘은 두레를 이루지요. 둘은 둥그렇게 어울려 동무이지요. 동무로 지내면서 돕고 돌아볼 줄 아니까 동그마리를 그리면서 티없고 아름답습니다.


  씨앗도 열매도 거의 동글동글하거나 둥그스름합니다. 모든 숨결은 모가 나지 않는 동그란 빛이며 무늬로 어울리기에 사랑을 맺는다는 뜻입니다. 웃사내도 웃가시내도 없이, 웃음짓는 순이돌이로 만나기를 바라요. 우리 아이들은 웃질이 아닌 웃음꽃을 물려받아서 한울(하늘) 같은 마음으로 피어날 작은 씨앗입니다.


ㅅㄴㄹ


코끼리 알이 있을까요? 코끼리는 새끼로 태어납니다. 하지만 코끼리도 엄마 배 속에 있을 때는 알이었습니다. 사람도 똑같아요. 여러분도 나도 처음에는 알이었답니다. (11쪽)


산에는 산짐승이 들에는 들짐승이 강에는 물고기가 바다에는 바다 생물이 있습니다. (44쪽)


길가의 흙 한 줌에는 훨씬 더 많은 생물이 살고 있을 것입니다. (52쪽)


모든 사람에게는 엄마가 있습니다. 엄마에게도 엄마가 있지요 … 모두 한 엄마에게서 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엄마의 엄마를 좀더 따라가다 보면 참깨알만 한 작은 개미나, 광장에 있는 커다란 은행나무도 아주 오래전에는 형제였습니다. (92, 93쪽)


+


생명의 시작은 매우 작습니다

→ 첫 숨결은 매우 작습니다

→ 목숨은 처음에 매우 작습니다

6


연못의 물을 현미경으로 본 적이 있나요

→ 못물을 키움눈으로 본 적이 있나요

27


미생물은 대부분 분열을 통해 그 수를 늘립니다

→ 작은숨결은 거의 갈라서 늘립니다

→ 작은이는 으레 몸을 나눠서 늘립니다

27


단지 한 개의 세포로 이루어진 아주 작은 생물이었다는 건 확실하지요

→ 틀림없이 오직 낱 하나로 이룬 아주 작은 숨결이었지요

38


진화하면서 이 부레가 폐로 바뀌었지요

→ 거듭나며 이 부레가 허파로 바뀌지요

55


광장에 있는 커다란 은행나무도 아주 오래전에는 형제였습니다

→ 너른터에 있는 커다란 부채나무도 아주 옛날에는 하나였습니다

→ 너른뜰에 있는 커다란 부채나무도 아주 예전에는 이웃이었어요

→ 너른마루 커다란 부채나무도 아주 옛적에는 동무였습니다

→ 너른누리 커다란 부채나무도 아주 옛날에는 한집이었어요

93


사람은 포유류에 속합니다

→ 사람은 젖먹이입니다

→ 사람은 젖먹이짐승입니다

114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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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오목눈이 성장기 너는 나다 - 십대 2
오영조 지음 / 자연과생태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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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숲책 / 환경책 읽기 2023.11.28.

숲책 읽기 201


《도시 오목눈이 성장기》

 오영조

 자연과생태

 2023.5.1.



  《도시 오목눈이 성장기》(오영조, 자연과생태, 2023)를 읽었습니다. 새바라기를 하는 우리 집 아이들도 함께 읽었습니다. 그러나 셋 모두 가늘게 한숨을 쉬었습니다. 새를 지켜본 이야기를 어떤 눈으로 담느냐에 따라 확 갈린다고 새삼스레 느꼈습니다.


  오목눈이나 참새나 박새한테는 ‘시골’도 ‘서울(도시)’도 없습니다. 큰새도 작은새도 그저 ‘삶터’를 바라봅니다. 시골하고 서울을 가르는 눈금은 바로 서울내기 마음입니다. 우리가 새를 바라보려 한다면, 서울내기 아닌 시골내기로서 서로 이웃하는 마음일 노릇이어야지 싶습니다.


  새는, 새롭게 빛나며 노래하는 이웃입니다. 새는, 하늘하고 땅 사이를 이을 뿐 아니라, 숲하고 마을 사이를 잇는 숨결입니다. 사람은, 사랑이 어떻게 몸을 다스리면서 삶을 여는 살림길로 나아가는가를 밝히는 숨빛입니다. 이런 얼거리를 먼저 헤아리고서 ‘새를 바라보는 우리(사람)’라는 눈길을 되찾는다면, “오목눈이 지켜보기”는 사뭇 다르겠지요.


  사랑으로 지켜보면 하나도 안 고됩니다. 사랑으로 바라보는 나날이라면, 갓 태어난 아기한테 젖을 물리고 기저귀를 채우고 소꿉을 같이 놀며 누리는 나날이 매우 짧다고 느껴요. ‘성장기’란 무엇일까요? 아기를 지켜보고 돌보는 동안 어버이도 함께 배우기에 ‘돌봄글(성장기록·육아일기)’입니다.


