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젠의 로마사 1 - 로마 왕정의 철폐까지 몸젠의 로마사 1
테오도르 몸젠 지음, 김남우.김동훈.성중모 옮김 / 푸른역사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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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탈리아의 역사는 크게 둘로 나뉜다. 우선 이탈리아 어계의 주도 아래 이탈리아가 통일되기까지의 내부 역사가 그 하나이고, 이탈리아가 세계를 지배하기까지의 역사가 또 다른 하나다. 따라서 우리는 이탈리아 반도에 이탈리아 어계 민족이 정착하는 과정, 희랍인과 에트루리아 인 등 다른 계통 민족이나 선주 문명이 이탈리아 어계의 민족적/정치적 존재를 위협하고 부분적으로 복속시킨 과정, 이탈리아 어계가 다른 계통 민족에 저항하며 그들을 물리치거나 정복한 과정, 마지막으로 같은 이탈리아 어계인 라티움 사람들과 삼니움 사람들이 이탈리아 반도의 패권을 놓고 벌인 갈등과 라티움 사람들이 기원전 4세기 후반에 혹은 로마인들이 기원전 5세기 후반에 최종적으로 승리한 과정들을 기술해야 한다. 이런 것들이 첫 번째 책의 두 권에서 다루어질 내용이다. _ 테오도르 몸젠, <몸젠의 로마사 1> , p8


 테오도르 몸젠 (Theodor Mommsen, 1817~1903)은 <몸젠의 로마사 Romische Geschichte >를 시작하면서, 자신의 관점이 로마의 역사가 아닌, 이탈리아 역사임을 분명하게 밝힌다. 몸젠의 관점에 따르면 이탈리아 반도 정복이라는 사건은 로마제국 팽창의 전제 조건이 되는 것으로 결국 로마 제국은 도시 국가 로마의 팽창이 아닌 이탈리아의 팽창으로 해석된다. 즉, 이탈리아 반도 내 여러 민족 - 이아퓌기아, 에트루리아, 라티움, 움브리아, 마르시, 삼니움 등 - 들의 역량이 로마에 의해 결집되었던 이탈리아 여러 민족들의 융합과 확산으로 몸젠은 로마사를 바라본다. 이는 마치 마케도니아의 알렉산드로스(Alexander III Magnus, BCE 356 ~ BCE 323)이 그리스 연합군을 이끌고 페르시아 제국 원정에 나갔고, 이후 헬레니즘(Hellenism) 문명을 연 것에 비할 수 있을 것이다. 


 국가 체계의 형태를 갖추고 난 이후 로마라는 도시 공동체가 이탈리아 반도를, 이후 세계를 지배했다고 할 수 있겠지만, 이는 좀 더 높은 차원의 역사적 관점에서 보면 결코 그렇게 주장될 수 없다. 흔히 로마 인에 의한 이탈리아 정복이라고 불리는 것은 기실 이탈리아 반도에 살던 전체 민족이 하나의 국가로 통일되는 과정이라고 보는 것이 오히려 합당하다. 로마 인들이 이들 가운데 가장 강력한 세력이긴 했으나, 아무튼 그들도 이들 가운데 한 부분이었을 뿐이다. _ 테오도르 몸젠, <몸젠의 로마사 1> , p8


 <몸젠의 로마사 1>에서는 희랍(헬레네, 그리스)문명의 영향을 짙게 받은 로마를 비롯한 이탈리아 문명이 서술된다. 초기 이탈리아인들은 희랍 문명의 틀을 받아들이되, 그 내용은 자신들의 고유의 것으로 채우면서도 그들만의 독특한 특성을 만들어갔다.이러한 노력이 이탈리아 내에 고대 희랍 식민지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동화되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되었으리라. 


