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학은 논리학과 마찬가지로 이론적 부분과 실천적 부분으로 나뉜다. 이론 미학이 일반적 교설을 제시하는 것이라면, 실천 미학은 일반적 교설과 관련된 구체적 개별 사례를 보여준다. 이론 미학은 다시금 3개 분야로 나뉘는 바, 사물과 생각에 관한 ‘발상론 (heuristica)‘과 명확한 질서들을 제시하는 ‘방법론(methodologia)‘, 그리고 아름답게 생각되고 배열된 기호들을 다루는 ‘기호론(semiotica)‘이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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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슬 - 제주4·3의 끝나지 않은 이야기
김금숙, 오멸 원작 / 서해문집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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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제주 북서부 중산간에 위치한 '큰 넓궤'라는 동굴은 인근 마을 주민 120여명이 토벌을 피해 50~60일 동안 숨어 지냈던 곳이다. 그러나 결국 토벌대에 발각되었고 보초를 서던 마을 청년들의 도움으로 탈출하여 위기를 모면했지만 한라산 근처에서 대부분 붙잡히고 만다. 그들 대부분은 1948년 12월 24일 서귀포시 정방폭포에서 총살되어 바다에 버려졌다... 제주 4.3 당시 학살된 제주도민은 3만여 명 이상으로 추산된다.._ 오멸, <지슬> 中

어느 날 갑자기 내륙에서 건너온 진압군에 의해 살던 곳에서 쫒겨나 내륙에서 건너온 지슬(감자)를 먹으며 영문도 모르고 숨어지내다가 무고하게 숨져간 이들의 이야기를 그려낸 <지슬>은 수묵으로 그려진 그림만큼 어둡고 무거운 책이다.

제주 4.3 사건에서 무고한 많은 제주도민이 희생당한 것은 분명한 사실임에도, 사건 초기 남로당 제주도당의 개입 또한 사실이기에 사건의 성격에 대해 많은 논란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렇지만, 군인들이 지켜야 할 대상인 국민들을 대상으로 총칼을 휘두른 이 사건의 연장선상에서 5.18 민주화운동 당시 제주 북서부 중산간에 위치한 '큰 넓궤'라는 동굴은 인근 마을 주민 120여명이 토벌을 피해 50~60일 동안 숨어 지냈던 곳이다. 그러나 결국 토벌대에 발각되었고 보초를 서던 마을 청년들의 도움으로 탈출하여 위기를 모면했지만 한라산 근처에서 대부분 붙잡히고 만다. 그들 대부분은 1948년 12월 24일 서귀포시 정방폭포에서 총살되어 바다에 버려졌다... 제주 4.3 당시 학살된 제주도민은 3만여 명 이상으로 추산된다.._ 오멸, <지슬> 中

제주 4.3 사건에서 무고한 많은 제주도민이 희생당한 것은 분명한 사실임에도, 사건 초기 남로당 제주도당의 개입 또한 사실이기에 사건의 성격에 대해 많은 논란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렇지만, 군인들이 지켜야 할 대상인 국민들을 대상으로 총칼을 휘두른 이 사건의 연장선상에서 가깝게는 여수,순천사건에서의 민간인 희생, 조금 더 멀리는 5.18 민주화운동 당시 광주에서 이루어진 무자비한 진압을 떠올리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국군의 역사 속에서 독립군/광복군의 모습보다 간도특설대의 모습을 떠올리게 되는 것을 피하기 어렵다.폭도 하나를 잡기 위해 무고한 민간인 10명의 목숨을 희생하는 것보다 민간인 한 명을 살리기 위해 폭도 10명을 놓치더라도 감내하는 것이 진정한 국민의 군대가 아닐런지... 제주의 아름다운 명승지 중 무덤이 아닌 곳이 없게 만든 가슴아픈 4.3 사건을 <지슬>을 읽으며 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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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1-04-04 01:0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래전에 봤던 영화 <지슬>이 생각나서 먹먹하네요. 그러고 보니 어제가 4.3이었네요. 아무 생각없이 잊고 있었는데...
잊으면 안되는 것들을 이렇게 다시 되새길 수 있게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겨울호랑이 2021-04-04 07:43   좋아요 1 | URL
바람돌이님 말씀처럼 우리가 잊어서는 안 되는 몇몇 사건 중 하나가 4.3 사건이라 생각합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그러한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우리 모두 노력 해야겠지요... 감사합니다.
 

재산의 힘은 대단한 것이었다. 재산이 없으면 제아무리 걸쭉한 양반족보를 타고났더라도 양반의 위신이나 체통을 제대로 지킬 수가 없었다. 그러나 재산만 많으면 양반족보마저 사들이는 시절이 있었다. 그건 곧 재산은 사람값이고, 이 세상에서 돈으로 안 되는 일은 없다는 반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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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젤렉의 개념사 사전 3번 째 주제는 ‘제국주의‘다. 다소 거칠게 제국주의를 요약하자면 세계를 향한 팽창주의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끊임없는 팽창만 이루어진다면 어떤 사물도 안정되지 않는다. 행성이 항성 주위를 돌 때 작용하는 원심력과 구심력에 따라 안정적으로 원운동을 하듯, 제국에서도 권력의 팽창에 반대 급부로 경제적 이권은 제국의 중심으로 향하게 된다. 결국 제국주의는 경제와도 관련을 맺을 수 밖에 없을 것이며, 정치와 경제는 분리될 수 없는 양면이라는 또 다른 결론에 이른다.

