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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가바드 기타 - 함석헌저작집 28 ㅣ 함석헌 저작집 28
함석헌 지음 / 한길사 / 2009년 3월
평점 :
품절
<바가바드 기타>는 성스러운 신에 대한 기타(歌頌(가송))라는 뜻이며, 기원전 4∼2·3세기경에 성립된 것으로 여겨진다. 신에 대한 신애(信愛)의 실천은 카스트나 남녀의 구별을 초월하여 모두 최고신의 은총을 받을 수 있다고 하여 정통적 브라만교 사상과 다른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그러나 그 열렬한 신애(信愛)의 정은 사상적 입장의 차이를 초월하여 브라만교가 이를 승인하기에 이르렀다. (출처 : 위키백과)
<바가바드 기타>의 주요 화자(話者)는 '아르주나'와 '크리슈나'다. 친척간의 다툼은 큰 전쟁으로 발전하게 되고 이를 괴로워하는 아르주나에게 크리슈나(비슈누 Vishnu의 화신)은 해탈을 통해 진정한 답을 찾도록 이끌어준다. 크리슈나는 지식의 최고의 경지인 브라만에 이르는 길을 아르주나에게 알려주고, 이러한 깨달음을 통해 아르주나는 각성하여 큰 공을 세우게 된다. <바가바드 기타>에서 근심에서 벗어나기 위해 요가에 힘써 브라만에 이르는 과정을 간략하게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그림] 아르주나와 크리슈나(출처 : https://upload.wikimedia.org/wikipedia/commons/1/15/Krishna_shows_Arjuna_his_universal_form_%28bazaar_art_by_C._Konddiah_Raja%2C_c.1950%27s.jpg)
1. 요가에 힘써야 하는 이유
제2장 상캬 요가
27. 난 자는 반드시 죽는 것이요, 죽은 자는 반드시 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피할 수 없는 것에 대해 너는 근심하지 마라.
40. 여기는 힘써서 헛된 법이 없고 잘못에 빠짐도 없다. 이 법(다르마)을 조금 지킴으로써만도 너를 큰 두려움에서 건져줄 것이다.
48. 부의 정복자야, 너는 집착을 내버리고, 요가에 굳게 머물러 서서 되고 안 되고를 평등으로 보는 마음을 가지고 행동하라. 평등으로 보는 마음을 요가라 하느니라.
50. 이성의 요가를 닦은 사람은 이 세상에 있어서도 능히 선행과 악행을 다 버릴 수 있다. 그러므로 일어나 요가에 힘을 쓰라. 요가는 행동의 훈련이다.
2. 온전한 요가
'만일 인생의 목적은 알면서도 행동이 결과에 집착하고 있으면, 그는 카르마 요가를 하고 있는 것이다. 목적이 크리슈나인 것은 알면서도 크리슈나를 깨닫기 위해서 하는 명상에만 빠져 있다면, 그는 즈나나 요가를 행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목적을 알고 온전히 크리슈나 의식과 헌신하는 믿음에서 크리슈나를 찾는다면, 그는 바로 박티 요가 곧 부디 요가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이 온전한 요가다.'(p314)
3. 브라만에 이르는 길 : 지식의 최고의 경지
제18장 내버림에 의한 해탈
50. 쿤티의 아들아, 완선의 지경에 이른 사람은 어떻게 브라만에 이르는가를 간단히 들어보아라. 그것이 지식의 최고의 경지니라.
51. 맑은 이성으로 마음을 통일하고, 굳센 뜻으로 자기를 억제하며, 소리 따위 감각의 대상을 물리치고, 좋고 언짢고를 내버리고,
52. 고요한 곳에 홀로 있으면서, 적게 먹고, 몸과 말과 뜻을 억제하여 명상과 요가에 전념하고, 언제나 이욕(離慾)에 의지하며,
53. 아집, 폭력, 오만, 욕망, 분노, 탐욕을 벗어나 아욕(我慾)이 없고 마음이 잔잔한 사람은 브라만과 하나됨을 얻을 수 있느니라.
54. 브라만과 하나로 되어 마음이 안정에 든 사람은 근심도 바람도 없고, 일체 만물을 평등으로 보며, 나에 대한 최고의 믿음에 이른다.
55. 정성된 믿음에 의하여 그는 나를 알게 될 것이다. 내가 얼마나 크며, 내가 정말 누구인가를 알게 될 것이다. 나를 참으로 알게 되면 그러면 곧바로 내게로 돌아온다.
56. 언제나 온가지 행작을 하면서도 그는 나를 의지하고 내 은혜에 의하여 영원불멸의 경지에 들어갈 것이다.
57. 마음으로 일체 행작을 내게 맡기고, 나를 최고의 돌아갈 곳으로 알고, 이성의 요가에 의지하여, 끊임없이 생각을 내게 두어라.
58. 생각을 내게 두면, 나의 은혜에 의하여 일체의 고난을 초월할 것이요, 만일 네 아집을 가지고 내게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면 너는 멸망할 것이니라.
63. 이처럼 모든 비밀 중의 비밀인 지혜를 나는 너에게 말했으니, 깊이깊이 생각한 후 네 하고 싶은 대로 하여라.
