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섰다. 우기가 시작돼서 와본 거예요. 오늘 점심 때 제가 남편한테도 말했어요. 앞으로 한동안 비가 내릴 테고 머잖아 눈이 올 거라고요." 의사는 대답하지 않고 뚱하니 앞만 바라보았다. "남편하고 얘기를 나눴는데요. 저는 어차피 시내 나갈일이 없고 내년 봄까지는 버스도 다니지 않잖아요. 그래서 남편 생각엔, 박사님께서 술집 주인하고 이야기를 하시면, 그 사람은 차가 있으니까 박사님께서 2,3주 동안 쓰실 만큼 물건을실어다 줄 수 있을 거래요. 그리고 내년 봄이 되면 그때 가서어떻게 할지 보면 되지요." 의사는 무겁게 숨을 쉬었다. 그러니까 당신은 일을 그만두겠다는 거지요?" 그녀는 이 질문도예상한 듯했다. "그만두긴요. 박사님, 저를 잘 아시면서요. 지금까지 우린 아무 문제도 없었잖아요. 하지만 보세요. 이제 우기라고요. 버스가 다니질 않아요. 박사님도 아실 거라고 이해하실 거라고 남편이 말했어요. 제가 시내까지 걸어가느니 술집 주인이 자동차로 가면 물건을 훨씬 많이 실어 나를 수 있으니까요." "알겠소, 크라네르 부인. 가봐도 돼요." "제 말이 맞겠지요? 그러니까 이제 얘기는..." "누구하고 이야기할지는내가 정해요. 의사가 야멸차게 말했다. 크라네르 부인은 밖으 - P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