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환 추기경의 친전 - 누구라도 그대가 되어 받아 주세요
차동엽 지음 / 위즈앤비즈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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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9년은 우리나라의 여러 원로분들이 돌아가신 해입니다.


법정스님, 김수환 추기경, 노무현 대통령, 김대중 대통령 모두 이 해에 돌아가셨습니다. 돌아보면 2009년은 우리에게 큰 아픔의 시기였네요. 개인적으로는 이 해에 결혼을 했지만요.


마음이 어수선한 요즘 어떤 책을 읽어도 마치 '깔대기'처럼 한가지로 생각이 모아지는 요즘입니다. <김수환 추기경의 친전>은 2009년 돌아가신 우리시대의 원로 중 한 분인 김수환 추기경의 친전을 정리한 책입니다. 이 책에는 고인이 생전 남긴 여러 좋은 말씀이 있지만, 어수선한 시절인만큼 와 닿는 구절이 다음과 같네요..


"1987년 6.10 항쟁 때도 명동성당 공권력 투입이라는 일촉즉발의 위기를 그런 믿음 하나로 막았다. '경찰이 들어오면 맨 앞에 내가 있을 것이고, 그 뒤에 신부들, 그 뒤에 수녀들이 있을 것이오. 그리고 그 뒤에 학생들이 있을 것이오' 불가(佛家)에서는 인생을 고해(苦海)라고 말한다. 당시 비판과 분열, 긴장감에 괴로울 때는 그 말이 저절로 떠올랐다. 일시적 충동이지만 환속도 생각해 보지 않은 것이 아니다. 그때부터 잠을 제대로 못 이루는 병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야말로 [30년 불치병]이다."(p197)


"언론은 진리의 증거자로서 그 시대 정신을 드높이고, 밝은 사회의 앞날을 열어 주고, 인간에 대한 사랑을 심어주는 본연의 역할을 다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p171)


"정치 지도자는 양을 치는 목자와 같습니다. 진실된 목자는 양들과 고락을 같이 하며 들판에서 밤을 새울 줄 압니다....정치하는 사람들은 가난하고 약한 사람들, 즉 농민, 노동자, 도시 빈민 등에 애정을 가져야하지요. 위정자들이 백성들의 눈물을 닦아줄 때 모든 어려운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 것입니다...정치도 국민의 소리를 들어야 거기서 가장 건전한 양식을 발견하게 되요."(p133)


일주일 전 촛불 집회를 마치고 집으로 가기 위해 명동성당 앞에 있는 버스정류장에서 광역버스를 기다리면서 명동성당을 올려다 보았습니다. 20년 전에는 민주화의 성지(聖地)로서 역할을 했던 명동성당은 이제 조용하기만 했습니다. 곧 오실 아기예수님을 기다리는 대림시기이여서일까요. 이러한 어지러운 시기에 교회가 '빛과 소금'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 같아 아쉽습니다. 


비록 가톨릭의 여러 기관인 가톨릭 주교회의를 비롯한 산하기관 소속 성직자, 수도자, 신자들의 시국선언 등에도 불구하고 침묵하는 교회 최고 어른들의 공식적인 모습을 보면서, 20년 전 민주화 운동 당시와는 달리 정신적으로 더팀목이 되는 원로분들의 부재(不在)가 아쉽기만 한 요즘입니다.


명동성당 민주화운동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명동성당 민주화운동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사진출처] : 가톨릭뉴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PS. 현재 가톨릭의 추기경은 2명입니다. 그럼에도, 개인적으로 20년전보다 존재감은 많이 떨어진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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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02 16: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2-02 16: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yureka01 2016-12-02 16:2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요즘 바티칸에 계시는 교황님이 제일!!!!! 마음에 듭니다^^..

겨울호랑이 2016-12-02 16:30   좋아요 3 | URL
예전에는 한국가톨릭교회가 앞서 간다고 생각햇는데, 요즘은 바티칸 개혁이 부러워 보여요. ㅜㅜ

cyrus 2016-12-02 17:5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동안 살면서 몰랐는데 법정 스님의 빈 자리가 크게 느껴집니다. 생전에 불의에 맞서서 정론직필을 하신 분이죠. 요즘 유명한 스님들은 사람들 힐링해주느라 바쁘기만 합니다.

겨울호랑이 2016-12-02 17:56   좋아요 2 | URL
불교계 법정 스님, 개신교계의 문익환 목사님 등 여러 원로분들의 자리를 채워줄 분들이 종교계에 계시지 않아 아쉬움이 크네요...

AgalmA 2016-12-02 18:2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문재인 의원 보고 눈치만 보고 답답하다고 하시는 분들 많던데, 오늘 tbs 뉴스공장 나오셔서 김어준과 인터뷰하는데 일전의 jtbc 인터뷰 설욕전을 하시더라는^^
자신이 그렇게 비치는 건 다른 이들의 방파제 역할을 하기 위해서라고, 오랜 세월 그리고 지금까지 민주화 운동을 계속 해왔고, 새누리당은 나를 밟고 가야 지나갈 수 있을 것이다 라고... 밉게 보면 정치적 언사라고 하겠지만 저 위 명동성당 구절과 흡사해서 얘기해 봤어요.
문재인 의원 나와서 아침에 tbs 라디오 서버 다운되고 난리도 아녔어요ㅎㅎ 누가 나와서 서버 다운되겠어요. 곰 같지만 든든한 정치인도 있고, 매 같이 매섭고 기운찬 정치인(이재명)도 있고 그렇게 다함께 하길...

겨울호랑이 2016-12-02 18:33   좋아요 4 | URL
^^: 맞습니다. Agalma님 말씀처럼 각자 선호하는 성향의 정치인은 다르겠지만, 지금 잘못되어 있는 판을 바꿀 수 있도록 선의의 경쟁을 통해 경선하고, 경선 후에는 하나가 되어야겠지요... 한편으로 제2차 포에니 전쟁 당시 로마군 사령관이었던 파비우스 막시무스와 스키피오가 생각납니다. 지구전을 주장했던 파비우스와 속전속결을 주장했던 스키피오 모두 로마의 기둥이었던 것처럼 야권 후보들 모두 하나되어 정권교체 이루기를 바라는 요즘입니다.^^

waxing moon 2016-12-02 21:44   좋아요 3 | URL

문재인 의원님의 진정성을 제대로 보지 못 하는 것이 문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약간 잔소리꾼 같은 정치인이 필요한 반면 묵묵히 자신의 일을 열심히 하는 정치인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당연히 후자의 경우를 좋아하지만요...

묵묵히 자신의 일을 열심히 하는 사람들이 진짜 세상을 바꾸는법이니까요...

또한.. 뭐든지.. 닦달하는 것은 좋지가 않죠...

육아, 교육에서도 비슷합니다.. 어른이 아이에게 떼를 쓰면 아이가 떼쟁이가 되죠...

정치도 비슷할 것입니다...

천천히 지켜보면서 그 사람의 진가를 알아내가는 것..

그것이 사람을 제대로 보는 방법이 아닐까 싶습니다..

2016-12-03 11: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2-03 11:46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