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군 이야기 1 시오노 나나미의 십자군 이야기 1
시오노 나나미 지음, 송태욱 옮김, 차용구 감수 / 문학동네 / 2011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황제도 왕도 참전하지 않은 제1차 십자군의 주역들은 유럽 각지에 영지를 가진 제후들이었다. 그들은 때때로, 아니 자주 이기적으로 행동하고 분열을 반복했지만, 최종 목표 앞에서는 언제나 단결했다. 이 점이 이기적이고 분열을 반복했다는 점에서는 마찬가지였던 이슬람측 영주들과의 차이였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제1차 십자군이 성공한 주된 요인이었다._ 시오노 나나미, <십자군 이야기 1>, p345


  <십자군 이야기 1>에는 성도(聖都) 예루살렘을 이슬람으로부터 빼앗아 예루살렘 왕국등을 건설한 제1차 십자군에 대한 내용이 나온다. 저자 시오노 나나미 (鹽野七生, 1937 ~ )는 제1차 십자군 전쟁에서 그리스도교측의 승리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단결'을, 반면 이슬람 측이 패배하는 원인을 '분열'에서 찾는다. 이어지는 <십자군 이야기 2>에서는 단결한 이슬람 세력의 반격이 주된 내용이기에, <십자군 이야기>의 부제를 '단결과 분열'로 붙여도 좋을 듯하다. 


 바그다드에 있는 칼리프를 군사적으로 받쳐주고 있던 것이 셀주크 투르크계 투르크인이었다. 한편 카이로에 있는 칼리프를 받쳐주는 것은, 같은 이슬람교도이자 아랍인을 중심으로 한 여러 부족이었다. 그리고 이러한 분열상태가 중근동에 미치자, 시리아는 투르크인 세력 아래로, 그리고 팔레스티나는 아랍인의 세력 아래로 들어갔다._ 시오노 나나미, <십자군 이야기 1>, p156


  십자군 전쟁을 호소하는 교황의 호소에 '신이 그것을 바라신다 Deus lo vult'는 군중의 화답으로 시작되었다는 십자군 전쟁. 그렇지만, 중세 유럽인들의 열렬한 신앙심 뒷편에는 서로 다른 욕망의 주체들이 저마다의 생각을 가지고 '신의 뜻'을 외쳤음을 <십자군 이야기 1>은 보여준다. 먼저 교황(敎皇). 카노사의 굴욕(Road to Canossa, 1077) 이후 오히려 신성로마제국황제의 압박에 시달리며, 유럽을 전전하던 교황은 황제가 할 수 없는 업적을 이루어 교회와 자신의 권위를 세우려 한다. 여기에 동로마(비잔틴) 제국의 황제의 원조 요청은 '이교도에게 핍박받는 그리스도 형제를 살린다'는 훌륭한 대의명분을 제공했다.


 황제 하인리히는 아직 서른여덟 살. 카노사에서 당한 굴욕을 잊지 않은 황제는 군사력으로 교황을 몰아붙임과 동시에 교회 내부를 분열시킴으로써 대립교황을 선출하게 했다. 로마 교황이 지닌 권위를 뿌리째 무너뜨리는 책략을 부린 것이다.(p17)... 8백년 가까운 세월 동안 로마 교황의 거처였던 라테라노 궁전에조차 발을 들여놓을 수 없는 교황. 이것이 프랑스 땅에서 십자군을 제창하기 전 우르바누스 2세(Urbanus PP. II, 1088 ~ 1099가 처해 있던 실상이었다._ 시오노 나나미, <십자군 이야기 1>, p18


 그렇지만, 동로마제국 황제 역시 그리스도 형제들에게 순수한 형제애를 기대했던 것은 아니었다. 황제는 서유럽의 십자군을 활용해 이슬람을 격퇴하고, 아울러 과거 소아시아를 지배한 제국의 영광을 찾을 야욕을 가지고 있었다.


 황제 알렉시우스(Alexius I Comnenus, 1048 ~ 1118)는 제후들이 오리엔트 땅에서 하려는 군사 행동에 대해서는 찬동한다. 오리엔트에 자신들과 같은 강력한 그리스도교도의 나라가 생기는 것도 찬성했는데, 그것은 이슬람 세계와 비잔틴제국 사이의 완충지대가 되기때문이었다. 그러므로 그에 대한 지원은 약속하지만, 그 대신 제후들을 비잔틴제국 황제에게 절대적으로 충성을 맹세해야 한다고 한 것이다._ 시오노 나나미, <십자군 이야기 1>, p70


 그렇다면, 십자군 전사들은 어떠한가. 주로 제후(諸侯)들로 구성된 십자군 원정부대는 본국에서 땅을 상속받지 못하고 스스로의 힘으로 운명을 개척해야하는 이들이었다. 성직자 또는 하급기사 신분을 면치못했을 무력이 출중한 이들에게 십자군 원정은   실리와 명분을 함께 제공하는 놓칠 수 없는 기회였다. 실제로 고드프루아(Godefroy de Bouillon, 1060 ? ~ 1100)과 동생 보두앵 1세(Baudouin, 1058년? ~ 1118)는 이를 통해 예루살렘 왕국의 왕이 될 수 있었다.


