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T(사물인터넷), AI(인공지능), 로보틱스 등 차세대 테크놀로지 발전과 활용 확대는 로지스틱스의 근간을 흔들어 놓았다. '소인화 少人化'와 '표준화'에 따른 물류 장비산업화가 일어나고 있다. 로지스틱스 4.0의 본질은 탈 脫노동집약이다... 소인화란 로지스틱스 각 영역에서 인간이 조작하고 판단해야 하는 과정이 대폭 줄어드는 것을 말한다... 표준화는 로지스틱스에 관한 다양한 기능과 정보가 연결되어 운송 경로나 수단을 유연하게 운용하는 것이다._오노즈카 마사시, <로지스틱스 4.0> 中


 로지스틱스 1.0 시대에는 트럭 등 운송수단의 혁신이, 로지스틱스 2.0 시대에는 컨테이너 등의 운송용기의 변화가, 로지스틱스 3.0 시대에는 운송 관리 시스템(TMS, Transportation Management System)과 창고 관리 시스템(WMS, Warehouse Management System)으로 관리 혁명이 이루어졌다면, 로지스틱스 4.0 시대는 인간을 노동으로부터 분리시킨다. 일찌기 제러미 리프킨(Jeremy Rifkin)이 지적한 노동과 소유의 종말과 함께 한계 비용 제로의 사회가 물류 분야에서 어떻게 현실화되고 있는지를 <로지스틱스 4.0>은 보여준다.


 일상 속에서 <로지스틱스 4.0>의 변화를 느끼는 것은 어렵지 않다. 최근 급성장한 '쿠팡이츠'에는 라스트마일 배송의 모델이 잘 드러나기 때문이다. 다만, 공유배송의 형태로 발전할 비즈니스 모델의 궁극적 지향점이 드론과 무인운송차량을 활용한 무인 배송이라는 점은 우리가 한 번쯤은 생각할 지점이다. 노동으로부터 소외된 이들은  무엇을 통해 삶을 영위할 것인가. 이에 대한 대안으로 논의되는 기본소득은 과연 이에 대한 진정한 답이 될 수 있을까.


 리프킨은 종말 3부작을 통해 공유경제와 수소로 대표되는 친환경 네트워크의 구축을 제안한다. 그는 이를 통해 보다 나은 미래상을 제시하고 있지만, 다른 한 편으로 그가 제시한 '공유경제'가 과연 소비자 중심 주의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의구심을 갖게 된다.    


 많은 트럭 업체는 트럭을 판매하지 않는 방침을 세울 것이다. 트럭을 판매하지 않고 대여 방식으로 제공하고 반환되었을 때 정비하면 사고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_오노즈카 마사시, <로지스틱스 4.0> 中


  자율주행차, AI 등 수많은 기술은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으며, 상용화 시점도 얼마 남지 않았다. 이상의 신기술들이 가져올 직접적인 충격을 조금이라도 완화하기 위해서는 법 규제 등을 활용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법 개정에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기에 인간 소외의 충격을 완화시킬 바리케이드가 될 수 있을 것이라 예상되지만, 기업들은  '대여' 또는 '공유'방식을 통해 이를 피하려 하지 않을까.


 기업에서 주주가 회사에 대해 지분만큼 무한 책임을 지는 반면, 채권자는 채권액에 대해 유한 책임을 지는 것처럼, 기업들은 '재화'를 파는 대신, '이용권'을 판매함으로써 보다 빠르게 '탈인간화'를 추구할 수 있는 것은 아닐까.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공유경제'는 양 날의 검(劍)이 될지도 모를 일이다.


 1980년대 다국적 회사 나이키(Nike)는 디자인을 제외한 부분을 아웃소싱(Out- Sourcing)하면서 글로벌 대자본이 되었다면, 2020년대 아마존(Amazon)은 물류를 쥐고 글로벌 자본의 선두에 있다. 이를 물류 분야를 중심으로 한 인소싱(In- sourcing)이라 본다면 불과 수십 년 사이에 기업 경영의 패러다임은 극에서 극으로 움직인 셈이다. 이러한 급격한 변화 속에서 우리가 어제보다 나은 삶을 향해 갈 수 있다면 그 방향은 어디로 향할지 <로지스틱스 4.0>을 통해 생각하게 된다...