 이들의 독창성은 특히 종교에서 잘 드러난다. 신들의 이름과 역할에 의미가 부여된 고대 희랍 신들과는 달리 고대 로마의 신들은 생활밀착형이며 구체적이라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희랍 종교와 로마 종교의 본질은 추상화와 의인화다. 희랍의 신도 자연현상이나 추상개념에서 나왔다... 하지만 종교의 기반이 되는 추상화는 점점 더 넓게 개념을 확장하려 하고 점점 더 깊이 본질에 이르려고 할 때, 반대로 놀라울 정도로 낮은 수준의 직관과 이해에 머물고 있었다. 희랍의 경우 모든 중요한 동기가 일련의 인격신들로, 신화 세계와 이념 세계로 급속하게 확장되었다. 반면 로마의 경우 근본 생각은 본래적 모습 그대로 경직되어버렸다. _ 테오도르 몸젠, <몸젠의 로마사 1> , p236


 제한된 추상화는 로마 종교의 실제적/실용적 경향과 일치한다. 농경과 목축과 해상 교역을 통한 재산 증대와 번영은 로마 인이 신들에게 간구했던 것인데, 그렇게 신의의 신(deus fidius), 행운의 여신(fors fortuna), 교역의 신(mercurius) 등이 모두 일상생활로부터 생겨나, 매우 일찍부터 로마 인들에 의해 여기저기서 숭배되었다. 엄격한 경제관과 상인적 기질이 로마의 본질에 닿아 있었고, 그래서 그들은 이를 신적 형상으로 매우 심오한 경지까지 발전시켰던 것이다. _ 테오도르 몸젠, <몸젠의 로마사 1> , p238


 고대 희랍신은 여러 역할을 맡는다. 예를 들어, 아폴론(Apollon)의 예술, 궁술, 의술, 음악, 예언 등의 신이며 다른 주신(主神)도 여러 주관 분야가 있다는 점에서 크게 다르지 않다. 이러한 '신 : 주관 분야 = 1 : 多' 대응은 희랍 철학에서 보여주는 유비와 추상에서 오는 것이 아닐까. 물론, 로마시대에서도 희랍에서 건너온 신들과 그들의 주관 분야는 거의 그대로 수용되지만, 로마 전래의 신들은 대체로 '1 :1대응'을 한다는 점에서 그들의 제한된 추상성을 다시 확인하게 된다.  


 희랍 민족의 특징은 개체를 위해 전체를, 시민을 위해 공동체를, 공동체를 위해 민족을 희생시키는 것이며, 삶의 목표는 미(美)와 선(善), 그리고 종종 학문적 여가에 있다는 것이다. 각 도시국가의 지역 분권주의를 근본적으로 강화하고, 이후 소위 자치 권한을 부여하는 방향으로 정치발전이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반면에 로마 민족의 특성은 아들이 아버지를 섬기도록 하고, 시민이 통치자를 섬기도록 하고, 인간이 신들을 경외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오로지 유용성을 추구하고 존경하여 시민들로 하여금 한시도 쉬지 않고 짧은 인생의 매 순간을 노동으로 채우도록 강요하는 것이다. _ 테오도르 몸젠, <몸젠의 로마사 1> , p33


 이러한 로마문명의 독창성은 로마 사회의 기본인 '가부장제' 전통에 뿌리를 두고 있는 것은 아닌가를 생각하게 된다. 가정(노예를 포함한)의 정점인 가장과 씨족, 씨족의 원로들이 모여 원로원을 구성하고, 이들이 국가 정책을 결정하는 시스템 체계는 개인과 개인이 연결되는 희랍사회 구조와는 분명 다른 특성이 있었다. 그리고, 이러한 사회체제를 유지하기 위해서 보다 엄격하고 명확한 질서가 요구되었기에 그들에게 허용된 것은 제한된 추상성과 계약이었을 것이다.