 노르망디 공작에 블루아 백작, 툴루즈 백작, 로렌 공작... 그 시대의 공작, 후작, 백작, 남작이란, 자기 힘으로 획득하고 자기 힘으로 유지하는 영지의 주인이고, 그것을 위해 없어서는 안 될 군사력으로, 핏줄로 이어진 일족 무리를 이끄는 우두머리였다._ 시오노 나나미, <십자군 이야기 1>, p50


 예전에는 성직자의 길에서 실패했고 영지도 상속받지 못한 신분에 지나지 않았던 보두앵은, 그리스도교도들이 동경하는 땅인 성도 예루살렘의 왕이 된 것이다. 이렇게 되는 데 불과 4년밖에 걸리지 않았다. 제1차 십자군의 주역인 제후들 중 몇 명은 오리엔트로 온 후 인간으로서 장족의 발전을 이루는데, 보두앵도 그 가운데 한 명이다._ 시오노 나나미, <십자군 이야기 1>, p293


 비록 전쟁 초기 니케아에서 궤멸했지만, 군중십자군(People's Crusade)도 여기에 더해진다. 11세기 농업생산량이 증가되는 상황에서 농지(農地)에 정착하지 못한 빈민(貧民)들이 생계가 어려워 '요단강을 건너' 신국(神國)에 들어가기 위해 모인 군중 십자군(민중 십자군)은 중세인들의 또다른 욕망 분출 형태였다.


 성지에서 벌어지는 이슬람교도의 횡포를 한탄하며, 지금 당장 성지를 탈환해 예수 그리스도가 태어나서 자라고 죽은 땅을 이교도의 손에서 되찾아오자고 호소하는 피에르의 열변은, 남기고 갈 자산도 없고 갖가지 채비를 갖출 여유도 없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깊은 감동을 안겨주었다... 중세의 하층민에게는 일상 생활 자체가 이미 가혹한 것이었다. 그들에게 십자군 참가는 그 혹독한 나날에서의 해방을 의미하기도 했다. 이렇게 하여 '민중 십자군'이 형태를 갖추어갔다._ 시오노 나나미, <십자군 이야기 1>, p33


 이처럼 십자군을 주도하고 구성한 세력들은 각자 저마다의 욕망을 가지고 있었으나, 그들은 '신(神)'의 이름 아래 욕망들을 하나로 묶을 수 있었다. 그 욕망의 지향점은 성도 예루살렘이으며, 잃을 것이 없던 이들은 여기에 그들의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 반면, 지향점을 갖고 있던 이들은 자신들이 갖고 있는 것을 함께 지켜야한다는 공통된 인식을 갖지 못했고, 분열된 상태에서 각개격파당하고 만다.


 1097년 봄, 제후들이 발을 들여놓았을 당시의 소아시아는 셀주크투르크의 지배하에 있었다. 그렇지만 한 지배자 아래 통일되어 있었던 것은 아니다. 셀주크투르크 내의 두 부족이 영토 확장을 놓고 서로 싸우고 있었다. 크게 나눠보면 소아시아 서쪽은 니케아에 본거지를 둔 킬리지 아스슬란이, 동쪽은 코니아에 본거지를 둔 다니슈멘드가 지배하고 있었다. 이 두 사람은 몇 년 전부터 전쟁 상태에 있었다._ 시오노 나나미, <십자군 이야기 1>, p83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십자군 이야기 1>는 제1차 십자군 원정에 참여하는 이들의 서로 다른 욕망이 신앙이라는 이름으로 한데 묶여서 거세게 분출되었을 때의 결과를 보여주는 이야기다. 그리고, 이러한 욕망의 잘못된 분출의 결과가 십자군들이 안티오키아와 예루살렘 함락 후 저지른 광기 어린 학살로 이어진 것은 아니었을까 생각해본다. 한편, 예루살렘 성지 수복 이후 벌어진 학살에 대한 시오노 나나미의 평가는 다소 냉소적이다.


