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에 빵을 사고 집으로 왔습니다.

차를 주차하고 집으로 들어가는 길 배수로에 낯선 것이 보여 보니, 고양이가 끼어 있었습니다. 놀라서 보니 이미 몸이 경직된 채 죽어있었습니다..

요새 뱀이 많이 나와 뱀에 물렸는지 상당히 경직되어 있었습니다. 아니면 나이가 많아 죽었는지도 모르겠네요. 낯선 녀석은 아니어서 곰곰히 생각해보니 가끔 차 밑에서 나와 저를 놀라게 했던 녀석입니다.

며칠전 고양이 소리가 밤에 들렸는데, 이 고양이 소리였던 것 같습니다.. 혹시 배수로에 끼어 살려달라는 애절함이 담긴 울음은 아니었는지 미안한 마음이 드네요..

아내와 상의해서 딸과 함께 앞쪽 작은 산에 묻어주었습니다. 딸아이는 고양이가 추워 웅크리고 잠을 자고 있다네요.
아내는 할머니 고양이가 추워하니 흙이불을 덮어주자고 말합니다.

아내는 신문지로 염을 한 후 고양이의 눈을 감겨 주고 같이 올라갔습니다. 나는 그 사이 이 군 생활이후 거의 처음으로 삽질을 했습니다. 그렇게 작은 고양이 무덤이 생겼습니다.

오늘 이렇게 딸아이에게 `죽음`을 보여 주었습니다. 아이가 오늘 본 것을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헤어짐`에 대해 작은 기억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아내와는 이 부분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죽음`을 보여줘도 좋은지에 대해.

`죽음` 이라는 문제는 성인이 된 제게도 무거운 문제입니다. 마음이 가볍지는 않네요. 다만, 녀석의 눈이 감겼으니 조금은 편안해졌으리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내일부터 일주일간 제주도 출장입니다. 7시30분까지 목포항까지 가려니 새벽 2시에 나가네요 ㅋ 일정이 촉박하지만 시간이 되면 전에 말씀드린 `제주 4.3` 정리해 볼까합니다. 즐거운 오후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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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25 14: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9-25 14: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9-25 14: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9-25 14: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09-25 15: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마음이 아프네요.. 저도 개를 키우는 입장이라 짐승 죽은 것 보면 남의 일 같지도 않고..

겨울호랑이 2016-09-25 15:18   좋아요 0 | URL
네..어느 죽음이든 가슴아픈 것이라는 것을 다시 느끼게 되네요

시이소오 2016-09-25 17: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같으면 그냥 귀찮아서 모른척 했을텐데 좋은 일 하셨네요.

겨울호랑이 2016-09-25 17:43   좋아요 0 | URL
집 근처에서 맞이한 죽음인데 차마 모른 척할 수 없더군요...

코코넛 2016-09-25 18: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쩌다 저런곳에서 죽어있는지 ㅜㅜ 동물 시체라서 무서웠을수도 있는데 아이가 씩씩하네요.

겨울호랑이 2016-09-25 18:58   좋아요 0 | URL
네..쥐약을 먹었을 수도 있을거 같기도 하고, 나이가 있어 죽을 곳을 찾아갔는지는 모르겠으나 외상은 없어서 아이가 죽었다는 생각은 안하더군요.
감사합니다.

사마천 2016-09-25 20: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가을 제주도, 멋지네요. 좋은 추억 만드시기를 ^^

겨울호랑이 2016-09-25 20:42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사마천님도 좋은 일 가득한 한 주 되세요^^

꿈꾸는상추꽃 2016-09-26 00: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잘못 들어갔다가 나오는 곳을
찾지 못했던걸까요?ㅠㅠ 마음이 아프네요...
겨울호랑이님 좋은일을 하셨어요~~

겨울호랑이 2016-09-26 01:58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꿈꾸는상추꽃님
저도 다른 일이 아닌 노화로 인한 죽음이었으면 합니다.. 또한 동물들이 많은 위험에 노출된 것을 생각하게되는 계기도 되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