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상이 말하였다.
"제왕이 된 사람은 지극히 공정하고 사사로움이 없어야 하는 것이니, 그런 고로 천하 사람들의 마음을 복종시킬 수가 있는 것이오."

"군주는 나라에 의지하고 나라는 백성들에게 의지하는 것이다. 백성들에게 각박하게 하여 군주를 받드는 것은 마치 살을 잘라서 배를 채우는 것과 같아서, 배는 부르지만 몸은 죽어가니 군주는 부유하지만 나라는 망한다. 그러므로 인군(人君)의 걱정거리는 밖에서부터 오는 것이 아니라 항상 자신에게서부터 나오는 것이다."

"무릇 군사란 이를 어거하는데 그 도를 얻는데 있는 것이지 숫자의 많음에 있지 않습니다. 폐하께서 그들 가운데 장대하고 건장한 사람을 뽑아서 도(道)를 가지고 이들을 다스린다면 천하에는 대적할 사람이 충분히 없게 될 것인데 왜 반드시 가늘고 약한 사람을 데려다가 허수(虛數)를 늘리려고 하십니까?"

무릇 예(禮)라는 것은 위엄을 갖춘 의식을 말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러나 위엄을 갖춘 의식이 없다면 예는 시행할 수가 없을 것입니다. 음악은 음성을 말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러나 음성을 갖지 아니하면 음악은 나타날 수가 없는 것입니다.

무릇 예악에는 근본적인 것이 있고 수식한 것도 있는데, 중화(中和)라는 것은 근본적인 것이고, 얼굴과 소리는 지엽적인 것이며, 이 두 가지는 한쪽을 폐지할 수 없는 것입니다.

신라(新羅), 백제(百濟), 고려(高麗) 세 나라가 묵은 원한관계를 갖고 있어서 서로 바꾸어가며 공격하였는데, 황상은 국자조교(國子助敎) 주자사(朱子奢)를 파견하여 가서 타일러서 지적하니, 세 나라가 모두 표문을 올려서 사죄하였다.

군주란 근원이고 신하란 흐르는 물줄기이니, 그 근원을 흐리게 하고 그 흐르는 물이 깨끗하기를 구하면 얻을 수 없는 것이오. 군주가 스스로 속이면서 어떻게 신하에게 곧게 될 것을 책임 지운다는 말이오?

옛말 사람이 이르기를, ‘예(禮)라, 예라고 말하는 것이 옥(玉)이나 비단을 말하는 것이랴! 음악, 음악이라고 하지만 종고(鐘鼓)를 말하는 것이겠는가?’라고 하였습니다. 음악은 진실로 인화(人和)에 있는 것이지 성조(聲調)와 소리에 있는 것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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