[그림] 제1차 십자군 전쟁과 예루살렘 정복 (출처 : https://www.aljazeera.com/programmes/the-crusades-an-arab-perspective/2016/12/shock-crusade-conquest-jerusalem-161205081421743.html)


 이교도만 보면 가리지 않고 죽이던 사람들이 이날은 제단 앞에 울면서 무릎을 꿇었다. '성도 예루살렘 해방'은 1099년 7월 15일에 드디어 성취되었다. 유럽을 뒤로한 지 3년의 세월이 지나 있었다. 선인과 악인이 따로 있는 게 아니다. 한 인간 안에 '선'과 '악'이 공존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종교나 철학이나 윤리를 통해 교정하려 노력하는 것인데, 아직도 그 성과는 신통치 않다. 옛사람들은 이러한 현실을 두고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고 말했다._ 시오노 나나미, <십자군 이야기 1>, p239


 선(善)과 악(惡)이 별도의 공간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한 인간 안에 공존한다는 저자의 말에 공감한다. 그렇지만, 저자의 이후 주장은 다시 생각하게 된다. '선'과 '악'이 섞인 상태가 우리 인간의 상태라면 처음부터 교정이 가능할까. 어떤 기준으로 교정을 할 수 있을까? 할 수 있는 최선은 '중용 中庸'에 가까워지는 길이고, 끊임없는 수양이 필요한 것은 아닐런지. 


 저자는 무슨 기준을 가지고 교정을 말하는 것이며, 성과를 말하는 것인지 의문을 갖게 된다. 개인적으로는 교정의 성과가 문제가 아니라, 이데올로기를 통해 인간을 현혹하고 조정해온 것이 오히려 우리의 문명(文明)이 아닐까. 역사 이래로 이런 현혹이 계속되어온 점을 생각해 본다면, 교정하려는 노력의 성과가 신통치 않은 것이 아니라, 이용하려는 노력의 성과가 꾸준한 것이 더 문제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제1차 십자군 전쟁의 전후를 다룬 <십자군 이야기 1>는 예루살렘 왕국과 주변 제후국들의 수립을 마지막으로 마무리된다. 이어지는 <십자군 이야기 2>에서는 단결된 이슬람 세계의 반격이 이어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5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그림으로 보는 십자군 이야기
시오노 나나미 지음, 송태욱 옮김, 귀스타브 도레 그림, 차용구 감수 / 문학동네 / 2011년 7월
17,500원 → 16,630원(5%할인) / 마일리지 700원(4% 적립)
양탄자배송
내일 아침 7시 출근전 배송
2020년 08월 10일에 저장

십자군 이야기 세트 - 전3권
시오노 나나미 지음, 송태욱 옮김, 차용구 감수 / 문학동네 / 2011년 7월
53,000원 → 50,350원(5%할인) / 마일리지 2,120원(4% 적립)
양탄자배송
내일 아침 7시 출근전 배송
2020년 08월 10일에 저장

십자군 이야기 3- 완결
시오노 나나미 지음, 송태욱 옮김, 차용구 감수 / 문학동네 / 2012년 5월
23,000원 → 21,850원(5%할인) / 마일리지 920원(4% 적립)
양탄자배송
내일 아침 7시 출근전 배송
2020년 08월 10일에 저장

십자군 이야기 2
시오노 나나미 지음, 송태욱 옮김, 차용구 감수 / 문학동네 / 2011년 11월
15,000원 → 14,250원(5%할인) / 마일리지 600원(4% 적립)
양탄자배송
내일 아침 7시 출근전 배송
2020년 08월 10일에 저장



5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주말에 만난 동생의 서재에서 몇 권의 책을 발견하고 챙겨 돌아왔다. 시오노 나나미의 <십자군 이야기> 시리즈인데, 1권이 2011년에 나왔으니 벌써 10년 전에 나온 책이다. 그 사이 읽을 기회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으나, 작가인 시오노 나나미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생기던 시기라 선뜻 읽을 새각을 하지 못했다. 처음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를 시작했던 때와는 달리 시간이 흐르면서 시오노 나나미의 관점에 대해 동의하기 어려워지면서, 이제는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이 되버린 듯하다. 가장 큰 문제는 영웅주의적이며 제국주의적인 작가의 역사관이라 여겨지지만, 작가의 다른 장점은 허구와 실제 사건의 경계를 허무는 명쾌한 서술은 무더운 여름날 부담없이 읽힐 수 있으리라 기대했기 때문에 빌려와 읽었고 간략을 정리해본다.
























