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10대를 위한 최소한의 어휘력 - 글이 술술, 머리에 쏙쏙 문해력 필수 어휘 요즘 10대를 위한 최소한의 시리즈
이주윤 지음 / 빅피시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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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읽기 . 숲노래 책읽기 / 인문책시렁 2026.8.29.

까칠읽기 127


《요즘 10대를 위한 최소한의 어휘력》

 이주윤

 빅피시

 2025.4.23.



  ‘식물’과 ‘잡초’라는 먼나라 한자말 이름 사이를 오가다 보면, 막상 ‘풀’이라는 오랜 숲말은 낄 틈이 없다. 풀을 보면서 ‘풀’이라 하지 않으니, 아이도 어른도 왜 ‘풀’이라는 이름이면서 말밑인지 어림조차 못 할 뿐 아니라, 오히려 우리말이 어렵다고 잘못 여긴다. 게다가 ‘식물’과 ‘잡초’ 같은 먼나라 한자말을 그냥그냥 외우듯 길들면서 쓰느라, 이런 바깥말이 어떤 얼개인지 잊기도 한다.


  ‘풀’은 푸른 숨결을 나타내고, 풀어내는 길을 드러낸다. ‘풀’은 ‘불’처럼 봉긋하게 솟거나 돋는 모습이요, 풀이 푸르게 돋으면 땅과 둘레가 푸근하고 포근하다. 풀은 푸지게 자란다. 베고 또 베어도 푸르게 다시 돋는다. 뿌리를 건드리지 않으면 내내 누리는 나물인 풀이다.


  심는다고 해서 ‘식(植)’이라는 한자를 붙이고, 온·모두라고 해서 ‘잡(雜)’이라는 한자를 붙인다. ‘심다’는 ‘심·힘’과 나란하며 ‘시·씨’로 잇는다. 우리는 씨앗을 땅에 심는다. 풀과 나무는 ‘심빛’이자 ‘씨빛’인 셈이고, 온누리에 고루 있는 풀은 ‘들풀·들꽃’이다.


  《요즘 10대를 위한 최소한의 어휘력》(이주윤, 빅피시, 2025)을 돌아본다. 일본말씨인 ‘최소한의 어휘력’인데, 무슨 뜻일까? 왜 어린이와 푸름이한테 꼭 일본말씨나 일본한자말을 곁들여야 말힘(어휘력)을 기를 수 있다고 여길까?


  우리는 늘 처음부터 잘못 짚는다. 어느 갈래를 가르치거나 배우든 말부터 알아야 한다. 말을 모르고서야 길도 헤매고 일도 못 하고 아예 못 배운다. 이웃나라 사람이 이 나라에 일하러 올 적에 한말글을 안 배우면 어깨너머에 눈어림으로 따라하는데, 이러다가 으레 다친다.


  바깥말·이웃말(외국말)을 제대로 배우려면 언제나 마땅히 우리말부터 제대로 배울 노릇이다. 먼저 우리가 늘 쓰는 수수하고 쉬운 말씨부터 제대로 갈고닦은 바탕이 서야, 어떤 바깥말이나 이웃말도 찬찬히 듣고 말하고 배우고 익힌다. 그렇지만 어린배움터이건 푸른배움터이건 하나같이 우리말을 깔보거나 업신여긴다. ‘최소한의 어휘력’을 짚는다는 이 책도 매한가지이다. 정작 우리말이 왜 우리말인지 짚지 않는 채 이런 일본한자말과 저런 중국한자말을 아무리 짚는들 헛바람이게 마련이다.


  덧뺄나곱을 익히지 않은 아이한테 루트나 함수를 들먹인들 뭘 알아듣겠는가. 덧뺄나곱을 차근차근 오래오래 가다듬고서 셈값을 마음껏 다룬 뒤에라야 다른 모든 셈길을 하나씩 열 수 있다.


  쓰는 사람에 따라 다른 말이요, 듣는 사람에 따라 다른 말이다. 그래서 좋은말·나쁜말이란 아예 없다. 다 다른 자리를 밝히면서, 다 다른 마음을 그리는 말이다. ‘젊다’를 좋아하는 사람은 많되, ‘절다’를 좋아하는 사람은 드물더라. 그러나 ‘절다’란 한쪽으로 기운 몸을 가리키는 낱말일 뿐이고, 몸이 한쪽으로 기울듯 몸짓도 마음도 한쪽으로 기울듯 치닫는 나이인 사람을 ‘젊다’라 여긴다. 젊은이는 새롭게 배우고 싶은 마음으로 여기저기 뛰어들고 부딪히기에 으레 다치거나 힘들면서 절름거리게 마련이라고 여긴다. 이렇게 여기저기 뛰어들며 활활 타오르는 ‘끓는피’를 차분히 잠재울 만한 때에는 ‘점잖다(젊지 않다)’고 여긴다. 점잖은 때란, 그냥 나이만 많은 사람이 아닌, 어느 쪽으로 기울거나 치우치지 않으면서 차분하게 둘레를 보는 눈썰미를 키우는 때로 접어든다는 뜻이다.


