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날 황상이 방현령(房玄齡)에게 말하였다. "옛날부터 제왕은 간언(諫言)을 받아들이는 것이 진실로 어려웠다고 하는데, 짐이 어제 온언박과 왕규를 나무랐으나 지금에 이르러서 이를 후회하오. 공 등은 이 때문에 말을 다하지 않는 일이 없도록 하시오."

황상이 말하였다. "만약에 하늘이 장차 그를 일으키려고 한다면 짐이 제거할 수 있는 것이 아닐 것이다. 만약에 천명(天命)을 갖고 있지 않다면 ‘승(勝)’이라는 글자가 무슨 일을 할 것인가?" 마침내 그를 석방하였다.

천하는 지극히 넓고, 하루에 만 가지를 살피는데 비록 다시 정신을 수고롭게 하고 몸을 고생스럽게 하여도 어찌 하나하나가 다 이치에 맞겠소? 여러 신하들은 이미 주군의 뜻을 알았으니 오직 결재를 받아서 성사를 시키려하여 비록 허물과 어긋나는 것이 있다 하여도 감히 간쟁을 하지 않았으니 이것이 바로 2세가 되어 망하게 된 까닭이오. 짐은 그러하지 아니하오. 천하의 현명한 재주 있는 사람을 뽑아서 이들로 백관을 채워서 천하의 일을 생각하게 하며 재상으로부터 관여하게 하여 살피고 익혀서 편안하게 하고, 그렇게 한 다음에 주문으로 보고하게 하였소.

위징이 말하였다. "안팎이 잘 다스려지고 편안하지만 신은 기쁘게 생각하지 않습니다마는 오직 폐하께서 편안한데 계시면서도 위태로울 것을 생각하시는 것을 기뻐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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