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내리던 장마가 걷히고 어제부터 뜨거운 여름을 느낍니다. 아침에는 지난 주에 이어 블루베리를 땄어요. 한낮에는 너무 뜨거워서요^^
전에는 잘 몰랐는데 나무마다 특성이 있네요. 같이 키워도 열매가 조금씩 열리는 녀석이 있는가하면, 어떤 녀석은 모든 열매가 골고루 열리네요. 블루베리 나무를 보니 아이들이 생각납니다.
어떤 아이는 같이 배워도 빠르게 소질을 보이는가하면, 어떤 아이는 묵묵하게 고르게 성장하기도 하지요. 나무들처럼 아이들도 다양한 특성을 가지고 있을 겁니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아이들에게 너무 빨리 성과를 내라고 가르치고 강요하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어린나이에 작곡을 한 모짜르트나 33세에 대제국을 세운 알렉산드로스 대왕 같은 천재같은 사람도 있겠지만, 한편으로는 40세 이후에 자립의 기반을 마련한 카이사르나 유랑을 거듭하다 60세 이후 제후에 올라 춘추오패 중 한 명이 된 진 문공같은 사람도 있습니다. 이처럼 다양한 특성을 가진 아이들을 우리는 포용하고 있는가 블루베리를 따면서 생각해 봅니다.
블루베리 나무를 이리저리 살펴보면, 한 편에서는 보이지 않았던 익은 열매가 다른 편에서는 보이네요.
우리 집 딸아이는 부모인 제가 봐도 평범합니다. 아. 감사하게도 무척 건강합니다. 아이가 평범한 것은 제가 아직 딸아이를 여러 면에서 살펴보지 않은 것은 아닐까요. 자신의 길을 찾는 것은 딸아이와 부모가 함께 해야할 평생의 길이기에, 조급하게 생각하지는 않으렵니다. 다만, 여러 가능성을 가지고 봐야겠지요.
어느새 해가 많이 올라 왔네요. 요즘은 4시 30분이면 밝아지기에, 하루가 무척 깁니다. 블루베리를 키운 것도 아니고, 조금 딴 것 가지고 유난떤 것 같네요^^.
농사를 지으면 거의 수상록이 전집으로 나올 기세입니다. ㅋ 아무래도 제가 도시에서만 커서 `자연의 지혜`를 체험하지 못한 탓인 것 같습니다.
그래도, 블루베리를 따면서 제 글을 읽어주신 분 모든 분들에 대해 고마운 마음이 드는 것을 보면 농사는 참 소중한 작업이라 생각합니다.
부족한 생각이나마 함께 공감해 주시고, 알지 못한 세계에 대해 알려주셔서, 꾸준히 책과 함께 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고마운 마음을 담아 인사드립니다. 행복한 주말 보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