 법률적으로 가족은 무조건적으로 가부장(pater familias)의 절대적 의지에 따라 통제되고 조정되었다. 가부장을 거역하고서는 어떤 것도 정당할 수 없었으며, 가족에 속한 모든 것은 황소와 노예는 물론이고 아내와 자식도 그러했다. 여인이 남자의 자유로운 선택에 따라 그의 부인이 되는 것처럼, 그 부인에게서 태어난 자식을 키우느냐 마느냐는 가부장의 자유의지에 달려 있었다. 이런 규율은 가족에 대한 냉정한 태도에서 비롯된 것이라기보다 오히려 가족을 꾸리고 자식을 두는 것이 도덕적 필연이며 시민의 의무라는 확신에 따른 것으로, 이는 로마 민족의 의식 속에 깊게 뿌리내려 있었다. _ 테오도르 몸젠, <몸젠의 로마사 1> , p85


 가부장권은 본질적으로 무제약적이며 세상 누구도 이를 제한할 수 없는, 가부장이 살아 있는 동안 훼손할 수 없는 절대적 권리였다. 희랍 법에서는 물론 독일 법에서도 장성하여 실제로 독립한 아들은 아버지에게서 법률적으로 독립된 존재다. 하지만 로마의 가부장권은 가부장이 바뀌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소멸될 수 없었다... 로마 인들이 가부장 및 남편의 권한을 이렇게 이해했기 때문에 이에 따라 가부장 및 남편의 권한은 재산권으로 변모했다. _ 테오도르 몸젠, <몸젠의 로마사 1> , p87


 씨족들과 그 가족들은 그대로 국가를 형성하며, 가족과 씨족의 영역은 국가 안에서 그대로 유지된다. 다만 국가에 대한 개인의 지위만이 변동되어 개인은 가족 내에서는 가부장 아래에 있지만, 국가적 의무와 권리에서는 가부장과 대등한 위치에 서게 된다. 국가는 가족과 마찬가지로 내부인과 의탁인으로, 다시 말해 시민과 영주민으로 구성되었던 것이다. _ 테오도르 몸젠, <몸젠의 로마사 1> , p91


 개인이 아닌 가정을 사회의 출발점으로 하는 로마 사회의 특성은 구성원들간의 안정적인 결합이 전제되어야 했을 것이며, 그런 로마의 문화가 희랍문화와 다른 특성을  갖게 되었음을 <몸젠의 로마사 1>에서는 잘 보여준다. 어쩌면 이러한 로마 사회의 특성이 있었기에 유일신교인 기독교가 훗날 제국의 종교로 보다 빠르게 공인되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이와 함께, 가부장의 권한이 재산권으로 확장되고, 재산권이 자본주의 발전의 초석이 되어 오늘날 우리에게도 해결해야 할 많은 과제를 안겨주고 있다는 점은 로마 문명이 남긴 그림자라 생각된다.


 <몸젠의 로마사>에서는 다루어지지는 않지만, 서술된 로마 사회와 희랍 사회의 차이는 전투 대형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같은 신분인 시민들이 서로 밀집해서 대열을 이루는 팔랑크스(Phalanx)가 희랍 보병의 기본 대형이라면, 로마군은 재산과 신분에 따라 벨리테스, 하스타티, 프린키페스, 트리아리 등으로 역할이 구분된다. 전자가 동등한 원자들의 결합이라면, 후자는 핵(核)을 중심으로 한 세포의 구조를 가지는데 이 역시 두 문명의 차이를 나타낸다.


