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날 황상이 방현령(房玄齡)에게 말하였다. "옛날부터 제왕은 간언(諫言)을 받아들이는 것이 진실로 어려웠다고 하는데, 짐이 어제 온언박과 왕규를 나무랐으나 지금에 이르러서 이를 후회하오. 공 등은 이 때문에 말을 다하지 않는 일이 없도록 하시오."

황상이 말하였다. "만약에 하늘이 장차 그를 일으키려고 한다면 짐이 제거할 수 있는 것이 아닐 것이다. 만약에 천명(天命)을 갖고 있지 않다면 ‘승(勝)’이라는 글자가 무슨 일을 할 것인가?" 마침내 그를 석방하였다.

천하는 지극히 넓고, 하루에 만 가지를 살피는데 비록 다시 정신을 수고롭게 하고 몸을 고생스럽게 하여도 어찌 하나하나가 다 이치에 맞겠소? 여러 신하들은 이미 주군의 뜻을 알았으니 오직 결재를 받아서 성사를 시키려하여 비록 허물과 어긋나는 것이 있다 하여도 감히 간쟁을 하지 않았으니 이것이 바로 2세가 되어 망하게 된 까닭이오. 짐은 그러하지 아니하오. 천하의 현명한 재주 있는 사람을 뽑아서 이들로 백관을 채워서 천하의 일을 생각하게 하며 재상으로부터 관여하게 하여 살피고 익혀서 편안하게 하고, 그렇게 한 다음에 주문으로 보고하게 하였소.

위징이 말하였다. "안팎이 잘 다스려지고 편안하지만 신은 기쁘게 생각하지 않습니다마는 오직 폐하께서 편안한데 계시면서도 위태로울 것을 생각하시는 것을 기뻐할 뿐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9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로스차일드 2- 세계의 은행가(1849~1999), 전설의 금융 가문
니얼 퍼거슨 지음, 박지니 옮김 / 21세기북스 / 2013년 3월
38,000원 → 34,200원(10%할인) / 마일리지 1,900원(5% 적립)
양탄자배송
내일 아침 7시 출근전 배송
2021년 12월 07일에 저장

로스차일드 1- 돈의 예언자(1798~1848), 전설의 금융 가문
니얼 퍼거슨 지음, 윤영애 옮김 / 21세기북스 / 2013년 3월
35,000원 → 31,500원(10%할인) / 마일리지 1,750원(5% 적립)
2021년 12월 07일에 저장
품절
제국- 유럽 변방의 작은 섬나라 영국이 어떻게 역사상 가장 큰 제국을 만들었는가
니얼 퍼거슨 지음, 김종원 옮김 / 민음사 / 2006년 11월
40,000원 → 36,000원(10%할인) / 마일리지 2,000원(5% 적립)
2021년 12월 07일에 저장
품절
증오의 세기- 20세기는 왜 피로 물들었는가
니얼 퍼거슨 지음, 이현주 옮김 / 민음사 / 2010년 12월
45,000원 → 40,500원(10%할인) / 마일리지 2,250원(5% 적립)
양탄자배송
내일 아침 7시 출근전 배송
2021년 12월 07일에 저장



9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둠 : 재앙의 정치학 - 전 지구적 재앙은 인류에게 무엇을 남기는가 Philos 시리즈 8
니얼 퍼거슨 지음, 홍기빈 옮김 / 21세기북스 / 2021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결론에서 더 논의하겠지만, 미래에 다가올지 모르는 수많은 재난의 가능성을 알아낸다는 건 한마디로 불가능한 일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최소한 회복재생력을 갖춘 구조, 그리고 가능하다면 ‘앤티프래절‘, 즉 위기에 오히려 더 강한 사회적/정치적 구조를 어떻게 만들 수 있을지, 또 재난에 압도당한 사회에서 자주 나타나듯 사람들이 자신의 등에 채찍질을 가하는 혼돈으로 빨려드는 사태를 어떻게 막을 수 있을지와 더불어 ‘불운한 인류와 취약한 세계를 보호하려면 전체주의적 통치와 세계 정부가 필수적‘이라 꼬드기는 유혹의 소리에 어떻게 저항할지를 역사에서 배우는 것뿐이다. _ 니얼 퍼거슨, <둠 : 재앙의 정치학> , p80/1246

