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아리랑 2 (개정판) 아리랑 (개정판) 2
조정래 지음 / 해냄출판사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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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감부는 9월 1일을 기해 헌병대를 앞세워 호남의병을 쓸어 없애기 위한 '남한 대토벌작전'을 개시하기 시작했다. 그 계획에 따라 이미 6개월 전에 경상북도와 강원도 접경 산악지대에 투입되었던 토벌대 병력들이 호남지방으로 집중되었다. 대토벌작전의 기본 전술은 '교반적 전술'이었다. 교반은 휘저어섞는다는 뜼으로, 의병과 연계된 어떤 일정 지역을 지목하게 되면 그 외곽에 경비 부대가 포위망을 둘러치고, 포위망 안에서는 여러 토벌대가 이 마을 저 마을 밤낮을 가리지 않고 빠르게 옮겨다니며 기습을 되풀이하는 초토화 작전이었다.(p96)... 19월이 끝나면서 '남한 대토벌'도 끝을 맺었다. 그 두 달 동안에 죽어간 대소 의병장들이 103명이었고, 의병들은 4,200여 명이었다. 결국 호남의병은 몸체가 잘리고 뿌리까지 뽑혀진 채 실뿌리만 남게 되었다.__ 조정래, <아리랑 2>, p102/239

조정래(趙廷來, 1943 ~ )의 <아리랑 1>에서 독자들은 항일(抗日)투쟁의 뿌리를 발견한다면, <아리랑 2>에서는 이를 뿌리뽑으려는 일본의 반(反)의병 움직임이 눈에 들어온다. 남한 대토벌 작전(南韓大討伐作戰, 1909.9 ~10)을 통해 호남지역의 의병운동을 처절하게 진압한 일본군의 만행 속에서 일종의 기시감(旣視感)을 느끼게 된다. 이후 1920년 간도참변(間島慘變), 1938년부터 만주지역에서 동북항일연군, 조선의용군을 토벌한 간도특설대(間島特設隊) 활동이 식민지배하에서 직접연관을 맺는다면,이의 기원은 정유재란(丁酉再亂, 1597 ~ 1598)까지 닿을 수 있으며, 아래로는 4.3 사건, 여순사건으로까지 이어질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도올 김용옥(金容沃, 1948 ~ )의 <우린 너무 몰랐다>를 참조하도록 하고 넘기되, 이러한 연관성이 작가의 다른 작품인 <태백산맥>과 <아리랑>의 접점이 된다는 점을 챙기자.

임진왜란 때와 다른 점이 하나 있다면, 그때는 상감과 더불어 조정과 백성들이 혼연일체가 되어 싸웠다는 점이고, 이번에는 상감과 조정은 왜놈들 편에 서서 의병을 역적시하며 해산령을 내리거나 매도하는 가운데 백성들이 자발적으로 나서서 싸운 것이 크게 다른 점입니다. 의병들이 무수한 희생만 내고 결국 오늘과 같은 비통한 궁지로 몰라게 된 데는 이러저러한 원인들이 있습니다만 그중에서도 제일 큰 원인이 바로 상감과 조정의 망발입니다._ 조정래, <아리랑 2>, p145/239