  새하고 사귀려면 새가 들려주는 말을 알아들으면서, 새하고 수다를 떨면 되어요. 새하고 사귈 마음이 아닌, ‘과학 관찰 기록’만 하려고 하니 고될 뿐 아니라, 겉훑기에서 맴돌고 맙니다. 부디 ‘도시사회 눈금’으로 새를 가르지 않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열 살 어린이가 알아들을 수 있는 말씨로 ‘글’을 적어야겠지요.


ㅅㄴㄹ


오늘은 암수 합해서 총 810분 동안 134번 먹이를 물어 날랐다. 평균 6분마다 한 번씩 먹이를 준 셈이다. (83쪽)


+ + +


오목눈이 생태를 관찰하고 기록하는 일은 꽤 고됐습니다

→ 오목눈이 살림을 지켜보고 적는 일은 꽤 고됐습니다

5쪽


오목눈이 부부가 서로 격려하며 둥지를 짓는 모습

→ 두 오목눈이가 서로 북돋우며 둥지를 짓는 모습

5쪽


관찰자가 있다는 걸 오목눈이가 눈치채지 못하도록 행동하는 게 제일 중요합니다

→ 오목눈이를 누가 지켜보는 줄 몰라야 합니다

→ 오목눈이를 지켜보지 않는 듯 굴어야 합니다

11쪽


오목눈이 둥지를 관찰한 건 일곱 번이다

→ 오목눈이 둥지를 일곱째로 지켜본다

25쪽


다양한 재료를 물고 둥지 안으로 들어간다

→ 여러 가지를 물고 둥지로 들어간다

32쪽


산란 2일째

→ 둥지 이틀

→ 낳고 이틀

43쪽


포란 2일째. 어제 오후부터 알을 품는다는 걸 알았기에

→ 품기 이틀째. 어제 낮부터 알을 품는 줄 알았기에

55쪽


수컷은 그 주변에서 삼엄하게 호위한다

→ 수컷은 둘레에서 매섭게 돌아본다

75쪽


이런 행동은 공식 같다

→ 꼭 이렇게 움직인다

89쪽


경계하랴 미처 깃털 정리할 시간도 없는지

→ 살피랴 미처 깃털 추스를 짬도 없는지

91쪽


가장 바쁜 시간대는 밤새 허기진 새끼들 배를 얼른 채워야 하는 오전 5시

→ 가장 바쁜 때는 밤새 굶은 새끼들 배를 얼른 채워야 하는 새벽 다섯 시

93쪽


깔끔한 모습이다. 또 금방 헝클어지겠지만 잠시라도 단정한 모습을 보니

→ 깔끔한 모습이다. 또 곧 헝클어지겠지만 제법 깔끔한 모습을 보니

97쪽


겉모습만 봐서는 부모인지 헬퍼인지 구별하기가 어렵지만

→ 겉모습으로는 어버이인지 도움이인지 가리기가 어렵지만

99쪽


입구 쟁탈전

→ 들머리 다툼

→ 길목 싸움

111쪽


새끼가 첫 비행에 성공했다

→ 새끼가 처음으로 날았다

121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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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세대를 위한 채식과 동물권 이야기 미래 세대를 위한 상상력 4
이유미 지음, 장고딕 그림 / 철수와영희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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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숲책 / 환경책 읽기 2023.11.28.

숲책 읽기 213


《미래 세대를 위한 채식과 동물권 이야기》

 이유미 글

 장고딕 그림

 철수와영희

 2023.10.14.



  《미래 세대를 위한 채식과 동물권 이야기》(이유미, 철수와영희, 2023)를 읽었습니다. 책이름에 붙는 그대로 ‘앞빛(미래 세대)’을 헤아려야 할 오늘날입니다. 머잖아 꼰대(기성세대)가 될 어린이나 푸름이가 아닌, 앞으로 어른이 될 어린이하고 푸름이를 헤아리는 이야기를 남길 노릇입니다.


  풀밥(채식)이나 들빛(동물권) 이야기는 뜻있습니다. 그런데, 풀밥에 앞서 밭살림을 먼저 다룰 노릇이고, 들빛에 앞서 숲살림을 먼저 살필 일입니다. 가게에서 풀만 사다 먹기만 하면 되는 풀밥이 아닙니다. 시골뿐 아니라 서울에서도 누구나 ‘마당이랑 텃밭’을 누려야 합니다. 귀염짐승이나 곁짐승만 바라보는 길이 아닌, 모든 숲이웃을 헤아릴 일입니다.


