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현상학 강독 1 정신현상학 강독 1
게오르그 빌헬름 프리드리히 헤겔.전대호 지음, 전대호 옮김 / 글항아리 / 2019년 4월
평점 :
절판


"모든 것이 걸린 관건은 진실을 실체로서뿐만 아니라 또한 마찬가지로 주체로서 파악하고 표현하는 것이다."(서문 17번 문단)... 저는 <정신현상학> 서문이 헤겔 철학 전체의 알파요 오메가이며, 바로 이 문장이 <정신현상학> 서문의 알파요 오메가라고 단언하겠습니다. _ 전대호, <정신현상학 강독 1> , p250

전대호의 <정신현상학 강독 1>은 헤겔(Georg Wilhelm Friedrich Hegel, 1770~1831)의 <정신현상학 Phanomenologie des Geistes>의 본문과 이에 대한 해설을 함께 소개한다. 저자는 결코 친절하다 볼 수 없는 헤겔의 <정신현상학>에 대해 자신의 관점과 기존 해석과의 차이점을 본문에서 설명한다. 또한, 헤겔 뿐 아니라 그에게 영향을 준 칸트(Immanuel Kant, 1724~1804), 요한 고틀리프 피히테(Johann Gottlieb Fichte, 1762~1814)와 셸링(프리드리히 빌헬름 요제프 폰 셸링(Friedrich Wilhelm Joseph von Schelling, 1775~1854)의 생애, 사상과 용어에 대해서도 소개하여 헤겔 철학의 앞뒤를 넓게 보여준다.

일상에서 의식은 일단 단박에 대상을 향해 뛰어나가서 대상을 의식하고, 뭔가 문제가 생겼을 때야 비로소 그 대상에 대한 자기 앎을 의식하고 점검하니까요... 핵심은 '의식'이 '대상'과 그 대상에 대한 자신의 '앎'을 양손에 쥘 수 있다는 점입니다. 한손엔 대상을. 또 한 손엔 앎을. _ 전대호, <정신현상학 강독 1> , p271

또한, 저자는 헤겔의 <정신현상학>을 설명하기 위해 다른 <대논리학> 등의 내용을 교차적으로 보여주면서 깊게 소개한다. <정신현상학> 3장까지 다룬 본문을 통해 저자는 정신의 고양 과정 전반을 보여준다. 의식이 대상을 바라보고, 대상을 통해 자신을 자각하며 이를 통해 서로 다른 '정 正' 과 '반 反'이 '정-반'으로 얽히며 확장되며 한 단계 높은 수준으로 나아가는 전개. <정신현상학 강독 1>은 분량상으로는 많지 않은 내용을 다루면서도, 내용상으로는 <정신현상학>의 적지 않은 부분을 담고 있는 번역-해설서라 여겨진다...

제가 아는 한, '변증법'의 진면목을 가장 잘 보여주는 문구는 "변증법적 운동 dialektische Bewegung" 입니다. 변증법이 뭐냐고 물으면, 진실의 운동이라고 대답하세요. 어쩌면 '운동'보다 '머물지 못함'이 더 나은 표현일 수 있겠습니다(p338)... 헤겔에게 '하려는 바와 하는 바의 불일치'는 딱한 사정이기는커녕 도리어 가장 아름다운 화음 쯤 됩니다. 이 화음이 안팎에서 울려 퍼지는 가운데 우리가 다 함께 비틀거리며 추는 춤이 변증법에 해당돼요. _ 전대호, <정신현상학 강독 1> , p339

'모든 것에 양면이 있다'고 말할 때 저는 악센트를 '양면'에 찍습니다... 제가 이해하기에 '변증법'이란 '다름이 함께 있음'이 표출되는 방식입니다. 제 악센트는 '맞선 둘의 얽힘'에 찍혔죠. _ 전대호, <정신현상학 강독 1> , p506