<바가바드 기타>는 힌두교의 경전(經典)이다. 한 문장도 수 많은 해석이 가능하기에 책이 주는 의미는 개인에 따라 매우 달라질 것이다. 개인적으로 종교가 기독교(가톨릭)이고, 민족으로는 한(韓)민족이기에 이러한 틀(frame) 속에서 <바가바드 기타>를 접하게 되었다. 함석헌 역의 <바가바드 기타>에는 다른 고전을 활용한 풍부한 구절 인용이 있지만, 역자의 인용/해석외에 인상깊었던 내용을 정리해 본다. 그리고, 이를 통해 진리(眞理)의 길은 서로 다르지 않음을 다시 확인하게 된다.
1. 황금 보기를 돌 같이 하라
최 영장군의 유언인 '황금 보기를 돌같이 하라'라는 말씀은 우리에게도 잘 알려져 있다. 재물에 마음을 두지 말고 살아가라는 뜻으로만 알고 있었지만, <바가바드 기타>의 다음 구절을 통해 다른 의미를 생각하게 된다.
제6강 진정한 요가
8. 요가를 닦은 자가 만일 지혜와 지식으로 혼의 만족을 얻고, 감각을 제어함으로써 부동의 자리에 서서, 흙이나 돌이나 금을 평등으로 보면, 그를 가리켜 요가의 통일을 얻은 자라 하느니라.
고려시대 벽란도를 통해 많은 이슬람 상인등이 오고 갔었고 , 원나라 간섭시기를 거치면서 색목인(色目人)으로 불리던 외국인들이 고려에 들어온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추론해 보면 이들을 통해 이슬람, 인도 문물이 전해지지는 않았을까. 단순한 개인적인 추론이지만, 그런 관점에서 본다면 최 영장군의 유언도 물욕(物慾)을 버리라는 말씀을 넘어서 진정한 자아(自我)를 찾으라는 보다 깊은 의미도 이 말씀에 담겨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보게 된다.
2. 플라톤/아리스토텔레스의 원소(元素)론
<바가바드 기타> 에는 자성(自性)을 다음과 같이 8갈래로 구분하고 있으며, 이 중에서 앞의 5가지의 요소를 우리는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의 철학을 통해 확인하게 된다.
제7장 즈나나/비즈나나 요가
4. 흙(地), 물(水), 불(火), 바람(風), 에테르(空), 마음(識), 이성, 나(我執, 自我意識), 이것이 내 바탈(自性)의 여덟 갈래다.
'그래서 그(데미우르고스Demiurgos)는 생물들을 이처럼 다시 종류들과 부분들로 나누었다. 모든 생물의 요소들(stoicheia)에 이르기까지 모든 방식으로 나누고서, 바로 이것들을 그는 다섯 가지의 형태들(skhemata)과 물체들(somata)이라 일컬었는데, 에테르(aither), 불, 물, 흙, 그리고 공기가 그것들이다.)' 박종현, 플라톤의 <티마이오스> p156 주석
[그림] 플라톤의 입체 도형( 출처 : https://www.soobakc.com/Knowledge/Study_Infor/images/si_87/si87_img8.jpg)
3. <성경>과 <바가바드 기타>
<바가바드 기타>를 읽다보면, 많은 경우 <성경> 속의 구절을 연상하게 된다. 등장인물인 '크리슈나'가 '인도의 그리스도'로 불리워지며, 그의 일생이 '나자렛 예수'와 많은 공통점이 있다는 역자의 해설 외에 연상되는 구절을 정리해 본다.
제8장 브라만 요가
7. 그러므로 어느 순간에도 나를 기억하라. 그리고 싸워라. 네 마음과 네 이성을 다 내게 바칠 때 너는 의심없이 내게로만 오느니라.
'이스라엘아, 들어라! 주 우리 하느님은 한 분이신 주님이시다. 너희는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주 너희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 오늘 내가 너희에게 명령하는 이 말을 마음에 새겨 두어라.' <구약> (신명기 6장 4~6)
제9장 왕지식과 왕신비
3. 오, 파란타파야, 이 길을 믿지 않는 자는 내게 이르지 못하고 다시금 죽음의 세상 길로 돌아가느니라.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에게 이르셨다.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다. 나를 믿는 사람은 죽더라도 살고, 살아서 나를 믿는 모든 사람은 영원히 죽지 않을 것이다. 너는 이것을 믿느냐?'<신약>(요한복음 11장 25)
제10장 거룩하신 능력
20. 구다사카야, 나는 모든 산 물건들 피조물들의 속에 있는 자아요, 나는 또 모든 산 물건들의 맨 첨이요 중간이며 또 나중이니라.
'지금도 계시고 전에도 계셨으며 또 앞으로 오실 전능하신 주 하느님께서, “나는 알파요 오메가다.” 하고 말씀하십니다.' <신약> (요한 묵시록 1:8)
아직 <금강경>, <반야심경>, <아함경> 등 불경에 대해 잘 모르기에 쉽게 말하기는 어렵지만, '불교'의 틀을 가진 독자들은 이외에 또 다른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자신이 가진 배경지식의 넓이와 깊이에 따라 이 책의 가치는 달라질 것이라 여겨진다. 그런 의미에서 함석헌(1901 ~ 1989) 역주(譯註)의 <바가바드 기타>는 간디, 라다크리슈난 등 인도 철학자들의 해석에 노자, 장자, 공자, 기독교 성경 등에 대한 역자의 해박한 해석이 덧붙여져 있어, 우리의 관점에서 바라본 <바가바드 기타>라는 점에서 곁에 두고 읽을 책이라 생각한다.