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안에 잠든 거인을 깨워라 - 개정판
앤서니 라빈스 지음, 조진형 옮김 / 씨앗을뿌리는사람 / 2008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벌써 10년 정도 된 것 같다. 2000년대에 한창 자기계발서가 유행이었던 적이 있었다. 

개인적으로 자기계발서는 '행동변화형 자기계발서'와 '사고변화형 자기계발서'로 나눌 수 있을 것 같다. 


 '행동변화형 자기계발서'의 대표작으로 2003년 <아침형 인간>이 떠오른다. 상당히 혁명적인 내용과 당시 화제가 되었던 삼성의 신경영으로 대표되는 '74제(7시 출근 4시 퇴근(?))제'와 맞물려 인기몰이를 했었다. 다만, '행동변화형 자기계발서'의 가장 큰 문제점인 "내가 말한 방식대로 살지 않아서 너는 지금 그렇게 사는거야."라는 메세지는 체질적으로 아침형 인간이 되지 않는 이들의 반발로 인해 그렇게 공감받지 못했던 것 같다.


한편, 2008년에 론다 번의 <시크릿>은 '마음을 다르게 가져라'라는 '사고변화형 자기계발서'라 생각된다. 


 "이 세상에는 위대한 진실이 하나 있어. 무언가를 온 마음을 다해 원한다면, 반드시 그렇게 된다는 거야. 무언가를 바라는 마음은 곧 우주의 마음으로부터 비롯된 때문이지. 그리고 그것을 실현하는 게 이 땅에서 자네가 맡은 임무라네."


 -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 중 - 


<시크릿>을 대표하는 구절은 오히려 <연금술사>에서 발견할 수 있을 것 같다. 마치, <드래곤볼>에서 프리저를 무찌르기 위해 손오공이 온 우주의 에너지를 모아 '원기옥'을 만들듯이, 간절히 바라고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면 무엇이든 다 이룰 수 있다는 <시크릿>.



 그 열풍만큼이나 많은 반발을 사고, 잠들었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 <시크릿>과 비슷한 이론을 제시한 책들의 가장 큰 무리수는 '양자역학'과의 연계가 아닌가 생각된다. 물질은 에너지로 구성되어 있고, 신념 에너지를 통해 물질을 바꿀 수 있다는 자신의 이론을 과학적 이론인 '양자역학'으로 설명하려고 한 부분이 오히려 대중들로부터 신뢰성을 잃게 한 부분이 아닌가 생각된다. 


이후 자기계발서는 2010년 정도에 <리딩으로 리드하라>를 비롯해서, 인문학 안내서로 방향을 틀었고, 그런 의미에서 최근 '인문학 안내서'는 자기계발서의 맥을 잇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2010년 경 읽고, 최근 다시 읽은 앤서니 라빈스의 자기계발서 시리즈는 이 둘의 절충형이라 생각된다. 긍정적인 신념을 가질 것을 강조하면서도, 구체적인 행동양식을 제시하는 책이며, 다른 자기계발서에 비해 압도적인 분량을 자랑한다. <네 안에 잠든 거인을 깨워라>는 800페이지, <거인의 힘 무한 능력> 이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612 페이지에 해당하는 방대한 양이다. 그래서일까. 대부분의 자기계발서는 1회독으로 넘겼는데, 방대한 양과 상세한 내용으로 인해 '무언가 있을 것 같은' 면이 있어 두고두고 읽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네안에 잠든 거인을 깨워라>는 자신의 내면의 힘을 깨우기 위해 질문은 통해 신념을 바꾸고 바뀌어진 신념으로 삶을 바꿔야 한다는 큰 줄기로 구성되어 있다. 여기에 세부적으로 우리는 우리의 가치체계를 발견하고, 타인의 경험을 참고해서 진정한 내 자신을 발견했을 때 우리 삶의 큰 변화가 시작된다는 내용이다. (이를 위한 7일간의 변화프로그램은 부록이다.)