댓글(2) 먼댓글(0) 좋아요(3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레이스 2023-09-30 23: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떤 책은 해설이 더 어렵기도 하던데, 이 책! 궁금하네요

겨울호랑이 2023-10-01 08:26   좋아요 1 | URL
원래 글항아리에서 <정신형상학 강독>을 5권까지 기획했으나, 이후 계획이 바뀌어 새물결에서 2권까지 나와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다른 입문서와는 다르게 본문 중에 헤겔의 원서 내용도 함께 소개하고 있어 자리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다는 점과 친절한 해설이 인상깊은 책이라 여겨집니다 ^^:)
 

대의기구가 어려움에 빠질 때 국민이 나서서 대신 싸워주지 않으면 그 제도는 제대로 존립할 수 없다. 이런 일의 중요성을 깊이 인식하지 못하면 대의기구는 도대체 설 자리가 없어진다. 일이 이렇게 되면, 정부의 우두머리나 기습적으로 폭력을 동원할 수 있는 정당 지도자 누구라도 절대 권력을 쟁취하기 위해 순간적인 모험을 감행할 경우, 대의기구는 대개 당장 전복되고 말 것이다.

대의정부를 운용할 만한 수준에 오른 사회라면 어디서든 시민이 일정 수준의 양심과 사심 없는 공공 정신을 갖추었다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대중이 자신들의 계급 이익이 마치 정의와 일반 이익의 화신인 것처럼 착각하지 않을 만큼 지적 분별력을 기대한다는 것은 터무니없는 일이다.

일반적으로 볼 때, 현대 사회에서 대의정부는 점점 평범한 사람들에 의해 움직인다. 선거권이 확대되면서 이런 경향은 더욱 굳어진다. 그 결과 한 공동체 안에서 지적 수준이 최고에 한참 못 미치는 부류의 사람들이 주요 결정권을 행사하는 일이 많다. 그러나 최상의 지성과 인품을 가진 사람이 수적으로는 어쩔 수 없이 밀린다 하더라도, 그가 발언권을 가질 수 있느냐 여부에 따라 상황은 크게 달라진다.

대의기구 속에 한 나라의 일류 지성 중 몇 사람만이라도 포진할 수 있다면, 나머지는 그저 그렇고 그런 사람들로만 채워진다 하더라도, 그리고 비록 그들이 여러 측면에서 대중의 일반적인 생각이나 감정과 다르다는 것이 알려져 있다 하더라도 이들 앞서가는 지도급 인사들이 전체 심의 과정에서 확실히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부족한 점을 개인대표제가 보완해줄 수 있다. 현대 사회의 틀 속에서 가장 완벽하게 기능할 수 있는 것이다. 민주적 다수의 본능에 맞서 부족한 것을 보완하고 잘못된 것을 고치려면 지성을 갖춘 소수밖에 의지할 데가 없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3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아나키에서 유토피아로
로버트 노직 지음 / 문학과지성사 / 1997년 6월
24,000원 → 21,600원(10%할인) / 마일리지 1,200원(5% 적립)
양탄자배송
내일 아침 7시 출근전 배송
2023년 09월 20일에 저장

무엇이 가치 있는 삶인가- 소크라테스의 마지막 질문
로버트 노직 지음, 김한영 옮김 / 김영사 / 2014년 7월
18,000원 → 16,200원(10%할인) / 마일리지 900원(5% 적립)
양탄자배송
내일 아침 7시 출근전 배송
2023년 09월 20일에 저장

로버트 노직, 무정부.국가.유토피아
장동익 지음 / 커뮤니케이션북스 / 2017년 10월
12,000원 → 12,000원(0%할인) / 마일리지 360원(3% 적립)
양탄자배송
내일 아침 7시 출근전 배송
2023년 09월 20일에 저장