 궁극적 법률 토대는 언제나 국가다. 자유는 다만 가장 넓은 의미에서 시민권의 또 다른 표현일 뿐이다. 모든 사유재산은 명시적이든 묵시적이든 공동체가 각 개인에게 양도한 것이다. 계약은 오로지 공동체가 그 대리자를 통해 계약에 증인으로 참석할 때만 유효하다. 유언은 오로지 공동체가 이를 승인할 때만 유효하다. 공법의 영역과 사법의 영역이 명확하게 구분되어 나뉘어 있었다. _ 테오도르 몸젠, <몸젠의 로마사 1> , p226


 <몸젠의 로마사 1>에서는 이처럼 로마제국의 실질인 이탈리아에 대해 상세히 서술된다. 본문에서 '로마'라는 도시 대신 '이탈리아'라는 국가가 보이는 것은 프로이센 중심의 독일제국을 저자인 몸젠이 의식한 것 때문은 아니었는지 생각하게 된다. <몸젠의 로마사>를 신생제국 독일 제2제국의 <용비어천가>로 읽을 것까지는 없겠지만, 이는 분명 다른 로마사와 다른 지점이라 생각된다. 이에 대해서는 이후 시리즈를 통해 차차 확인해보도록 하자...

 

 라티움 젊은이들의 신체 단련은 거칠고 강한 것으로, 희랍 체육교육이 목표로 삼고 있는 신체의 아름다운 발달이라는 생각과는 거리가 멀었다. 희랍의 공적인 경기는 이탈리아에서 제도들은 아니지만 본질은 변화되었다. 경기는 시민들의 시합이었고 분명 로마에서도 처음에는 그러했지만, 이후 전문적인 기수, 전문 권투 선수의 시합이 되었다. 경기 출전자는 곧 공적인 관람객으로 변하게 되었고, 진정한 희랍의 상징인 승리자의 화관은 이후 라티움에서는 거의 언급되지 않았다. _ 테오도르 몸젠, <몸젠의 로마사 1> , p326

희랍인들에게는 모든 것이 구체적/구상적인 반면, 로마 인들에게는 순수하고 투명한 추상성만이 필요했다. 희랍인들이 태고의 신화를 대부분 버린 것은 형상에 개념이 너무도 분명히 표현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반면 로마 인들이 이를 거의 남겨두지 않은 것은 종교적 개념이 우의적 표상으로 인해 희미해질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인도와 이란이 동일한 유산으로부터 전자는 형상으로 가득한 종교 서사시를, 후자는 젠드아베스타라는 추상성을 발전시킨 것처럼, 희랍 신화는 인물 중심이고 로마 신화는 개념 중심이며, 전자에서는 자유가, 후자에서는 필연성이 주도적이다. - P39

이런 최고 연장자들의 회의는 씨족들로 구성된 공동체의 통치권이 법적으로 전체 씨족의 최고 연장자들에게 있다는 생각에서 출발한다. 이미 로마 인들의 가족 단위에서 뚜렷이 각인된 일인 지배라는 원칙에 입각하여 국가의 통치권 또한 항상 원로원들 중 한 명, 다시 말해 왕에 의해 행사되었던 것이다. 원로원의 모든 구성원은 그 자격에서는 공동체의 왕과 대등했다. - P110

초기에는 토지와 가옥이 아닌 ‘노예와 가축‘(familia pecuniaque)만이 소유권의 대상이었는데, 그 이유는 로마 인의 경작지는 오랫동안 집단적으로 개간되다가 나중에야 분배되었기 때문이다. 강자의 권리가 소유권의 법적 근거로 작동하는 것이 아니었다. 모든 소유권은 공동체가 개별 시민에게 독점적 소유와 용익을 할 수 있게 해준 것으로 여겼기에 재산 소유는 시민에게만, 그리고 공동체 시민과 동일하다고 간주된 사람에게만 가능했다. 모든 재산은 자유롭게 양도되었다. 부동산에도 소유권이 인정된 이래로 로마법에서는 동산과 부동산의 실제적 구별이 없었다. - P215