  그러니까 “채식과 동물권”이 아닌 “밭살림과 숲살림”을 들려줄 적에 비로소 어른스러우리라 봅니다. 씨앗을 어떻게 묻는지, 싱그러이 숨쉬는 흙은 어떤 빛깔이고 냄새인지, 풀잎을 함께 누리는 풀벌레랑 애벌레를 어떻게 마주할 적에 슬기로운지, 나비하고 벌은 우리 곁 어디에 있는지를 차근차근 짚어야겠지요. 그리고 풀을 가게에서 사다 먹을 적에 어떤 마음이어야 하는지를 짚고, 밭살림을 하는 우리 마음에 사랑을 어떻게 심어야 하는가를 알려줄 노릇입니다.


  어린이하고 푸름이는 어버이가 사는 곳에서 함께 지냅니다. 그러나 앞으로 스스로 제금을 날 만하니, 앞빛으로 살아갈 어린이하고 푸름이한테 ‘서울 잿집(도시 아파트)’이 아니라, ‘시골 흙집’에서 살아갈 길을 알려주고 밝힐 일이에요. 우리가 스스로 서울(도시)을 떠나고 잿집(아파트)을 버리면 들빛(동물원)은 아주 저절로 살아납니다. 목소리만 높이는 들빛 이야기가 아닌, 우리가 먼저 스스로 서울을 떠나고 잿집에서 빠져나온 다음에 들빛을 말해야 옳습니다.


  서울이라는 데에는 사람이 조금만 남는다면, 사람들 누구나 시골에서 저마다 다르게 도란도란 들살림에 밭살림에 숲살림에 멧살림에 바다살림을 짓는다면, 풀밥이나 들빛 이야기는 아주 쉽고 부드러이 스며들게 마련입니다. 비록 오늘날 거의 모든 사람들이 서울에서 산다고 하더라도, 이야기를 펴는 눈금은 ‘시골’로 맞추어야 무엇이든 하나씩 천천히 바꾸어 갈 수 있습니다.


ㅅㄴㄹ


다른 생명들의 삶의 터전인 무성한 숲은 경작하기 좋은 평평한 땅으로 변해갔어요. 숲에 살던 동물들은 하루아침에 삶의 터전을 잃었습니다. (36쪽)


땅과 하늘, 바다와 대기, 지구의 동식물과 인류는 모두 하나로 연결돼 움직이고 있어요. (50쪽)


인류가 동물을 다루는 방식에 생명 존중은 없습니다. 인류를 위해 존재하는 재료, 소모품, 대체품, 즐길거리에 지나지 않아요. (78쪽)


너무 빠른 속도 때문인지 사람들의 의식까지 함께 성장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기도 합니다. (117쪽)


+


오늘이 기적처럼 느껴집니다

→ 오늘이 놀랍습니다

→ 오늘이 대단합니다

5쪽


지금 가장 혹독한 시간을 보내는 별이기도 합니다

→ 오늘 가장 모진 나날을 보내는 별이기도 합니다

5쪽


인간의 힘이 아무리 위대해도 자연 현상 앞에서는 속수무책입니다

→ 사람힘이 아무리 대단해도 이아치면 손도 못 씁니다

→ 우리 힘이 아무리 커도 숲한테 꼼짝을 못 합니다

12쪽


지구는 빠른 성장이 가능했습니다

→ 푸른별은 빠르게 자랐습니다

→ 푸른별은 휙휙 컸습니다

21쪽


지구는 생명을 잉태하고, 지구에서 태어난 생명은 다시 지구가 건강하도록 기여한 것입니다

→ 푸른별은 숨결을 낳고, 푸른별에서 태어난 숨결은 다시 푸른별을 살렸습니다

→ 푸른별은 숨빛을 낳고, 푸른별에서 태어난 숨빛은 다시 푸른별을 북돋았습니다

22쪽


잔인하게 죽임을 당했어요

→ 끔찍하게 죽었어요

→ 슬프게 목숨을 잃었어요

36쪽


인간은 문제의 원인을 찾아 수정하지 않습니다

→ 우리는 곪은 데를 찾아 바로잡지 않습니다

→ 우리는 곯은 곳을 찾아 고치지 않습니다

69쪽


그때그때 수습하는 쪽을 택하고 있어요

→ 그때그때 때워요

→ 그때그때 매만져요

→ 그때그때 다듬어요

69쪽


수족관의 돌고래가 제 수명대로 살 리도 없습니다

→ 물살이터 돌고래가 제 목숨대로 살 턱도 없습니다

→ 물마당 돌고래는 제 숨결대로 살 일도 없습니다

79쪽


한 끼 음식의 선택에도 이렇게 많은 문제가 따를 수 있습니다

→ 한끼를 골라도 이렇게 말썽이 많을 수 있습니다

→ 한끼를 먹는데도 이렇게 나쁠 수 있습니다

151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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