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피부, 하얀 가면 문학동네 인문 라이브러리 8
프란츠 파농 지음, 노서경 옮김 / 문학동네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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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츠 파농(Frantz Fanon, 1925 ~ 1961)의 <검은 피부, 하얀 가면 Peau noire, masques blancs>은 흑인과 백인으로 대표되는 제국의 주변부와 중심부 문제를 다루고 있다. 이를 단순히 인종(人種)문제로 생각하면 우리와 큰 관련이 없는 문제처럼 생각되지만, 조금만 생각을 바꿔보자. 제국주의 시대에 같은 유색인종인 일본에게 식민지 생활을 한 우리에게 검은 피부를 가지고 백인이 되고 싶어하는 이들은 황국신민(皇國臣民)이 되기를 열망했던 이들로 치환될 수 있다. 이후 <검은 피부, 하얀 가면>을 읽을 때 우리에게 이 책에서 다루는 문제는 보다 현실감있게 다가온다...


 사람은 우주의 조화에 전율하는 하나의 긍정이다. 뿌리째 뽑히고 낱낱이 흩어져 당황스러운 인간, 공들인 진실들이 하나씩 해체되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는 처지의 인간은 자기 안에 공존하는 이율배반을 이 세상에 투사하기를 그쳐야 한다. 흑인은 검은 사람이다; 곧 일련의 정서 착란으로 우주 한복판에 박혀버렸는데 그는 거기서 나와야만 한다. 우리는 유색인이 자신으로부터 해방되는 것, 그것만 목표로 할 뿐이다.(p8) <검은 피부, 하얀 가면> 中


 백인은 자신의 흰색에 갇혀 있다. 흑인은 자신의 검은색에. 이 이중 나르시시즘이 어디로 흐르고 어떤 동기를 불어넣는지, 우리는 그것을 확실히 짚을 것이다.(p10)  <검은 피부, 하얀 가면> 中

 열등 콤플렉스가 있다면 그것은 다음 이중의 과정에 따른 것이다. 우선 경제적인. 그다음으로 이 열등성의 내면화, 또는 그보다 더한 열등성의 전염에 의한.(p11)... 흑인은 두 차원 모두에서 투쟁을 수행해야 한다 : 그 두 가지는 역사적으로 상호작용하기 때문에 한쪽만의 해방은 어느 쪽에나 불완전하다. 가장 나쁜 오류는 기계적 종속을 믿는 것이다. 더군다나 사실 자체가 그와 같은 체계적 성향에 어긋난다.(p12)  <검은 피부, 하얀 가면> 中

 우리는 백인종과 흑인종의 대면이 심리-실존적 콤플렉스를 만들어냈다고 본다. 우리는 그것을 분석함으로써 마침내는 파과하고자 한다.(p13)  <검은 피부, 하얀 가면> 中

PS. 1940년대 창씨 개명 당시 이(李)씨의 경우 미야모토(宮本)으로 바꾼 사례가 있어 이를 제목의 부분으로 옮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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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o 2019-08-17 10: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 번역 괜찮았나요?? 다른 출판사에서 나온 같은 책에 비해 영 알아먹기 힘든 한국어였던 기억이 있는데, 소양이 한참 부족하던 시절의 좀 지난 기억이라.....

겨울호랑이 2019-08-17 10:39   좋아요 1 | URL
^^:) 저는 잘 읽었습니다만, 제가 워낙 번역의 수준에 대해 잘 알지 못해 뭐라 말씀드리기가 어렵네요. 제 한국어도 그다지 좋지 못해서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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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자기행동숙달의 역사와 발달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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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과 말 - 비고츠키, 심리학적 탐구 비고츠키 선집 1
비고츠키 지음, 배희철.김용호 옮김 / 살림터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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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고츠키는 <생각과 말>에서 어린이들의 생각과 말은 처음부터 일치된 것이 아니라, 사회 체계 안에서 어린이의 성장 과정을 통해 유기적으로 결합됨을 밝힌다. 비고츠키는 유아기 및 성장기에서 이루어지는 극적인 변화에 대해 사회 관계 측면에서 강조하면서, 교육에 있어서 주변 환경의 중요성을 우리에게 알린다. 돌아보면, 우리는 태어난 지 몇 년 안되는 짧은 기간 동안 아기가 겪는 신체적 변화에 대해서는 경이롭게 바라보지만, 그 후에 그들이 내적으로 겪는 신비로움에 대해서는 거의 인지하지 못한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리의 아이들이 가지는 생각과 말은 그들만의 문제가 아님은 비고츠키는 분명하게 지적하고 있다.  <생각과 말>은 교육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 알려주기에 교사들 뿐 아니라, 교육에 관심있는 모든 이들은 반드시 읽을 필요가 있다 여겨진다...


