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어린 왕자 죽기 전에 꼭 읽어야 할 세계 명품 고전 2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 바로이북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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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북으로 <어린왕자>를 들었다. 1시간 남짓한 시간동안 성우가 읽어주는 <어린왕자>를 듣는 것은 보는 것과는 또 다른 느낌이다. 이해가 잘 가지 않는 구절, 내용 상 연결을 위해 앞뒤를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것이 눈으로 읽는 책읽기라면, 자리를 뜨지 않는 이상 시간의 손을 잡고 이끌려 여행하는 것이 듣는 책읽기인 듯하다.

듣는 책읽기는 색다른 경험이다. 잠시 생각에 빠져 '지금'이라는 시간의 접점에서 조금이라도 떨어지면, 벌써 저만큼 내용이 앞서가기에 그 흐름에 쫓아가는 수밖에 없다. 읽기가 공간의 제약을 받는다면, 듣기는 시간의 제약을 받는다. 내가 오디오북에 익숙치 않아서일수도 있겠지만. 결국 독서가 끝나고 시각의 속박으로부터 벗어난 후에야 내용정리를 하다보니 밑줄긋기가 가능했던 예전과는 달리, 머리에 남겨진 몇몇 내용만 단편적으로 남는다.

가장 중요한 것은 보이지 않는다. 장미를 위해 소비한 시간. 관계. 수많은 닮은 이들로부터 유일한 존재가 된다는 것... 등등

누군가를 위해 소비한(또는 함께 한) 시간이 관계를 만들고, '길들임'이라는 관계를 통해서 서로에게 의미를 발견한다는. 그렇지만, 이러한 의미는 상자 속의 양처럼, 보아뱀 안의 코끼리처럼 깊이 숨겨져 있는 것이며, 소행성의 왕, 사업가, 지리학자 등이 말하는 것처럼 결과가 아니라는 것을 생각하게 된다. 너무나 상식적인 이야기일까.

여기에, 서로를 '의미있는 존재로 만드는 것'에는 보다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겠지만, '의미'를 발견하는 것은 순간의 만남으로도 가능하지 않을까라는 것을 더하고 싶다. 오디오북의 끊임없이 이어지는 이야기 속에서 나에게 진정으로 의미있는 내용이 남는 것처럼. 진정으로 소중하고 중요한 것은 이처럼 찰나의 순간에 강한 인상으로 느껴지기에 오히려 보이지 않는 것은 아닐까.

오디오북을 처음 접하면서, '보기'와는 또다른 '듣기'가 가져다 준 새로움을 느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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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7-29 01: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7-29 05: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7-29 18: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7-29 18: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거리의화가 2022-07-29 06:4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 겨울호랑이님도 오디오북을 접하셨군요^^ 또 다른 맛이지요? 눈감고 들으면 더 집중되더라구요. 어린왕자는 한 번만 읽은 사람은 없을 것 같지만 듣는 것으로 접하면 어떨까 궁금해집니다^^*

겨울호랑이 2022-07-29 10:49   좋아요 1 | URL
참, 거리의화가님께서는 오디오북 입문 선배님되시지요... 그때 말씀하신 맛이 요런 맛인가 싶습니다. 오디오북을활용하면 인지의 사각지역을 더 비출 수 있지 않을까 기대가 됩니다. 여건이 맞는다면 같이 활용할 계획입니다. <어린왕자>뿐이겠습니까, 다른 모든 책이 더 맛있어질 것 같아요. 31가지 맛..ㅋㅋ 거리의화가님 건강한 하루 되세요! ^^:)

그레이스 2022-07-29 08:1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오디오북으로 들을만한 소설이란 생각입니다.
불어로 들어도 좋더라구요.
뜻을 몰라도 ^^

겨울호랑이 2022-07-29 10:52   좋아요 3 | URL
아, 그레이스님께서는 다른 차원의 독서를 하셨군요. 그렇지 않아도 어젯밤에 <David Copperfield>를 오디오북으로 듣다가 빠르게 무의식독서로 전환했다는 ㅜㅜ. 저는 열대야 ASRM으로 활용할 계획입니다만, 외국어로 집중력있게 들으신다니 정말 대단하세요!

얄라알라 2022-07-29 18:13   좋아요 1 | URL
어린왕자는 불어로 들어야(그레이스님 말씀처럼 ‘뜻을 몰라도‘) 감미로울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