니얼 퍼거슨 (Niall Ferguson, 1964 ~ )이 <둠 : 재앙의 정치학 Doom: The Politics of Catastrophe>에서 내린 결론은 너무도 당연한 이야기이기에, 석학의 냉철한 현실 비판이나 코로나 19 이후 달라질 세상에 대한 전망을 기대했다면 다소 실망할 수도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렇지만, 그의 전공이 역사, 그 중에서도 금융사임을 생각한다면 절제된 저자의 주장에 오히려 신뢰감을 느낄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니얼 퍼거슨이 <현금의 지배 The Cash Nexus>에서 보여준만큼의 통찰력을 발견할 수 없다는 점은 아쉽지만, 자신의 이전 저서들에 다룬 내용을 세 틀 - 회색 코뿔소, 검은 백조, 드래건 킹 - 로 다시 조명하면서 ‘전염병‘이라는 주제를 추가했다는 점에서 책의 의이를 찾을 수 있다고 생각된다.

이 책에서 내가 이야기했듯, 예측하기 쉬운 종류의 재난에 해당하는 ‘회색 코뿔소‘였던 것이 실제로 재난이 현실화되면서 사람들을 갑자기 경악으로 몰아넣는 ‘검은 백조‘로 변하는 것은 쉽게 발생하는 일이다. 하지만 ‘검은 백조‘가 ‘드래건 킹‘, 즉 상상을 뛰어넘는 수의 사망자를 낳는 역사적 재난으로까지 변하는 것은 그리 쉽지 않은 일이다 ._ 니얼 퍼거슨, <둠 : 재앙의 정치학> , p30/1246

사실 제1차 세계대전은 충분이 예측 가능한 ‘회색 코뿔소‘였다. 유럽 전체가 전쟁에 빠질 위험이 있다는 건 이미 잘 알려져 있는 상태였다는 점에서 생각해봤을 때 말이다. 그러나 막상 발발 당시 모든 사람들이 당혹스러워했다는 점을 보면 그 전쟁은 깜짝 놀랄 ‘검은 백조‘였고, 그것이 낳은 광범위한 결과들을 바탕으로 보자면 진정한 ‘드래건 킹‘이기도 했다. _ 니얼 퍼거슨, <둠 : 재앙의 정치학> , p418/1246

역사 속에서 전문가들에 의해 예측된 사건들이 정치가들에 의해 무시되면서 위기가 생겨나고, 복잡계의 연결망으로 인해 큰 재난으로 발전하는 과정이 이번 코로나 19나 가까운 시기에 유행했던 스페인 독감(1918)만이 아니었다는 것은 우리에게 어떤 교훈을 던져줄 것인가. 그리고, 이러한 교훈을 통해 우리가 전염병 변이가 발생하는 것과 같은 재난의 진화를 막아낼 수 있을 것인가는 온전히 우리의 몫임을 확인하게 된다. 분명한 것은 선진국(우리나라를 비롯한)에서 자국의 안전만을 챙기기 위해 부스터샷을 하는 동안 1차 접종도 채 하지 못한 개발도상국들이 존재한다면, 우리는 끊임없이 오미크론(omicron)과 같은 변이의 위협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는 점이다. 이는 또한, 우리가 소외계층에 관심을 가져야하는 이유와도 연결되는 지점이다. 현재는 과거의 연장이며, 우리가 사는 세계는 서로 분리할 수 없을만큼 긴밀하게 얽혀 있다는 것. 이것이 저자가 독자에게 보여주고자 하는 역사의 교훈이 아닐런지.

세계 인구의 큰 부분이 백신을 맞지 못한 상태가 유지되는 한 새로운 유행과 새로운 바이러스 변이가 반복적으로 나타날 것이며, 이 때문에 우리는 정기적으로 부스터 백신 접종을 받아야 할 수 있고, 그 간격 또한 1년 이하가 될 수 있다. _ 니얼 퍼거슨, <둠 : 재앙의 정치학> , p29/124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황상이 말하였다.
"제왕이 된 사람은 지극히 공정하고 사사로움이 없어야 하는 것이니, 그런 고로 천하 사람들의 마음을 복종시킬 수가 있는 것이오."

"군주는 나라에 의지하고 나라는 백성들에게 의지하는 것이다. 백성들에게 각박하게 하여 군주를 받드는 것은 마치 살을 잘라서 배를 채우는 것과 같아서, 배는 부르지만 몸은 죽어가니 군주는 부유하지만 나라는 망한다. 그러므로 인군(人君)의 걱정거리는 밖에서부터 오는 것이 아니라 항상 자신에게서부터 나오는 것이다."

