홉스 & 로크 : 국가를 계약하라 지식인마을 22
문지영 지음 / 김영사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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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를 계약하라>는 사회계약론(社會契約論)을 주장한 대표적인 두 인물 홉스(Thomas Hobbes, 1588 ~ 1679)와 존 로크(John Locke, 1632 ~ 1704)의 사상입문서다. <국가를 계약하라>에는 17세기 영국의 정치, 사회적 배경등을 잘 설명하고 있어 이들이 처했던 시대 상황이 사상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를 제시한다. 또, 홉스와 로크 이외에 루소(Jean-Jacques Rousseau, 1712 ~ 1778)의 사회계약설도 비교제시하여 '사회계약론의 위대한 시대 (1651 ~ 1762)'의 3대 사상가 철학을 간략하게나마 알려준다. 또, 이들의 사상이 후대의 파시즘으로 대표되는 전체주의와 신자유주의 등와 어떻게 연결되는지도 알려주기에 입문서로서의 기능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홉스와 로크의 입장이 가장 크게 다른 지점은 '국가 이전의 자연상태'로 책에서는 소개되는데 이번 리뷰에서 이에 대해 간략하게 살펴보자. 사실, 서양에서 국가에 대한 논의는 고대 그리스부터 시작되었다. 플라톤(Platon, BC 428 ~ BC424)의 <국가 Politeia>, <법률 Nomoi>, 아리스토텔레스(Aristoteles, BC 384 ~ BC322)의<정치학 Politics> 이래 많은 철학자들이 어떤 국가가 이상적인 국가인지에 대해 논의해왔다.   반면, <국가를 계약하라>의 홉스와 로크가 주목하는 것은 '자연상태(自然狀態)에 있다. 먼저 홉스의 '자연상태'의 개념을 살펴보자.


[그림] 홉스(출처 : 위키백과)


'홉스 계약론의 독창성은 무엇보다 그의 자연상태 개념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으로 요약되는 그의 자연상태는 일체의 공동체 감정이 없으며 어떠한 사회적 관계도 맺지 않은 평등한 개인들이 그들 모두를 두렵게 하는 공통의 힘 없이 사는 상태였다. 즉, 자연상태로부터 출발한 그의 논의는 본래 사회성을 타고나지 않은 개인들이 자연상태의 폭력과 죽음의 공포를 피하기 위해 사회를 수립하기로 계약을 맺고, 그 결과 리바이어던이 등장하게 된다는 설명으로 나아간다.'(p64)


이에 반해, 로크가 상정하는 '자연상태'는 다음과 같이 소개된다.


[그림] 로크(출처 : 위키백과)


'로크가 상정하는 자연상태는 모든 인간이 "자유롭고", "평등하게" 존재하는 상태다. 그에 따르면 자연상태에서 인간이 누리는 자유는 "타인의 의지나 입법권에 구속되지 않고 오로지 자연법만을 자신의 준칙으로 삼는 것"이다.'(p114)


<국가를 계약하라>의 저자의 설명 내용을 정리하면, 홉스의 인간은 '신 앞에 선 단독자'와 같은 존재이며,  로크가 설명하는 인간은 가족 등 기초적인 혈연관계 등 국가 형성 이전의 사회적 관계는 형성된 '사회적 존재'라 여겨진다.


'로크의 자연상태와 홉스의 자연상태를 비교했을 때 가장 큰 차이는 로크의 자연상태가 일종의 "사회상태"라는 점에 있다. 홉스는 자연상태에서 인간이 철저히 개별적 존재로서 살아가는 것으로 묘사했다. 그의 자연상태에서는 친구나 연인, 가족과 같이 친밀한 애정으로 묶인 사람들의 집단이 연상되지 않는다. 이에 비해 로크의 자연상태에는 부부나 부모와 자식, 심지어 주인과 하인의 관계로 이루어진 이런저런 사회가 존재한다.'(p117)