PS. 물류 분야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세계 플랫폼 시장을 석권한 아마존과 국내에서 이를 철저하게 따라하며 기존 유통업계를 위협하는 쿠팡(Coupang). 며칠 전 MBC 스트레이트에서도 언급되었지만, 아마존의 저가 전략 유지를 추종하면서 발생하는 유통시장과 노동시장의 교란 등은 '물류 혁명' 이 노동 착취의 모습에 다름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여기에 더해 미국-한국에 양다리를 걸친 쿠팡의 구조는 우리에게 롯데를 떠올리게 한다... 


 최근 한국 온라인 쇼핑 시장에 등장한 한 혁신적 비즈니스 모델이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 유통시장까지 지각변동을 일으켰다. 그것은 바로 새벽 배송이라는 전 세계 유례가 없는 모델로 온라인 플랫폼과 오프라인 유통으로 구분되던 유통 물류업계의 경계를 허물었다. 국내 1,2위의 걷대 유통업체를 위기로 내몰며 무한 경쟁의 배송 경쟁 시대를 촉발했다.... 특히 아마존은 현재 전 세계 200개 이상의 물류 센터, 선반 운송형 로봇 드라이브, 수천 대 규모의 자사 트럭, 드론을 활용한 택배 서비스, 장거리 운송을 위한 항공과 해상 물류 자원 등을 갖추고 세계 최대의 물류 회사로 성장하고 있다._오노즈카 마사시, <로지스틱스 4.0> 中


 베조스의 비즈니스 모델을 쉽게 말하면 이렇다. 선택(상품 구성)을 늘리면, 즉 많은 상품을 취급해 고객 입장에서 선택지가 많아지면 고객의 만족도가 높아진다. 만족도가 높아지면 트래픽이 증가한다. 즉 아마존닷컴에 사람이 모여든다. 고객이 모이면 아마존에서 물건을 팔고 싶어하는 판매자가 모인다. 이로써 고객의 선택지는 점점 더 많아지고 만족도는 높아진다. 이를 아마존의 성장 주기로 회전시킨다는 것이 베조스의 비즈니스 모델이다. 비즈니스 모델의 전제는 저가다._ 다나카 미치아키, <아마존 미래전략 2022> 中

우리가 롯데의 국적을 다루는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는 롯데가 그 동안 한국에서 애국심을 자극하는 마케팅으로 사업을 확장했다는 점이고, 나머지 하나는 롯데가 외국인 투자기업으로 한국에서 각종 혜택을 받아왔다는 점이다... 롯데가 한국에서 벌인 굵직한 사업은 모두 외국인, 정확히 말하면 일본기업 자격으로 벌였다. 외국인 투자기업으로 사업을 하면 조세특례제한법상 법인세와 소득세, 부가가치세를 감면받는 등 혜택이 수두룩하다._이완배, <한국 재벌 흑역사(하)> 中

IoT(사물인터넷), AI(인공지능), 로보틱스 등 차세대 테크놀로지 발전과 활용 확대는 로지스틱스의 근간을 흔들어 놓았다. ‘소인화 少人化‘와 ‘표준화‘에 따른 물류 장비산업화가 일어나고 있다. 로지스틱스 4.0의 본질은 탈 脫노동집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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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달 2021-10-13 12: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

겨울호랑이 2021-10-13 13:01   좋아요 0 | URL
종이달님 좋은 하루 되세요!^^:)
 

지난 시점에서 사마천은 역사의 평가는 보는 사람에게 맡기고, 역사가는 있는 사실을 그대로 기록하여  놓는 것으로 그쳐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사마천은 130권이나 되는 《사기》를 집필했다. 이것은 공자가 그 시대를 위해 새로운 역사를 쓴 것처럼 사마천도 그 시대에 필요한 역사를 썼고, 그 방법을 창안한 것이다. 이것이 이른바 기전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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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학은 논리학과 마찬가지로 이론적 부분과 실천적 부분으로 나뉜다. 이론 미학이 일반적 교설을 제시하는 것이라면, 실천 미학은 일반적 교설과 관련된 구체적 개별 사례를 보여준다. 이론 미학은 다시금 3개 분야로 나뉘는 바, 사물과 생각에 관한 ‘발상론 (heuristica)‘과 명확한 질서들을 제시하는 ‘방법론(methodologia)‘, 그리고 아름답게 생각되고 배열된 기호들을 다루는 ‘기호론(semiotica)‘이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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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슬 - 제주4·3의 끝나지 않은 이야기
김금숙, 오멸 원작 / 서해문집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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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제주 북서부 중산간에 위치한 '큰 넓궤'라는 동굴은 인근 마을 주민 120여명이 토벌을 피해 50~60일 동안 숨어 지냈던 곳이다. 그러나 결국 토벌대에 발각되었고 보초를 서던 마을 청년들의 도움으로 탈출하여 위기를 모면했지만 한라산 근처에서 대부분 붙잡히고 만다. 그들 대부분은 1948년 12월 24일 서귀포시 정방폭포에서 총살되어 바다에 버려졌다... 제주 4.3 당시 학살된 제주도민은 3만여 명 이상으로 추산된다.._ 오멸, <지슬> 中

