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 특검법과 관련해, 10월10일은 하나의 분기점으로 여겨진다. 지난 4월10일 치러진 국회의원 총선거와관련해, 6개월인 공직선거법 공소시효가 만료되는 날이기 때문이다. 김건희 여사공천 개입 의혹 역시 10월 10일 이후에는 공소시효가 만료된다. - P9

공익법률센터 ‘농본‘의 하승수 변호사는 "산업폐기물 매립장에서 큰 이익을 올릴 수 있다 보니 산업단지와 묶어서 산업폐기물 매립장을 추진하는 행태가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산업단지 내 폐기물 매립장은 인허가를 받기 쉽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고령군의 또 다른 산단의 경우 산단 운영은 적자인데 매립장에서 연간 수백억 원대 이익을 올리고 있다. - P15

대법관은 기존 사회질서를 유지하는데 필요한 식견을 가진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적어도 시대의 변화에 부응할 수 있어야 하고, 필요할 때는 담대하게 선례를 변경하는 결단을 내릴 수 있어야 한다. 법관 한 사람 한 사람은, 국가권력이라는 거대한 수레바퀴가 회전하고 있을 때 수레바퀴와 함께 회전할 수 밖에 없는 하나의 톱니가 아니라, 수레바퀴의 외부에 존재하는 제동장치여야 한다.  - P23

한국은행으로서는 딜레마다. 내수 소비를 진작하기 위한 금리인하 압력은 강해지지만, 자칫 금리인하 결정이 부동산시장을 더 자극해서 가계부채가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은행은 ‘금리인하를 통한 내수 회복보다 부동산 가격안정이 더 중요하다‘는 관점을 견지하고있다. - P31

11월 미국 대선이 다가오지만 선거와 여론 전문가들은 해리스와 트럼프의승리 확률을 ‘50:50 동전 던지기‘로 예측한다. 대선 토론 이후 추가 상승세를 탄 해리스는 전국 득표율에서 앞서고 있지만, 선거의 향배를 정할 펜실베이니아와 조지아주에서 두 후보가 팽팽한 접전을 벌이고 있다. 2020년과 마찬가지로 수만표 차이로 승부가 갈릴 가능성이 매우 크다. 이 정도 표 격차는 여론조사만 갖고 예측하기 어렵다.  - P36

"IRA가 배터리제조업체에 보조금을 주면서 육성해주는사업처럼 보이지만 결국은 미국 완성차기업의 시장을 확장시키겠다는 게 1차목표다. 미국 완성차 업체에 공급해야 하는 배터리를 빨리, 많이 만들라고 유인책을 주는 거다. 미국 대선 결과가 어떻든 자국 사업을 키우겠다고 시작된 정책이라 손바닥 뒤집듯 폐기할 수 없다고 본다.
다만 누가 대통령이 되든 정책의 속도나 규모에 변화가 있을 것이다. 결국 이런 외부 환경에 휘둘리지 않는 신중한 전략을 짜는 게 우선이다." - P42

장기요양보험제도 서비스의 90% 이상을 이윤 창출이 목표인 민간센터에서공급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이용자 수가곧 수익이 된다. 그래서 인터넷 통신사들이 사은품을 주며 유치 경쟁을 벌이듯 이용자 유치 경쟁을 한다. 치열한 경쟁을 통해 이용자에게 질 좋은 돌봄을 제공하게된다고 시장주의자들은 주장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 P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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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냄새 2024-09-29 22: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대법관의 역할론, 톱니가 아닌 외부 제동장치가 되어야 한다는 글이 의미심장하네요. 개인이 부속품이 되어버리는 사회에서는 사회가 정지한다는 공포로 인해 개인이 그 사회를 거부하기 힘들죠.

겨울호랑이 2024-09-29 23:21   좋아요 0 | URL
공감합니다. 사회의 부속품이 아니라 사람들 한 명 한 명이 주체가 되어 생각하고 행동할 때, 자부심이 생겨나고 서로에 대한 존중이 피어나며 사회가 바로 서게 되고 역사의 수레바퀴가 제대로 굴러가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잉크냄새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대사질환에 도전하는 과학자들 - 고지혈증, 고혈압, 비만 신약의 역사
남궁석 지음 / 바이오스펙테이터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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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리하자면 대사증후군이라는 개념이 등장한 이후 비만이 심혈관질환, 당뇨, 고혈압. 신장질환 등과 어떻게 직접적으로 관련되는지 분자 수준의 기전을 통해 어느 정도 설명할 수 있게 되었다. 대사증후군의 근본 원인은 인체에서 소모되는 것보다 훨씬 많은 영양이 공급되는 과영양 상태다. 대사증후군을 해결하려면 과영향 상태를 해소하는 것이 급선무다. 즉 식단을 조절하여 영양 과잉 공급을 자제하고 운동으로 더욱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는 '생활 습관 개선'이 필요하다. _ 남궁석, <대사질환에 도전하는 과학자들>, p211


