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사한 사람에게 상을 내리는 것은 의리가 아니고, 항복한 사람을 죽이는 것은 신의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의리와 신의를 잃었으니 무엇을 가지고 나라를 다스리겠습니까! 예전에 한(漢)의 광무제(光武帝)는 왕랑(王郞)과 유분자(劉盆子)를 대우하면서 죽이지 아니 하는데 그쳤는데, 그가 힘을 다하지 않으면 항복시키지 못할 것을 알았던 연고였습니다.

"내가 듣건대 수고를 한 일이 없이 얻는 것은 몸의 재앙이라고 하였다. 하늘은 반드시 먼저 가신 분의 여경(餘慶)때문이고, 가난한 것을 불쌍하게 여겨서 이것을 내렸다면 여러 애비 없는 아이들이 훗날 학문적으로 성취하기를 원하는 것이 바로 그의 뜻일 것이니 이것은 감히 갖지 아니하겠다!"

이경양이 바야흐로 일을 처리하려고 하는데, 어머니가 나가서 청사에 앉아 이경양을 뜰에 세우고 그를 나무라며 말하였다. "천자께서 너에게 하나의 방면[지역, 절도사를 의미]을 주었는데, 국가의 형법을 어찌 너의 기쁨과 분노의 밑천으로 생각하고 죄가 없는 사람을 함부로 죽일 수 있겠는가! 만에 하나 한 지방을 편안하지 못함에 이르면 어찌 오직 위로는 조정에 부담을 주고 인생말년의 어머니로 하여금 부끄러움을 머금고 땅속에 들어가도록 할 것이며 어떻게 먼저 가신 분을 보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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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덕유가 말한 것은 이익이었고 우승유가 말한 것은 의리였습니다. 필부라도 이익을 좇고 의리를 잊으면 오히려 그것을 부끄러워하는데 하물며 천자이겠습니까! 비유하자면 이웃에 사는 사람이 소를 가지고 있었는데 놓쳐서 집안으로 들어오게 되자 어떤 사람이 그 집의 형에게 그것을 돌려보내도록 권하였고 어떤 사람은 동생에게 그것을 훔치라고 권하는 것과 같습니다.

객군(客軍)은 수가 적어서 이미 스스로 일군(一軍)을 만들 수 없었으니, 일은 반드시 그 땅의 주군(主君)에게 붙어야 한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형세가 줄어들고 힘이 약하며 마음과 뜻이 하나로 되지 않으면 대부분 패망하기에 이릅니다.

황상이 말하였다. "짐은 궁중에서 아무 일도 없을 때에 그와 더불어 도를 말하며 번거로운 것을 씻는 것뿐이오. 정사에 이르러서는 짐은 반드시 경(卿) 등과 차대관(次對官)에게 물을 것이니, 비록 100명의 조귀진이 있다 하더라도 의혹시킬 수는 없을 것이오."
이덕유가 말하였다. "소인(小人)은 형세의 이익이 있는 곳을 보면 바쁘게 그곳으로 달리기를 마치 밤에 나방이 촛불로 투신하는 것과 같습니다. 듣건대 열흘 동안에 조귀진의 문에는 수레와 말이 폭주(輻輳)한다고 합니다. 바라건대, 폐하께서는 이를 깊이 경계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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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주에서 좋은 것과 나쁜 것을 겸하여 쓰는 것은 인군을 경계시키려는 때문입니다. 폐하께서 다만 힘써 좋은 일을 행하셔야지 반드시 역사를 보는 것이 아닙니다!" 황상이 말하였다. "짐은 지난번에는 일찍이 그것을 보았소." 대답하였다. "이것은 지난번 사관(史官)의 죄입니다. 만약 폐하께서 스스로 역사 기록을 보면 사관이 반드시 꺼려 피하려는 것이 있을 것이니 어떻게 후대사람들에게 신의를 얻겠습니까!" 황상이 마침내 멈추었다.

"폐하는 요(堯)·순(舜)과 같은 주군입니다." 황상이 말하였다. "짐이 어찌 감히 요(堯)와 순(舜)에 비견되겠소! 경에게 물은 까닭은 주(周)의 난왕(?王)과 한(漢)의 헌제(獻帝)라고 한다면 어떠냐는 것일 뿐이오." 주지는 놀라며 말하였다. "저들은 망국(亡國)의 주군인데 어찌 성덕(聖德)을 비교할 수 있습니까!" 황상이 말하였다. "난왕과 헌제는 강한 제후에게 통제를 받았고 지금 짐은 집안의 노복(奴僕, 환관)에게 통제를 받으니 이것을 가지고서 말하면 짐이 거의 같지 않겠소!" 이어서 눈물이 흘러 옷깃을 적시니 주지는 땅에 엎드려 눈물을 흘렸고, 이로부터 황상은 다시 조회에 나타나지 않았다.