3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아나키에서 유토피아로 우리 시대의 고전 3
로버트 노직 지음 / 문학과지성사 / 1997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최소국가 最小國家는 정당화될 수 있는 국가로서는 가장 포괄적인 국가이다. 이보다 더 포괄적인 국가는 개인들의 권리를 침해한다. _ 로버트 노직, <아나키에서 유토피아로>, p191 


 로버트 노직 (Robert Nozick, 1938~2002)의 <아나키에서 유토피아로 Anarchy, State and Utopia>의 내용을 한 줄로 요약한다면 윗 문장으로 대체할 수 있을 것이며, 그 이유는 다음으로 정리된다. 이를 제외한 <아나키에서 유토피아로>의 모든 내용을 아래에 대한 일련의 증명과정이다.


 최소 국가는 우리를 불가침 不可侵의 개인들로 취급한다. 즉 우리는 이 국가 안에서 도구나 수단이나 자원으로 타인에 의해 어떤 방법으로도 이용될 수 없다. 최소 국가는 우리를 존엄성을 가진 개인적 권리들의 소유자인 인격으로 취급한다. 우리의 권리들을 존중함으로써 우리를 존중하는 최소 국가는, 우리에게 허락하여 개인적으로나 또는 우리가 선택하는 사람들과 함께 우리가 할 수 있는 한 우리의 삶을 선택하고 우리의 목표와 스스로가 바라는 이상적 인간상을 실현하게 허락한다. 그리고 우리는 이 실현 과정에서 우리와 동일한 존엄성을 지닌 다른 개인들의 자발적인 협동의 도움을 받는다. _ 로버트 노직, <아나키에서 유토피아로>, p408


 <아나키에서 유토피아로>는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뉘는데, 번역본의 제목보다 영문 제목인 <Anarchy, State and Utopia>가 책의 내용을 잘 보여준다. 먼저 노직은 자연상태에서 국가로의 이행에 대해 말한다. 그는 존 로크(John Locke, 1632~1704)가 말한 자연 상태에서 완전한 자유를 누리는 개인들이지만, 자연 상태에서 갖는 불편한 점들이 그들로 하여금 스스로를 보호하는 단체를 결성하게 만들었고, 국가는 이러한 단체들의 연장선상에서 이해된다. 


 자연의 상태에 있어서 상호 이해된 자연법은 매번의 우발적인 사태에 적합한 방책을 마련해 주지 못하며, 자신의 사건에 재판관이 될 때 사람들은 항상 미심한 점에 있어 자신에게 유리하게 해석하며 자신은 옳다고 가정한다. 그들은 자신들이 당한 해나 손해의 양을 과대 평가할 것이며 격정은 그들로 하여금 가해자를 과도하게 징벌하려고 시도하고, 지나친 보상을 징수하려 시도하게끔 유도할 것이다. 이와 같이 해서 한 개인의 권리들의 사적 私的이고 개인적인 집행은 분쟁에로, 끝없는 복수 행위와 보상 징수 행위의 연속에로 이끈다. _ 로버트 노직, <아나키에서 유토피아로>, p32


  노직의 정치철학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개인이다. 즉, 존재하는 것은 서로 독립적인 삶을 영위하는 서로 다른 개인들이며, 누구나 타인을 위해 희생되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전제되기에 국가의 개입 또한 최소한이 되어야 한다. 개인들이 자유를 최대한 누리되 결코 불편함을 느끼지 않을 정도의 개입만이 허용되는 국가. 노직에게  최선의 국가는 최소 국가로 그들은 마치 자유 시장 自由市場에서 독점권을 가진 협회와 같은 존재다.


