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담에서 말하기를 ‘아름다운 피부는 바보 같은 뼈대를 싸고 있지는 않다.’고 하였으니, 헛되고 망령된 말일뿐이다."(p22/105) - P22
이고가 손수 명령을 작성하여 여러 아들들에게 경계하여 말하였다."정치에 종사하는 사람은 마땅히 상을 주거나 벌을 주면서 살펴보고 신중해야 하며, 좋아하고 미워하는 것으로 처리하지 말며, 충성스럽고 올바른 사람을 가까이하고, 아첨하는 사람들을 멀리하고, 주변의 사람들에게 몰래 위엄과 축복을 제멋대로 다루게 하지 마라. 비방하거나 칭찬하는 말이 들려올 때에도 마땅히 진실인지 거짓인지를 깊이 생각하여 밝혀내야 하고, 송사(訟事)를 심리하거나 옥사(獄事)를 처결할 때에도 반드시 온화한 얼굴로 이치에 따라 일을 처리하며, 신중히 하여 일을 거꾸로 하거나 속이거나 추측하거나 확신하지 말며, 목소리나 얼굴색을 가볍게 드러내지 마라. 힘써 널리 자문하여 묻고 혼자서 오로지 결정하지 마라."(p27/105) - P27
상서 장화(張華)가 말하였다. "이웃나라를 침략하는 것은 전쟁이 이어지고 재난이 나타나니, 이족에서 이미 갈 수 있다면 저들도 역시 올 수 있으니 국가의 복이 아닙니다. 폐하가 사랑하는 어머니가 남의 손에 잡혀 있는데, 어찌 실속 없는 이름을 애석해 하여 그들을 위하여 스스로를 낮추고 굽히지 않습니까? 중서령 한범(韓範)이 일찍이 진왕과 함께 부씨(?氏)의 태자사인(太子舍人)이었으므로 만약 그에게 가도록 한다면 반드시 뜻하는 바와 같이 얻을 것입니다."(p45/105) - P45
수세기 동안 고려 사회는 성격이 점차 바뀌었다. 확산되는 중국의 영향으로 부계 중심 철학이 공계적인 한국의 원래 친족 체제에 미묘하게 덧붙은 것이다. 그 결과는 전통으로부터의 거대한 전환이 아니다. 오히려 전통 한국 체제가 개인과 집단에 부여하는 선택의 폭을 점차 좁히는 것이다. 고려 사회조직 고유의 융통성과 전략은 부계를 기초로 한 규칙에 점차 제한되면서 선택의 여지가 거의 없게 되었다... 때맞춰 한국 사회가 부계적 변환을 완결한 것은 바로 이 신유학 이데올로기의 추진력 덕분이다. _ 마르티나 도이힐러, <한국의 유교화 과정> , p126 마르티나 도이힐러(Martina Deuchler, 1935 ~ ) 의 <한국의 유교화 과정 The Confucian Transformation Of Korea: A Study Of Society And Ideology>은 여말선초(麗末鮮初)의 시대 상황에서 부계(父系)/모계(母系) 중심의 양계(兩系) 중심에서 부계 중심, 특히 장자(長子) 중심의 사회로 변화되는 과정을 면밀하게 따라가는 책이다. 저자는 본문을 통해 신유학(新儒學)이라는 성리학(性理學)의 도입이 몽골, 전통사회 이데올로기를 몰아내고 소중화(小中華)로 자리매김하려는 사대부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기존 사상과의 융합을 통해 한국만의 독자적인 제도가 정착되었음을 밝힌다. 이에 대한 상세 내용은 리뷰에서 살펴보는 것으로 넘기자... 특기할 만한 것은 조선시대에도 계속하여 모계가 중요한 역할을 하기는 했지만 고려 말부터 조선 중엽에 걸친 과도기에서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근본적으로 달라졌다는 것이다.... 출계 개념이 양계에서 부계로 바뀌게 됨에 따라 고려시대에는 자년 균분 상속으로 경제적 독립을 누리던 여성이 조선시대에 와서는 상속권을 잃음으로써 경제적으로 남편에게 종속되는 결과를 낳게 된 것이다... 처 primary wife로 간주되는 여성만 자기 자식에게 완전한 양계 제도를 부계를 약화하지 않고 오히려 더 엄격한 제도로 만들었다. 이 사실은 중국 사회와 크게 구별되는 중요한 점이다. _ 마르티나 도이힐러, <한국의 유교화 과정> , p413
왕중덕은 환현이 황제를 칭하는 것을 보고 사람들에게 말하였다. "예부터 혁명이란 진실로 한 가족의 일만이 아니므로 지금 일으킨 자는 아마 큰일을 이루기에는 부족할까 걱정입니다."(p42/146) - P42
여러 신하들에게 물었다. "짐이 그들에게 패하겠는가?"이부랑(吏部郞) 조정지(曹靖之)가 대답하였다."백성이 원망하고 신령이 분노하였으니 신은 실로 두렵습니다."환현이 말하였다. "백성은 혹 원망할 수 있겠으나, 신령이 어째서 분노하는가?"대답하였다. "진씨(晉氏)의 종묘가 장강의 강가에 떠다니고 있고 위대한 초(楚)의 제사도 위로 할아버지에게도 미치지 않았으니 이것이 그 분노의 원인입니다."환현이 말하였다. "경은 어찌하여 간언하지 않았는가?"대답하였다. "연(輦)을 위에 있는 군자들이 모두 요(堯)·순(舜)의 시대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신이 어찌 감히 말하겠습니까?" 환현이 잠자코 있었다.(p56/146) - P56
이에 해당하는 많은이들이 모두에게 잘 알려져 있어 그들의 이야기를 반복하는 것은 지루할 뿐만 아니라 이 글을 읽는 당신들에게도 용납하지 못할 일이 될 것이다. 그래서 나는 불필요한 이야기를 하지 않도록 하겠다. 나는 이런 일이 벌어지는 이유가 포르투나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포르투나는 위인을 만드는 건 당사자의 신중함이 아니라, 포르투나 자신이라는 점을 세상에 보이고자 한다. 그래서 그녀는 신중함이 아무런 영향을 미칠 수 없을 때 힘을 발휘하고, 그로 인해 모든 위업은 그녀의 공로가 된다. - P257
소스트라타: 딸아, 내가 이 세상 누구보다 네 명예를 귀하게 여긴다는 것은 잘 알 거다. 나는 온당치 않은 일을 네게 조언하지 않는단다. 전에도 말했지만, 한 번 더 말해 두마. 티모테오 신부님께서 양심에 가책을 느낄 일이 아니라고 말씀하시면 두 번 다시 생각하지 말고 그 일을 해치워야 한다. - P211
티모테오: 친구 잘못 만나면 교수대로 끌려간다더니 그 말이 딱 맞는군. 많은 경우 사람이 지나치게 친절하고 선하면 지나치게 악할 때와 마찬가지로 해를 입을 수 있지. - P2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