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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측 기계 - 인공지능의 간단한 경제학
어제이 애그러월 외 지음, 이경남 옮김 / 생각의힘 / 2019년 1월
평점 :
절판
우리는 아직 예측과 지능을 이어 주는 고리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는 입장이다. 예측의 진보가 지능의 진보를 의미하는 지에 대해 어떤 입장을 취해도 우리의 결론은 달라지지 않는다. 우리는 지능 비용의 하락이 아니라 예측 비용의 하락이 미치는 영향에 초점을 맞춘다. _ 어제이 애그러월 외 2인, <예측기계>, p64
경제학에서 일반적으로 기업은 합리적인 경제 주체로서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이윤)을 추구하는 것으로 정의된다. 간략하게 경제학에서 기업은 머니머신(Money machine)이다. <예측기계>는 인공지능(AI)을 시장 주체로서 해석했을 때 정의한 용어이자 책의 제목으로, 본문을 통해 저자들은 인공지능의 발전을 예측 비용의 감소로 해석하고, 이를 통해 인간과 인공지능의 공존 방식을 모색한다. 그리고, 이 같은 관점을 통해 인공지능이 가져오는 변화와 인간과의 공존을 생각할 수 있게 된다. 그렇다면, 책에서 말하는 '예측'이란 무엇일까?
예측은 빠진 정보를 채우는 과정이다. 예측은 흔히 '데이터'라는 기존의 정보를 활용해 없는 정보를 만드는 일이다. 예측은 미래의 정보를 생성하는 것 외에 과거와 현재에 관한 정보를 생성한다... 빠진 정보를 채우는 과정은 별것 아닌 것 같지만, 예측 기계를 마법으로 만드는 것은 바로 이런 기술이다. _ 어제이 애그러월 외 2인, <예측기계>, p50
데이터를 학습하고 사례들을 통해 패턴화하며 이를 통해 확률적으로 결과값을 산출하는 인공지능의 학습-추론 프로세스를 고려해볼 때, 인공지능의 모든 것은 아니지만 매우 핵심적인 부분에 대해 말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이러한 인공지능의 예측 능력은 인간과의 관계를 어떻게 재정립 할 것인가? 사례로부터 확률적으로 정답에 가까운 답을 도출하는 인공지능과 자신이 살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형성된 가치관, 방식으로부터 문제에 접근해가는 인간. 사고에 대한 이들의 귀납적 접근과 연역적 접근의 차이는 대체 관계가 아닌 독자로 하여금 보완 관계임을 깨닫게 한다.
예측을 할 때 기계와 인간이 드러내는 장단점은 확연히 다르다. 예측 기계는 다양한 지표들의 복잡한 상호 관계를 분류하는 일에서 인간보다 월등한 실력을 보인다. 데이터가 풍부할 때 특히 그렇다. 그런 상호 관계의 규모가 커질수록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 인간의 능력은 저하된다. 특히 기계에 비해 그렇다. 그러나 인간은 데이터 생성 과정을 아는 것이 장점으로 작용할 때 기계보다 더 정확히 예측한다. _ 어제이 애그러월 외 2인, <예측기계>, p101
인공지능은 인간을 대체할 것인가? 최근 인공지능은 막대한 투자로 인해 급속한 발전을 이루었고, 이루는 중이다. 너무 빠른 성장에 인간이 설 자리가 없어져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지만, 인공지능 대비 상대적 우위가 있는 부문, 인공지능 보다 인간이 투입되었을 때 더 비용이 적게 들어가는 부문은 시간이 흘러도 대체되지 않을 것이다. 서로 상대적 강점이 있는 부분에 특화하면서 생겨나는 공존. 또한, 이 같은 공존은 육체 노동에 있어서는 로봇-인간과의 관계를 통해 만들어질 것이다.
이러한 '인공지능-인간', '로봇-인간'과의 공존이 우리 미래 사회의 모습이라면, 지금 우리가 준비해야 할 것은 대체불가능한 또는 대체가 어려운 일에 대한 가치부여가 필요하지 않을까. 판사, 의사와 같은 전문직종 대신 화가, 음악가 등과 같은 창조적인 작업에 대해 더 많은 가치가 부여되는 사회.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인공지능과 로봇을 상상할 수 있다면, 우리의 미래는 암울한 디스토피아가 아닐 수도 있겠다는 위안을 얻게 된다. 물론, 이 같은 전망이 일자리 감소, 빈부 격차 심화 등의 문제에 대한 구체적 해결 방안으로 이어지지 못한 점은 이 책의 한계지만, 인공지능 시대에 대한 새로운 통찰력을 제공하며, 인간과 인공지능의 공존 방식에 대해 고민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일독할 가치가 있는 책이라 여겨진다...
인공지능을 도입한다고 해서 그것이 꼭 완전자동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예측은 한 가지 요소일 뿐이다. 여러 경우에서 판단을 하고 행동을 취하는 데 인간은 여전히 필요하다. 그리고 판단을 코드화하기 어려울 때가 있다. _ 어제이 애그러월 외 2인, <예측기계>, p1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