 <십자군 이야기>는 시대적으로 시오노 나나미의 역사소설 중 <로마 멸망 이후의 지중해 세계>와 전쟁 3부작 <콘스탄티노플 함락> , <로도스섬 공방전>, <레판토 해전>의 사이에 위치한 작품으로,  제4차 십자군 전쟁과 관련하여 <바다의 도시 이야기>와도 깊은 관련을 갖는다.


 전체 3권으로 구성된 <십자군 이야기>는 제1권에서 성지 탈환이라는 관점에서 거의 유일하게 성공한 원정인 제1차 십자군 전쟁의 막전막후를 다룬다. 제2권은 제3권 사자심왕 리처드와 라이벌 살라딘의 대결을 위한 사전 포석으로 분위기를 고조시키며, 제3권에서 두 인물의 역사적 대결애 많은 페이지를 할애하면서, 이후  제7차 십자군 원정까지를 서둘러 마무리한다. 이러한 구성은 과거 시오노 나나미가 <로마인 이야기>중 무려 2권에 해당하는 분량을 카이사르에게 할당한 것을 연상시키는데, <로마인 이야기>의 중심이 카이사르에게 있는 것처럼, <십자군 이야기>에서 중심은 리처드 VS 살라딘이다. 또한, <십자군 이야기>에서 대부분 내용이 <로마인 이야기>에서 가장 인기있었던 제2권 <포에니 전쟁>에서처럼 전사(戰史) 위주로 서술되기에 흥미롭고 빠르게 책을 읽을 수 있다. 이러한 장점은 <로마인 이야기>는 전체 15권 중 무게중심이 앞에 있어 뒷부분은 늘어진다는 느낌과는 대조적으로 <십자군 이야기>가 독자들을 끝까지 끌어들이는 원동력이 된다.(물론, 3권이라는 상대적으로 적은 분량도 흡입력에 한 몫한다.)













 다만, 이러한 구성 덕분에 십자군 전쟁에 대한 의미와 배경등에 대한 설명은 제한적이기 때문에 전체를 조망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예를 들면, <십자군 이야기>에는 유럽의 많은 귀족 자제들이(차남 이하의 아들들) 십자군전쟁에 참여해서 열정적으로 전투에 임한 장면에 엄중함을 더해 참여귀족들의 가문 문장까지 소개하며 웅장하게 서술한다. 그렇지만, 전반적으로 제후와 왕 중심의 내용 전개에는 제1차 십자군 당시의 민중 십자군 운동이나, 십자군 운동 후반기의 소년 십자군 운동에 대한 서술이 상대적으로 약하다. 저자는 <십자군 이야기>의 여러 곳에서 일본사를 끌어다가 설명한다. 주로 쇼군(將軍)과 다이묘(大名) 중심의 전국시대 역사관의 연장선상에서 제후들과 왕들의 이야기를 풀어가는데 이는 흥미를 줄 수 있을지 모르지만, 전체를 온전하게 바라보는 것에는 제약이 따른다. 그렇다면, <십자군 이야기>를 보다 깊이있게 보기 위해 어떤 책들을 곁들어 읽으면 좋을까. 생각나는 자료 몇 편을 올려본다.


 먼저, 움베르트 에코의 <중세> 시리즈가 다소 방대하지만, 읽을 수 있다면 중세 시대 배경을 이해하는데 훌륭한 조력자가 될 것이다. 여기에 더해 여력이 된다면 마르크 블로크의 <봉건사회><서양의 장원제>까지 읽을 수 있다면, 십자군 전쟁 뿐 아니라 중세 전반을 이해하는데 충분하다 생각된다. 봉건사회와 경제적 기반이 되는 장원제에 성립과 발전, 붕괴 등 전반에 대한 이해는 당시 중세 기사들뿐 아니라 많은 소작인, 부랑인들이 성지탈환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이유를 일깨워준다. 그리고, 이를 통해 우리는 중세인들이 결코 '종교'적인 인간들이 아니었음도 알게 된다.



























 여기에 더해 기존의 관점이 아닌 새로운 관점에서 이 사건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 <십자군 이야기>는 서구의 관점에서 쓰여진 책이다. 물론, 저자 나름의 노력으로 2권은 이슬람에 조금 더 비중을 두었으나, 이는 살라딘이라는 인물을 설명하기 위한 밑그림에 지나지 않는다. 그래서, 이슬람 쪽 시선은 거의 반영되지 않은 한계를 보완할 필요가 생기는데, <아랍인의 눈으로 본 십자군 전쟁>, <이슬람 진영의 대 십자군 전쟁>, <성찰의 서>등은 새로운 시각을 갖는데 도움을 주는 책으로 여겨진다. 



