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아이가 있다보니 한동안 영화관에 갈 기회가 많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아이가 유치원에 갈 나이가 되니 가족이 함께 영화관에 가고 있습니다. 물론, 그 기준은 아이 눈에 맞춰야겠지요. 덕분에 많은 애니메이션을 영화관에서 보게 되었습니다. 최근 본 애니메이션은 <부니베어>, <넛잡2>, <수퍼배드3> 그리고 오늘 본 <<래빗 스쿨> 등이 있습니다. 만화 영화를 보는 동안 동심으로 돌아가 평안하고 좋은 시간을 가졌으면 좋았겠지만, 그렇지 못했습니다. 물론, 아내와 아이와 함께 영화를 보면서 팝콘과 음료수를 마시는 시간을 가졌다는 면에서는 분명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다만. 영화에 대해 개인적으로 느꼈던 불편했던 부분이 있어 이를 정리해 봅니다. 먼저 영화를 안보신 분들을 위해 해당 영화들의 영화 예고편을 첨부합니다. 이들 영화들은 중국 자본이 투입된 영화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영화 <부니베어>와 <넛잡2>의 공통된 주제는 '환경파괴'에 맞닿아 있습니다. 여기에 <부니베어>는 동양 전통 사상인 '효(孝)'를 접목시켜 부모님을 위한 명절 선물을 마련하려는 주인공이 겪는 이야기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넛잡2>는 무분별한 도시 개발을 야생동물의 입장을 빌려 간접적으로 비판하고 있지요. "자연보호"가 환경 오염 해결이 심각한 현대의 과제라는 것에는 다른 의견이 있을 수 없고, 이러한 측면에서 이들 영화가 다루고 있는 주제는 큰 문제가 없어 보입니다. 그렇지만, 최근 들어 중국 자본이 투입된 애니메이션에서 환경 문제를 공통적으로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시기적으로 어느 정도의 '의도성'을 느끼게 됩니다. 


그리고, 이러한 의도성은 제19차 공산당 전당대회 내용 중 일부를 언급한 기사 내용 속에서 확인할 수 있다고 여겨집니다. 아래 URL은 해당 기사의 내용입니다. 


http://kr.ce.cn/sy/gd/201710/19/t20171019_2513683.shtml


최근 생태문명체제 개혁을 집권2기 주요 과제로 언급한 기사 내용 속에서 저는 앞서 본  두 개의 애니메이션이 떠올랐습니다. 환경 파괴에서 환경 보호로 가자는 이러한 움직임이 문제될 것이 없다라는 반론도 있을 수 있겠습니다만, 저는 개인적으로 헐리우드 자본에서 사용되는 '자유(freedom)' 와 '독립(independence)'라는 이념이 과도하게 사용되는 것에 대한 피로감이 느끼고 있습니다. 고대 그리스 시대를 다룬 영화부터 현대사를 다룬 거의 모든 장르의 영화에 '자유'가 남발되는 현실 속에서 향후에는 '중국 자본'의 영향력 하에서 '환경보호' 가 같은 길을 가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사진] 영화 '브레이브 하트'의 주인공 윌리엄 월레스의 죽음 장면(출처 : http://officen.kr/wegood/viewcontent.do?id=21&contentID=46&tab=company&boardType=welfare)


 이러한 최근 제작된 영화의 공통된 주제의식 '환경보호' 속의 정치적 의도성에 대한 의심 외에 내용적인 측면에서도 여러가지를 느끼게 됩니다. 애니메이션의 기술적인 측면이나 컴퓨터 그래픽 등은 디즈니의 애니메이션에 비해 결코 떨어지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작품의 내용 전개 면에 있어서는 아직까지 개연성이 부족하다거나, 흐름이 끊기는 한계점 또한 발견됩니다.(예를 들어 갑자기 캐릭터들이 쿵푸를 한다거나, 태극권을 뜬금없이 하는 등의 내용이 작품마다 묻어나오는데, 이러한 요소는 극중 몰입을 상당히 방해하는 요소로 작용합니다.) 이는 중국이 2001년 WTO에 가입한 이후 20여년이 지나 G2의 한 축이 된 현재 기술적인 부분은 선진국 수준에 올라선 변화된 현실을 반영함과 동시에, 문화대혁명(文化大革命, 1966 ~ 1976)으로 인한 중국 인문 전통과의 단절이라는 한계점도 동시에 노출하고 있다고 느껴집니다. 그리고, 이러한 과제를 풀어나가는 것이 향후 중국이 풀어나가야할 과제는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글을 쓰고 보니, 어린이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너무 나간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그렇지만, 최근 중국자본이 헐리우드와 세계 영화계에 영향을 미치면서, 영화 중 중국배우들의 등장과 중국 배경이 이제는 낯설지 않은 현실이 되버렸습니다. 이처럼 과도하게 '중국 PPL'이 현실화 되다보니, 영화에 몰입을 방해하는 것에 대한 불만에 중국의 '생태문명건설'이 미국의 '자유' 처럼 또다른 문화 제국주의(文化 帝國主義)의 캐치프레이즈(catch-phrase)가 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가 더해지면서 앞뒤없이 글을 올려 봅니다. 그리고, 생각난 김에 중국의 현대사도 조만간 정리해 볼까하는 과제도 부여하면서 이번 페이퍼를 마칩니다.


