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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운데이션과 제국 ㅣ 파운데이션 시리즈 Foundation Series 2
아이작 아시모프 지음, 김옥수 옮김 / 황금가지 / 2013년 10월
평점 :
이건 근본적인 실수입니다. 지금 우리는 완전히 깨져 나간 과거를 살고 있습니다. 지난 80년 동안 우리 조직은 올바른 역사적 순간이 오기만 기다렸습니다. 셀던의 심리역사학에 눈이 멀었던 겁니다. 그 대전제 가운데 하나가 바로 개인은 중요하지 않다는 겁니다. 개인은 역사를 만들 수 없고 오로지 복잡한 사회적, 경제적 요인에 압도되어 꼭두각시 노릇만 한다는 겁니다. _ 아이작 아지모프, <파운데이션과 제국>, p269
<파운데이션> 시리즈 제2권에서 파운데이션은 두 차례의 위기를 맞이한다. 하나는 제국 최고의 명장 벨 라이오즈를 통해, 다른 하나는 역사심리학의 계획에 없던 돌연변이 뮬을 통해. 두 차례의 위기는 심리역사학이라는 절대법칙의 한계를 여실히 보여준다. 집단의 행동을 예측하며 거시적인 역사의 흐름을 파악하는 것에는 더없이 탁월한 심리역사학은 미시적인 개인의 움직임을 포착하지 못했고, 뛰어난 능력을 가진 두 개인에 의해 하마터면 시스템이 붕괴될 위기에 처하게 된다.
그 짧은 기간에 심리역사학이야말로 인류의 미래를 예견하는 가장 강력한 도구란 사실이 입증되었소. 인간 개인의 반응을 무시한 채 수학적 분석과 외삽법을 이용해서 인간 집단 전체의 반응을 분석하고 예측해 아주 구체적인 법칙을 만들어냈다오. 해리 셀던과 그 동료들은 바로 그 법칙에 전적으로 의존해서 파운데이션을 만들었소. _ 아이작 아지모프, <파운데이션과 제국>, p45
역사의 흐름에서 개인은 어떠한 존재인가. <파운데이션과 제국>은 이러한 물음을 던진다. 개인이 시대를 만드는가 아니면 시대정신이 역사 속의 개인을 통해 드러나는가. 결국 셀던이 기획했던 심리역사학의 법칙은 일련의 사건을 통해 보완될 필요를 보였고, 이는 제2파운데이션을 통해 형상화된다. 이성과 과학기술 중심의 제1파운데이션에서 고려되지 않았던 미시적 환경과 개인에 대한 고려는 정신능력 중심의 제2파운데이션을 통해 실현된다.
제2파운데이션의 골조! 우리 파운데이션은 단순한 거야. 하지만 제2파운데이션은 이름만 있어... 제1파운데이션은 물리학자의 세계였어. 쇠퇴하는 은하계의 과학을 다시 살려 내는 데 필요한 조건을 모두 집약시킨 과학의 집결지. 심리학자는 한 사람도 없었어. 이건 아주 독특한 왜곡인데, 그 이유가 분명히 있을 거야. 가장 쉬운 해석은 개개의 노동 단위가(즉 인간이) 앞으로 다가올 사건을 모르는 것이, 그래서 모든 환경에 자연스럽게 반응하는 것이 셀던의 심리역사학에 가장 효과적이기 때문에 그렇게 했다는 거야. _ 아이작 아지모프, <파운데이션과 제국>, p343
제1파운데이션과 제2파운데이션은 서로 보완하는 존재다. 과학과 정신의 융합과 조화를 통해 비로소 문명(文明)이 완성되는 <파운데이션과 제국>의 내용 안에서 음(陰)과 양(陽)이 어울어져 태극(太極)을 형상화는 모습을 발견한다면 지나치게 나가는 것일까. 이처럼 <파운데이션과 제국>에서 셀던의 역사법칙은 한계를 보이는 듯하다. 그렇지만, 파운데이션의 한계 또한 역사과정의 일부일수도 있겠다는 의문을 갖게되는 것 또한 사실이다. 이러한 의문은 다음권 <파운데이션 3 : 제2파운데이션>에서 풀릴지도 모르겠다는 기대감으로 이어진다...
역사법칙은 물리법칙만큼이나 절대적이에요. 오류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면 그 이유는 물리에서 다루는 원자만큼 많은 사람을 역사가 검토하지 않았고 그래서 다양한 개인차가 나타났기 때문이에요. 셀던은 1000년의 성장기 전반에 걸쳐서 위기가 여러 차례 나타날 것이며 각각의 위기는 우리 역사를 예정된 방향으로 이끄는 새로운 전환점이 될 거라고 예언했어요. _ 아이작 아지모프, <파운데이션과 제국>, p1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