 물론, 더 좋은 책들이 분명 많겠지만 아는 한도내에서 정리해 본다. 대부분의 역사서가 서구의 관점에서 기록되었긴 하지만, 당대 유럽인의 관점에서 성지 탈환의 의미를 찾는다면, <해방된 예루살렘>이라는 작품이 좋을 듯하다. 다만, 밀턴의 <실락원>에 등장하는 신과 사탄이 예루살렘을 둘러싸고 벌이는 구도로 전개되는 내용은 뚜렷한 선(善) - 악(惡) 구도를 갖추고 있으며, 신의 대리전이라는 양상은 <일리아드>의 재판이라는 느낌을 주기는 하지만, 관심있다면 좋은 책이다.


이제는 좀 더 생생한 현장에 대해 이해를 도울만한 책들을 살펴보도록 하자.












 <십자군 이야기>의 대부분 사건이 전쟁과 전투와 관련한 내용이다. 그래서,당대 무기와 전쟁에 대해 어느 정도 배경지식이 있다면 더 흥미롭게 읽힌다. 예를 들면, 회전(會戰)과 공성전(攻城戰)에 쓰이는 무기와 전술은 다르고, 유럽의 중무장 기병 중심 전술과 이슬람의 경무장 궁병을 중심으로 한 전술은 차이가 있기 때문에 사전에 정리해 둔다면 좋을 것 같다. 


 또한, 영화 <킹덤 오브 헤븐 Kingdom of Heaven>은 1187년 하틴(Hattin)전투 이래 예루살렘 공방전까지의 양상을 실감나게 보여주기에 책을 읽기 전 미리 감상하면 책을 보다 입체적으로 즐길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십자군 이야기> 2권 후반부를 장식하는 이야기를 영화화했는데, 실제 역사와 다소 차이는 있지만 당대의 모습을 실감나게 보여주는 좋은 영화라 여겨진다. <전쟁의 역사>와 <아집과 실패의 전쟁사>는 십자군 원정의 주요 전투에 대한 전문가의 설명이 담겨있다.


 이미 10년 전에 나온 책을 뒷북으로 읽고서 요란하게 떠든 감이 없진 않지만, <십자군 이야기>만으로 십자군 역사 전반을 읽었다고 보기엔 깊이가 떨어지는 것 같아 페이퍼를 작성해 본다. 이제 <십자군 이야기> 각권을 간략하게나마 리뷰에서 정리해 보도록 하자...


PS. 김태권 작가의 <십자군 이야기>도 예전에 읽은 적이 있는데, 당시 이 작품은 십자군 역사를 조명했다기 보다, 미국과 부시의 이라크 전쟁을 비판하는데 초점이 맞춰진 작품으로 느껴졌다. 이후 개정판이 나왔다고 하나, 읽질 않아 내용이 어떻게 바뀌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39)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레삭매냐 2020-08-10 15: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카넷에서 나온 <해방된 예루살렘>도
절판되기 전에 사야 하는 걸까요...

아무래도 시오노 씨의 책은 더 이상
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예전에 <로마인
이야기>는 정말 죽어라고 읽었었는데
말이죠.

김태권 작가의 <십자군 이야기>는 정
말 오래 전에 인터넷 연재로 만나게
되었는데, 역사서술 보다는 지적해
주신 대로 새로운 십자군 전쟁에 대한
비판이 주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겨울호랑이 2020-08-10 15:30   좋아요 1 | URL
읽어야 할 책도 많고 사야할 책도 많지만, 능력과 시간은 한정되어 있어서 절판이나 품절되기 전에 만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출판 즉시 산다면 금방 예산이 거덜나고...ㅜㅜ 참 어려운 문제입니다. 레삭매냐님 말씀처럼 시오노 나나미 작가의 책이 인기를 끌었던 것도 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가 아닐까 여겨집니다. 이후에는 아무래도 작가의 세계관이 공감받기 힘들기 때문이겠지요... 김태권의 <십자군 이야기>는 당시에는 날카로운 시대비판이 인상적이었지만, 시대가 지난 지금에는 그렇게까지 와닿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시대와 밀접한 관련을 맺는 작품은 강렬하지만 짧은 생명력을 갖는 것 같습니다. 레삭매냐님 비가 다시 많이 오네요. 건강한 하루 보내세요! 감사합니다.^^:)
 