  영어 ‘사이코’를 들을 적에 말하거나 듣는 사람에 따라 달리 받아들일 테지. 그런데 이 영어도 좋거나 나쁜 말이 아닌, 그저 어느 결을 나타내거나 그릴 뿐이다. 돌아이(또라이)라 할 적에도 마찬가지이다. 남들처럼 안 하기에 돌아이일 테지만, 내가 나로서 나답게 하려고 하니 “길미(이익)가 아닌 삶(나다운 길)을 바라보는 사람”으로 돌고돌며 돌아가고 동그랗게 동무하는 매무새인 ‘돌아이’이다.


  “어휘가 지닌 의미”가 아닌 ‘말뜻’을 익히면 된다. ‘말결’을 살피면 된다. ‘말빛’을 보면 된다. ‘말씨’를 읽으면 된다. ‘말길’을 알아가면 된다. 말꼬를 트면서 말살림을 가꾸는 하루를 살아내면 된다. 말을 나누면서 마음을 나누고, 마음을 나눌 말을 주고받으면서 우리 삶과 살림과 사랑을 새롭게 바라보는 눈을 틔우면 된다. 어렵게 말하는 모든 책은 덧없다.


ㅍㄹㄴ


《요즘 10대를 위한 최소한의 어휘력》(이주윤, 빅피시, 2025)


저처럼 어휘가 지닌 의미를 몰라 부끄러운 과거를 쌓아가는 친구가 한둘이 아닌 모양입니다

→ 저처럼 말뜻을 몰라 부끄러운 밑길을 쌓아가는 동무가 한둘이 아닌 듯합니다

→ 저처럼 낱말뜻을 몰라 부끄럽게 지내는 동무가 한둘이 아닌 듯합니다

4쪽


한 학생에게서 이런 제보를 받았거든요

→ 누가 이렇게 알리더군요

→ 누가 이런 말을 하더군요

→ 누가 한마디를 들려주더군요

4쪽


어떤 과목이든 문제를 읽고 이해하는 데 기본적으로 국어 실력이 필요합니다

→ 어떤 갈래이든 풀거리를 읽고 알려면 우리말부터 익혀야 합니다

→ 어떤 밭이든 길을 읽고 살피려면 우리말부터 다져야 합니다

5쪽


그 결과 글자는 읽을 수 있지만 글의 맥락을 파악하지 못하는 사람이 늘고 있습니다

→ 그래서 글씨는 읽을 수 있지만 글결을 못 읽는 사람이 늡니다

→ 그래서 글씨는 읽지만 줄거리는 모르는 사람이 늘어납니다

5쪽


이 책 한 권을 완독한다고 해서 바로 어휘력 달인이 될 수는 없겠지요

→ 이 책을 마치고 나서 말을 잘 알 수는 없겠지요

→ 이 책을 다 읽더라도 말을 잘 할 수는 없겠지요

6쪽


제가 낮아지면 조카가 높아지고 조카가 낮아지면 제가 높아지기를 수십 번

→ 제가 낮으면 조카가 높고, 조카가 낮으면 제가 높기를 스물 서른 마흔

→ 제가 내려가면 조카가 올라가고, 조카가 내려가면 제가 올라가기를 한참

17쪽


하나의 언어를 사용했었지만 분단의 세월이 길어짐에 따라 많은 부분이 달라졌습니다

→ 같은 말을 썼지만 갈라선 나날이 길면서 크게 다릅니다

→ 한말을 썼지만 나뉜 해가 길면서 서로 확 다릅니다

→ 한말글을 썼지만 오래도록 따로 살면서 무척 다릅니다

23쪽


사전적 정의에 저의 의견을 덧붙여 두 단어를 정리해 보자면

→ 낱말풀이에 제 나름대로 덧붙여 두 낱말을 추슬러 보자면

→ 제 나름대로 말풀이에 덧붙여 두 낱말을 갈무리해 보자면

47쪽


그냥 대충 봉투라고 뭉뚱그려 말해도

→ 그냥 자루라고 해도

→ 뭉뚱그려 자루라고 해도

48쪽


위에서 살펴본 표현들이 모두 너무 직접적인 것 같아 입 밖으로 꺼내기가 망설여진다면 에둘러 말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 앞서 살펴본 말이 너무 맞받는다 싶어 망설인다면 에둘러 말할 수 있습니다