 <대사질환에 도전하는 과학자들>은 고지혈증, 고혈압, 비만 등 성인병 치료제의 역사를 다룬다. 역사에 출현한 이후 인류는 오랜기간 동안 배고픔으로 인한 영양부족의 상태에 놓여 있었고, 여기에 더해 불결한 위생 환경으로 바이러스와 세균 등의 전염병 창궐은 혈관질환에 대한 인류의 고민을 허용하지 않았다. 과학 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수명연장의 성과가 죽음의 원인을 세포변이에 의한 암(癌)으로 돌려놓았다면, 질병의 원인은 호흡 등 외부 감염 대신 내부 과영양상태로 변화된다. 본문을 통해 불멸까지는 아니더라도 자연 수명을 다하며 늙어죽기를 바라는 소박한 소망은 과학가술의 발전으로도 쉽사리 이뤄질 수 없는 것은 아닌가 하는 물음을 던지게 된다.


 울혈성 심부전 환자 중 관상동맥 질환 coronary artery disease이 있던 사람은 39%였으나, 이 중 29%는 고혈압 환자였다. 고혈압이 아닌 관상동맥 질환 환자 중에서 울혈성 심부전이 발생한 환자는 10%에 불과했다. 그리고 울혈성 심부전이 발생한 이후 5년 이내 사망자는 남성 환자 중 62%, 여성 환자 중 42%였다. 이는 고혈압이 울혈성 심부전의 확실한 위험 인자임을 보여 주는 결과로서, 혈압 관리가 심장질환에 중요하다는 점을 증거 기반으로 입증한 최초의 사례다. _ 남궁석, <대사질환에 도전하는 과학자들>, p129


  <대사질환에 도전하는 과학자들>에는 여러 질병들이 언급되지만, 눈에 띄는 지점은 이들이 마치 에밀 졸라의 루공-마카르 총서의 작품처럼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특징에 있다. 고지혈증은 고혈압의 원인이 되고, 비만 환자의 대다수가 고혈압 증상이 보이는 것처럼 이들 질환은 다른 듯 같은 질병의 모습을 보인다. 이는 하나의 성공적인 약물로 많은 치료제의 개발이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하며, 빅파마들의 자본이 여기에 집중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보다 효과좋은 비만약 개발과 개발 완료된 효능 좋은 말라리아 백신의 보급. 이들 중 어느 쪽이 보다 시급한 문제인지는 누구나 쉽게 알 수 있지만, 자본과 과학기술의 흐름은 상식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시급하지는 않지만 심지어 실패한 약물마저도 블록버스터가 될 가능성이 있다면, 바이오테크의 길은 굳이 인륜(人倫)의 길과 같을 필요는 없기 때문이 아닐까...  


 여기서 특이한 부작용 사례가 보고되었다. 10일 이상 실데나필을 복용한 남성 환자 중에서 성기 발기가 자주 일어나고, 약을 복용하지 않았을 때보다 길게 지속된다는 것이었다. 연구진은 처음에 이 보고에 주의를 크게 기울이지 않았지만, 이러한 '부작용'이 빈번하게 보고될수록 관심을 보였다(p177)... 1990년대 말까지 화이자는 약 21종의 임상시험에서 4,50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실데나필의 효능을 테스트했다. 이후 1998년 FDA에 '비아그라' Viagra라는 이름으로 실데나필의 판매 승인을 받았다.  _ 남궁석, <대사질환에 도전하는 과학자들>, p1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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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폴드: AI 신약개발 혁신
남궁석 지음 / 바이오스펙테이터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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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마인드가 꾸준히 단백질 구조 예측 연구를 하던 학계 연구팀에 비해 압도적인 결과를 낼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이는 알파폴드2가 매우 다양한 시도가 포함된 단백질 구조 예측을 위한 새로운 딥러닝 시스템이라는 점에 있다(p221)... 한편 딥마인드는 오랫동안 딥러닝 및 단백질 구조 연구를 수행해 온 경험 많은 연구자로 대규모 연구팀을 꾸렸다. 여기에 구글의 방대한 컴퓨팅 자원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는 것도 큰 격차를 불러왔을 것이다. _ 남궁석, <알파폴드 : AI 신약개발 혁신>, p223