5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여명기의 영웅들- 켈트 신화
김석희 옮김 / 이레 / 2008년 3월
22,000원 → 19,800원(10%할인) / 마일리지 1,100원(5% 적립)
2020년 08월 09일에 저장
절판
영생에의 길- 이집트 신화
퍼거스 플레밍 지음, 김석희 옮김 / 이레 / 2009년 3월
25,000원 → 22,500원(10%할인) / 마일리지 1,250원(5% 적립)
2020년 08월 09일에 저장
절판
초창기 문명의 서사시- 메소포타미아 신화
김석희 옮김 / 이레 / 2008년 3월
22,000원 → 19,800원(10%할인) / 마일리지 1,100원(5% 적립)
2020년 08월 09일에 저장
절판
위대한 주제- 세계의 신화들
김석희 옮김 / 이레 / 2008년 3월
22,000원 → 19,800원(10%할인) / 마일리지 1,100원(5% 적립)
2020년 08월 09일에 저장
절판


5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길가메쉬, 내가 너에게 숨겨진 사실을 말해주리라. 신들의 비밀을 네게 말해주리라! 너도 분명히 알고 있는 슈루파크라는 도시가 유프라테스 강둑에 있었지. 정말로 오래된 도시였고, 그곳에서 신들이 살고 있었다네. 위대한 신들이 사람에게 홍수로 벌을 주기로 마음을 굳혔는데, 그들의 아버지 아누가 비밀을 지킬 것을 맹세했지. 용감한 엘릴은 그들의 고문관이었으며, 닌우르타는 그들의 의전관이었고, 엔누기는 그들의 운화감독관이었는데, 지혜의 왕자 에아가 그들과 함께 맹세했네." _ 김산해, <최초의 신화 길가메쉬 서사시>, p293


  인류 최초의 서사시 <길가메쉬 서사시 Epic of Gilgamesh>에는 대홍수(大洪水) 사건이 기록되어있다. '노아의 홍수'의 원전으로도 널리 알려진 <길가메쉬 서사시>이지만, 사실 세계 여러 지역에는 서로 다른 전승의 대홍수 신화가 전해진다. <길가메쉬 서사시>가 수메르 문명에 전승되는 이야기라면, 중국 문명에는 우왕(禹王) 이야기가 있다. 이들 지역의 대홍수 신화를 문명(文明)사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관개 농업과 중앙권력이 핵심어가 될 듯하다. 수로(水路)를 활용한 농업 기술의 발달로 인한 인구 밀집과 이 과정에서 탄생한 거대 권력(종교적, 정치적)에의 복종이 이들 신화 안에 담긴 메세지는 아닐까.

 

 초기 수메르 도시국가들의 핵심 경제활동은 관개와 농업이었다. 도시국가들마다 수백 명의 농부 집단이 있었는데 이들은 신들의 이름으로 소유하거나 임대하거나 물려받은 광대한 땅에서 일했다... 관개시설과 도시 전체를 파괴하는 격렬하고 예측하기 힘든 홍수는 도처에서 맞닥뜨리는 가공할 위험이었다. 메소포타피아 신화에 나타나는 반쯤 신적인 왕의 지위와 국가의 정치적 정당성은 신들이 대홍수를 일으켜서 인간세계가 모두 파괴되고 물에 덮인 카오스 상태에서 새로운 질서를 구축한데서 비롯했다. 이 지역의 홍수 신화는 유일하게 사전 경고를 받은 가문이 방주를 만들어 살아남는다는 이야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_스티븐 솔로몬, <물의 세계사>, p59


 전통적으로 중국 황허 문명의 선조는 우왕(禹王)으로 알려져 있다. '치수(治水) 기술자'인 우왕은 역사 기록 이전 시대에 황허 강 유역 거준민들을 괴롭히던 홍수를 잘 다스린 공로로 권력을 잡았다. "물을 다스려서 대수로 속으로 흘러가도록 만들어서" 이 세상을 사람들이 살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그에 대한 답례로 부족 연합은 그에게 지휘권을 양도했다... 치수는 인간의 수기(修己)와 자연 질서와의 관계의 올바른 원칙에 대한 철학적 논쟁의 틀이 되었다. _스티븐 솔로몬, <물의 세계사>, p128


 다만, 이들 신화에서 차이점이 있다면, <길가메쉬 서사시>에서는 노여움으로 발생한 대홍수를 피하지만, <산해경> 속에서는 적극적으로 둑을 쌓아 막으려는 노력을 한다는 점이 아닐까. 이를 소극적 대처에서 적극적 대처로의 전환, 문명화(文明化)로 읽을 수도 있겠지만, 다른 한편으로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권력층을 제사장 계층으로, 황하 문명의 권력층을 기술관료 계층으로 해석할 수도 있는 부분으로 여겨진다. 