→ 앞서 살펴본 말씨가 너무 거리낌없어 망설인다면 에둘러 말해도 됩니다

62쪽


위의 문단에서 ‘가능한 한’이라는 말이 조금 어색하게 느껴지는 분들이 계시리라 짐작됩니다

→ 이 대목에서 ‘되도록’이라는 말이 조금 낯선 분이 있으리라 봅니다

→ 이 자리에서 ‘아무쪼록’이라는 말이 좀 안 맞는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65쪽


정확한 어휘를 써야 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말과 행동이 같은 사람이 되기 위함이기도 합니다

→ 말을 바르게 쓰면 말과 삶이 같은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 말을 옳게 쓰면 말과 몸짓이 같은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 말을 똑똑히 쓰면 말과 삶결이 같은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110쪽


개중에 하나만 말해보자면

→ 하나만 말하자면

→ 하나만 들자면

→ 하나만 꼽자면

118쪽


늦장이라 말하는 사람이 많아졌고 이에 백기를 든

→ 늦장이라 말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이에 손을 든

→ 늦장이라 말하는 사람이 늘고 이에 두손을 든

118쪽


마지막으로 소신 발언하며 이 글을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 마지막으로 제 뜻을 밝히겠습니다

→ 제 마음을 밝히며 마무리하겠습니다

125쪽


실생활에서 누군가를 빈정거려봤자 본인이 얻는 이득은 없으므로

→ 막상 누구를 빈정거려 봤다 스스로 얻을 일은 없으므로

→ 살면서 누구를 빈정거린들 나한테 이바지하지 않으므로

125쪽


가슴이 콩닥콩닥 뛰고 공중에 붕 뜬 기분이 든다면 그것이 바로 행복의 시작입니다

→ 가슴이 콩닥콩닥하고 하늘에 뜨는 듯하면 즐거운 하루입니다

→ 가슴이 뛰고 날아오르는 듯하면 신나는 오늘입니다

179쪽


요즘 제 삶의 낙은

→ 요즘 사는 재미는

→ 요즘 즐거운 일은

252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과 노래를 쓴다. 숲을 품은 시골에서 산다. 살림을 짓는 하루를 가꾼다. 《푸른말로 글빛노래 시 따라쓰기》,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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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으로 걸어간 산책자
엘링 카게 지음, 김지혜 옮김 / 다른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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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읽기 . 숲노래 책읽기 / 인문책시렁 2026.8.11.

인문책시렁 498


《남극으로 걸어간 산책자》

 엘링 카게

 김지혜 옮김

 다른

 2020.1.25.



  우리 누구나 ‘숲손’일 텐데, 문득 잊었을 뿐이지 싶어요. ‘바다손’에 ‘바람손’에 ‘흙손’에 ‘모래손’에 ‘나무손’에 ‘풀꽃손’에 ‘나비손’이던 사람이지만, 이제는 ‘스마트손(스마트폰을 쥔 손)’에 ‘쇳덩이손(자동차 운전대를 쥔 손)’에 ‘잿빛손(아파트에 스스로 가둔 손)’에 ‘돈손(돈만 버는 손)’이라 할 만합니다.


  《남극으로 걸어간 산책자》는 ‘발’과 ‘다리’를 쓰는 삶이란 무엇인지 들려주는 줄거리입니다. 노르웨이 이웃이 쓴 책을 영어로 옮기면 “Walking One Step at a Time”이라고 합니다. 그저 쉬운 한 마디입니다. “한 걸음씩 나아가기”라든지 “한 발짝씩 내딛기”나 “한 발 두 발 걷기”입니다.


  한달음에 즈믄길을 가려고 하지 않으면 됩니다. 즈믄길도 한 걸음씩 떼며 천천히 갈 노릇입니다. 서울로 잇는 빠른길을 낼수록 서울로 빠르게 쏠리는 얼개입니다. 우리는 서울이나 큰고장으로 더 빨리 가야 하지 않습니다. 예전에는 고흥군과 장흥군처럼 시골과 시골을 잇는 ‘시외버스’가 구불구불 천천히 달렸으나, 이제는 이웃 시골을 잇는 거의 모든 시외버스가 끊깁니다. 이러면서 서울로 가는 ‘고속버스’ 길만 남습니다. 옆마을하고는 담을 쌓으면서 서울로 치달리면 될 뿐인 늪입니다.


  서울에서는 나라밖으로 휙휙 빠르게 떠나는 하늘나루가 가깝습니다. 서울에서는 마흔 겹이나 쉰 겹으로 쌓아올리는 높다란 잿집이 수두룩한데, 정작 위밑옆에 누가 사는지 아예 안 쳐다봐요. 나란히 있어도 이웃이 아닌 남입니다.