 생각과 말은 서로 다른 발생적 근원을 갖는다. 생각 발달과 말 발달은 다른 노선을 따라 발생하고 그리고 두 발달은 각각 독립적이다.(p194)... 특정한 계기까지 생각과 말은 서로 독립적으로, 다른 노선을 따라 발달한다. 특정한 지점에서 두 노선은 교차하고, 그 후에 생각은 말이 되고, 말은 지적인 것이 된다.(p205)



 변증법적 논리의 관점에서 보면 우리 실생활의 살아 있는 발화에서 발견되는 개념들은 진정한 의미에서의 개념이 아니다. 그들은 사실 사물의 일반적 표상들이다. 그러나 이러한 표상들이 복합체 또는 의사개념으로부터, 변증법적 의미에서, 개념으로의 이행적 단계라는 데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p337)



오직 체계안에서만 개념은 의식의 대상이 되고 오직 체계 안에서만 어린이들은 의지적 통제력을 획득한다. 자연발생설, 비의식 그리고 비체계성이 어린이 개념의 본질에 있는 동일한 것을 의미하는 세 개의 다른 낱말인 것과 같이, 의식과 체계성은 개념에 관한 한 완전히 호환된다.(p428)... 생각의 연관들은 지각, 기억 그리고 다른 모든 기능들의 연관들과 대단히 비슷하다. 모두 구조적 법칙에 종속되어 있다.(p534)


낱말의 뜻은 낱말로부터 떨어져 보존된다. 그러나 낱말이 뜻 없이 존재할 수 있다면 그와 똑같은 정도로 뜻 또한 낱말 없이 존재할 수 있다... 입말에서 낱말의 의미로부터 가장 유동적인 영역으로, 즉 전체로서의 뜻으로 움직인다. 반대로 뜻이 의미에 대해 가지는 우세성은 내적 말에서는 그 수학적 한계에 이르러 절대적 형태로 나타난다. 뜻이 의미에 대해 가지는 우세성, 문장이 낱말에 대해 가지는 우세성, 그리고 전체 맥락이 문장에 대해 가지는 우세성은 내적 말에서 예외가 아니라 한결같은 규칙이다.(p651) 


 각 연령기에 따라 발달이 관계의 특성을 변화시킬 뿐 아니라 또한 학습이 각 단계에서 완전히 특정한 조직, 즉 고유한 내용을 가지며, 학습과 발달 사이의 관계는 각 연령에 따라 특정하다.(p552)


PS. 비고츠키(Lev Semenovich Vygotsky, 1896 ~ 1934)를 알게 된 것은 유치원 선생님인 아내 덕분이다. 좋은 심리학자를 알게 되어 감사한 마음을 담아 잘 읽고 나중에 관련 내용을 알려달라는 요청에 대한 답으로 이번 리뷰를 마친다. 과제 제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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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임브리지 중국경제사
리처드 폰 글란 지음, 류형식 옮김 / 소와당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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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른 문명에 비해 경제적으로 상대적 열위에 있는 유럽 문명이 가난한 농민들을 도시로 집중시켜 저렴한 노동력을 활용하여 산업화를 이루어낸 것을 자본주의 발달의 대강이라면, 자급자족할 수 있었던 중국, 인도 문명을 이같은 기준에서 평가할 수 있을까. 

 마찬가지로 우리 역사에서 근대화의 씨앗을 발견할 수 있는가의 논의 역시 서구 중심주의 사관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서구 중심의 저자 관점에는 선뜻 동의하지 않지만, 풍부한 사료를 바탕으로 한 실증분석은 독자들에게 당대 중국경제에 대해 많은 것을 보여준다....


 근대 초기 유럽의 경제 성장은 단순히 시장 확대와 노동 전문화에 따른 스미스(Smithian) 성장이라기보다 오히려 슘페터식(Schumpeterian) 성장이었다. 시장이 완벽한 것이 아니라 불완전했고, 오히려 그 불완전성이 혁신과 경제 성장을 촉진했던 것이다.(p36)

 중국의 역사에서도 우리는 유럽에서와 마찬가지로 슘페터식 경제 성장을 확인할 수 있다. 세월이 흐르면서 경제도 발전했지만, 정부와 제도도 함께 발전했다. 국가의 재정 운용과 폭넓은 사회경제의 상호 작용은 시대 상황이나 이념의 방향에 따라 달라졌다. 슘페터식 관점에서 보자면, 당시 중국 왕조는 시의 적절하게 경제 성장을 이끌었다.(p37)

 왕조 시대 후기 신유학자들은 신고전학파 경제학자들과는 반대로 민간 경제에 국가가 개입하는 것을 혐오했다. 당시 중국의 통치자들은 신유학파의 입장을 받아들였다. 세금을 낮추고 국가의 역할을 최소화하는 이 같은 정책으로 스미스식 경제 활성화에는 도움이 되었지만, 전근대 유럽에서와 마찬가지로 국가의 사회 간접 자본 능력 축소가 결국 슘페터가 말한 잠재적 성장을 가로막았다.(p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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