[사진] 영화 <엑스맨 :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 X-Men : Days of Future Past>에 출연한 판빙빙

 (출처 : http://playwares.com/freeboard/4183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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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다이제스터 2017-11-25 22: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중국의 현대사 리뷰 기대합니다. ^^
근데 판빙빙은 넘 예뻐요. ㅋㅋ

겨울호랑이 2017-11-25 22:13   좋아요 1 | URL
북다이제스터님께서는 판빙빙을 좋아하시는군요. 저는 아직까지 「천녀유혼」의 왕조현이 제일 예뻤다는 생각이 듭니다. ㅋ 너무 오래전인가요 ㅋㅋ

이하라 2017-11-25 23:3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수퍼히어로물들과 주먹왕 랄프라는 애니와 해피피트 1편을 보며 비슷한 생각을 했습니다. 미국의 매체들이 대중을 특히나 아이들에게 편향된 관점을 세뇌하는 것은 분명하다고 봅니다. 다만 이젠 그 수위가 문제제기를 하는 쪽이 더 문제라고 몰릴 정도이니. 쉽게 타파할 수 있는 수준은 넘어선 것 같아요

겨울호랑이 2017-11-25 23:57   좋아요 1 | URL
그렇군요... 수퍼히어로물들은 분명 그런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마블의 ‘캡틴 아메리카‘와 DC의 ‘수퍼맨‘, ‘원더우먼‘은 옷차림부터 미국을 상징해서, ‘미국=정의‘라는 패러다임을 심어주는 것 같습니다... 이하라님 말씀에도 어느 누구도 이런 구도에 문제를 제기하지 않으면서 작품의 세계관을 말하니 그 폐해가 심하다는 말밖에는 할 수 없네요...

이하라 2017-11-26 08:51   좋아요 2 | URL
미국=정의라는 패러다임도 문제지만 어벤져스 시리즈 중 울트론 이나 엑스맨아포칼립스의 경우 이 세계의 문제를 제기하는 편이 더한 문제를 가져오는 존재라는 편향을 보여주지요. 주먹왕랄프의 경우는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의 힘으로 개척하는 쪽을 악으로 그려서 아이들에게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하려하기보다 있는 그대로의 자신에 만족하는 체제순응적인 존재가 되기를 세뇌하고 있습니다. 해피피트1 역시도 문제는 근본부터가 다른 탁월한 존재들이 해결해 줄테니까 자신의 개성과 잠재력을 기르는 것이 나은 삶의 길이다는 세뇌가 이어집니다. 이러한 관념적 폭격들이 보통문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

겨울호랑이 2017-11-26 00:22   좋아요 1 | URL
그렇군요... 이하라님께서 말씀하신 작품을 다 못봤지만, 말씀하신 문제점이 작품에 내재되어 있을 가능성이 있으리라 여겨집니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말씀하신 부분에 유념해서 보도록 하겠습니다^^:

2017-11-26 04: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11-26 07: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7-11-26 09: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만약 미국에서 축구가 대중적으로 인기 많은 스포츠이고, 미국 리그가 유럽 리그처럼 발전했으면, 중국은 ‘황사 머니‘를 쓰지 못했을 거예요. 지금 중국의 행보는 ‘스포츠 제국주의‘에 가까워요.

겨울호랑이 2017-11-26 10:18   좋아요 0 | URL
그런 점도 있군요.. 제가 스포츠에 대해 잘 알지 못해서 그 부분은 생각하지 못했네요. 그 부분에 대해서도 생각을 해봐야겠습니다.^^:

2017-11-26 21: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11-27 07:57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