  남과 남일 뿐이니 마을이 아니고, 마을이 아니니 걸으며 스치거나 마주할 일이 없습니다. 남과 남일 뿐이기에 ‘남’을 넘어서 ‘놈’이기까지 하고, ‘함께’라는 낱말을 쉽게 잊습니다. 우리는 푸른별에서 ‘함께살기’를 하는 사이입니다. 함께 살림을 짓기에 발과 다리를 놀려서 거닙니다. 함께 사랑을 이루기에 손과 팔을 써서 빚고 짓습니다.


  거니는 ‘숲발’과 ‘숲손’일 적에는 ‘숲말’을 하면서 ‘숲글’을 쓰고 ‘숲마음’을 밝히면서 ‘숲사랑’을 품습니다. 숲을 잊은 서울에서는 ‘서울발’과 ‘서울손’조차 없고, ‘서울말’과 ‘서울글’마저 잊은 채 ‘서울마음’이며 ‘서울사랑’도 아닌 쳇바퀴로 맴도는구나 싶습니다. 이제는 걸어야 합니다. 이제는 손잡아야 합니다. 이제는 빠른길을 줄이고서 ‘걷는 숲길’을 늘려야 합니다.


ㅍㄹㄴ


교도소에 갇힌 사람이 가장 적게 움직인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영국 아이들 4분의 3은 영국 교도소 수감자보다 야외에서 보내는 시간이 적다. 5분의 1은 하루 대부분을 실내에서 보내며 9분의 1은 1년 내내 공원이나 숲, 해변 등에 발도 들이지 않는다. 아이들은 대부분 실내에서 여러 형태의 화면을 보며 시간을 보낸다. 28쪽


500년을 살고 난 후 완전히 죽는 데 다시 500년이 걸린다는 전설이 있기도 한 참나무는 바람이 불 때마다 꽃가루를 흩뿌린다. 31쪽


전날 같은 시간에 걸었던 거리라도 같은 것은 하나도 없다. 38쪽


자연에서 산책하다가 피곤해지면 조용한 곳에 등을 대고 눕는 일이야말로 가장 즐거운 경험이다. 108쪽


만약 우리가 덜 걷는다면 우리는 더 이상 걷는다는 사실로 규정되는 종이 아니라 앉아 있거나 운전한다는 사실로 규정될 것이다. 162쪽


#ErlingKagge #Walking One Step at a Time


+


《남극으로 걸어간 산책자》(엘링 카게/김지혜 옮김, 다른, 2020)


더 이상 걷지 못하게 되셨다

→ 더는 걷지 못 하셨다

→ 더는 못 걸었다

9


매일 아침 출근길에 큰 설렘까지는 아니라도 약간의 기대감을 품고 집을 나선다

→ 아침마다 크게 설레지는 않더라도 조금 두근거리면서 집을 나선다

→ 아침이면 크게 설레지는 않더라도 살짝 콩닥거리면서 집을 나선다

37


일본에서는 이 행위에 ‘숲 목욕’이라는 뜻의 ‘산림욕’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 일본에서는 이 일을 숲에서 씻는다는 뜻으로 ‘숲씻이’라는 이름을 붙인다

→ 일본에서는 이를 숲에서 씻는다는 뜻으로 ‘푸른씻이’라는 이름을 붙인다

108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과 노래를 쓴다. 숲을 품은 시골에서 산다. 살림을 짓는 하루를 가꾼다. 《푸른말로 글빛노래 시 따라쓰기》,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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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유전자를 조작해도 되나요? 어린이 책도둑 시리즈 33
이상수 지음, 이창우 그림 / 철수와영희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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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숲책 / 환경책 읽기 2026.6.28.

숲책 읽기 245


《선생님, 유전자를 조작해도 되나요?》

 이상수 글

 이창우 그림

 철수와영희

 2025.10.3.



  옷을 지을 줄 알고, 밥을 지을 줄 알며, 집을 짓고 돌볼 줄 알 뿐 아니라, 아기를 낳아서 보살필 줄 아는 가시내가 걸어온 길을 차근차근 글로 남긴 붓이 드뭅니다. 아니,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글이 태어나서 흘러온 발자취를 보면, 으레 사내끼리 거머쥐면서 남기는데, 하나같이 싸움박질과 임금자리하고 얽힌 줄거리로 가득합니다. 우리나라에서 ‘한문’으로 적힌 ‘옛글(고전문학)’을 들여다보면 순 ‘임금바라기 + 중국바라기’입니다. “일하는 하루”와 “함께 일하는 손길”과 “나란히 살림하는 눈빛”을 담은 글은 그냥 없습니다.