 최소 국가는 독점의 부당한 행사가 아니다. 사실상의 독점이 보이지 않는 손이라는 과정을 통해, 그리고 도덕적으로 용인될 수 있는 방법에 의해 발생하며, 이 발생 과정에서 누구의 권리도 침해되지도 않으며, 타인이 소유하지 않은 어떤 특권이 주장되지도 않는다. 사실상의 독점권을 소유한 보호 대행 업소가 자신의 고객들로 하여금, 자신이 정의의 사적 집행 절차를 금지한 대가로, 자립인들의 보호를 위해 지불하라 요구하는 것은 전혀 비 非도덕적이 아니라, 오히려 보상의 원리에 의해 도덕적으로 요청되는 것이다.  _ 로버트 노직, <아나키에서 유토피아로>, p149


 그렇지만, 이렇게 합의된 국가 State는 이데아 Idea에 불과하다. 다양한 조건들이 존재하는 현실 상황에서는 수많은 제도들이 다양한 형태로 존재가 가능하기에, 최소 국가의 모습은 여러 가지 형태로 구현된다. 토마스 모어(Sir Thomas More, 1478~1535)가 <유토피아 Utopia>에서 쓰인 지명은 역설적이게도 '어느 곳에도 없는' 의미지만, 노직에게 유토피아는 자유 방임의 골격에 의해 나타나는 수많은 정체 政體들이 최소 국가의 유토피아가 된다. 


 유토피아의 골격 운용은 자유주의적 비전에서 발견되는 장점들은 많이 갖고 있으나 그의 단점들은 별로 갖고 있지 않다. 그 이유는 여러 공동체 중에서 선택할 자유가 주어지는 반면, 많은 특정의 공동체들은 내적으로는 자유주의적 입장에서는 정당화될 수 없는 많은 제한들을 가할 수 있다(p393)... 이 자유방임주의적 체계 내에서는 다음과 같은 상태가 결과될 수 있다. 즉 자본주의적 제도들이 허락되긴 하나 실제로 기능하는 것은 없을 수도 있으며, 또는 어떤 공동체들은 그들을 가지나 다른 것들은 그렇지 않고, 또는 일부의 공동체들은 그런 제도의 일부만을 갖는 상태가. _ 로버트 노직, <아나키에서 유토피아로>, p394


 노직은 <아나키에서 유토피아로>에서 개인의 자유가 보장되는 자연 상태에서 계약상태인 최소 국가로의 이행이 바람직한 형태이며, 개인의 자유가 보장된 상태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활동들이 마치 완전경쟁시장에서 수요와 공급에 의해 균형점을 찾을 수 있음을 확신한다. 모든 정책을 구매할 수 있는 상품으로 바라보고, 사적 소유권을 통해 파레토 최적(Pareto Optimal)에 이를 수 있다는 관점. 그것이 노직이 본문을 통해 주장하는 정치철학의 큰 골격이다.


 노직의 정치철학은 '로크적 단서'를 기본 전제로 한다. 이는 '타인의 처지를 악화시키지 않는 한' 이라는 전제에서 출발하는 것으로, 최소 국가 아래에서 재화의 자유로운 거래가 자원 배분을 최적화하는 파레토 최적 상태를 보장하는 것으로 본다. 여기에 분배적 정의는 개입할 여지가 없다. 오히려, 노직은 분배적 정의에 대해 국가의 불필요한 개입을 유발하는 부정적인 것으로 해석하는데 이는 명확하게  존 롤스(John Rawls, 1921~2002>의 <정의론 A Theory of Justice>의 내용과 대척점에 위치한다.


 유토피아에서는 한 종류의 공동체만이 존재하는 것도 아니며 한 종류의 삶만이 영위되는 것도 아니다. 유토피아는 유토피아들로, 즉 사람들이 서로 다른 제도 하에서 서로 다른 삶을 영위하면서 사는 많은 수의 서로 다르며 다양한 공동체들로 구성되어 있을 것이다. _ 로버트 노직, <아나키에서 유토피아로>, p384


 노직의 <아나키에서 유토피아로>에서 우리는 존 롤스에 대한 비판을 확인한다. 특히, 롤스의 '무지의 베일(the veil of ignorance)'과 차등의 원리(the difference principle)에 대한 노직의 비판은 매우 흥미로운 부분이지만, 이번 리뷰에서는 일단 넘기도록 하자. 대신, 롤스의 <정의론>의 리뷰에서 전체 내용을 정리하고, 노직과 롤스의 '정의'에 대한 내용을 별도로 정리한 페이퍼에서 이들의 논의를 다시 다루기로 계획하며 이번 리뷰를 갈무리한다... 