 먼 옛날 우트 - 나트슈팀이 슈루파그라는 도시에서 살고 있을 때, 인구를 줄이려고 애쓰던 신들은 지구에 홍수를 일으켜 인간을 쓸어버리기로 결정했다. 엔키 신은 그 계획을 인류에게 발설하지 말라는 지시를 받았지만 갈대집 벽에 대고 말하는 우회적인 방법으로 계획을 폭로했다. "갈대집아, 갈대집아! 벽아, 벽아! 잘 들어라. 갈대집아! 귀를 기울여라. 벽아."...  지시는 그대로 실행되었다. 우트 - 나피슈팀의 방주는 둘레가 엄청나고, 내부가 6층으로 되어 있는 정육면체였다. 마침맞게 배가 완성되어 우트 - 나피슈팀의 일가친척과 모든 생물의 씨가 배에 실렸다.... 바다도 고요해지고, 호수도 잔잔해졌다. 인간은 모두 진흙으로 돌아갔다. _<초창기 문명의 서사시 : 메소포타피아 신화>, p88

 

 그때 갑자기 기주의 동도(東都)에서 큰 물난리가 나서 곤이 쌓았던 둑이 대부분 무너졌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그리하여 넘쳐난 물 탓에 많은 사람들이 죽었다는 것이었다. 요임금은 이 소식을 듣고 크게 애통해하며 순에게 말했다. "짐이 직접 순수를 해야 할 일이나 나이가 들어 위험하니 어쩔 수가 없소. 지금 그대에게 명하노니 대사농과 함께 그곳으로 가서 상황을 살피고, 정말로 곤이 처리를 잘못한 것인지 아니면 천재지변에 의한 것인지를 명백하게 밝히도록 힘쓰시오."(p396)... 요임금 때 홍수가 하늘까지 차고 넘쳤다. 곤은 요임금의 식양(파종하지 않아도 저절로 곡물과 채소, 과일이 자라나는 흙)을 훔쳐 둑을 쌓아 홍수를 막고 요임금의 명을 듣지 않았다. 훗날 우가 요임금의 명을 받들어 최종적으로 영토를 구주로 나누고는 물난리를 가라앉혔다._예태일/전발평, <산해경>, p428


  자연재해를 신에 의탁하거나 인간의 힘과 노력으로 막으려는 노력은 중앙집권 고대왕국으로 성장한 문명에서만 나타나는 것은 아니었다. 아메리카 대륙의 안데스 문명에서도 이러한 대홍수 신화가 나타나는 것을 보면, 당시의 재난이 일부 지역에 한정된 것이 아님을 알게 된다. 지구적 재난 속에서 많은 이가 희생당한 사건들은 인류 문명에 치명상이 되었을 것은 분명하다. 이러한 상황은 약 2억 5천만년 전 페름기 - 트라이아스 기 사이의 대량절멸(Permian?Triassic extinction event)을 떠올리게 된다. 


 에콰도르의 안데스 지역에 사는 카나리족 인디오들에 따르면, 마법의 산이 개입한 덕분에 인류가 절멸을 면했다고 한다. 대홍수가 땅을 휩쓸자 두 형제는 서둘러 식량을 모아 저지대를 탈출하여 우아카이난 산봉우리로 피난했다... 물이 올라오면 우아카이난 산이 그보다 더 높아져서 그들을 안전하게 지켜주고 있었던 것이다.(p34)... 페루의 해안평야와 칠레 북부에 사는 치무족 인디오들의 신화에서는 한 줌밖에 안 되는 남녀가 대홍수에서 살아남았다. 그들은 가축을 데리고 식량을 짊어지고 높은 산으로 올라가 산꼭대기 바로 밑에 있는 춥고 눅눅한 동굴 속에 숨었다. _토니 앨런 외, <사라진 황금왕국 : 잉카 신화>, p36


 지구상에 존재했던 종(種)의 80 ~ 95%가 멸종한 것으로 알려진 페름기 말의 대멸종. 마이클 J. 벤턴 (Micheal J. Benton)의 <대멸종 When Life Nearly Died: The Greatest Mass Extinction of All Time>에서는 이 사건의 원인으로 시베리아 트랩 분출 설을 채택한다. 이 설(說)에 따르면시베리아 트랩 분출과 이로 인한 이산화탄소 증가가 가져온 지구온난화가 이 참상의 직적접인 원인이 된다. 이산화탄소 증가와 지구온난화. 오늘날 우리 문명에서 사용되는 화석 연료의 부정적 효과와 페름기 말 대멸종의 원인이 결코 다르지 않다는 사실은 한층 심각하게 다가온다.