  우리가 배움터를 다니면서 듣는 ‘발자취(역사)’를 짚어 봅니다. 수글(사내가 쓴 한문으로 남은 글)로는 “살림하는 하루”나 “사랑하는 보금자리”나 “흙을 짓고 들숲메를 품는 손길”이나 “풀꽃나무한테서 배우는 숨결” 같은 이야기는 한 줄조차 못 봅니다. 이제는 누구나 암글(한글로 이름이 바뀐 훈민정음)을 쓰는 나날인데, 오늘 우리는 우리 발자취에 우리 삶과 살림과 사랑과 숲을 어느 만큼 담는다고 할 만할까요?


  《선생님, 유전자를 조작해도 되나요?》를 돌아봅니다. ‘씨(유전자)’를 함부로 건드려서 ‘좋은’ 쪽으로 가려고 한다는 늪을 줄거리로 삼습니다. ‘유전자 조작’이라는 이름이 아니었어도 여태 ‘품종개량’이라는 이름으로 ‘씨바꿈’을 하려던 나라입니다. 참으로 목돈을 들여서 꾸준하게 씨바꿈을 합니다.


  텃씨(토종씨앗)를 지켜서 돌보고 이으려는 흙지기는 ‘바꾸지 않은 씨’를 건사합니다. 우리 텃씨는 고을마다 다르고 고장마다 다르며 마을마다 다를 뿐 아니라, 집집마다 다르기까지 합니다. 한마을이라 해도 집집마다 건사하는 논밭은 흙이 다 다르고, 흙지기 손길이 다르게 닿아요. 똑같은 씨앗은 한 톨조차 안 나옵니다. 언제나 해바람비가 다르고, 밤에는 별빛이 다릅니다. 날아앉는 새와 벌나비가 다를 뿐 아니라, 개구리와 뱀과 미꾸라지와 가재와 물방개와 다슬기도 해마다 달라요.


  푸른별에서 이어온 발자취를 짚자면, 모든 곳에서 모든 사람은 저마다 다른 씨앗으로 살림을 일구고 삶을 나누었습니다. “다르지만 하나인 터전”인 이 별에서 “하나이지만 다른 해바람비”를 골고루 누리면서 논밭을 가꾸었습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텃씨’를 품는 슬기로운 길이라면 바로 한 가지입니다. 고장·고을·마을·집마다 다르게 흐르는 흙결과 손끝을 헤아려서 누구나 손수 살림을 일구는 길을 북돋아야 할 테지요.


  모든 씨앗을 똑같이 맞추면서 ‘좋게’ 바꾸려고 하는 뜻을 읽어낼 노릇입니다. 다 다른 모든 사람을 “똑같은 옷밥집에 꿰어맞춰”서 ‘생각’을 지우고 ‘마음’을 치우려는 사나운 짓을 꾀하는 얼거리입니다. 예부터 누구나 옷을 한 벌만 지어서 입었어요. 임금이나 벼슬아치나 나리 같은 높자리에 있던 이들은 ‘옷짓기’나 ‘밥짓기’나 ‘집짓기’를 하나도 안 하면서 옷밥집을 잔뜩 얻기만 했습니다.


  옷을 손수지을 적에는 스스로 제 몸마음에 맞춰서 살립니다. 집을 손수지을 적에는 스스로 제 삶터에 따라서 살립니다. 말을 손수지을 적에는 스스로 제 숨결을 살립니다. 글을 손수지을 적에는 스스로 제 이야기를 빛내어 살립니다.


  무엇을 ‘발자취(역사)’로 여겨야 할는지 짚을 때라야 ‘씨(유전자)’를 찬찬히 읽습니다. 무엇을 돌아보고 남기고 물려주어야 할는지 헤아릴 때라야 ‘씨바꿈’이 무슨 짓인지 알아챌 만합니다. 손지음을 잊고 잃는 오늘날에는 ‘살림’이 있다고 볼 수 없겠지요. 옷밥집뿐 아니라 말글도, 이야기도, 숨결도 판에 박거나 틀에 박을 적에는 그들(권력자)이 길들이려는 쳇바퀴에 갇힙니다.


