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의 탄생 - 자력과 중력의 발견, 그 위대한 힘의 역사
야마모토 요시타카 지음, 이영기 옮김 / 동아시아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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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은 욕망함으로써 모든 것을 인식하고,  그 위에 군림할 수 있으며 자연의 주인으로서 지배자가 될 수 있다는 이 관념은 중세의 신과 인간과의 관계를 근본적으로 바꾸어 놓았다. 이런 논리라면 신에게만 허락되었던 기적을 인간이 행사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그것이 바로 마술이다. 즉 인간 중심설은 그 이면에 마술의 복권을 동반하고 있었다.  _ 야마모토 요시타카, <과학의 탄생>, p329


 자력과 중력의 역사를 다룬 야마모토 요시타카의 <과학의 탄생>은 우리에게 2천 년에 걸친 과학사를 통해 거대한 사상적 흐름을 보여준다. 플라톤과 에피쿠로스, 루크레티우스나 데카르트가 대표하는 환원주의적 철학이 아닌 경험적이며 귀납적인 방법론을 통해 비로소 근대 과학은 자리잡을 수 있었다.

 

 중세 말기에서 근대 초에 걸쳐 힘 특히 원격력, 구체적으로는 자력이나 조수간만에서 보이는 천체들 사이의 영향을 주요한 문제로 바라본 것은 마술과 점성술이었다. 그 중에서도 후기 르네상스의 자연마술은 전기력을 포함한 자연계의 많은 힘을 '공감과 반감', '숨겨진 힘'이라 부르며, 그 본질을 묻기보다는 실험과 관측을 통해 현상을 조사하고 이용하였다... 결국 힘에 대한 인식을 심화하고 새로운 발전의 계기를 연 것은 실험과 관찰을 통해 힘에 대한 수학적인 법칙을 확정하는 방식을 통해 이루어졌다. _ 야마모토 요시타카, <과학의 탄생>, p869


 <과학의 탄생>에서 저자는 근대 과학의 뿌리를 신학과 철학 대신 마술에서 찾는다.  삼단논법으로 대표되는 논리적인 철학 대신 연금술과 같은 비과학적인 마술과 합리적인 과학을 연결짓는 흐름은 독자들에게 혼돈을 주기에 충분하다. 그렇지만, 고대와 중세기를 거치면서, 이데아와 신과 같은 제1원인으로부터 현상을 설명하는 이론이 아닌, 현상으로부터 이론을 도출해내는 '가설-증명'이라는 수많은 노력이 축적되면서 근대 과학이 성립했음을 저자는 방대한 내용을 통해 독자들을 설득해간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독자들은 과학이란 절대적인 것이 아닌 수많은 가설들의 실패 속에서 현실을 설명하는 가장 합리적인 이론을 찾아내는 것이며, 수학적 정합성은 그 결과물임을 책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1400년대의 마술은 로저 베이컨의 영향에서 시작되었고 아리스토텔레스의 영향도 크게 받았다. 때문에 전자의 마술은 종교적이며 사변적인 언어의 세계에 갇히는 경향이 짙었다. 그러나 1500년대의 마술은 경험적이며 수학적인 동시에 실천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어서 장인들의 기술과 결부되었다. 여기서 실험적 방법과 수학적 추론에 근거하고, 기술적인 응용을 목적으로 하는 근대 과학이 생겨났다고 할 수 있다. _ 야마모토 요시타카, <과학의 탄생>, p353


 대항해 시대와 함께 서적 중심의 지식에서 경험을 중시하는 지식으로 전환이 일어나고, 특히 지구와 자석의 관계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는 세기적 변환은 과학의 새로운 담당자가 등장함으로써 가능해진 것이다. 그 과정에서 기술과 마술이 근대 과학으로 수렴되고 있었다. _ 야마모토 요시타카, <과학의 탄생>, p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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