"무릇 군사란 이를 어거하는데 그 도를 얻는데 있는 것이지 숫자의 많음에 있지 않습니다. 폐하께서 그들 가운데 장대하고 건장한 사람을 뽑아서 도(道)를 가지고 이들을 다스린다면 천하에는 대적할 사람이 충분히 없게 될 것인데 왜 반드시 가늘고 약한 사람을 데려다가 허수(虛數)를 늘리려고 하십니까?"

무릇 예(禮)라는 것은 위엄을 갖춘 의식을 말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러나 위엄을 갖춘 의식이 없다면 예는 시행할 수가 없을 것입니다. 음악은 음성을 말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러나 음성을 갖지 아니하면 음악은 나타날 수가 없는 것입니다.

무릇 예악에는 근본적인 것이 있고 수식한 것도 있는데, 중화(中和)라는 것은 근본적인 것이고, 얼굴과 소리는 지엽적인 것이며, 이 두 가지는 한쪽을 폐지할 수 없는 것입니다.

신라(新羅), 백제(百濟), 고려(高麗) 세 나라가 묵은 원한관계를 갖고 있어서 서로 바꾸어가며 공격하였는데, 황상은 국자조교(國子助敎) 주자사(朱子奢)를 파견하여 가서 타일러서 지적하니, 세 나라가 모두 표문을 올려서 사죄하였다.

군주란 근원이고 신하란 흐르는 물줄기이니, 그 근원을 흐리게 하고 그 흐르는 물이 깨끗하기를 구하면 얻을 수 없는 것이오. 군주가 스스로 속이면서 어떻게 신하에게 곧게 될 것을 책임 지운다는 말이오?

옛말 사람이 이르기를, ‘예(禮)라, 예라고 말하는 것이 옥(玉)이나 비단을 말하는 것이랴! 음악, 음악이라고 하지만 종고(鐘鼓)를 말하는 것이겠는가?’라고 하였습니다. 음악은 진실로 인화(人和)에 있는 것이지 성조(聲調)와 소리에 있는 것은 아닙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적자(嫡子)를 세우는 것에서 장자로 한다는 것은 예(禮) 가운데 올바른 것입니다. 그러나 고조가 천하를 소유하게 된 것은 모두 태종(太宗)의 공로였습니다. 은태자(隱太子)는 용열(庸劣)한데도 그의 오른쪽[위]에 있게 하였으니 처지는 혐의를 받게 되고 형세로는 압박을 받게 되었으니, 반드시 서로 용납하지 아니하였습니다. 만약에 고조가 문왕(文王) 같은 밝음을 가졌고 은 태자가 태백(泰伯)과 같은 현명함을 가졌으며, 태종이 자장(子臧)과 같은 절도를 가졌다고 한다면 화란이 어찌 스스로 일어났겠습니까?

무릇 창업을 하고 정통에게 내려준 군주는 자손들이 모범으로 삼는 것인데, 저 중종(中宗), 명종(明宗), 숙종(肅宗), 대종(代宗)이 전해서 이어받으면서 지적하는 구실로 생각하지 않을 수 있었겠습니까?

싸우지 않은 까닭은 내가 즉위한 날짜가 얼마 안 되었고, 국가가 아직은 편안하지 아니하며 백성들은 아직 부유하지 아니하니 또 마땅히 안정시켜서 그들을 위무하여야 하기 때문이었소. 한 번 야만인과 싸운다면 손해되는 것이 아주 많소. 야만인과 원한을 맺어서 깊어지면 두려워하여 대비할 것이니 나는 뜻을 얻을 수가 없을 것이오.

그러므로 갑옷을 말아놓고 창을 감추어 두고 금백으로 입을 막는다면 저들은 이미 바라는 것을 얻었으니 이치로 보아 당연히 물러갈 것이며, 뜻과 생각은 교만하고 타락하여 다시는 대비하지 않을 것이니, 그런 다음에 위엄을 길렀다가 틈새를 엿보아 한 번에 없애버릴 수 있소. ‘장차 그들을 빼앗으려고 한다면 반드시 그들에게 그것을 주어야 한다.’는 것은 이를 두고 한 말이오. 경은 이것을 알겠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