한편, 제국주의에 대한 레닌이 내린 가장 간략한 정의는 ‘자본주의의 독점 단계‘라는 것으로, 공산주의에서 바라보는 ‘제국‘의 성격을 잘 드러낸다. 그렇지만, 제국주의에 대항하기 위해 ‘반-제국‘이라는 ‘제국‘이 필요했다는 사실은 ‘형이상학‘사상에 반대하기 위해 ‘유물론‘이라는 ‘반-형이상학‘이라는 사상이 필요했던 것과 같은 또 다른 아이러니라 여겨진다. 마르크스 사상에서의 ‘제국주의‘는 「자본론3」과 함께 별도의 페이퍼에서 깊게 들어가보자...


‘제국주의‘는 라틴어 ‘임페리움imperium 에서 파생되었다. ‘임페리움‘은 원래 항상 법적으로 다소 정확하게 규정된 개념이며, 이와 더불어 다양한 비非법적인 의미들도 부가되었다. 여기에서 특히 중요한 점은,  반은 요구이기도 반은 비난이기도 하지만, 세계를 지배하려는 데까지 이르는 세력 확장의 경향이다. 이러한 의미들은 제국주의 개념과 함께 법적으로 규정된제국 개념으로부터 분리되었다. - P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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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특혜 분양 사건이 한국 사회에 남긴 파장은 단지 '유신정권 시절 특정 고위층이 특혜를 받았다.'는 사실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이 사건은 보수 정권이 부동산 특혜로 권력층에게 부富를 이전하고, 그를 통해 보수층의 지지를 얻어낸 '부동산 통치'의 출발점이었다._이완배, <한국 재벌의 흑역사 상> 中


 한국 재벌과 창업주에 대한 책들을 찾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책의 내용은 대부분 한국 전쟁 이후 어려운 환경에서 창업자들이 민족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혜안'을 가지고 '통찰력'을 갖고 미래 성장력을 찾아 '성실하게' 기업과 사업을 키웠는가로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들도 인간인지라 소소한 결함, 문제 - 가족사, 협업, 불법 등 -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들이 세운 혁혁한 공(功) 앞에 작은 과(過)일 뿐이다. 대부분의 책들은 이 공식에 따라 창업자, 기업명, 사업 분야만 바꾸면 한 줄 리뷰로 요약이 가능하다. 반면, <한국 재벌의 흑역사>는 제목에서 말하듯 '적은 공(功)과 큰 과(過)'를 알기 쉽게 잘 보여준다.


 정주영식 경영의 신격화 이면에는 바로 이런 한국의 어두운 현실이 자리를 잡고 있다. 무데뽀 경영 신화의 과실은 대부분 정주영 일가가 차지했고, 그로부터 생긴 폐해는 대부분 한국 사회가 감당해 왔던 것이다... 한국 경제 현대사에서 사채 동결 조치는 재벌의 형성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사건으로 평가받는다. 정부가 나서서 이처럼 대놓고 기업들의 빚을 탕감해줬는데, 경영자가 바보가 아닌 이상 그 정도 우호적 환경에서 자본 축적을 못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정주영 역시 사채 동결 조치로 홀가분하게 빚을 털고, 1970년대 현대그룹의 재벌화에 성공했다._이완배, <한국 재벌의 흑역사 상> 中


 거대 기업들이 연환계(連環計)로 묶인 한국만의 독특한 기업 집단인 '재벌'이 한국 경제에 미친 영향은 높고 깊다. 때문에, 이에 대해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어렵지만 한 가지는 분명하게 다가온다. 경제 성장의 주역은 박정희도, 정주영도, 이병철도 아닌 우리들의 아버지들과 어머니들이라는 사실이다. 왕조(王朝) 중심의 사관(史觀)이 오늘날에도 이어지면서 이분들의 희생과 노력이 드러나지 않지만, 우리 곁에서 우리와 함께 계신 분들이 진정한 경제 성장의 주역이라는 사실이고, 재벌 경영층들은 이러한 경제 성장의 과실을 '유통'했을 뿐이라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개인적으로 <한국 재벌의 흑역사>의 진정한 교훈은 재벌의 검은 역사보다, 그 밑에 감추어진 숨은 공신들의 노력을 우리가 이해할 때, 생각보다 우리들이 꽤 괜찮은 이들이라는 생각이 들었을 때 비로소 온전하게 우리 몫을 요구할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되었을 때, 재벌의 흑역사는 막을 내린다고 생각된다. 그런 면에서 다소 엉뚱하지만, 자신을 인정하고 '꽤 괜찮다'는 생각을 하며 리뷰를 갈무리한다... 우리 모두는 우리 생각보다 꽤 괜찮은 사람이다... 


 삼성의 특징을 한 마디로 표현하기에 가장 적절한 용어는 '관리의 삼성'이다. 그리고 삼성은 '관리의 삼성'답게 전 사회적인 인재 관리에 나셨다. 사회에 힘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무조건 삼성의 터울 안에 가둬놓는 잡식 공룡 같은 거대한 식성, 힘 있는 자만이 아니라 '힘이 생길 가능성'이 있는 자들까지 모두 포섭하는 무서운 정보력, 삼성이 그 숱한 비리와 편법을 저지르고도 아직도 무사히 살아남은 이면에는 바로 그들의 대對 사회관리 시스템이 자리를 잡고 있다._이완배, <한국 재벌의 흑역사 상> 中






이게 바로 한국 사회의 민낯이다. 이재용과 삼성은, 그리고 한국 재벌들은 한국 사회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모든 지도층들에게 유혹의 손길을 내민다. 당장 무언가를 쥐어주기도 하고, 미래의 달콤한 보상으로 유혹하기도 한다. 주변 사람들이 승승장구하는 모습을 보며 많은 지도층들은 ‘나에게도 언젠가 저런 혜택이 돌아올지도 몰라‘라는 은밀한 상상을 한다. 그리고 그 상상이 자신을 옭아매 스스로 재벌의 노예가 된다._이완배, <한국 재벌의 흑역사 상>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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