ㅍㄹㄴ


(사람은) 심지어 옥수수보다 1만 1000개 이상 적고 벼보다는 1만 7000개, 밀보다는 8만 7000개 정도가 적어요. 고등 생물일수록 유전자가 많은 것은 아닌 거예요. (23쪽)


바이러스는 죄가 없어요. 바이러스는 그저 자신의 복사본을 더 많이 퍼뜨리려는 유전자 본래의 역할에 충실할 뿐이에요. (40쪽)


사실 노는 개미는 아무 일도 안 하고 놀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적당히 빈둥거리면서 알과 애벌레를 돌보고 집안일을 한다고 해요. (52쪽)


2018년 중국의 과학자 허젠쿠이는 유전자 가위를 이용해 에이즈에 걸리지 않는 쌍둥이 아기를 탄생시켰다고 발표했어요 … 인간의 수정란은 실험용 요리재료가 아니에요. 인간의 수정란에 손을 대는 것은 누군가의 인생을 건드리는 거예요. (80, 81쪽)


멸종한 메머드를 되살린다고 해도 새끼가 매머드로 살아가는 법을 가르쳐 줄 어미가 없어요. (84쪽)


+


《선생님, 유전자를 조작해도 되나요?》(이상수, 철수와영희, 2025)


부모의 형질이 자손에게 전해지는 것을 유전이라고 해요

→ 어버이 밑씨가 아이한테 이을 적에 물림이라고 해요

→ 엄마아빠 밑빛을 아이가 받을 적에 잇는다고 해요

14쪽


형질에는 우성과 열성이 있는데 우성 형질은 열성 형질에 비해 힘이 세요

→ 길눈에는 윗줄과 뒷줄이 있는데 윗씨는 뒷씨보다 힘이 세요

→ 밑동에는 먼저와 나중이 있는데 먼저씨는 나중씨보다 세요

14쪽


최근 탈모로 고통 받는 사람이

→ 요새 머리빠져서 힘든 사람이

→ 요즘 머리털앓이인 사람이

17쪽


잘못된 생각은 다른 사람의 마음을 아프게 할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해요

→ 잘못 여기면 이웃이 마음아플 수 있으니 삼가야 해요

→ 잘못 보면 둘레에서 마음앓이를 할 수 있으니 사려야 해요

18쪽


노란색 완두콩과 초록색 완두콩을 교배시켰는데 왜 중간 색깔인 연두색 완두콩이 나오지 않고 모두 노란색 완두콩만 나온 걸까

→ 노란 동글콩과 푸른 동글콩을 섞었는데 왜 가운빛인 옅푸른 동글콩이 나오지 않고 모두 노란 동글콩만 나올까

→ 노란 풋콩과 푸른 풋콩을 맺었는데 왜 사잇빛인 옅푸른 동글콩이 나오지 않고 모두 노란 동글콩만 나올까

20쪽


고등 생물일수록 유전자가 많은 것은 아닌 거예요

→ 윗자리일수록 씨톨이 많지는 않아요

→ 위켠일수록 알씨가 많지는 않아요

→ 높꽃일수록 밑씨가 많지는 않아요

23쪽


변이는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유전자에 의해 생기는 자연스러운 차이예요

→ 어버이한테서 물려받은 씨앗에 따라 알맞게 달라요

→ 엄마아빠한테서 물려받은 씨틀에 따라 가볍게 달라요

31쪽


갑자기 예상하지 못한 변이가 돌발적으로 생겨날 수 있어요. 이걸 돌연변이라고 해요

→ 갑자기 바뀔 수 있어요. 이때 톡톡 튄다고 해요

→ 갑자기 다를 수 있어요. 이때 새길이라고 해요

31쪽


바이러스는 그저 자신의 복사본을 더 많이 퍼뜨리려는 유전자 본래의 역할에 충실할 뿐이에요

→ 벌레는 그저 제 몸을 더 많이 베껴서 퍼뜨리려는 구실을 할 뿐이에요

→ 좀은 그저 제 몸뚱이를 더 많이 떠서 퍼뜨릴 뿐이에요

40쪽


날이 갈수록 지구는 뜨거워지고 가뭄은 잦아지고 있어요

→ 날이 갈수록 푸른별은 뜨겁고 가뭄은 잦아요

→ 날이 갈수록 파란별은 뜨겁고 가뭄은 잦아요

60쪽


손의 힘도 저마다 달라요

→ 손힘도 저마다 달라요

68쪽


유전자는 우리의 몸과 마음을 만드는 설계도이지만 미래를 보여주지는 않아요

→ 씨톨은 우리 몸과 마음을 짓는 밑그림이지만 앞길을 보여주지는 않아요

→ 씨알은 우리 몸과 마음을 빚는 그림이지만 앞날을 보여주지는 않아요

69쪽


유전체란 생물이 지닌 모든 유전 정보를 말해요

→ 씨몸이란 목숨에 있는 모든 씨앗값이에요

→ 씨집이란 목숨붙이에 있는 모든 씨값이에요

70쪽


이것을 유전자 변형 생물체(GMO)라고 해요

→ 이를 고친씨앗이라고 해요

→ 이를 바꾼씨앗이라고 해요

→ 이를 손댄씨앗이라고 해요

76쪽


인간의 수정란은 실험용 요리재료가 아니에요. 인간의 수정란에 손을 대는 것은 누군가의 인생을 건드리는 거예요

→ 우리 숨씨는 뚝딱거릴 수 없어요. 우리 숨씨에 손을 대면 다른 삶을 건드려요

→ 우리 숨빛씨는 맛보기가 아니에요. 우리 숨빛씨에 손대면 이웃 삶을 흔들어요

→ 우리 씨앗은 놀잇감이 아니에요. 우리 씨앗에 손대면 이웃사람 삶이 흔들려요