<아리랑 2> 에서는 송수익이 구한 말의 의병활동과 임진왜란(壬辰倭亂, 1592 ~ 1598)의 의병활동의 차이에 대해 말한다. 송수익은 작품에서 임진왜란의 승리요인이 선조(宣祖, 1552 ~ 1608)와 신하, 백성이 하나가 되어 왜침을 극복했다고 말했지만 선뜼 동의하기 힘들다. 실제로 선조는 별로 싸울 의지 없이 빠르게 의주까지 피난한 후 여차하면 요동(遼東)으로 넘어가려 했었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송수익이 선조에게 상당히 후한 평가를 내렸다고 본다. 임진왜란 당시에는 동북아 최강의 함대와 이순신(李舜臣, 1545 ~ 1598)이라는 중심점이 있었기에, 이를 중심으로 결국은 승리할 수 있었다는 것이 당연한 분석이겠지만, 송수익이 굳이 이 말을 하지 않은 것은 무슨 이유 때문이었을까. 청일전쟁, 러일전쟁에서 청의 북양함대, 러시아의 발틱함대를 물리친 일본의 해군력 때문이었을까. 이미 우리에겐 육군, 해군도 모두 열세인 상황에서 굳이 열악한 현실을 말하고 싶지 않아서일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 지도층이 앞장서 싸웠다면 허망하게 나라를 빼앗기지 않았으리라는 그의 생각에는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보호조약이 체결되었을 때, 그때 실기를 했으면 그 다음 강제 양위를 당했을 때 상감은 만백성을 향해서 외쳤어야 하네. 백성들이여, 나와 더불어 왜적들과 싸우자 하고 말이네. 그러고 군대를 이끌고 앞장섰어야 했네. 그러면 왜놈들이 곧 죽이고 말았을 거라고? 죽이면 죽어야지. 그게 나라 뺏긴 상감이 책무를 다하는 길이네. 상감이 해산령을 내려도 나라를 구하겠다고 의병으로 나서서 수만 명씩 죽어가는 백성들인데 만약 상감이 군대를 이끌고 나섰다가 왜놈들의 총칼에 죽었다면 백성들은 어찌했겠나. 이 땅에 합방이란 없었네._ 조정래, <아리랑 2>, p147/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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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걸들 가운데 심정적으로 원소에게 돌아간 사람이 많았으나 포신이 홀로 조조에게 말하였다.
"무릇 지략은 세상에 나오지 아니하며, 난리를 다스려서 정도로 돌아가게 할 수 있는 사람은 그대입니다. 진실로 그 일에 적임자가 아니면 비록 강할지라도 반드시 넘어져 죽을 것입니다. 그대는 아마 하늘이 길을 열어줄 사람입니다."(13/75) - P13

"무리가 귀부하지 않는 것은 어짊이 부족해서입니다. 귀부하였으나 다스려지지 않는 것은 의로움이 부족해서입니다. 진실로 어짊과 의로움의 도리가 시행되어지면 백성이 이를 따르는 것은 마치 물이 아래로 향하는 것과 같으니...(41/75) - P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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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는 1800년에서 시작한다. 적어도 유럽의 경제적이고 사회적인 핵을 구성하는 나라와 지역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반도, 독일어권 지역)에서 문화사업이 산업화 이전 단계에서 벗어나는 때가 이 18세기와 19세기 사이에 놓인 한 해이기 때문이다. 이때부터 어느 만큼은 일관성 있게 책을 읽는 공중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와 더불어 다수의 인쇄업자와 출판업자, 도서대여점망, 정식 도서 시장도 나타난다. 1800년 전에는 유럽에서 드문 일이었던 연주회장 공연도 발전하기 시작한다. 악기, 특히 피아노는 과거에 귀족 가정에서 그랬던 것처럼 새로운 중간계급의 가정 어디에서나 볼 수 있게 된다. 인쇄기술의 발달은 악보의 확산을 돕는다. 음악의 거장들이 유럽을 순회하고, 오페라 가수들도 그 뒤를 따른다. 이전에는 궁정의 후원으로 공연되었던 오페라가 관람료를 내고 온 부르주아 관객 앞에서 공연되는 일이 늘어난다. 국가의 극장 통제가 줄고, 검열이 완화된다. 그 결과 극장도 늘고 관객도 는다. 작가, 극작가, 작곡가, 가수, 배우 같은 문화 생산자들이 계속 늘어난다. 영국 같은 몇몇 나라에서이미 번창하던 일간지와 정기간행물의 중요성이 커진다. 여기에서도 기술 발전과 더불어 규제 철폐 - 세금 인하와 검열 완화라는 의미에서 가판매에 뚜렷한 영향을 준다.
- P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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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에 ‘리뷰‘ 라는 단어가 들어간 정기간행물에는 당연히 연재물과 함께 서평들이 실리는 것으로 되어 있었지만, 사실 「내셔널 리뷰」, 「런던 리뷰」, 그리고 배젓의 「내셔널 리뷰」 같은 잡지들은 도서요약을 논평을 위한 징검돌로 써먹었다. 서평의 목적은 앤서니 트롤럽이 지적한대로 이중적이었다. 하나는 공중에게 읽을 만한 책이 무엇인지를 알려주는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공중이 책을 읽지 않고도 책에 대해 이야기할수 있도록 책의 내용을 알려주는 것이었다. 그렇게 얻은 지식이 대단하진 않겠지만, "다른 이들이 이야기하는 주제를 논할 수 있다는 것은 사는 재미‘를 더해주는 일이었다.  - P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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