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자는 정도(正道)에서 잠시라도 떨어져서는 안 되고 반걸음도 놓쳐서는 안 됩니다. 소명태자의 어질고 효성스러움과 무제(武帝)의 자애로움을 가지고서도 한 번 미워하고 의심하는 흔적에 물들자 자신은 걱정하며 죽고 그 죄는 후손에게 미쳤는데, 길한 것을 찾다가 흉한 것을 얻고 씻어낼 수 없으니 경계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이 때문에 허황된 인사와 기이하고 사악한 술수를 군자는 멀리합니다."

백관이 올리는 업무가 태자 앞에 쌓이고 맡겨지면 태자는 잘못된 것을 분별하였고, 가을철의 터럭 같은 것이라도 반드시 가렸으나 다만 명령하여 개정하게 하였으며 조사하여 탄핵을 덧붙이지 않았으며, 송사를 평등하게 결단하여 대부분 온전히 방면하였고 너그럽게 용서하여 무리를 화합시켰으며, 기뻐하고 화를 내는 것을 안색에 드러내지 않았다.

책을 읽고 문장을 짓기를 좋아하였고 훌륭한 인재를 끌어들여 가까이하고 상을 주고 아끼는데 싫증내는 일이 없었고, 궁궐을 나간 지 20여 년동안에 소리와 음악을 기르지 않았다. 장마와 폭설 때마다 좌우에 있는 사람들을 보내어 민간 마을을 두루 돌게 하였고 가난한 사람을 살펴서 구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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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를 나누어서 하교(河橋)를 지키고 군대를 돌이켜서 경사를 향하여 그들이 생각하지 못한 곳으로 나가면 혹시 공을 이룰 수도 있게 하는 것만 못합니다. 설령 하고자 하는 것을 얻지 못하더라도 역시 남은 힘이 있음을 보여주기에 충분하고 천하의 사람들로 하여금 나의 강함을 두렵게 하여 감히 반란을 일으키고 흩어지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 P33

성격이 질투와 시기가 많아서 다른 사람이 자기 앞에 있기를 바라지 않고 매번 혼자 황제와 모의하며 신하들 가운데 계책을 바치는 사람이 있으면 원휘는 번번이 황제에게 권하여 받아들이지 못하게 하면서 또 말하였다.
"하찮은 도적을 어찌 평정하지 못할까 염려하십니까!"
또 재화(財貨)를 아껴서 포상으로 하사하는 것은 모두 얇고 적었으며, 혹시 많으면 도중에 덜었고 혹시 주었다가도 다시 뒤에 돌려받으니, 그러므로 단지 소비만 있었지 은혜를 베푼 것이 사람을 감동시키지 못하였다. - P15

장사 모용소종(慕容紹宗)이 간하였다.
"안 됩니다. 바야흐로 지금은 사방이 흩어지고 요동치며 사람들은 다른 소망을 품고 있으며, 고공(高公, 고환)의 큰 재주가 세상을 덮는데, 다시 밖에서 큰 군사를 장악하도록 한다면, 비유컨대 교룡(蛟龍)에게 구름과 비를 빌려주는 것과 같아서 장차 통제할 수 없습니다." - P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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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릇 군사를 사용한다는 것은 어찌 일찍이 흩어졌다가 다시 합하며 상처가 나으면 다시 싸우지 않는 것이겠습니까? 하물며 지금은 아직 손실된 것이 없는데 어찌 하나의 일이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하여서 여러 모의를 하여 갑자기 폐하십니까!

지금 동전은 단지 오수(五銖)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으나 이수(二銖)의 실속도 없으며 그것을 물 위에 놓으면 거의 가라앉지 않으려고 합니다. 이것은 마침내 따라하는 것이 물들어 가는데, 법으로 막는 것이 절실하지 않고 조정에서는 이를 놓친 것이니, 저들이 다시 무슨 죄이겠습니까! 의당 큰 동전으로 다시 주조하고 글자로는 연호를 싣고 그 처음을 기록하면 곧 한 근으로 만드는 것이 70전에 그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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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조해두고 싶은 또 다른 논점은 전 세계 금융자산의 상당 부분이 이미 여러 곳의 조세피난처(tax haven)에 은닉되어 있으며, 이런 사실이 전 세계 자산의 지리적 분포를 분석하는 우리의 능력을 제한한다는 점이다. 오직 공식적인 통계자료만을 근거로 파악하건데, 부유한 국가들의 순자산 포지션 수준은 세계의 나머지 나라들과 비교해 마이너스인 것으로 보인다.(p555)... 가브리엘 주크먼이 계산한 추정치에 따르면 은닉 자산의 총액은 전 세계 GDP의 약 10퍼센트에 달한다.... 현재의 모든 증거 자료에 따르면 조세피난처에 은닉된 대부분의 금융자산(최소한 4분의 3)은 부유한 국가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것이다. _ 토마 피게티, <21세기 자본>, p558