항상 토지 소유자 전체가 공동체의 핵심이 될 수 있도록 정책이 이루어졌다는 사실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은 세르비우스의 개혁이다. 시간의 흐름과 함께 농지의 상당 부분이 비(非)시민권자들의 손으로 넘어갔으며, 그 결과 시민의 의무와 권리는 더 이상 토지 소유와 일치하지 않게 되었다. 그러자 이런 불일치와 이에 따른 국가 위기를 일회적이 아니라 영구히 제거하기 위해 국가 체제를 개혁하면서 공동체 구성원들의 정치적 신분을 무시한 채 모든 토지 소유자가 수용되었으며, 모든 토지 소유자에게는 국방의 의무가 동일하게 부과되었다. 그 결과 자연스럽게 토지 소유자 일반에게 동일하게 적용될 법이 만들어졌다 - P261

희랍에서는 음악 예술이 점차 개인과 희랍 전체가 공유하는 공동 자산으로 자리 잡으며 이로부터 보편적 교양으로 성장했다. 반면 라티움에서 음악 예술은 점차 보편적 민족의식에서 멀어졌으며, 이후 전반적으로 저급한 잔재주로 취급되어 젊은이들이 익혀야 하는 보편적 민족 교양에 들지 못했다. - P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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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3-01-06 23: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합니다.
따뜻한 주말 보내세요.^^

겨울호랑이 2023-01-07 10:47   좋아요 1 | URL
서니데이님 감사합니다. 밤사이 눈/비가 내려 미끄러운 주말이 된 것 같아요. 서니데이님, 안전하고 여유로운 2023년 첫 주말 보내세요! ^^:)
 

시가는 고통의 언어이며, 그 표현 방식은 선율이다. - P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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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적으로 그리스인은 인간 정신을 집단의 정신 구조에 매몰된 형태로서가 아니라 ‘개인으로서의 인간’으로 의식하는 문화를 이룩했다. 무엇보다도 이는 고대 그리스비극의 주제와 여러 장면에서 잘 드러난다.

로마인은 중세의 조건부 토지 보유가 아니라 무제한적 사유재산 개념을 만들었으며 이는 근대 이후 서유럽에서 사유재산제도와 자본주의 발생에 기여했다.

로마 공화정은 대토지 소유와 대규모 노예제 생산방식을 대대적, 조직적으로 결합시켜 광대한 대토지를 운영하는 능력을 보였다

분업의 문제점과 시장가격에 미치는 인플레이션의 영향 등을 해석할 분석 도구를 개발하지 못한 로마인은 이런 현상을 이해할 수 없었다. 시장이 사라진 도시에서 도시의 장인도 버틸 수 없었다. 분업이 시들해지고 도시들이 몰락해갔다. 결국 자급자족적 장원villa이 출현했으며 이것은 중세 장원의 한 기원이 되었다.

경제적인 면에서 로마 민법의 부활은 토지의 조건부 보유가 절대적 사유권으로 이행하는 움직임, 상업의 발달 등에 부응하는 것이었다. 이는 도시와 농촌의 자유로운 자본 성장에 도움이 되었고 서유럽에서 자본제 출현에 필수적이었다

15세기 중엽부터 서유럽에서는 상업도시가 위기 극복의 힘이 되었다. 서유럽 도시들에서 일어난 일련의 기술 진보, 즉 금은 분리법, 환금작물 생산의 증대, 청동제 대포, 인쇄술, 조선술 혁신 등, 서유럽 르네상스의 토대가 된 이들 기술혁신은 모두 15세기 후반에 몰려 있다.

원거리 무역이 부활하면서 운송 과정에서 배의 난파, 해적, 노상강도 등을 만날 위험도 커졌다. 자본 투자 규모와 위험부담도 매우 컸으므로 원거리 무역은 전문 상인만이 할 수 있었다. 이들은 동맹을 맺어 서로를 보호할 체계를 구축했다