돌아가신 황제의 가까운 신하들을 누차 죽여서 온 나라의 시선과 청각을 놀라게 하고 돌아가신 황제의 신령을 다치게 하니 사람들이 마음으로 어찌 우러러보겠습니까! 나라의 체통은 지극히 무거운데 만약 이런 무리에게 죄가 없다면 진실로 형벌을 내려서는 아니 되고, 만약 그들에게 죄가 있다면 저들은 이미 나라의 법망 안에 있고 달아나 숨을 곳이 없으니, 열흘이 지나고서 그것을 시행하여도 어찌 늦겠습니까!" 듣지 않았다.

경진일(7일)에 이덕유가 들어가 감사해하고 황상에게 말하였다. "잘 다스리는데 이르는 요체는 여러 신하들의 사정(邪正)을 분별하는데 있습니다. 무릇 사(邪)와 정(正) 두 가지는 형세로 보아 서로 용납하지 못하여, 올바른 사람은 비뚤어진 사람을 가리켜서 사악하다고 하고, 비뚤어진 사람 역시 올바른 사람을 가리켜서 사악하다고 하니, 인주는 그것을 분별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무릇 재상은 사람마다 충성스럽고 진실할 수 없고 혹은 속이기도 하니, 주군의 마음은 비로소 의심하며 이에 가까이에서 소신(小臣)에게 물어서 정사를 담당하는 사람을 살폈습니다. 예컨대 덕종(德宗) 말년에 들어주고 일을 맡긴 사람들은 오직 배연령(裴延齡)과 같은 패거리이고, 재상은 칙서에 서명하였을 뿐이니, 이것이 정사가 날로 어지러워진 이유입니다.

"옛날에 황하(黃河)에서 그림이 나오자 복희(伏羲)는 그것을 가지고서 팔괘(八卦)를 그렸고, 낙수(洛水)에서 글씨가 나오자 대우(大禹)는 그것을 가지고서 구주(九疇)를 설명하였는데, 모두 사람에게 유익하였으니, 그러므로 충분히 숭상할 만하였습니다.

금수(禽獸)나 초목(草木)에 나타난 상서로운 징조는 어느 때엔들 그것이 없었겠습니까! 유총(劉聰)은 크게 패역하였으나 황룡(黃龍)이 세 번 나타났고, 석계룡(石季龍)은 포학하였으나 푸른색의 기린 열여섯 마리와 흰 사슴 일곱 마리를 얻어서 지개(芝蓋, 상서로운 덮개가 있는 수레)를 끌도록 하였습니다. 이로 볼 때 상서(祥瑞)로운 물건이 어찌 덕에 달려 있는 것이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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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선(2012년)이 87년 선거보다 중요하다고 말하는 이유는 이렇다. 우리가 87년 체제라는 말을 쓰면서 6월항쟁을 계기로 한국 사회가 민주화가되고 새 시대에 들어갔다고 얘기하는데, 87년 대선 즈음에는 이미 87년체제의 기틀이 잡혀 있었다. 제6공화국 헌법도 만들어진 상태였고, 그87년체제의 첫 대통령을 누가 하느냐 하는 다툼이었다. 87년 체제 자체가 성립하느냐 못하느냐는 아니었다. 그렇기 때문에, 비록  민주화세력으로서는  뼈아픈  패배를 경험했지만 노태우 대통령도  자기  나름으로  87년 체제를  건설하고  추진하는 역할을 했다. 특히 남북관계에서 괄목할  성과를 냈고,  공안탄압이 있었지만 민주화도 꾸준히 진전됐다.  그러나 이번 대선은 정말 새 시대로 진입하느냐 아니면 말로만 새 시대라고 하면서 낡은 시대를 유지하려는 세력이 재집권하느냐 하는  선택이기 때문에  정말  중요하다.
- P65

100% 통합이란 것도 통합의 개념을 잘못 설정한 것 같다. 대립과 갈등이 없는 상태를 상정한 것 같은데, 그런 통합은 없다. 대립과 갈등이없는 사회는 전체주의 사회가 아닌 한 없다. 갈등의 당사자가 모여 대화와 타협으로 중첩되는 합의를 찾아가는 과정이 통합이다. 민주주의도 원래 완성된 상태가 있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100% 통합이란 현실적으로  가능하지도 않겠지만 위험한 사고방식의 편린을 본다. 동원과 국가주의다.
- P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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