  토마 피게티(Thomas Piketty, 1971 ~ )는 <21세기 자본 Capital in the Twenty-First Century>에서 전세계적인 부의 불균형을 완화시키기 위한 방편 중 하나로 '글로벌 자본세 Global tax on wealth'를 제안한다. 이는 매우 높은 수준의 국제적 금융 투명성을 기반으로 누진적인 세계적인 자본세를 말하는 것으로, 이러한 제안이 나온 배경에는 조세 피난처로 빠져나간 은닉 자금이 있다. 피게티는 2014년 <21세기 자본>에서는 전세계 GDP의 10%에 달하는 조세회피처의 은닉 자금 등과 같은 불평등을 낳는 자산 불평등의 문제를 지적하고, 2019년 <자본과 이데올로기 Capital et ideologie>에서는 이러한 자산 불평등의 역사적 기원을 찾아간다. 

 

 이론상 일국의 국제수지는 금융 흐름을, 특히 자본소득(배당금, 이자, 각종 이윤)의 유출과 유입을 측정할 수 있게 한다. 원칙적으로 유입과 유출의 총량은 매년 세계적 차원에서 균형을 이뤄야 할 것이다. 이러한 통계 작업의 복잡함은 물론 소소한 편차들을 초래할 수 있지만, 이는 쌍방향으로 진행되어 시간이 흐르면서 균형을 이루게 된다. 그런데 1980 ~ 1990년부터는 자본소득의 유출이 유입을 초과하는 체계적 경향이 존재한다. 이러한 비정상을 통해 추산할 수 있게 되는 다른 나라들에 신고하지 않고 조세피난처에 보유한 금융자산이 2010년대 초에는 세계 금융자산 전체의 거의 10%에 달했다는 점이다. 게다가 모든 것이 그때부터 계속 증가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_ 토마 피게티, <자본과 이데올로기> , p566/1134


 조세 회피처에 숨겨진 자산은 전세계 평균 GDO의 10%로 추산되지만, 지역별로 이 비율은 큰 차이를 보인다. 미국 금융자산의 약 4%, 유럽의 10%, 러시아의 약 50%가 케이맨 군도(Cayman Islands) 등조세피난처에 은닉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조세 피난처 문제가 선진국 뿐 아니라 아프리카의 개발도상국에게는 특히 심각한 문제임을 알려준다. 그리고, 우리 역시 예외는 아니다.


 최근 뉴스타파에서는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의 주관으로 탐사보도 <판도라 페이퍼스 : 조세도피처로 간 한국인들 2021>를 내놓았다. 삼성그룹 회장 이재용, SM 엔터테이먼트 이수만, 전두환 씨 동생 전경환, 전 태광실업 회장 박연차 등이 페이퍼 컴퍼니를 세우고 자금을 운영한 정황이 발견되었다는 것이 주요 내용으로 전체 규모를 알기 어렵지만, 우리나라의 적지 않은 돈 역시 해외로 빼돌려지고 있음을 보도를 통해 실감하게 된다. 거칠게 계산했을 때, 2020년 우리나라 GDP가 1조6천240억 달러임을 생각해본다면, 평균 은닉률 10%로 계산했을 때 1,624억 달러의 돈이 국가 계정에서 빠져나갔을지도 모른다는 추정을 하게 된다. 그렇지만, 이에 대한 보도를 언론에서 찾기 힘들다. 대신 이에 비하면 푼돈(?)에 불과한 '대장동 투기 의혹'만 과대포장되어 모든 언론에 보도되는 현실 속에서 '불평등이 이데올로기적'이라는 피게티의 말을 더욱 실감하게 된다...


 불평등은 경제적인 것도 기술공학적인 것도 아니다. 오히려 이데올로기적이고 정치적인 것이다. 이것이 분명 이 책에 제시된 역사 연구의 뚜렷한 결론이다. 달리 말해 시장과 경쟁, 이윤과 임금, 자본과 부채, 숙련노동자와 비숙련노동자, 내국인과 외국인, 조세피난처와 경쟁력, 이런 것은 그 자체로는 존재하지 못한다. 이런 것들은, 사람들이 배치하고자 선택한 법, 조세, 제정, 교육, 정치 관련 체계와 사람들이 스스로 속하고자 하는 범주들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사회역사적 구성물이다. _ 토마 피게티, <자본과 이데올로기> , p18/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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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위의 무제(武帝)가 한수(韓遂)·마초(馬超)와 더불어 동관(潼關, 섬서성 동관현)을 점거하고 막았는데, 한수·마초의 재능은 위 무제의 적수가 아니었지만 그러나 승부는 오랫동안 결정되지 않았으니, 험한 요새를 누르고 있었던 까닭입니다."

"제왕은 번갈아 가며 일어나서 성하고 쇠하는 것이 변하지 아니하는 것은 아니다. 지금 사방이 와해하여서 장군이 소매를 떨치며 일어나 향하는 곳의 앞에는 걸릴 것이 없으니, 이는 바로 하늘의 뜻이지 사람의 힘으로 된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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