마치, 홉스의 사상은 <구약성경>의 아담과 이브, 카인과 아벨 등이 처한 상황에서 부족공동체로 발전하는 과정을 설명한 것과 같다. 이에 반해, 로크의 사상은  관개수로(灌漑水路) 등 대규모 노동이 필요로 했던 시기(신석기 시대)에서 청동기 시대로 넘어가는 과정을 하는 것 같다. 홉스와 로크가 이처럼 서로 다른 시대를 설명했기에 이들의 이론이 차이가 있는 것은 당연하지 않을까. 그렇다면 이들의 사상을 평면적으로 단순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지 않을까라는 의문이 든다. 입문서(入門書)인만큼 단편적으로 결론을 내리지 말고, 이러한 내용을 염두에 두고 <리바이어던 Leviathan>과 <통치론 (Two Treatises of Government>에 대한 배경지식으로 참고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추가적으로, <국가를 계약하라>를 읽으면서 가졌던 두 가지 생각을 짧게적어보면서 이번 리뷰를 마친다. 첫 번째, 사회계약으로 절대권력을 리바이어던(Leviathan)으로 가정하고, 이를 절대권력화한 홉스가 최근 발생한 '박근혜 탄핵'을 봤다면 무엇이라고 했을까. '절대권력'이니 이를 잘못된 일이라 할 것인지 아니면, '대통령제' 자체가 로크가 주장한 '대의민주주의'이기 때문에 박근혜 정부의 부패를 '대의민주주의의 문제'라 할 것인지 잘 모르겠다. 이에 대한 홉스의 답은 <리바이어던>에서 찾아야겠다.(사실 이 문제는 최근 개헌과 관련한 문제이기도 하다.)


두 번째, 자연상태가 자연법칙(自然法則)에 따라 유지가 된다는 이들의 사상적 배경을 통해 17세기가 과학(科學)의 발전과 더불어 자연과학과 사회과학(社會科學)으로 분화되는 분기점이었음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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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7-04-05 15: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가 행정학과를 전공했습니다. 제가 존경하는 행정학과 교수님은 강의할 때마다 로크의 위대한 업적을 강조했습니다. 교수님이 여러 차례 반복하면서 강조하는 내용은 그만큼 아주 중요하며 시험에 출제한다고 간접적으로 알려주는 것입니다. 정말 시험에 로크에 관한 문제가 한 번씩 나왔습니다. 그 교수님 때문에 로크가 얼마나 위대한지 알고 싶어서 <통치론>을 샀어요. 그런데 아직 읽어보지 않았습니다. ^^;;

겨울호랑이 2017-04-05 15:47   좋아요 1 | URL
^^: 저도 <통치론>을 이제 막 들어가려고 하는데, cyrus님이 아직 다 읽지 않으신 것을 보면 정말 어려운 책이거나, 재미없는 책이겠군요... 흠. 다소 걱정이 됩니다.. 그럼, 일단은 <리바이어던>부터 시작해야겠네요.ㅋ

cyrus 2017-04-05 16:05   좋아요 1 | URL
통치론, 제목만 봐도 ‘노잼’의 기운이 느껴지잖아요. ㅎㅎㅎ 학부생 시절에 책을 산거라서 그때는 교수님이 가르쳐주신 로크에 대한 내용만 이해하면 충분하다고 생각했어요. 재미없어도 언젠가는 꼭 읽어야 할 책입니다. ^^

겨울호랑이 2017-04-05 16:09   좋아요 0 | URL
^^: 그렇군요.. 시대가 시대인지라 요즘 이런 정치학 책으로도 손이 많이 가게 됩니다.ㅋ

북다이제스터 2017-04-05 21: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요즘 새삼 궁금한 건 그 세 사람이 왜 뜸금없이 쌩뚱맞게 공통적으로 ‘계약‘이란 개념을 당시 들고 나왔는지 궁금합니다.
혹시 제게 귀뜸해 주실 수 있으세요? ^^

겨울호랑이 2017-04-06 08:55   좋아요 2 | URL
^^: 저자는 사회계약론이라는 개념이 나온 배경으로 17세기 당시 영국의 정치적 변화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크롬웰의 공화정과 왕정복고 그리고 이후 권리장전의 채택이라는 정치적 변화를 설명할 수 있는 사상의 필요가 ‘사회계약론의 시대‘를 만들었다고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