<거인의 힘 무한능력>은 성공을 위해서는 NLP를 활용하여 자신을 변화시키는 방식이 나오며,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자신의 몸과 마음을 변화시키는지에 대해 상세히 설명한다. (단백질, 지방 등 영양소를 고려한 식단까지 제안해 준다.)

<365일 거인과 함께 가라>는 실천편으로, 중복되는 내용이기에 특별히 다른 내용은 없었다.


거의 1,500 페이지에 해당하는 자기계발의 백과사전이라 할 정도로 많은 내용이 포함되어 있기에 많은 인내심이 요구된다. (방대한 양을 끝까지 완독하고 난 후 인내심이 길러진 자신을 발견할 수도 있을 것같다. 그것이 저자의 노림수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렇지만, 이러한 인내심에 비해 얻는 것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의 한계로 먼저 문화적인 차이를 들 수 있다. 저자가 제시한 여러 가지 변화양식은 다분히 미국인들의 생활양식과 사고방식에 맞추어진 것으로, 문화가 다른 한국인들에게는 공감이 많이 가지 않는 내용이 많다. 대표적으로 저자가 제시한 식단의 경우에는 미국에서는 영양식일 수 있으나, 과연 우리에게 맞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상대방의 행동을 통해 타인의 마음을 알 수 있는 방법 역시 그러한 의구심이 들게 한다. 또한, 수평적인 미국의 사회관계를 바탕으로 한 예화는 상대적으로 수직적인 우리 사회와는 차이가 있기에 직접적인 적용에는 한계가 있다. 그런 점을 감안한다면, 한 번 정도는 읽을만하다는 생각이 든다.


한 번 정도 읽는다고 하더라도 이 책이 다소 거북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아마 책의 이면에 숨겨진 '책의 목적'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책 중간중간 자신이 운영하는 '자기변화 프로그램'에 대한 소개가 깨알같이 소개되어 있어, 방대한 양에 지친 독자로 하여금 '차라리 수강을 해야겠다.'는 결의를 갖게 한다. 이러한 이유로 이 책들은 앤서니 라빈스의 프로그램을 위한 안내서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마치, 로버트 기요사키가 자신의 저서 <부자아빠 가난한아빠> 책을 통해 자신의 'Cash Flow'게임 홍보를 한 것과 비슷하다고 할까? 


마지막으로, 앤서니 라빈스의 자기계발서시리즈를 읽고 난 후 자기계발서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 흔히, 우리가 인문학이라고 하는 문학, 역사, 철학 책은 그 자체로 목적이 될 수 있는 반면, 자기계발서는 책을 다 읽은 후 행동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을 읽은 후 우리는 사람마다 다르지만, 무엇인가를 얻는다. 그렇지만, <아침형 인간>을 읽고 새벽 5시에 일어나지 않으면 의미가 없고, <잠자기 전 30분 공부법>은 30분 동안 공부할 시간을 내지 않으면 볼 필요가 없는 책이 된다.


자기계발서의 저자는 알지못하는 다수의 대중을 대상으로 책을 썼기에, 개인별 차이를 고려하지 않고 표준화된 삶을 제시할 수 밖에 없게 된다. 그리고, 사람이기에 '결단력 약하고 실천이 부족한' 독자는 끊임없이 부족한 자신을 돌아보면 자기원망을 하게 되는 것 같다. 독자들은 부족한 자신에 대해 절망하다가 다른 자기계발서를 읽고 작심삼일로 실천하는 등 시행착오를 겪는다. 많은 자기계발서를 읽어도 계속 출발점에 서는 듯한 느낌을 가졌던 경험은 나만의 것은 아니라 생각된다.


이런 면에서 자기계발서는 자신의 문제가 무엇인지 모르는 이들 또는 자신의 문제를 알더라도 어떻게 변화시킬지 고민하는 이들에게 하나의 방안을 제시해준다는 측면에서 가볍게 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그리고, 정말 우리의 목표와 변화된 자신을 원한다면 다음과 같이 해보는 것이 어떨까.