 롤즈가 차등의 원리 the difference principle라 부르는 이 두번째 원리에 따르면, 제도적 구조는 이 구조하에서 가장 불우한 집단이 살 만큼은 적어도 잘 살도록 그렇게 설계되어야 한다. 정의의 원리들을 진지하게 선택함에 있어 원초적 입장에 있는 사람들이 최소극대 最小極大의 정책 minimax policy을 따른다면, 롤즈는 논하길 사람들은 차등의 원리를 선택하리라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왜 원초적 입장에서 사람들이 개인들보다는 집단에 초점을 맞추는 원리를 선택할 것인가를 물어야 한다. 최소극대 원리의 적용은 원초적 상황에서의 각 사람들로 하여금가장 불우한 개인의 처지를 극대화함을 선택하게 하지 않을까? _ 로버트 노직, <아나키에서 유토피아로>, p240


 소유 권리적 정의관에의 합의를 배제함에 있어 가장 두드러진 특성인 바, 무지 無知의 베일의 기저에 깔려 있는 근본적인 생각은, 롤즈에 따르면 일부의 사람들이 원리들을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재단함을 즉 그의 특정 상황에 유리하게 원리들을 설계함을 막자는 것이다. 그러나 무지의 베일은 단지 이 역할만을 행하는 것이 아니다. 이는 도덕성의 어떤 형식적 조건들을 반영하는 상황에서 결정하도록 제약되어 있는, 무지하며 무도덕적인 nonmoral 개인들의 합리적인 계산에 소유 권리적 고려 사항들의 그림자조차 개입치 못하게 한다... (하지만) 원초적 입장에 선 사람들의 상황의 구조엔 소유 권리적 원리들이 희마하게 나마 비추어져 있지 않으므로 이 원리들이 선택될 여지란 전혀 없다. _ 로버트 노직, <아나키에서 유토피아로>, p255

개인들의 권리들은 매우 강력하며 폭넓은 것이므로, 국가나 그의 관료들이 있다면 무엇을 할 권리가 있는가의 문제를 제기한다. 권리를 가진 자가 개인들이라면 국가에는 얼마의 여지가 남는가?... 국가에 관한 주된 우리의 결론들은 첫째, 강압, 절도, 사기로부터의 보호, 계약 집행 등등이라는 좁은 기능들에 제한된 최소 국가 minimal state는 정당화되며, 둘째, 그 이상의 포괄적 국가는 특정의 것들을 하도록 강제되지 않을 개인의 권리를 침해할 것이고, 셋째 최소 국가는 옳을 뿐 아니라 영감 고취적이다. 이 결론들의 두 주목할 만한 함축은 일부 시민들로 하여 다른 사람들을 돕게 할 목적으로 또는 국가가 시민들 자신의 선(善)과 보호를 위해 특정 행위를 금지할 의도로 강제적인 수단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 P11

우리의 삶보다 타인의 삶을 도덕적으로 보다 중요한 것으로 간주하여, 보다 큰 전반적인 사회적 선(善)을 도모하려 할 수 없다. 우리 중 일부가 타인들을 위해 희생되는 것은 여하한 경우에도 정당화되지 않는다. 이 근원적인 생각, 즉 존재하는 것은 서로 독립적인 삶을 영위하는 서로 다른 개인들이며, 누구나 타인을 위해 희생되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은 도덕적 측면 제약 사항들의 기초를 이루며 타인에 대한 공격을 금지하는 자유주의적 측면 제약 사항에 귀결된다. - P57