어느 날 갑자기 내륙에서 건너온 진압군에 의해 살던 곳에서 쫒겨나 내륙에서 건너온 지슬(감자)를 먹으며 영문도 모르고 숨어지내다가 무고하게 숨져간 이들의 이야기를 그려낸 <지슬>은 수묵으로 그려진 그림만큼 어둡고 무거운 책이다.

제주 4.3 사건에서 무고한 많은 제주도민이 희생당한 것은 분명한 사실임에도, 사건 초기 남로당 제주도당의 개입 또한 사실이기에 사건의 성격에 대해 많은 논란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렇지만, 군인들이 지켜야 할 대상인 국민들을 대상으로 총칼을 휘두른 이 사건의 연장선상에서 5.18 민주화운동 당시 제주 북서부 중산간에 위치한 '큰 넓궤'라는 동굴은 인근 마을 주민 120여명이 토벌을 피해 50~60일 동안 숨어 지냈던 곳이다. 그러나 결국 토벌대에 발각되었고 보초를 서던 마을 청년들의 도움으로 탈출하여 위기를 모면했지만 한라산 근처에서 대부분 붙잡히고 만다. 그들 대부분은 1948년 12월 24일 서귀포시 정방폭포에서 총살되어 바다에 버려졌다... 제주 4.3 당시 학살된 제주도민은 3만여 명 이상으로 추산된다.._ 오멸, <지슬> 中

제주 4.3 사건에서 무고한 많은 제주도민이 희생당한 것은 분명한 사실임에도, 사건 초기 남로당 제주도당의 개입 또한 사실이기에 사건의 성격에 대해 많은 논란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렇지만, 군인들이 지켜야 할 대상인 국민들을 대상으로 총칼을 휘두른 이 사건의 연장선상에서 가깝게는 여수,순천사건에서의 민간인 희생, 조금 더 멀리는 5.18 민주화운동 당시 광주에서 이루어진 무자비한 진압을 떠올리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국군의 역사 속에서 독립군/광복군의 모습보다 간도특설대의 모습을 떠올리게 되는 것을 피하기 어렵다.폭도 하나를 잡기 위해 무고한 민간인 10명의 목숨을 희생하는 것보다 민간인 한 명을 살리기 위해 폭도 10명을 놓치더라도 감내하는 것이 진정한 국민의 군대가 아닐런지... 제주의 아름다운 명승지 중 무덤이 아닌 곳이 없게 만든 가슴아픈 4.3 사건을 <지슬>을 읽으며 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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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1-04-04 01:0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래전에 봤던 영화 <지슬>이 생각나서 먹먹하네요. 그러고 보니 어제가 4.3이었네요. 아무 생각없이 잊고 있었는데...
잊으면 안되는 것들을 이렇게 다시 되새길 수 있게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겨울호랑이 2021-04-04 07:43   좋아요 1 | URL
바람돌이님 말씀처럼 우리가 잊어서는 안 되는 몇몇 사건 중 하나가 4.3 사건이라 생각합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그러한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우리 모두 노력 해야겠지요... 감사합니다.
 

재산의 힘은 대단한 것이었다. 재산이 없으면 제아무리 걸쭉한 양반족보를 타고났더라도 양반의 위신이나 체통을 제대로 지킬 수가 없었다. 그러나 재산만 많으면 양반족보마저 사들이는 시절이 있었다. 그건 곧 재산은 사람값이고, 이 세상에서 돈으로 안 되는 일은 없다는 반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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