 

 폴 위그널은 중심이 되는 위기를 시베리아 트랩 분출인 것으로 보았다. 세계적인 파괴현상은 시베리아 트랩 분출 동안에 발생한 각기 다른 기체들 때문이었다. 분출이 지속된 전체 기간 동안 이 기체들은 산발적으로 대기로 유입되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수없이 분출이 거듭되면서, 물리적 세계와 생명 사이의 모든 정상적인 상호작용이 총체적으로 붕괴되는 참담한 사태로 이어졌을 것이다. 시베리아 트랩 분출 때 뿜어져 나온 네 가지 기체가 주범일 것이다. 이산화탄소 증가효과는 장기간에 걸쳐서 미쳤다. 곧, 이산화탄소가 증가하면서 곧바로 지구온난화와 무산소화로 이어졌고, 이것이 수십만 년 동안 지속되었다. 매번 분출 때마다 이산화탄소가 대기 중으로 유입되었을 테고, 결국 어떤 정상적인 되먹임 체계도 불가능하게 만들었을 것이다. 기체수화물의 배출은 그 참상에 기름을 부었을 것이다. 이산화황도 배출되었다._마이클 J. 벤턴, <대멸종>, p384


 2020년 여름. 유난히 계속되는 여름 장마철로 8월 무더위도 거의 경험하지 않고 입추(入秋)를 맞이했지만, 대신 심각한 물난리를 겪고 있다. 며칠 사이 수백 mm씩 기록되는 폭우가 지역을 가리지 않고 내리면서 저절로 과거 대홍수 사건을 떠올리게 된다. 오랜 역사를 가진 대홍수의 역사 속에서도 인류 문명은 꾸준히 이어져왔다. 그렇지만, 인류의 무분별한 개발로 인해 빚어진 기후변화로부터 대홍수가 시작된다면, 우리 역시 페름기 말의 대멸종과 같은 사태를 피할 수 있다고 누가 장담할 수 있을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페름기 말 대멸종 이후에도 살아남은 종들은 꾸준히 진화했다는 사실이다. 트리아스 기 이후 양서류, 파충류, 포유류들이 계속 번성했다는 사실을 통해 기후변화가 발생해서 현세 이후 대멸종이 일어나도 지구상에 다른 생명체가 다시 번성할 것임은 쉽게 예측할 수 있다. 다만, 인류는 거기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일 뿐, 가이아(Gaia)의 관점에서 본다면 무차별하지 않을까. 한 달 가까이 이어지는 비를 보면서 여러 생각을 하게 된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4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곰곰생각하는발 2020-08-09 20: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기후 변화 기후 변화 말만 들었지 정작 한반도에서 이렇게 직격탄을 맞고 보니 무섭단 생각이 듭니다. 저도 이런 집중호우는 처음인 것 같습니다. 기후변화의 핵심은 자동차, 비행기 매연보다도 거의 대부분은 가축 , 특히 소의 방귀 때문이라고 하더군요. 육식을 줄이는 것이 기후 변화를 지연하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겨울호랑이 2020-08-09 22:40   좋아요 0 | URL
그렇습니다. 몇 년 전 겨울에 영하 십 도 아래의 추운 날이 며칠씩 이어지거나, 봄/가을이 짧아지는 변화를 직접 체감할 정도로 변화된 것을 보면, 환경오염이 주범임을 인정할 수 밖에 없어 보입니다. 곰곰발님 말씀처럼 우리 생활의 변화, 그 중에서도 식습관의 변화가 무엇보다 선행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70억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날마다 육식으로 살아간다면, 균형이 파괴되지 않는 것이 더 부자연스러울 지경이니 말입니다...

나와같다면 2020-08-10 22: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겨울호랑이님은 사회에 대한 촉수가 예민하신 것 같아요

겨울호랑이님 글에서는 예민함과 섬세함 그리고 타자에 대한 sympathy 그리고 더 좋은 공동체에 대한 깊은 믿음이 느껴집니다

겨울호랑이 2020-08-11 06:45   좋아요 1 | URL
^^:) 감사합니다, 나와같다면님. 딸아이가 있어서인지, 오늘보다는 더 나은 내일을 만들어 주고 싶고, 부족하나마 그쪽으로 힘을 보태는 것이 제가 할 일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모자란 글이 나와같다면님께 그처럼 다가갔다면 참 다행입니다. 오늘 하루 잘 마무리 지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