14세기 왕들은 징세만으로는 수입이 부족한 지경이었다. 그래서 대상인에게서 돈을 빌렸다. 상인들은 이에 따르는 위험부담을 감안해 금리 이외에 각종 특권을 요구하고 실제로 이를 얻어냈다. 교황청과 합스부르그 왕실에 돈을 댔던 푸거Fugger가가 그 특혜로 헝가리, 티롤 지방의 은, 동광을 확보하여 16세기 전반에 전성기를 맞이한 것이 대표적 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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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번에 가장 많은 예산이 삭감된 매입임대의 수혜자는 기초생활수급자, 쪽방 거주자 등 도심 내 주거 취약계층이다. 전세임대나 통합공공임대 대상역시 한부모가정, 장애인 등 저소득층이다. 같은 청년·신혼부부이더라도 소득이 더 낮은 사람들이다.  윤석열 정부는  공공분양의 ‘무주택 서민‘과 공공임대주택의
‘저소득층‘이 마치 호환 가능한 개념인 양표현하는  경향이 있다. 저소득층도 내집마련 수요가 있으니 공공분양이 필요하다는 논리다.  - P14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9월15일 국회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서민 주거안정을 위한 예산은 큰 변화가 없다"라고 말했다. 서민에는 두 가지 뜻이 있다.
‘특권이 없는 일반 사람‘과 ‘경제적으로넉넉지 못한 생활을 하는 사람‘, 윤석열예산안은 어느 쪽일까. 전자를 위하느라후자를 내쳤다면 어떻게 봐야 할까. - P15

 근원적인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화물연대 소속 화물차주들은 정부가 개인사업자로 분류하는 특수고용노동자다.
최저임금도 노동시간 제한도 적용받지않는다. 개인사업자의 업무 거부를 ‘범죄‘로 볼 수 있느냐를 두고 명령이 발동되자마자 위헌 논란이 불거졌다.
화물연대 파업에 대한 이 정부의 대응은 뚜렷이 ‘박제할 필요가 있다.  - P17

이상민 장관은 존재 자체로 현 정부의 리스크다. 그럼에도 이상민 장관을 지키려는 대통령의 대응은 국정 전반을 마비시키고 있다. 야당의 이상민 장관 해임움직임에 대통령실은 "그러면 국정조사는 끝이다. 대통령이 굉장히 불쾌해한다"
라고 반응했다. 민주당으로서는 차라리반가운 호재다. ‘윤석열 정부의 뻔뻔한 버티기‘를 더욱 부각시킬 수 있다. "대통령이 해임안을 거부하면 부담은 결국 여권이 지게 된다"라는 말도 나온다. 대통령은 현 정국을 풀 생각이 없어 보인다. - P18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민주당이 안정감을 되찾기 위해 전략적으로다양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표는 취임 이후 가깝지 않았던사람들을 끌어들이기보다 지지층을 강화하고 다졌다. 정진상, 김용 같은 측근에게당직을 주는 식의 좁은 정치를 했다. 그게한계에 봉착했다. 지도부를 비롯해 당내목소리가 큰 인사들도 초록이 동색이다.
친명계와 비명계가 서로 견제하고 균형을 맞출 필요가 있다." - P21

한국 안보는 미국에 상당 부분 기대고 있다. 북한이 도발하면 미국은 확장 억제를 재천명해 대응한다. 한·미 동맹이견고하다는 사실을 알려 북핵의 ‘우위‘를반감하는 것이 한국의 전통적 안보 전략이다. 새로운 것은 일본의 참여다. 한국과미국은 한·미 상호방위조약으로, 미국과일본은 미·일 안전보장조약으로 맺어진동맹이나, 한·일은 동맹관계가 아니다.
한·미·일 3국이 북한이나 타이완 문제부터 경제 안보, 우크라이나 지지 등 포괄적공동성명을 채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 P23

그런데 미어샤이머는 자유주의적 패권을 추구하는 개입 정책을 비판적으로본다. 그는 미국이 세계 각국에 개입할 수있었던 것은, 냉전 이후 유일한 강국으로올라섰기 때문이라고 본다. 미어샤이머는 적절한 개입과 세력 균형을 추구하는현실주의 외교를 지지하지만, 가장 강력한 것은 민족주의라고 본다. 책에 이렇게썼다. "민족주의와 자유주의가 공존할 수있다는 사실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민족주의와 자유주의가 충돌할 경우승자는 언제라도 민족주의였다."  - P25