81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과 노래를 쓴다. 숲을 품은 시골에서 산다. 살림을 짓는 하루를 가꾼다.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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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거북은 어디로 가야 할까? - 기후 위기와 지리 발견의 첫걸음 5
최재희 지음 / 창비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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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숲책 / 환경책 읽기 2026.6.28.

책으로 삶읽기 1144


《바다거북은 어디로 가야 할까》

 최재희

 창비

 2023.6.30.



《바다거북은 어디로 가야 할까》(최재희, 창비, 2023)를 읽었다. 바다거북은 보금자리로 가고, 푸른별 어디에서나 느긋하게 살아야 할 테지. 우리는 으레 숲짐승과 바다짐승이 사람 탓에 얼마나 고달프게 시달리다가 죽어가는지 보기를 들면서 ‘남탓’을 한다. 푸른길을 다루는 책을 보노라면, ‘나부터 바꾼다’고 밝히는 줄거리는 아주 없다시피 하다. ‘빛살(에너지)’을 마구 써대면서 쓰레기를 내놓는 큰나라, 으레 미국을 손꼽아 나무란다. 그런데 2023해에 나온 바를 보면, 이미 우리나라는 ‘온누리 찬바람 살림새(전세계 에어컨 보급률)’가 98%를 넘는다. 일본과 미국조차 저리 가라 할 만한 모습이다. 그리 크지 않은 이 나라에 까만길(아스팔트 포장도로)이 엄청나게 넓고 많으며 아직도 새로 깔려고 한다. 하늘나루마저 더 때려지으려 한다.


우리는 제대로 물어보아야 한다. “바다거북은 어디로 가야 할까?”가 아닌, “나부터 어떻게 살아야 할까?” 하고 물어볼 노릇이다. 이러면서 다시 말해야지. “나부터 무엇을 바꾸는 하루로 살까?”처럼.


나무 한 그루나 바다꽃바위(산호초) 한 자락을 ‘돈(경제적 가치)’으로 따지지 말자. 꽃 한 송이와 풀 한 포기는 돈으로 어림할 수조차 없다. 바람 한 줄기와 햇볕 한 조각을 어떻게 돈으로만 여기는가? ‘곁배움책(초중고등학교 참고도서)’으로 꾸며서 겉훑는 말만 채우는 일은 이제 멈춰야지 싶다. 찬바람(에어컨) 없이, 달구지(자가용) 없이, 잿더미(아파트)에서 안 살면서, 손수 나무를 심고 나비를 반기고 새랑 노래하는 하루를 살아가는 ‘참빛’을 어린이 곁에 서서 들려줄 때라야 비로소 ‘푸른책’이라 할 수 있다.


ㅍㄹㄴ


그레이트배리어리프는 높은 경제적 가치를 지닌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레이트배리어리프 재단의 보고서에 따르면 산호초 군락의 가치가 우리 돈으로 48조가 넘는다고 해요. 스쿠버다이빙을 포함한 관광, 이로 인한 직간접적인 고용효과 등이 막대한 경제적 이득을 가져다주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개발에 따른 경제적 가치보다 보존에 따른 환경적 가치를 우선하자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72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과 노래를 쓴다. 숲을 품은 시골에서 산다. 살림을 짓는 하루를 가꾼다.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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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에 대한 예의가 필요해 - 냅킨에 쓱쓱 그린 동물을 대하는 인간의 태도에 대하여 동물권리선언 시리즈 16
박현주 지음 / 책공장더불어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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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숲책 / 환경책 읽기 2026.6.23.

숲책 읽기 248


《동물에 대한 예의가 필요해》

 박현주

 책공장더불어

 2021.10.4.



  따뜻한 사람은 어느 곳에서만 따뜻하지 않습니다. 모든 곳에서 스스로 따뜻하게 피어나기에 따뜻한 사람이라고 이릅니다. 차가운 사람은 어느 곳에서만 차갑지 않습니다. 모든 곳에서 스스로 차갑게 식기에 차가운 사람이라고 가리킵니다.