오직 하나의 업소만이 타인들이 그들의 믿을 만하지 못한 정의 집행 절차를 사용치 못하게 금지할 권리를 행사할 때, 이 행사는 그 업소를 사실상의 국가로 만든다. 이런 금지에 대한 우리의 논거는 무지, 불확실성, 그리고 사람들에 대한 지식의 결여에 의존한다(p180)... 나는 이 책에서 선의 善意를 가진 모든 사람들이 수락할 만큼 명백하며, 특정 상황에 명확산 지침을 제공할 만큼 정확하고, 모든 사람들이 이것이 지시하는 바를 실현할 만큼 명료하며, 실제로 발생하는 모든 문제들을 커버할 만큼 완전한 일련의 원리들이 존재한다는 공통된 가정에 물음을 제기하지 않고 논의를 전개해왔다. - P181

분배적 정의에 관한 전형적 원리들은 재분배 행위를 필연적이게 한다. 자유롭게 성립된 소유물의 어느 실제적 집합도 일정의 주어진 정형에 맞아들어갈 가능성은 적다. 소유 권리론의 시점에서 볼 때 재분배는, 실제 개인들의 권리의 침해를 포함하므로, 정말로 심각한 문제이다. - P214

경제적 이익 집단의 자신들을 위한 국가의 비합법적인 사용은, 일부의 사람들을 희생하여 다른 사람들을 부유케 하는, 국가의 선재 先在하는 비합법적 권력에 기초한다. 경제적 이익을 차별적으로 부여하는 그 비합법적인 권력을 제거하면, 정치적 영향력을 얻으려는 동기를 완전히 제거하거나 대폭적으로 줄일 수 있다. - P337


댓글(2) 먼댓글(0) 좋아요(3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베텔게우스 2023-09-21 00: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분배적 정의에 대한 노직과 롤스, 싱어의 입장 비교는, 수능 사회탐구 영역 생활과 윤리에서 소위 킬러 문항으로 자주 출제되는 주제이죠.. 우리나라 고등학생들이 참으로 노고가 많습니다. ㅎㅎ

겨울호랑이 2023-09-21 07:56   좋아요 1 | URL
그렇군요. 베텔게우스님 말씀을 듣고 보니 요즘 고등학생들 할 일이 정말 많네요. 예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것을 습득해야 하니 수준이 높아지는 만큼 어려움도 크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만물의 본성에 관하여』에서 인간 중심적인 세계관은 자연의 법칙이 차지하는 무게와 모든 것을 순응케 하는 물리적 법칙에 의해 바깥으로 밀려난다. 루크레티우스 시학의 기초를 이루는 가장 중요한 용어는 ‘이성ratio’이다.

루크레티우스가 말하는 조합concursus, 움직임motus, 질서ordo, 위치positura, 형태figura는 각각 문법적인 조합과 어형 변화, 문장의 양식, 말들의 위치, 문법적 형태에 상응한다. 이러한 요인들은 원자와 물질의 구조에 적용되면서 ‘말의 요소들elementa vocis’과 ‘세계의 요소들elementa mundi’ 간의 조응과 결속력을 결정짓는다. 따라서 루크레티우스의 경우 시는 우주의 문법적인 실현이었다고 볼 수 있다.

철학과 수사학의 차이를 분명히 인정하면서도 키케로는 실용적인 측면에서, 그가 가장 이상적인 철학자로 보았던 플라톤의 경우처럼, 웅변가와 철학자가 하나가 될 필요가 있다고 확신했다.

가족 구성원인 자식들에 대해 가부가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이 중에 하나가 배우자를 선택할 수 있는 권한이었다)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징벌 권한이었다. 극단적인 경우에 가부는 자식들의 생사까지도 결정할 수 있었다.

재산의 축적 불가능성과 빚, 스스로의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같은 것들이 어쨌든 아들들로 하여금 부친 살해를 저지르도록 부추기는 요인들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