그러나 단기 유동화증권은 고금리와부동산 침체를 맞아 금융시장의 다이너마이트로 반전되었다.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고 분양에 차질이 발생한다면, 시행사가 유동화 법인에 돈을 제대로 갚지 못하게 될지도 모른다. 유동화증권에 대한신뢰가 무너진다. 더욱이 금리가 오르면유동화증권의 가격도 하향세를 탄다.  - P27

경제적으론 이미 비상시국이다. 시장일각에서 소망하듯이 한국은행이 앞으로의 금리인상을 조절하면 다시 채권 수요가 회복되고 차환에 대한 우려도 수그러들 것이다. 부동산시장이 어느 정도 회복되면서 ‘건설사발‘ 경기침체나 금융위기우려를 잠재울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글로벌 차원의 인플레이션, 미국 연방준비제도 등 선진국 중앙은행들의 금리인상, 지정학 문제로 인한 식량·에너지위기 등 한국이 통제할 수 없는 다양한 외부 여건들이 존재한다. - P28

현장에서 경험한 것과 달리 와전된 정보도있나?
유튜브에 올라온 영상 중 사람들이
‘밀어 밀어‘라고 외쳤다는 영상이 있다.
그런데 이건 잘못 전달됐다. ‘밀어 밀어‘
가 아니라 ‘뒤로 뒤로‘다. 제가 가게 앞에서 사람들을 빼내다가 나중에는 골목 위쪽에서 구조작업을 했다. 저랑 같이 구조작업 하던 사람들이 공간확보가 필요하니까 ‘뒤로 가달라‘고 외쳤고, 이걸 들은사람들이 합심해서 ‘뒤로 뒤로‘라고 외친것이다. 그런데 이게 와전되어서 마치 사람들이 우르르 미는 바람에 참사가 발생한 것처럼 알려졌더라 - P31

정준희 한양대 정보사회미디어학과겸임교수는 추 부총리의 발언에 대해 "알면서도 모르는 척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언론이 공정 보도를 해야 한다는 건지극히 원론적인 말이지만 그조차도 이루어지지 않는 게 대부분이다. 민간이 소유한 언론사인 경우엔 더 심각하다. 소유주의 의지대로 사장과 보도국이 결정될수 있는 구조인데 개입을 제어할 방안이아무것도 없다." 그나마 공적 소유 구조아래에선 이사회를 통해 시민사회 요구가 개입될 수 있는 ‘틈‘이 있지만, 민간으로 넘어가면 그 틈마저 사라진다는 얘기다.  - P38

 "한국은 산업화 이후 누적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세계 200여 개국 중 17위다. 하위 129개국의 누적배출량을 합친 양과 같다. 누적 1인당 배출량 역시 중국에 비해 두 배 많을 뿐 아니라 선진국으로 기후위기에 책임을 지고 있는 스위스·스페인·포르투갈보다 많아졌다. ‘개도국 코스프레‘를 멈추고 한국역시 보상책임국이 되어야 한다는 국제여론이 더 거세질 것이다." - P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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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지중해 : 펠리페 2세 시대의 지중해 세계 1~2 세트 - 전3권
페르낭 브로델 지음, 주경철.조준희 옮김 / 까치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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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중해 : 펠리페 2세 시대의 지중해 세계 3- 사건, 정치, 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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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낭 브로델 지음, 남종국.윤은주 옮김 / 까치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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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중해 : 펠리페 2세 시대의 지중해 세계 2-1- 집단적 운명과 전체적 움직임 - 상
페르낭 브로델 지음, 남종국.윤은주 옮김 / 까치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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