다른 이들이 무엇을 이야기하던가에 조용히 자신의 내면의 소리에 귀기울여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 목표를 두고 해야할 일을 지금 한다면 우리의 꿈이 이루어지지 않을까. 비록, 우리가 부정적인 생각을 하거나, 하루에 8시간씩 잠을 자더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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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디션 2016-07-29 15:1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거인`을 깨우라고 주창하는 베스킨, 아니 앤서니 라빈스의 천여 페이지 글보다(안읽어봤지만) 겨울호랑이님의 마지막 3줄 지침(?)이 아주아주 짠하게 와닿습니다. 게다가 자기계발서가 걸어온 굵직굵직한 과정을 총정리 해주다시피 하셔서 뭔가 심신이 안정되는 느낌이예요.^^

겨울호랑이 2016-07-29 15:47   좋아요 2 | URL
컨디션님 공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결국 자기 자신이 제일 잘 아는 것 같아요 컨디션님 행복한 오후 되세요^^

겨울호랑이 2016-07-29 16:05   좋아요 2 | URL
ㅋ 제가 센스가 없어 베스킨 라빈스를 몰랐네요 ㅋㅋ 책의 내용을 31개로 요약했으면 재치있는 글이 되었을텐데요 ㅋ 컨디션님 유쾌한 댓글에 감사드립니다^^

시몬 2016-07-30 12:3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평소 읽고 싶었던 책에 대한 일목요연한 내용 정리에 감사드립니다. 자기개발에 대한 갈증은 오히려 이 범주에 해당하는 책들을 읽을수록 더 심해진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겨울호랑이님의 글에서 고견을 들었습니다. 다시한번 감사합니다.

겨울호랑이 2016-07-30 12:46   좋아요 2 | URL
안녕하세요? 시몬님
부족한 글에 격려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자신에 대한 신뢰와 사랑이 모든 일의 기본이라는 것을 요즘 많이 느낍니다^^; 시몬님 행복한 주말 되세요.

2016-07-31 08:3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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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7-31 08:5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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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7-31 10:4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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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7-31 10:4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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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02 22:4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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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7-31 11:2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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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7-31 11:2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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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03 10:4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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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쉰P 2016-08-03 10: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자기계발서는 뭐랄까 알면서도 속는 그런 느낌이에요 ㅋ 공부법 때문에 여러 공부관련 자기계발서를 읽었거든요 ㅋ 근데 약간의 방법상 차이가 있어도 결국은 노오력이라는 ㅋ 하나로 정리가 되어요 ㅋ 사고 나서 돈 아깝다는 후회를 ㅋㅋㅋ 자기계발서는 소금물 같다고 할까요? 소금물은 마셔도 마셔도 갈증이 해결 안 되거든요 ㅋ 리뷰 정말 잼 나게 읽었어요 ㅎ

겨울호랑이 2016-08-03 11:04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루쉰P님
말씀하신 부분에 동감합니다. 결론은 정해져 있는데 저자마다 다른 방식으로 풀어가는 것. 같아요. 행복한 하루 되세요^^

루쉰P 2016-08-03 19: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이 왔습니다. ㅠ.ㅠ 이렇게나 좋은 책을 보내주시다니...정말 뭐라고 감사를 드려야 할지. 포장도 꼼꼼하게 잘 해주셨네요 ㅠ.ㅠ. 너무 감사해요. 정말 열심히 읽도록 하겠씁니다.

책이 정말 좋아서 읽을 수 밖에 없는 그런 구성이에요 ㅋ 이런 류의 책으로는 `불타의 세계`란 책이 유일한 거 같아요 ㅎ 너무 너무 감사해요!!!!

겨울호랑이 2016-08-03 20:17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루쉰P님 받으셨군요. 마음에 들어 하셔서 저도 기쁩니다. 루쉰P님께서 기독교 공부하시는데 작은 디딤돌을 드린 것 같네요. 더 깊은 공부 하시고 편한 밤 되세요^^ 좋은 소식 감사합니다.

2016-08-03 21:1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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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03 21:1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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