  꿈꾸는 사람은 한 가지만 꿈으로 그리지 않습니다. 모든 하루를 꿈으로 그리면서 온누리 누구나 꿈씨를 품기를 바라기에 꿈꾸는 사람이라고 합니다. 꿈잊은 사람은 꿈만 잊지 않습니다. 삶을 잊기에 꿈을 잊고, 사랑을 잊기에 꿈을 잊으며, 숲을 잊으니 꿈을 잊게 마련입니다.


  《동물에 대한 예의가 필요해》를 읽는 동안 누가 짐승한테 따뜻하거나 차가우려나 하고 돌아봅니다. 우리는 짐승한테만 따뜻하지 않습니다. 사람 사이에서 따뜻한 사람이 짐승한테도 따뜻하고, 마을과 보금자리를 따뜻하게 돌보는 사람이 짐승 곁에서 따뜻합니다. 풀 한 포기한테 따뜻하기에 사람과 짐승한테 따뜻합니다. 새 한 마리한테 따뜻하기에 사람도 짐승도 따뜻하게 마주합니다.


  굴레는 언제나 굴레입니다. 밭은 언제나 밭입니다. 별은 언제나 별이고, 나무는 언제나 나무입니다. 우리가 먹는 모든 밥은 ‘이웃숨결’입니다. 이웃숨결을 우리 몸으로 녹여서 새롭게 빛납니다. 가두리에 몰아넣은 숨결을 먹으면, 우리 스스로 갇힐 수 있습니다. 너른숲을 품은 숨결을 먹기에, 우리 스스로 너른숲으로 빛날 수 있어요.


  스스로 따뜻하게 오늘을 돌아볼 노릇입니다. 내가 나부터 따뜻하게 돌볼 적에 둘레를 따뜻하게 품는 길을 열어요. 내가 나부터 차갑게 내몰 적에 둘레를 차갑게 내몹니다. 작은짐승을 괴롭히는 주먹은 고스란히 주먹꾼한테 돌아갑니다. 작은짐승을 보살피는 손길은 그대로 손빛을 타며 고루 퍼집니다. 그러니까 우리 스스로 사랑이라는 빛을 잊고 잃으면서 나부터 괴롭히고 크고작은 짐승을 괴롭히고 풀꽃나무를 모두 괴롭히는 넋뜬 굴레로 갑니다.


ㅍㄹㄴ


개는 쓰레기 봉투에 든 채 쓰레기장에 버려졌다. 15살, 늙은 개였다. 9쪽


주인은 툭하면 때리고 집어던졌다. 개는 멍이 든 채 집을 나왔다. 법적으로 반려동물은 인간의 소유물이다. 18쪽


명절이나 휴가철에 버려지는 동물들. 좋은 날 반려동물을 버리는 이유가 뭘까? 81쪽


2010년 이후 우리나라에서 전염병으로 살처분된 가축의 수가 1억 마리를 넘었다. 149쪽


+


《동물에 대한 예의가 필요해》(박현주, 책공장더불어, 2021)


펫숍은 개를 버리는 사람들에게 돌봐주겠다고 보호비를 받은 후 방치했다

→ 귀염가게는 개를 버리는 사람들한테 돌봐주겠다고 돈을 받고서 팽개쳤다

→ 곁짐승집은 개를 버리는 사람들한테 돌봄삯을 받고서 내팽개쳤다

13쪽


공장식 축산(싸게 많이 팔기 위해 동물을 좁은 장소에서 밀집 사육하는 방식)으로 길러지는 암컷 돼지는

→ 가두리에서 기르는 암컷 돼지는

→ 가두리밭에서 기르는 암퇘지는

→ 좁게 가둬서 기르는 암퇘지는

→ 좁게 갇혀서 자라는 암퇘지는

136쪽


매년 여름이면 공장 같은 공간에 갇힌 농장동물은 폭염으로 수없이 죽는다

→ 여름마다 뚝딱터 같은 곳에 갇힌 짐승은 무더위로 숱하게 죽는다

→ 여름마다 가두리짐승은 불볕더위 탓에 떼죽음이다

138쪽


공기가 제대로 통하지 않는 좁은 밀폐 공간에 갇혀 있기 때문이다

→ 바람이 제대로 들지 않는 곳에 갇혔기 때문이다

→ 바람이 제대로 안 드는 가두리에 있기 때문이다

138쪽


조류독감이 발생하면 많은 닭, 오리가 땅에 묻힌다

→ 새앓이가 나면 숱한 닭과 오리가 파묻힌다

→ 새몸살이 생기면 숱한 닭과 오리를 파묻는다

150쪽


보호소의 시간은 느리게 가

→ 보금터 하루는 느리게 가

→ 돌봄터는 하루가 느려

173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과 노래를 쓴다. 숲을 품은 시골에서 산다. 살림을 짓는 하루를 가꾼다.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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