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말합니다. 아이들은 정말 피곤해.
당신 말이 맞습니다.
당신은 또 말합니다.
아이들에겐 눈높이를 맞춰줘야 한다고.
키를 낮추고, 머리를 숙이고, 허리를 구부리고, 몸을 쪼그려 낮춰야 한다고.
그건 아닙니다. 그래서 피곤한 게 아닙니다. 아이들의 감정 높이까지 올라가야 하니까 피곤한 겁니다. 아이들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려면, 몸을 쭉 펴고 길게 늘여, 발 끝으로 서야 하기 때문입니다. - 야누슈 코르차크(폴란드 의사, 교육가, 아동문학가) -

아이를 키우다보면 화가 날 때가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화가 날 때가 언제인지를 돌이켜보면, 아이러니하게도 ‘제 단점을 아이가 닮을 때‘인 것 같습니다. 커가는 아이의 모습속에서 부모의 모습은 찾으려 노력하면서도, 부모의 단점은 안 닮았으면 하는 억지스런 생각을 하는 자신을 종종 발견하게 됩니다.(저만 그런가요?^^:)

대체로 제 자신의 안 닮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부분을 들여다보면 크고 작은 마음의 상처와 연관되어 있습니다. 아마 이런 치유하지 못한 상처를 아이의 행동을 통해 들여다보게 되는 것이 더 큰 고통으로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그런 면에서 육아 이전의 단계에서 부모 자신의 마음 치유가 선행되어야한다는 책의 내용이 제게는 더 인상깊게 다가옵니다.

「아이 마음 속으로」에서는 아이의 마음을 열기 전 먼저 부모 자신이 행복해야함을 말하고 있습니다. 책에 제시된 아이의 속마음을 여는 일곱 가지 질문을 통해 아이의 심리를 읽을 수있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그전에 부모가 자신의 상처를 치유하고 행복을 느끼지 못한다면 아이들은 자신의 마음을 열기 어렵다고 합니다.

[아이의 속마음을 여는 일곱 가지 질문]

하나, 아이가 무슨 일을 겪었을까?
둘, 아이가 뭐라고 하는 거지?
셋, 아이에게 어떻게 말해야 할까?
넷, 내가 왜 이렇게 말하는 거지?
다섯, 나 편하자고 아이를 막는 것은 아닐까?
여섯, 나에게 가장 소중한 것은 무엇일까?
일곱, 내가 바라는 것은 무엇일까?

수십년동안 가져왔던 자신의 상처를 치유하기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아마도 평생 짊어져야할 무거운 짐일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우리 자신과 아이를 위해서라면 보다 용기있게 자신의 상처를 응시할 수 있다고 생각해 봅니다.

이러한 면에서 육아는 ‘아이를 키우는 활동‘임과 동시에, ‘자신을 키우는 활동‘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아이를 진정으로 이해하는 길은 딱 하나다. 부모가 자신의 어린 시절을 치유하는 것이다.(p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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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20 23: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1-21 00: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1-21 00: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1-21 08: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조그만 메모수첩 2018-01-21 17:1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비슷한 이유로 신경정신과에서 상담치료를 받고 있는데 거의 몇 년이 지난 요즘에서야 결실을 맺는 것 같아요. 아이는 어른의 어머니, 아이는 부모의 거울 같은 말들의 의미를 겨울호랑이님 글 보고 더 깊이 알 것 같네요. 리뷰 잘 읽었습니다.

겨울호랑이 2018-01-21 18:39   좋아요 2 | URL
그러셨군요.. 좋은 결실을 맺으신다니 다행입니다. 조그만 메모수첩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2018-01-21 20: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1-21 21: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AgalmA 2018-01-25 00:3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트러블이 생기면 가족 정도가 아니면 안 보고 말지 하거나 거리를 두며 맘을 더이상 안 주게 되죠. 차고 넘치는 게 사람인데 한 사람에게 그렇게까지 신경을 써야 되나 싶기도 하고 말예요.

며칠 전에 20년도 넘은 친구랑 대판 싸우고 알랭 드 보통 책을 읽기 시작했죠. 도대체가 이 모양인 사람의 감정을 좀 알고 싶어서. 이 나이에도 저렇게도 이렇게도 모르고 대처가 잘 안 되고 이러나 속상하고.
오늘 제가 먼저 전화해 네가 뭘 잘못했는지 차근차근 말해 주니 그제야 자기가 그랬구나, 미안하다 그러더라고요. 마지막엔 고맙다고 하더라고요. 사과보다 그 말이 더 맘을 따뜻하게 해줬어요. 지지고 볶아도 우리가 친구긴 친구긴 해 하며 웃으며 며칠 동안의 마음 어지러움이 가라앉았어요. 알랭 드 보통이 아니어도 다 아는 인내와 배려...가 잘 안 되더라도 답은 답인 거 같아요. 그걸 가장 잘하려는 사람이 부모인 거겠고. 겨울호랑이님은 잘 하고 계신 듯^^

겨울호랑이 2018-01-25 08:31   좋아요 1 | URL
에고... 저도 많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됩니다. 생각은 ‘내가 조금 굽히면 되겠지‘ 하면서도, 다른 한 편으로 ‘이번에 그렇게 넘어가면, 다음에는 달라지려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 참을 수 있는 것도 문제를 제기하는 경우가 생기기도 하네요. 저 스스로 생각해도 이런 면이 있는데, 주변 사람들이 저를 본다면 저와는 분명 또 다르게 생각할 것 같습니다. 제가 모르고 타인들만 아는 부분에서는 제가 어떻게 보일런지... 이런 점을 감안한다면 사람마다 정도의 차이는 있어도 AgalmA님께서 말씀하신 ‘인내‘와 ‘배려‘를 꾸준히 추구해야할 덕목이라 여겨지네요^^: 이웃분들의 저에 대한 고평가 거품이 언제 꺼질지 모르겠습니다.ㅋㅋ 감사합니다.

AgalmA 2018-01-25 08:47   좋아요 1 | URL
고평가하면 그에 맞는 품격이 되려고 하지 더 엇나가는 사람은 많지 않죠. 그래서 우리가 아이들에게 아주 작은 일로도 고칭찬을 하는 거잖아요. 이런 것들이 모인 도덕 같은 게 강력하게 사회를 움직이고 있는 이유이죠. 암튼 겨울호랑이님을 그렇게 계도하려는 우리 모두의 음모? ㅋㅋ 설마 그럴라고요ㅎ
이미지란 게 상대적인 것도 있지만 각자가 가진 고유성도 있으니까요. 넘 부담스러워서 겨울호랑이님이 사기를 치고 해외도피를 한다고 해도 그럴 사정이 있었겠지 할 사람은 여전히 있을 겁니다. 이상한 방식의 칭찬ㅋ 모로 가도 전달ㅋㅋ

겨울호랑이 2018-01-25 08:55   좋아요 1 | URL
ㅋㅋ 알라딘에서 ‘겨울호랑이 길들이기‘가 저 몰래 이루어졌군요..ㅋ 농담입니다. 지(겨울호랑이)가 얼마나 대단하다고 그러겠어요.ㅋ 솔직히 사기를 치거나, 음모를 꾸미는 것도 능력이 있어야 하는데, 저는 그럴 능력도 가지고 있지 않아서...하긴, 그런 능력이 있다해도 조마조마하게 사는 것보다는 그저 마음 편하게 사는 게 좋은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 결론적으로 그저 ‘추운 겨울날 난로 앞을 떠나지 못하는 게으른, 만사태평한 겨울 고양이‘인 것 같습니다.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