<알파폴드 : AI 신약개발 혁신>은 독자들에게 최근 AI혁명이 바이오산업에 가져온 혁신과 변화를 알려준다. 아미노산 서열과 같은 1차 구조, 알파 나선과 베타 병풍 구조 등의 2차 구조, 2차 구조들의 접힘을 통해 이루어지는 3차 구조와 화학적 상호작용 등에 의한 단백질 기능 결정은 단백질 구조를 파악하고 예측하는데 큰 장애였다. 이를 전자현미경 등 장비 기술의 발전과 AI를 활용한 추론으로 극복하고 있는 단백질 연구와 신약개발의 현황을 <알파폴드 : AI 신약개발 혁신>은 잘 보여준다.

1990년대 후반에 3D 게임이 등장하자 3D 그래픽을 처리하기 위해 GPU가 만들어졌고, GPU가 3D 그래픽 처리 외에도 행렬연산 등을 CPU보다 훨씬 빠르게 처리하자 과학 기술 분야에서 계산이 필요할 때도 쓰이기 시작했다. 결과적으로 이는 2010년대 이후 '딥러닝(Deep Learning)으로 대표되는 인공지능의 비약적인 발전의 물적 기반이 되었다. _ 남궁석, <알파폴드 : AI 신약개발 혁신>, p198

바이오 산업에서 이러한 변화를 가져온 것은 AI 혁명의 결과임은 분명하다. 그렇지만, 알파폴드의 성공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AI의 가능성에 그치지 않는다. 이러한 연구를 성공할 수 있었던 배경 중 하나로 보다 전문화된 인력의 대규모 투입임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AI의 대표적인 문제점인 할루시네이션(Hallucination) 검증을 위해서 이전보다 전문연구원의 투입이 요구되며 이는 알파폴드의 산출물의 품질과 직결된다. 이러한 점을 고려해본다면, AI시대에도 여전히 19세기와 같은 자본재와 노동의 결합이라는 자본주의 생산구조는 유효하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결합되는 노동력과 자본재의 내용은 달라지겠지만.

효율적인 DNA 서열 결정이 가능해지면서 이후 DNA에 근거하여 유전자의 염기 서열을 결정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특정한 유전자가 만들어 내는 단백질의 아미노산 서열 역시 유전자 암호를 번역하여 얻을 수 있게 되었다... 단백질 서열 결정법의 개발은 단백질의 가장 중요한 정보인 단백질이 어떤 아미노산 순서로 되어 있는지 손쉽게 파악하는 계기가 되었다. _ 남궁석, <알파폴드 : AI 신약개발 혁신>, p46

<알파폴드 : AI 신약개발 혁신>은 딥마인드와 알파폴드의 사례를 통해 AI시대의 혁신과 변화가 이전과는 얼마나 다른지 그리고 얼마나 큰 것인지 보여준다. 그와 동시에 자본재와 노동의 결합이라는 기본적 틀은 달라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AI 혁명의 구조적 한계 그리고 결합 내용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과제를 단백질 연구와 신약개발이라는 바이오 산업을 통해 보여주는 책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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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기준금리인하가 유력한 가운데 한국 금융시장과부동산시장의 리스크가 어느 방향으로 치달을지도 예측하기 어렵다. 반도체 등IT 부문의 수출은 원활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으나, 한국이 통제할 수 있는 사안은 아니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은 원래 변동성이 큰 데다 올 하반기엔 인공지능 기술의 전망에 대한 시장의 판단에 따라 호황과 불황이 극단적으로 갈릴 수 있다. - P28

보수층은 정부의 한·일 역사 문제 오다른 이슈 대응에서도 윤석열 정부에 비슷한 정도의 불신을 드러냈다. 그러나 보수층이 역사 문제에 대한 ‘우클릭‘을 ‘실정‘에 가까운 다른 사회 현안 대응과 비슷하게 평가한다는 사실은 그 자체로 주목할 만하다. 이념을 앞세운 전통적 지지층집결이 지금까지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 P36

기술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가속화된 기술개발 위에 성범죄자들이 자꾸만 올라타지만, 그만큼 방어 기법과 추적기술도 유의미한 결과물을 내는 중이다. 중요한 건 이러한 연구와 기술들을 실제수사와 서비스에 적용할 수 있도록 끈질기게 요구하는 것, 또한 이러한 기술이 있는 만큼 가해자들은 꼭 붙잡히고 확실하게 처벌될 것이라고 인식시키는 것이다. - P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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