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 감동적으로 읽은 몇 권의 동화책 중 하나.
어려운 이들을 위해 자신의 몸을 내어주는 헌신적인 왕자(상)와 그를 도와 가난한 이들을 도와주다가 남쪽 나라로 가지 못하고 결국 그의 곁에서 죽은 제비이야기다. 이 책을 보며 어렸을 때 많은 눈물을 흘렸던 기억이 난다. 지금도 가슴이 따뜻해지는 좋은 작품이라 생각한다. 어렸을 때와는 또다른 관점이기는 하지만.
어른이 되고 학부모가 된 지금 동화책을 보면 안 보이던 부분 또는 새로운 것이 보인다. 이는 이 작품 「행복한 왕자」도 마찬가지다.
작품은 어느 도시에서 부유한 시민들이 재산을 모아 ‘왕자상‘을 세우는 장면이 묘사된이후 왕자의 기부가 시작된다.
어렸을 때는 그냥 넘어갔었던 부분이지만,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정경유착 비리‘로 어수선한 지금은 ‘왕자상‘이 비리로 축적된 재물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런 관점에서 왕자의 몸에 있는 사파이어눈, 황금옷 등도 본래 주인인 가난한 이들에게 돌아가야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흐름은 아닐런지.
‘아름다운 기부‘가 아니라 ‘가야할 길‘ 또는 ‘정의‘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이것은 우리가 풀어야할 과제상황은 아닌가 생각해본다.
다음 시대에는 부정하게 쌓인 재물을 행복한 왕자처럼 대기업 스스로가 내놓길 바라본다. 또한, 다음 정부가 ‘제비‘처럼 가난한 이들에게 그것을 전달할 제도를 마련하길 기대해 본다.
만일, 대기업들이 달라지지 않는다면, ‘프로메테우스의 간‘을 쪼아먹던 독수리처럼 그들을 응징하는 ‘정의‘를 꿈꿔본다. 제비가 될 수도 또는 독수리가 될 수도 있겠지만, 어떤 모습이라도 정의로운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
ps. 글을 써놓고 보니 너무 낙관적인 기대같기도 하다. 그렇지만, 지난 6주간 우리가 밝힌 촛불이 2만에서 230만으로 100배 이상 커진 신화를 생각한다면, 그렇게 황당한 기대만은 아니라는 생각도 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